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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적인 美를 품은 전주 한옥마을

    한국적인 美를 품은 전주 한옥마을

    지역전라북도 전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한국적인 美를 품은 전주 한옥마을

    • 프롤로그
    • 1.자고로 한옥은 낡음의 미학이 아닐까
    • 2.항일정신위에 지어진 한옥마을
    • 3.두 눈에 담긴 전주
    • 4. 전통주 한잔 걸치고
    • 5.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 6. 태조 이성계의 본향
    • 7.승광재로 오시쇼
    • 8.뉘엿뉘엿 해가지면
    • 에필로그

    한국적인 美를 품은 전주 한옥마을

    - 전라북도 전주시 -

    한옥만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는 건축물이 있을까요? 가지런히 놓인 기와에 넓게 펼쳐진 대청마루는 예스러움과 함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까지 흐릅니다. 도심에서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쉽지 않지만 전북 전주에는 조선을 품은 전주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항일정신이 깃들어 있는 한옥마을의 길목 길목마다 피어있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시간의 흐름마저 무색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국적인 멋’입니다.

    도심 속 공사 중이라는 단어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높고 번듯한 새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옥이 아름다운 것은 자고로 세월의 흔적이 묻은 낡음 때문이 아닐까?

    “도심 속 높고 세련된 새 건물들만 보다가 한옥을 보니까 안정적이고 기품이 흐르는 것 같아. 역시 한옥은 세월의 흔적을 입고 조금은 낡은 모습이 멋있는 것 같아.”

    “서울 근교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다는 것이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 극대화 시켜 주는 것일지도 몰라.”

    풍남동으로 들어서면 오밀조밀 한옥마을이 모여 있다. 한옥의 밑자리에 민족의 자긍심보다 더 짙은 항일정신이 깔려있다.

    “갈림길이 나왔어. 풍남동으로 가볼까?”

    “풍남동은 일제 강점기에 주민들이 똘똘 뭉쳐 한옥을 지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곳이야. 서쪽 가까이 일본인이 거주하며 큰 상권을 이뤘는데 반대편 풍남문 쪽에 오밀조밀 한 한옥마을을 지으면서 첨예한 대립을 이룬 곳이기도 해.”

    전주 시내를 한 눈에 담고 싶다면 오목대로 올라가보자. 완만한 빌딩 숲 사이로 빽빽하게 자리한 검은 기왓장이 늠름하게 담긴다.

    “지도를 보니까 10분정도 더 걸으면 오목대가 나와. 오목대는 고려 말 이성계가 왜군을 무찌르고 본향으로 돌아와 승전고를 울리며 자축한 곳이라고 하네.”

    “역사내용도 좋지만 난 오목대에서 바라본 풍경이 더 멋진 것 같아. 전주 시내가 다 보여.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전통주 한 잔에 정겨운 노랫가락 한 소절 뽑으면 그것이 진정한 풍류 넘치는 삶이 아닐까? 전통을 어우르기에 전통주 한 잔이면 충분한 것을.

    “전통술박물관은 아직 멀었어?” “으이구, 조금만 기다려 곧 나와. 저기 보이지? 벌써부터 구수한 술 냄새가 풍기는 것 같은데? 취한다 취해.”

    “너야말로 진정해. 전통주에 취하기보단 자연과 경치에 취하는 것이 진정한 풍류야.”

    한옥마을 곳곳에 자리한 골목길은 정겨움 그 자체이다. 시간이 흐르는지 멈춰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골목길들은 유난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골목들이 좁고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다 다른 매력들이 숨어 있어. 자세히 보면 담장의 문양도 다르다고.”

    “정말이네. 소담하고 예스러운 것이 한옥뿐만 아니라 한옥들을 연결하고 있는 마을 골목길에서도 느낄 수 있어.”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기전. 한옥마을에서 만난 역사는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기에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경기전으로 가자. 5시 전에 도착해야만 전통의상을 입어 볼 수 있다고.”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 전주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 한옥마을에서 한국적인 멋도 보고 역사도 배우니까 일석이조가 따로 없네.”

    마지막 황손 이석이 살고 있다는 승광재를 비롯해 전주 한옥마을은 한옥숙박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게 더욱 환영받는 곳이다.

    “저기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무슨 체험을 하는 걸까?”

    “저긴 승광재를 비롯한 한옥숙박체험마을이야.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체험이라 인기가 많고 국내 관광객들도 한옥을 보기만 했지 그 속에서 지내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내국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공간이라지? 한옥마을의 숙박체험 공간은 9개라는 것 기억해둬.”

    한옥마을을 돌아보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노을에 잠긴 한옥마을은 비로소 그 멋의 절정을 이룬다.

    “마을 한 바퀴를 돌고나니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버렸어.”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텔레비전에서 한옥을 많이 봤기 때문에 별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나니까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더 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벗 삼아 낮은 자세로 흐르는 한옥마을에서 하늘높이 치솟은 빽빽한 건물들은 도심은 잠시 접어 둡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삶은 꺼지지 않는 네온사인처럼 반짝이지만 전주 한옥마을은 고풍스러운 예스러움에 풍류가 절로 흐릅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대로 느린 걸음으로의 여행을 다녀보니,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빠른 걸음 속에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으셨나요? 전주 한옥마을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도 또 다른 한국미를 느낄 수 있다니 도심 속 갑갑함이 지겹다면 전주 한옥마을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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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지역부산광역시 금정구 편집국        사진금정구청 2017-02-17 호감도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프롤로그
    • 1.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
    • 2.찬란한 역사
    • 3.풍경소리를 뒤로 하고
    • 4.등꽃이 찬란하네
    • 5.마르지 않는 샘
    • 6.황금 우물이 있는 산
    • 7.외로운 성곽으로 가는 길
    • 8.금정산에서 얻는 특별한 깨달음
    • 에필로그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부산광역시 금정구 -

    특별한 풍경에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곳곳 숨겨진 명소를 찾아 쉬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모두 이 특별한 느낌에서 오는 설렘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푸른 숲과 맑은 물의 고장, 부산 금정구. 천년 고찰 범어사는 금정구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고찰뿐 아니라 금정산에 숨어든 아주 특별한 풍경들이 산재하고 하는데, 그곳에서도 특별함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금정산에서 마음 가득 특별한 생각을 안고 돌아오라!’입니다.

    영남의 3대 사찰, 해인사, 통도사, 그리고 범어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이라는 이곳은 천년 고찰로, 그 이름에 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는데?

    “범어사? 부산은 바다와 닿아 있는 지역이기는 한데 절 이름에 물고기 어(漁) 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신기해. 혹시 범어사의 전설이 이 물고기와 관련된 것이니?”

    “맞아. 금빛으로 빛나는 오색찬란한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인 금샘이 바로 이 금정산에 있지. 그래서 범어사는 ‘하늘의 물고기’라는 뜻이라고 해.”

    금정사는 미륵전, 대장전, 비로전, 천주신전, 유성전 등이 늘어 서 있고, 300 채가 넘는 건물이 양쪽 계곡에 들어찼으며, 한 때는 사원에 소속된 노비가 100명이 넘었다 한다.

    “시원스레 뻗어나간 모양새의 건물들이 범어사의 찬란했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그 대단했던 곳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설렘이 느껴지는데?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런 상상도 재미있는데? 하지만 범어사의 진짜 특별한 풍경은 따로 있지.”

    범어사의 구석구석을 살피면, 모든 것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와 탐스러운 꽃무릇도 범어사에서는 특별한 풍경.

    “이렇게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절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 같지 않니?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 옆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들을 좀 봐. 소나무의 선명한 잎들이 범어사에 색깔을 더해주고 있는 것 같아.”

    “경건한 분위기 가운데서 풍경소리가 울리니 기분이 상쾌해져.”

    범어사 정문에서 대웅전으로 가는 길의 왼쪽 편에는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바로 ‘등나무 군락지’를 알리는 것.

    “등나무 군락지라고? 생소한 단어인데? 이 나무로 된 문을 지나면 등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이 나온다는 말이야?” “그래. 범어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 군락지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아주 많지.”

    “등나무라면 쉼터에 많이 자라는 그 연보랏빛 꽃이 피는 나무 아니야? 정말 설레는데?”

    범어천을 따라 금정산의 명물인 '돌바다(암괴류)'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고당봉 정상에 물이 가득 차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신묘한 샘 하나를 만날 수가 있다.

    “여기까지 와서 금샘을 막상 접해보니 조금 실망스럽군. 바위 위에 있으니 그저 빗물을 받아 놓는 물웅덩이에 불과하니까. ”

    “문헌에서는 우물이라 했지만 우물은 결코 아니고 땅에서 솟는 샘도 아니야. 다만 해질 무렵이면 물이 저녁놀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지.”

    어렵사리 찾은 금샘을 마주하고 나면 품은 기대가 한 순간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물웅덩이에 불과한 금샘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는데?

    “아직 실망하기엔 일러. 이 샘은 금정산의 금정이나 동래(東萊)란 지명의 기원이 됐거든.”

    “그래? 이 샘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황금우물이 있는 산 말 그대로 금정(金井)산이야.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우물에서 놀았다 하여 절 이름도 범어사라 지었다고 해.”

    동서남북으로 총 네 개의 문이 있는 금정산성은 길이가 17.34km로 워낙 넓어 어느 문으로 들어가서 어느 문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답사 코스가 달라진다.

    “동문이야.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산길은 솔향기와 흙길로 산책하기 좋다더군.” “저 돌계단과 성벽은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았던 티가 역력해. 성벽 위에는 조선의 군기(軍旗)도 외롭게 나부까고.”

    “이 산성에서 단 한 번도 전쟁을 치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거 아닐까.”

    산성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산성 아래 평지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근방의 토속 음식까지 두루 체험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여기까지 왔으니 꼭 맛보고 가야 할 게 있어. 바로 산성막걸리야. 흑염소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대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이지만 산성막걸리의 안주로 아주 그만이지.”

    “특히 탄산이 적고 텁텁하지 않아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은 산성막걸리만의 특징일 거야. 금정산성을 축성할 당시 전국에서 징발된 인부들이 즐겨 마셨다는 거 알고 있니?”

    어쩌면 금정구의 등꽃 군락지는 범어사 곁에서 있기에 한층 더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풍경소리로 청아하게 울리는 산성의 솔숲길을 만나면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해인의 시, <등꽃 아래서>에는 ‘차마/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수줍게 늘어뜨린/연보랏빛 꽃타래…때가 되면 아낌없이/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배워야 하리’라는 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은, 금정산에 올라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상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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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사초롱 금당실마을에서 보물찾기

    청사초롱 금당실마을에서 보물찾기

    지역경상북도 예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청사초롱 금당실마을에서 보물찾기

    • 프롤로그
    • 1.정겨운 농촌마을
    • 2.꼬불꼬불 미로를 따라 보물찾기
    • 3.동서남북을 찾아라!
    • 4.지푸라기 예술가
    • 5.재래식된장 만들기로 선인들의 지혜 엿보기
    • 6.리듬에 맞춰 떡메를 쳐라!
    • 7.흔들다리에서 추억 쌓기
    • 8.선조의 힘을 느끼다!
    • 에필로그

    청사초롱 금당실마을에서 보물찾기

    - 경상북도 예천군 -

    멀리서 바라보는 동네는 두 팔로 감싸 안은 듯 아담하고 봉긋한 산이 정겹고, 마을주민들의 소박한 인심에 푸근함이 절로 느껴지는 경북 예천군 용문면 일대는 단순히 산과 물, 소박한 시골 인심이 어우러진 농촌체험마을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고택과 예스런 돌담, 1960년대 우리 농촌의 모습이 옛 형태 그대로 남아 발걸음하는 곳마다 조상들의 정신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중심에 놓인 금당실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어떤 체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트래블아이>의 미션! ‘금당실마을에서 선조들의 얼을 담아라!’

    조선 태조가 도읍지로 고려할 정도로 금당실마을은 한 눈에도 그 경치가 빼어나다. 실제 마을에 들어서면 그 자체로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을 방불케 할까?

    “입구부터 고택들을 연결하는 이 구불구불 얽히고설킨 돌담길이 가장 시선을 끄는 게 참 재미있지? 십수 년 전 우리 농촌의 정겨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구나.”

    “그렇긴 한데, 아까 ‘골목에서 길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 주민이 일러준 말이 농담은 아닌 것 같아요. 골목 길이가 얼마나 될까요?”

    금당실의 돌담길은 대부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길찾기가 매우 어렵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금당돌담길과 소나무숲 ‘쑤’에서 동서남북을 찾아라!

    “돌담길 아래가 출발점이야. 다섯 가지 미션을 줄 테니 이를 모두 수행을 하고 빨리 돌아오는 사람이 승리예요! 자~ 다 같이 동서남북을 찾아 파이팅!”

    “우리는 오늘 영화촬영지를 모두 찾아서 도장을 받는 미션이에요! 빨리! 1등에게는 금당꿀이랑 쪽마늘을 준대요!”

    영화 ‘영어완전정복’이 촬영됐던 고택은 박연이 씨 댁이다. 이곳에서 골목을 벗어나 역시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를 촬영했던 집도 곧장 찾을 수 있다. 과연 어디 있을까?

    “서울서 여꺼정 구경왔는가벼?” “예. 여기서 박춘수 씨 댁을 가려면 어떻게 가나요? 팸플릿만 보고 찾아가려니 우리 같은 길치는 곧 잘 헤매네요.”

    “쭉 가다가 사거리가 나옴 오른쪽 틀어가 세 번째 골목 끼고 가면 나옵니데이. 살펴 가소!

    전통놀이를 겸한 체험거리가 이 마을에는 즐비하다. 이중 짚을 이용해 새끼나 계란 꾸러미를 만들어 보는 직접 짚으로 공예품을 만들며 멋진 예술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짚신, 짚 바구니, 계란 꾸러미, 새끼꼬기… 쓸모없을 거라는 지푸라기가 이렇게 화려한 변신을 한다고요?”

    “물론이지. 벼의 나락을 추수하면서 남은 볏단을 잘 말리면 튼튼한 짚이 된 거야. 이걸로 옛날 초가집의 지붕도 얹었단다. 물론 금당실 돌담길을 장식할 수도 있지.”

    최근 웰빙 열풍에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 된장을 이곳에서는 좋은 콩 고르는 법부터 전통장 담그는 법까지 하나하나 순서대로 배워볼 수 있다는데?

    “가마솥에 장작을 지펴 콩을 삶고 메주를 만들면서 이 숨 쉬는 옛날 항아리에 맑은 공기와 햇볕을 가미해 자연 숙성시켰지.”

    “전통 재래식 된장 만드는 건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이구나.” “예로부터 된장은 우리의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귀한 음식이었으니까.”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금당실마을에서 우리 조상이 즐겨 먹던 인절미를 떡메치기로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서로 마주보고 박자를 딱딱 맞춰서 내리쳐야 하는데, 자꾸 떡을 보면서 치면 어떻게 해?” “안 그러면 떡을 똑바로 못 내려칠까봐 그렇죠.”

    “쿵짝이 맞아야 해! 철떡, 철떡, 쫄깃해지는 소리가 들리도록 공을 들여야 어느 때보다 부드럽고 차진 인절미를 먹을 수 있다고.”

    초간정 앞 맑은 물에서 발도 담가보고 솔솔 바람 부는 노송 숲을 거닐기 위해 향하는 길, 이때 범상치 않은 다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와! 여기 서봐요! 흔들~ 흔들~ 하하!”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나갈 때 네가 크게 움직이니까 다들 깜짝 놀라잖니!”

    “너무 신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그래도 이렇게 흔들거리는 다리를 만나 뜻밖의 추억을 만들게 됐네!”

    금당실마을에서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건 단연 양반가 둘러보기다. 선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선연들의 그들 생각의 깊이와 그 힘을 느낄 수 있을까?

    “와~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 놓인 정자가 특이하게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을 만든 저자 권문해 선생이 건립한 초간정인데, 지금 그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유고를 보관하는 전각을 현손이 세웠지.”

    이 마을의 특별한 체험 한 가지를 더 소개하면 소달구지에 올라 문화재와 고택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때, 자동차가 없던 시절 먼 거리는 어떻게 이동했는지, 물건 나를 때는 어떠했는지, 어려웠던 시절 소는 사람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재미난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집니다. 천년고찰 용문사가 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이곳은 예로부터 살기 좋고 정취가 뛰어나 정감록에 수록된 십승지 중의 한 곳 입니다. 옛 모습 그대로의 돌담길부터 발길 닿는 곳곳 선인의 얼과 마을인심까지 두루 맛볼 수 있는 시간, 이번 기회에 한번 가져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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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 속 아날로그 감성

    도시 속 아날로그 감성

    지역서울특별시 노원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도시 속 아날로그 감성

    • 프롤로그
    • 1.그 시절 화랑대역
    • 2.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 3.당당한 젊음을 비추하는 그곳
    • 4.화랑의 정신이 깃든 곳엔
    • 5.화려하게 피었다 쓸쓸히 지다
    • 6.문정왕후의 계절을 반추하다
    • 7.추억을 음미하는 곳
    • 8.가을의 문턱을 넘어
    • 에필로그

    도시 속 아날로그 감성

    - 서울특별시 노원구 -

    늘 기척도 없이 다가와 바쁘게 사라지는 계절이라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보내는 가을은 언제나 서툴고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흙은 한결 부드러운 윤기가 흐르고 바람은 무더위를 밀어낸 자리에 풍성한 곡식의 향을 불어넣습니다. 그 소소하고 미미한 변화들을 도시의 삶에서 잊고 지낼 뿐입니다. 호박넝쿨이 뒤덮은 기찻길과 이제는 찾는 이 없는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을 걷다 보면 절로 걸음이 느려지고 마음은 고요해집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에서 아날로그 감성에 간지럼을 태우자!’ 입니다.

    지금은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으로 통하는 화랑대역은 1939년 경춘선의 개통과 함께 이름을 ‘태릉역’이라고 했다. 왜 이름이 화랑대역으로 바꾼 걸까?

    “지금도 내 친구 하나는 과거 육군사관생도였던 남편이 훈련 길을 오는 새벽녘 이곳 간이역에서 눈물과 눈짓으로 인사를 하던 애틋한 연애시절을 떠올리더라.”

    “그들뿐 아니라 육군사관학교가 역사 옆에 들어서고 ‘화랑대역’으로 이름을 고쳐 지으면서부터 70여 년 동안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거리들로 차곡차곡 쌓이게 됐겠지.”

    새벽녘 훈련소로 떠나는 애인과 눈짓으로 작별하던 소박한 화랑대역은 지난 70여 년 세월을 들고 나며 쌓인 아련한 이야깃거리만 남긴 채 홀연 남겨져 있다.

    “삼각형 박공지붕도 인상적이고,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라 한때 사진 동호인들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받은 곳인데, 경춘선이 복선화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낡아가고 있구나.”

    “그렇군. 선로 위로 난 온갖 잡풀 때문에 걷기조차 어려울 정도야. 하지만 이 일대에 도심공원이 만들어진다니 이 간이역이 어떻게 변할지 내심 기대가 되는데?”

    육군사관학교에 가면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이들에겐 멋진 추억이 되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씩씩한 젊음의 매력은 배가되는 장소가 따로 있다는데?

    “배우 리처드 기어를 일약 대스타로 만들었던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 사관학교 생도들이 자신을 기다리던 애인을 와락 끌어안던 장면, 기억나니?”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청춘들에 대한 기억 말이지? “맞아. 육군사관학교도 간성문 밖에 그런 영화 같은 장면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

    육군사관학교 일대는 60여 년 대중에 쉽게 개방되어지지 않았던 공간이기에 넓은 녹지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호기로운 산책로를 보다 더 여유롭게 거닐 수 있다.

    “매주 한 번씩 화랑의식을 관람할 수 있다더니 우리가 때맞춰 잘 왔구나! 정복을 갖춰 입고 행진하는 저 생도들, 참 의젓해 보이지 않니?” “맞아. 텔레비전으로만 보았던 화랑연병장과 육군박물관까지 다 둘러보았으니 그만 갈까?”

    “잠깐! 이곳에도 단풍나무 숲길이 이렇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니,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데?”

    조선 최고의 권력가로 화려하게 피어올랐으나 쓸쓸히 저문 문정왕후 윤씨의 무덤 태릉은 남편의 곁이 아닌 서울의 북쪽을 외롭고 쓸쓸하게 지키고 있다.

    “조선을 대표하는 악녀라 하면 흔히 장희빈을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더한 여인이 바로 이 무덤의 주인인 문정왕후 윤씨 아니었을까 싶어. 12살 아들을 임금의 자리에 앉히려고 온갖 술수를 동원하게 된다지. 즉위 8개월 만에 숨을 거둔 인종 독살설도 나오니까.”

    “화려하게 피어올랐지만 쓸쓸히 저문 그녀의 인생은 우리네의 헛된 욕망과도 꼭 닮았어.”

    태릉 외에도 인근에는 문정왕후의 일생만큼이나 붉은 단풍이 산책로를 뒤덮어 고즈넉한 운치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가볍게 거닐어보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이 태릉 입구에 자리해 있어. 이 가을여행에서 우리 역사의 가치, 문화의 우수성을 함께 배울 수 있어 좋구나.“

    “그렇다 하더라도 문정왕후가 사랑했을 법한 이 붉은빛 산책로를 둘러보지 않고 돌아가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서울여대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소라분식도 들러본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메뉴들을 마주하고 있자니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식욕도 빠르게 찾아든다.

    “쫄깃한 떡에 매콤달콤한 양념장으로 맛을 낸 떡볶이와 고소한 치즈를 듬뿍 올린 치즈주먹밥, 가을만 되면 이 맛이 얼마나 그립던지.” “맞아. 중간고사 마치고 먹는 요 ‘질펀이’의 매운양념도 캬~.”

    “얘! 넌 그때 이집 단골인 태릉선수촌 오빠들이랑 ‘눈팅’ 하려고 더 자주 들락거렸잖아!”

    깊어가는 가을밤, 도심 속 느긋한 휴식공간을 찾고 있다면 은은한 빛만으로도 아늑함이 충만한 카페로 가보는 건 어떨까?

    “한지로 싼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어. 커피 맛도 정말 좋구나.” “정말 그래. 이곳은 공정무역으로 거래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고 있거든.”

    “오늘 하루를 ‘힐링’으로 마무리하면서 이번만큼은 가을을 그냥 지나쳤다는 아쉬움은 들지는 않을 것 같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선로를 덮은 탐스러운 호박넝쿨을 지나 흐드러진 붉은 단풍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육사 앞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도 만나고, 한때 조선을 치마폭 아래 두었으나 쓸쓸하도록 화려하게 진 어느 왕후의 무덤가를 지나쳐 옛 추억 넘실대는 이야기들을 끝없이 찾아가는 가을내음 가득한 도심 속 가을 여행. 어쩌면 공릉동으로 떠나는 이 여정이야말로 그간 도시의 삶에서 잊고 지낸 가을을 되돌려줄지도 모릅니다. 깊어가는 가을의 속도가 느껴질 즈음 떠나는 도심 속 여행, 당신은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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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유도 공원, 그 매력은 어디까지?

    선유도 공원, 그 매력은 어디까지?

    지역서울특별시 영등포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선유도 공원, 그 매력은 어디까지?

    • 프롤로그
    • 1.선유도 여행의 시작
    • 2.선유도 공원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풍경
    • 3.마음까지 편안하게
    • 4.우리나라 최초의 재활용 생태 공원
    • 5.작은 생명의 보고
    • 6.선유도의 모든 것이 이곳에
    • 7.수질정화원
    • 8.공원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
    • 에필로그

    선유도 공원, 그 매력은 어디까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데이트 코스로도, 나들이 장소로도 유명한 그 곳, 선유도 공원. 곳곳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이곳에서는 카메라를 메고 나온 출사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도 하지요. ‘섬’이라는 장소가 주는 낭만과 한강 위를 걷는 특별함! 선유도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의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저 걷는 것만으로는 선유도 공원의 매력을 모두 알아보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이 선유도 공원에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미션은 바로 ‘선유도 공원의 숨은 매력들을 찾아내라!’입니다.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을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크게 휘어진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리 하나가 보인다. 선유도 여행의 시작, 선유교다.

    “다리는 건너기 위한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선유교를 보니 그런 생각이 확 사라지네요. 선유도 공원의 아름다움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정말로 그렇구나. 우리 발 아래로 흐르는 물을 좀 보렴. 우리가 섬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지 않니?”

    선유교를 건널 때에는 다리 아래만을 내려다봐서는 안 된다. 저 멀리, 또 하나의 특별한 풍경이 존재하기 때문. 그 풍경은 어떤 것일까?

    “아, 저기 저 빨간 다리! 선유교에서 바라보니 더욱 특별한데요? 이 풍경도 선유도 공원이 숨기고 있는 매력 중 하나일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 해. 우리가 한강을 건너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데? 땅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지 않니.”

    선유도 공원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쭉 뻗은 아름다운 산책로. 버드나무 가지 아래로 걷는 그 기분은 정말 상쾌하다고.

    “와, 머리 위로 버드나무 가지들이 드리워져 있네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데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구나.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녹음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

    선유도 공원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조형물들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콘크리트 기둥과 수로들을 만날 수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선유도 공원은 원래 정수장이 있던 자리란다. 1970년대 후반에 지어진 정수장을 2000년 12월까지 사용했는데,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시민들을 위한 생태 공원으로 거듭나게 된 거지.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 멋지지 않니?”

    “대단하네요. 이것도 선유도 공원이 숨기고 있는 매력 중 하나겠죠?”

    선유도 공원 안에 조성되어 있는 여러 공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수생식물원. 한 번 시선을 사로잡히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세상에, 저 아름다운 꽃을 좀 보려무나!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지!”

    “연꽃 말고도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꽃이 많아요! 어디, 저기 저 보라색과 노란색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정말 예쁘네요!”

    수생식물원의 뒤편으로 붉은 벽돌이 보인다. 그곳에 선명한 글씨, ‘선유도 이야기’. 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있길래 그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곳이 있는 것일까?

    “아, 아까 말씀해 주셨던 내용들이 보여요. 폐쇄된 정수장을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으로 꾸며내기까지,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쳤네요. 어라! 방금 전에 보았던 수생 식물원의 모습도 있어요! 수생식물원도 정수장 시설이었다니, 정말 놀라운데요?”

    “어디, 사진을 좀 자세히 볼까?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친 옛 모습들이 숨어 있구나.”

    수질정화원은 ‘가장 선유도 공원다운 곳’이다. 제 2 침전지를 개조하여 만든 수질정화원. 왜 선유도 공원다운 곳이라는 것일까?

    “어라, 물이 좀 더러운 것 같아요. 뿌옇고 탁한 걸요. 이런 곳에서 식물들이 살고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요.”

    “자세히 보렴. 이 식물들은 지금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중이란다.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의 방식으로 환경을 바꾸어 가는 거지. 신기하지 않니?”

    잘 꾸며진 카페테리아와 원형극장도 좋지만, 빛깔과 향기로 녹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온실은 선유도 공원이 가진 최고의 매력 중 하나이다.

    “선인장과 침엽수가 가득하구나. 수생식물원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 하는 거죠! 제자리를 지키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요!” “녀석, 선유도 공원을 돌아보며 어느 새 생각이 깊어졌구나. 아주 성공적인 나들이인데?”

    인공과 자연이 한 데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선유도 공원. 들여다볼수록 깊어지는 그 매력을 한 번에 모두 알아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선유도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본 지금은 매일같이 선유도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선유도 공원에서 내다 본 한강의 풍경과 다양한 식물들이 주는 다양한 매력이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린다면 망설이지 말고 다시 한 번 선유도 공원을 찾아보시길. 초행길에서 발견하지 못한 매력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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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지역충청남도 금산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 프롤로그
    • 1.삼중의 삼 고려인삼
    • 2.금산인삼축제 그 현장이 궁금하다면?!
    • 3.개삼터 관광농원의 숨은 전설
    • 4.건강과 상식을 꿰뚫다
    • 5.고려인삼의 품격을 말하다
    • 6.알뜰쇼핑, 축제와 만나면?!
    • 7.약초시장의 대명사
    • 8.신기한 삼 종류는 다 있네?!
    • 에필로그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 충청남도 금산군 -

    약초하면 금산으로 통하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충남 금산인삼축제는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류가 형성되기까지는 금산 사람들의 인삼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었고, 1,500년 고려인삼과 함께해온 오랜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축제는 한때지만 금산은 그 자체 축제이고 체험이자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금산에서 건강과 추억을 동시에 누리고 돌아오라!

    인삼을 빼놓고는 얘기가 되지 않는 금산은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인삼의 집산지로 알려져 있다. 인삼의 효능은 익히 들어봤지만 그중 왜 고려인삼을 으뜸으로 꼽을까?

    “<동의보감>에도 인삼은 ‘주로 오장의 기가 부족한데 쓰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나와 있어. 근데 그중 왜 고려(금산)인삼을 최고라고 치지?”

    “그건 중국의 전칠삼 등 다른 나라 삼보다(120-130일) 인삼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이 우수하기 때문이지. 고려인삼은 180일 동안 충분히 발육해 조직이 매우 탄탄하다고.”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형 문화관광축제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평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금산인삼축제, 얼마나 대단할까? 그 현장으로 직접 가보자!

    “4~5가지 한약재를 정성스럽게 한지에 싸니 약초향기 폴폴 나는 향주머니가 완성됐어요. 손쉽게 만든 약초주머니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겠네요?”

    “고려인삼으로 인삼병을 만들어보는 건 어때? 깨끗하게 손질한 인삼으로 직접 술을 담가 집에 가져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 이번에는 산약초비빔밥 시식행사 하는 곳으로 가볼래?”

    금산읍 신대리 인삼약초마을 입구에 자리한 개삼터 관광농원. 인삼이 처음 발견된 곳임을 뜻하는 개삼터(開參攄)는 실제 1500년 전 그 탄생설화가 전해오고 있다는데?

    “개삼각 안에 산신령이 강처사에게 인삼을 하사하는 그림이 있어.”

    “1500년 전 이곳 개삼터에서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어머니의 쾌유를 빌던 중 꿈속에서 진악산 산신령이 빨간 열매 3개가 달린 풀을 달여 드리라 했고 그대로 하니 모친의 병이 나았대. 그 식물의 모습이 마치 사람의 형태와 비슷해 선비가 ‘인삼’이라 이름 붙였어.“

    금산인삼종합전시관에 들르면 인삼의 역사적 고찰이 보다 쉽다. 또, 인삼의 약효와 복용방법 등 풍부한 생활상식을 쌓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금산 여행의 필수코스라 하겠다.

    “지하 1층 지구촌유물관부터 인삼재배 과정, 농기구전시, 인삼포모형이 있는 1층 풍수인관, 2층 인삼약초관과 인삼의 효능을 들을 수 있는 건강생애관, 3층 상도관까지 고려인삼의 우수성과 기능을 직접 보고 듣고 이해할 수 있어 정말 유익해!”

    “이곳이야말로 다시 찾고 싶은 금산여행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구나!”

    백삼과 곡삼, 홍삼, 산삼, 다양한 인삼주까지. 인삼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전시물은 따로 있다.

    “특이모양인삼부터 댕기머리샴푸산삼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인삼들만 전시되는 곳인 만큼 그 품격과 품위가 절절 넘치는데? 고유의 향이 느껴지지?”

    “고려인삼이 많이 재배되는 금산은 타국 삼의 생육기간보다 긴 180일 동안 인삼의 발육을 충분히 해주는 만큼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한 만큼 그 향 또한 깊고 진하다고.”

    금산인삼농협 등 40여개 인삼가공제조업체가 생산한 다양한 인삼약초제품들이 수십여 홍보 판매부스에서 전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생산기업에 파견된 전문가로부터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 거기에 시음까지 가능한 날은 이날뿐이라고.”

    “금산인삼축제 기간 할인 특권도 무시 못해!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50%까지 가능하대.” “체험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고 알뜰쇼핑도 잡는 일석삼조의 기회야. 꼼꼼히 둘러보자고!”

    금산약령시장은 전국 최대 시장으로 200여 종의 질 좋은 한약재가 유통되고 있다. 전통재래시장의 멋과 풍요를 직접 느껴볼 절호 기회 아닐까?

    “300여 도소매업 상설 약재전문판매업소와 노점상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와 산야에서 직접 채취한 자연생약초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

    “보니까 자연생약초는 거의 새벽부터 거래되고 있네? 특히 2일과 7일 열리는 장날에 오면 전통 재래시장의 멋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어!”

    금산약령시장 못지않게 성황을 이루는 국제인삼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백삼류 전문 시장이다. 현재 200여 업소가 연중 상설개장하며 들를 때마다 볼거리로 넘쳐난다.

    “이곳 국제인삼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인삼을 가장 싼값으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한데, 국내 백삼 생산량의 70~80%가 바로 여기서 유통되고 있지. 그야말로 인삼의 주인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 유통시장이야!”

    “택배주문, 인터넷주문, 전화주문으로도 판매가 가능하다니 신뢰하고 열심히 주문해야겠어.”

    금강 상류의 맑은 물 푸른 산이 어우러진 청정지역, ‘금수강산’에서 유래된 지명의 고을, 나흘 동안 농사를 짓고 하루는 허리를 편 주민들의 자긍심이 거래되는 5일장이 열리는 곳, 전국 인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며 한국인삼의 집산지를 이루는 마을, 볼거리 위주의 축제에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과 놀이가 흥겹고 참여형 공연문화가 확산되어가는 공간,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 사람의 정성이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낸 1500년 고려인삼의 본고장 충남 금산으로 이번 주말 당장 떠나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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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지역대구광역시 달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 프롤로그
    • 1.안타까움을 담은 이름
    • 2. ‘영원한 사랑’
    • 3.‘누구세요?’
    • 4.내 소원은요….
    • 5.마비정의 의원!
    • 6.소박한 길 위에서의 작은 행복
    • 7.사계절을 모두 담다
    • 8.내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다
    • 에필로그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 대구광역시 달성군 -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은 색다른 벽화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마비정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은 어디서나 볼 법 한 날개벽화 라거나, 해학적인 그림이 가득한 다른 곳의 그림들과는 다른 정서로 가득합니다. 그저 예쁘고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름 벽화마을. 하지만 이곳에 가득한 정감어린 향토적 그림들은 벽화마을에 대한 또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켜줍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마음 속 벽에 그림을 그리고 돌아오라!’입니다.

    옛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말을 불쌍히 여겨 마을 사람들이 ‘마비정’ 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그 말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 정말 외진 시골마을이 있다니, 어쩐지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에요. 게다가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바위들이 정말 멋져요!”

    “거북바위와 남근갓바위를 말하는구나! 저 바위를 향해서 힘껏 달려가는 말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구나. 마비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알고있지?”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돌배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비정의 연리목 주변으로 풍기는 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듯 하다.

    “꽃이 잔뜩 피어있는 길을 지나왔는데, 마을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연리목이 있네요. 꼭 결혼식장에 온 듯한 기분이에요.”

    “그래, 게다가 마을 앞에 핀 저 꽃의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라고 하니, 이 연리목들을 축복해주는 기분이 드는구나. 참 축복받은 나무들인 것 같아.”

    마비정의 문지기인 정승 그림을 지나 걸어가면 담장 너머로 내다보는 오누이를 만날 수 있다. 어찌나 생생한지 어른들 계시니? 하고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마비정 마을이 대표 말썽꾸러기들이 분명해요. 오빠를 따라서 배시시 웃고 있는 여동생의 표정이 정말 귀여워요.”

    “담장에 매달린 아이들의 붉게 물든 볼을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구나. 벽돌도 아닌 기와 담장이라니, 정말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지 않니?”

    어느 집 담벼락은 낙서로 가득하다. 가만히 읽어보면 까만 사인펜으로 오밀조밀 적어 내려간 사람들의 크고 작은 소원들이 빼곡하다.

    “이 담벼락에 소원을 쓰면 꼭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단다. 벽화마을답게 펜을 모아 둔 꽂이에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 있구나”

    “다녀간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써내려 간 소원들이 모여서 또 다른 벽화가 탄생한 것 같아요!"

    다른 나무들은 100년, 200년 잘도 사는데 이 나무는 그러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렇게나 굵고 높게 자란 것은 아무 드물어서, 이 종류의 나무 중에서는 우리나라 최고령이란다.

    “이렇게 큰 높게 솟은 것은 오랜만이구나. 보통 이렇게 높게 자라지 않는 것은 알고 있지? 아마도 비파정 사람들의 사랑으로 이렇게 자란 것이 아닐까?”

    “맞아요. 그런데 이 나무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는 약으로도 쓰였데요!”

    정말 생동감 넘치는 벽화부터 이정표를 대신하는 벽화까지. 이곳의 벽화들은 화려하기 보다는 소박한 시골 정서를 담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

    “빨리 와보세요!” “와! 꼭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는 것 같구나. "

    "‘소중한 이에게 장미 한 송이를’ 이라니, 마비정 마을은 계속해서 사랑이 이어져 오는구나.” “맞아요. 그리고 사진을 찍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벽화인 것 같아요."

    길게 뻗은 담벼락에 꽃이 만발한 봄의 풍경에서 시작해 추위에 떨며 불을 피우는 모습까지. 사계절의 모습이 한 번에 담긴 춘하추동 벽화가 있다. 어떤 모습을 담은 것일까?

    “이 길을 걸으면 1년이 한 번에 지나가네요. 현대적인 그림은 아닌 것 같고, 한자와 어우러진 동글동글한 사람들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에요.”

    “이 벽화는 마비정 사람들의 1년간의 생활을 담은 것이란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그들의 옷 차림새와 행위들이 꼭 옆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지 않니?”

    마비정의 그림들은 그저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 속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기도 하고, 읽고, 쓸 수 있으며 직접 그림과 소통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비정 마을에서 어떤 벽화가 가장 기억에 남니?”

    “음, 저는 움직이는 듯한 소와 목줄을 직접 끌어볼 수 있었던 강아지 그림이 좋았어요!! 구경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림 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 같아요.”

    벽화의 위치가 상세히 그려진 지도를 따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림 속 세상에 빠져듭니다. 안내문구 없이 마을 전체에 그려진 그림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내 준 지도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림을 하나 둘 그려 넣어 정겨운 내음을 풍기게 하더니, 차분히 그것을 둘러볼 수 있게 해준 마비정의 배려는 어느새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합니다. 향토적 내음으로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고, 소박한 소원을 담은 벽화까지도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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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지역경상남도 밀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 프롤로그
    • 1.물따라 구름따라
    • 2.빛바랜 미소를 띠우며
    • 3.어디든 좋아라
    • 4.아름다움의 이데아
    • 5.밀양강에 드리운 동양화
    • 6.정갈한 정취
    • 7.금과 옥의 소리
    • 8.밀양 자연이 품은 신비
    • 에필로그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 경상남도 밀양시 -

    문화유산을 간직한 밀양에는 아름다운 8경이 있습니다. 사계절 색깔이 뚜렷한 밀양이지만, ‘삼남의 금강’으로 일컬어지는 명산 재약산과 가지산은 가을이면 ‘영남의 알프스’의 절정을 이룹니다. 하지만 그밖에도 국내 삼대 명루의 하나인 보물 제147호 영남루,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표충사 사계 등 빼어난 절경과 어우러진 유서 깊은 누각,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호박소 등 다양한 자연문화유산이 밀양의 가을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누정에서부터 시작하는 밀양의 가을을 만끽하라!’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면소재지를 지나 곰소유원지를 돌아 나오면 곧 반계정이 시야에 들어온다. 단장면 도로에서 불과 100여 미터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지만 입구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휴~ 겨우 들어섰네요. 골마마을의 비포장 강변길을 택하길 잘했어요. 이 정자는 3m 높이의 반석위에 지어져 있어서인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군요.”

    “200여 년 전 이숙 선생이 친구들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시를 읊었다고 하니 이런 무릉도원이 또 없었을 겁니다.”

    조선 영조 때 반계 이숙 선생의 별장 반계정. 이곳 마루에 앉아 담장 너머로 보면 강변길에 사람 키만큼 자라 장관을 이루는 억새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계정 내부는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지만, 한동안 사람들의 방문이 뜸했던 듯싶군요. 먼지가 군데군데 쌓여 있는 걸 보니.”

    “3년 넘도록 매일 같이 반계정을 봐와서 그런가, 저는 그 모습 또한 ‘멋’으로 보이는군요. 저 강변을 보세요. 햇살에 비친 억새가 새하얀 모습으로 수줍은 듯 고개를 흔들고 있어요.”

    가을바람에 유난히도 물빛이 반짝이던 반계정 강변을 떠올리며 금곡교 위를 지나면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호젓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만나게 된다.

    “정말이지, 차들이 지날 때마다 은행잎들은 마음껏 날아다니다 길섶에 내려 앉아 조용히 겨울을 맞이하는 듯하죠? 단장면의 가을까지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도로변 은행나무들은 모두 노랗게 변했지만 반계정 옆 키 높은 은행나무만큼은 푸른빛이 아직도 역력하네요.”

    조선 중종 때 강직한 사관으로 이름이 높았던 한림학사 월연 이태 선생이 낙향해 지었다는 월연정으로 향하면 또 어떤 풍광을 보게 될까?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던 그 시간들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아쉬운 마음으로 왔는데, 월연정에서 또 다른 낭만을 만나게 될 줄이야.”

    “반계정 앞의 강은 수심이 낮고 하폭도 좁아 소담스러우면서 운치가 있는 반면, 월연정 앞의 강물은 깊고 하폭이 넓어 그 나름의 웅장한 멋이 있군요.”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우뚝 솟아 있는 영남루. 이황, 문익점 등 위인들이 남긴 현판이 풍부한 이야기를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밀양도호부 객사로 타지에서 온 손님을 여기서 맞아들였다죠.”

    “맞아요. 영남루는 지금도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로 꼽히는 밀양의 대표 명소죠. 서부경남 사람들에게 가장 운치 있는 대표적 누각을 물어보면 제일 먼저 촉석루를 떠올리지만, 밀양, 김해 등 중부 경남에서는 영남루를 최고의 누각으로 꼽으니까요.”

    밀양에는 외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명소들이 곳곳에 있다. 재약산 산행의 들머리 혹은 종점이 되는 표충사도 그중 하나다.

    “표충사는 일제강점기 판사였다가 사형선고를 내린 뒤 입산해 불교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자리에 올랐던 고승 효봉선사가 주석하다 입적한 곳으로도 유명하죠.”

    “고승들의 자취만큼이나 정갈한 정취가 물씬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원이 경내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한 영역 안에서 공존하는 보기 드문 절이네요.”

    돌이 무너져 이룬 거대한 너덜강의 모습이 장관인 만어사 일대. 돌무더기 가장 위쪽 전각에 있는 큰 바위에 특이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몰려온 동해의 용과 물고기들이 변해 돌이 됐다는 이 전설의 바위, 정말 용이 돌로 변한 형상을 하고 있네요.”

    “저기 지천으로 깔린 돌을 들어 서로 부딪치면 금과 옥의 소리를 낸다고 하던데…. 정말 돌을 내리치니 신기하게도 맑은 종소리가 울리는 듯하군요.”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지산 북쪽의 자락을 따라 올라가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호박소가 가을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억겁의 세월 동안 계곡물에 씻겨 소(沼)를 이루고 있다는데, 그 지나온 세월의 길이가 사뭇 궁궁해지는군요. 그런데, 10여m의 절벽을 뛰어내리며 패인 이 못은 아무리 봐도 호박같이 생기지는 않았어요.”

    “방앗간에서 사용하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이야기하는 거죠. 다시 잘 관찰해보세요.”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바퀴가 구르는 곳마다 물길이 따라나섭니다. 바다 한 뼘 보이지 않는 영남의 깊은 내륙, 밀양에는 사계절 내내 물길과 산봉우리, 들판이 만들어낸 싱그러움과 상쾌함이 넘쳐흐릅니다. 하지만 특히 가을비가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날, 밀양으로 향하면 가는 곳마다 경쾌한 물소리와 가을 영그는 소리가 함께 따라옵니다. 그렇게 걸어가며 강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면 예쁜 누각과 읍성, 사찰 옆 억새숲, 은행나무까지 따라옵니다. 어떤가요, 호젓한 가을날 마주한 밀양여행, 아직도 상상만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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