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미션패밀리 Mission family

등록순 호감도순
  •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지역경상남도 사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 프롤로그
    • 1.전어의 주산지 사천만
    • 2.전어떼 사천만에 논다~
    • 3.갈방아소리는 요맘때 제맛!
    • 4.가자! 3대 어항으로
    • 5.마도갈방아공연 제대로 보려면!
    • 6.가을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
    • 7.전어구이 맛있게 먹으려면
    • 8.내년을 기약하는 삼천포대교
    • 에필로그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 경상남도 사천시 -

    전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는데, 이때 지방량이 많아지면 꼬리가 황금색으로 변해 ‘황금전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방이 많아질수록 전어의 맛은 더욱 고소해집니다. 이 황금전어 떼가 남해안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가을이 무르익으면 사천바다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섬 마도의 어부들은 ‘갈방아소리’를 불러 재낍니다. ‘갈’을 갈아 그물에 먹이는 전통어업방식을 이어오며 이곳 주민들은 만선을 염원하는 노래를 합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갈방아소리 정겨운 마도에서 황금전어를 맛보라!’

    가을전어를 놓고 고소함과 풍미를 표현하는 재미진 말들도 참 많다. 하지만 예로부터 전어의 주산지로 알려진 곳이 사천만이라는데, 그 유래를 알 수 있을까?

    “고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한 며느리가 가을 전어의 맛 때문에 돌아왔을까마는 그래도 돌아오는 핑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그만큼 가을 전어가 고소하다는 이야기니까.”

    “전어 하면 섬 마도를 빼놓으면 섭하다 안했능교. 혹시 여기 섬 주민들 노동요 갈방아소리 압니꺼? 그거 알모 전어 맛도 더 맛나다카이!”

    선장은 비슷한 또래의 선원과 함께 자망을 내리기 시작했다. 사천바다에서 그물을 내리는 지점은 어떻게 정해질까?

    “한 수십 군데 될라나. 물때를 봐서 그때그때 (그물) 던지는 데는 따로 안 정한다 안허나!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 멸치떼 독안(사천만)에 논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란 갈방아소리 가사도 니는 몬들어본기가?”

    “정말이지 사천바다가 다 전어의 주 어장이라고 봐야 할까요?”

    면사어망은 풋감을 찧어 그 즙으로 갈칠을 했으나 전어잡이 그물은 대형이어서 마도에서는 장날 소나무껍질을 사 갈을 만들었다. 이때 노래가 절로 나오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 번 갈을 멕이는 데 필요한 3~4가마니를 요 가루로 맹글어야제. 여염집 아낙들이 찧어내기 참 너무 쌔가 만발이 빠진다카이. 힘센 장정들이 메방아로 작업을 안했나. 큰 절구통 하나에 메를 든 4~6명이 몇 시간을 찧어쌌는디 엄청 대지.”

    “참 그 고단함이란… 얼마나 잊고 싶었겠어요.”

    전어를 만나러 사천시 삼천포항으로 가면 전어잡이가 한창이다. 이곳 삼천포수산시장은 먹는 재미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크다는데?

    “삼천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어전문 상설전통시장어서 그런가, 항구를 중심으로 활어와 회를 판매하고, 농산물, 건어물, 조개류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노점이 정말 즐비하구나!”

    “여긴 40년 전만 해도 인근 어촌과 도서지방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사고팔던 포구 물양장이었지. 진주, 남해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된 거라고.”

    전어가 제철을 맞으면 경남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전어축제도 삼천포항 일대로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멸치떼 독안에 논다~ 배마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 이 노래 구절에서 뭘 알 수 있니?”

    “독안이 사천만을 가리킨다고 보면 이 일대가 전어의 주 어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맞아 삼천포항수산물축제에 가면 마도갈방아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있다지?”

    밤새 조업해 오전 9시30분에 맞춰 위판장에 내놓는 전어. 갓 손질한 전어를 얼음물에 잠시 담근 후 먹으면 살이 단단해져 더욱 맛이 좋다는데.

    “이놈은 뼈째로 자르고 큰 놈은 반을 갈라 뼈를 제거한 거라요. 도마 위에 가지런히 썰어놓고 된장에 찍어 먹어보이소.”

    “갓 잡아선지 살이 참 탱탱하지? 거기다 고소하기까지 해.” “맞아. 야들야들하니 고놈 참 맛이 제대로 올랐네!”

    전어요리의 최고는 단연 구이다. 서서히 익어갈수록 고소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진짜 제대로 된 구이를 맛보기 위한 조리 법은 따로 있다는데?

    “전어를 오데 꾸워? 뭐라캐쌌노! 요래요래 칼집 쪼매 내고 굵은 소금 뿌려서 바로 여기 놓고 꾸워야 제 맛 나제!”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더니, 진짜 전어 머리부터 먹어야 한다는 말이 맞네요! 이 머리에 고소한 맛이 아주 몰려 있어요. 굽는 과정에서 어떤 노하우가 있었던 건가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대상에 빛나는 한려수도의 중심 삼천포대교에서는 매년 ‘삼천포대교 해맞이 축제’를 연다.

    “해맞이는 대부분이 동해안으로 몰려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곳 사천의 경우는 차별화된 장소와 내실 있는 행사들로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는다지.”

    “맞아. 이렇게 아름다운 대교 위에서 다양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방파제에서는 신년 축포로 새해 새롭게 마음을 다질 수 있으니. 연말에 다시 들르지 않으면 안 되겠어!”

    배를 돌려 돌아오는 길, 사천바다 지척에 보이는 마도를 지날 때 어디선가 흥겨우면서도 애절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마도 갈방아소리는 이 섬사람들의 주된 생계수단인 전어잡이와 함께 오래전부터 전승되어온 특색 있는 노동요입니다. 그 발생연대는 알 수 없으나 소리의 가락이나 노랫말에 자신들의 삶의 애환이 잘 깃들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배 위에서 먹는 전어회부터 전어구이는 물론 꾸득꾸득 말려 쪄먹던 전어찜까지 섬사람들의 삶이 담긴 음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갈방아소리 애잔한 이곳에서 황금전어를 두루 맛보는 여행,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지역경상남도 밀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 프롤로그
    • 1.물따라 구름따라
    • 2.빛바랜 미소를 띠우며
    • 3.어디든 좋아라
    • 4.아름다움의 이데아
    • 5.밀양강에 드리운 동양화
    • 6.정갈한 정취
    • 7.금과 옥의 소리
    • 8.밀양 자연이 품은 신비
    • 에필로그

    누정이 있는 가을풍경

    - 경상남도 밀양시 -

    문화유산을 간직한 밀양에는 아름다운 8경이 있습니다. 사계절 색깔이 뚜렷한 밀양이지만, ‘삼남의 금강’으로 일컬어지는 명산 재약산과 가지산은 가을이면 ‘영남의 알프스’의 절정을 이룹니다. 하지만 그밖에도 국내 삼대 명루의 하나인 보물 제147호 영남루,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표충사 사계 등 빼어난 절경과 어우러진 유서 깊은 누각,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호박소 등 다양한 자연문화유산이 밀양의 가을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누정에서부터 시작하는 밀양의 가을을 만끽하라!’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면소재지를 지나 곰소유원지를 돌아 나오면 곧 반계정이 시야에 들어온다. 단장면 도로에서 불과 100여 미터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지만 입구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휴~ 겨우 들어섰네요. 골마마을의 비포장 강변길을 택하길 잘했어요. 이 정자는 3m 높이의 반석위에 지어져 있어서인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군요.”

    “200여 년 전 이숙 선생이 친구들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시를 읊었다고 하니 이런 무릉도원이 또 없었을 겁니다.”

    조선 영조 때 반계 이숙 선생의 별장 반계정. 이곳 마루에 앉아 담장 너머로 보면 강변길에 사람 키만큼 자라 장관을 이루는 억새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계정 내부는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지만, 한동안 사람들의 방문이 뜸했던 듯싶군요. 먼지가 군데군데 쌓여 있는 걸 보니.”

    “3년 넘도록 매일 같이 반계정을 봐와서 그런가, 저는 그 모습 또한 ‘멋’으로 보이는군요. 저 강변을 보세요. 햇살에 비친 억새가 새하얀 모습으로 수줍은 듯 고개를 흔들고 있어요.”

    가을바람에 유난히도 물빛이 반짝이던 반계정 강변을 떠올리며 금곡교 위를 지나면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호젓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만나게 된다.

    “정말이지, 차들이 지날 때마다 은행잎들은 마음껏 날아다니다 길섶에 내려 앉아 조용히 겨울을 맞이하는 듯하죠? 단장면의 가을까지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도로변 은행나무들은 모두 노랗게 변했지만 반계정 옆 키 높은 은행나무만큼은 푸른빛이 아직도 역력하네요.”

    조선 중종 때 강직한 사관으로 이름이 높았던 한림학사 월연 이태 선생이 낙향해 지었다는 월연정으로 향하면 또 어떤 풍광을 보게 될까?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던 그 시간들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아쉬운 마음으로 왔는데, 월연정에서 또 다른 낭만을 만나게 될 줄이야.”

    “반계정 앞의 강은 수심이 낮고 하폭도 좁아 소담스러우면서 운치가 있는 반면, 월연정 앞의 강물은 깊고 하폭이 넓어 그 나름의 웅장한 멋이 있군요.”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우뚝 솟아 있는 영남루. 이황, 문익점 등 위인들이 남긴 현판이 풍부한 이야기를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밀양도호부 객사로 타지에서 온 손님을 여기서 맞아들였다죠.”

    “맞아요. 영남루는 지금도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로 꼽히는 밀양의 대표 명소죠. 서부경남 사람들에게 가장 운치 있는 대표적 누각을 물어보면 제일 먼저 촉석루를 떠올리지만, 밀양, 김해 등 중부 경남에서는 영남루를 최고의 누각으로 꼽으니까요.”

    밀양에는 외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명소들이 곳곳에 있다. 재약산 산행의 들머리 혹은 종점이 되는 표충사도 그중 하나다.

    “표충사는 일제강점기 판사였다가 사형선고를 내린 뒤 입산해 불교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자리에 올랐던 고승 효봉선사가 주석하다 입적한 곳으로도 유명하죠.”

    “고승들의 자취만큼이나 정갈한 정취가 물씬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원이 경내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한 영역 안에서 공존하는 보기 드문 절이네요.”

    돌이 무너져 이룬 거대한 너덜강의 모습이 장관인 만어사 일대. 돌무더기 가장 위쪽 전각에 있는 큰 바위에 특이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몰려온 동해의 용과 물고기들이 변해 돌이 됐다는 이 전설의 바위, 정말 용이 돌로 변한 형상을 하고 있네요.”

    “저기 지천으로 깔린 돌을 들어 서로 부딪치면 금과 옥의 소리를 낸다고 하던데…. 정말 돌을 내리치니 신기하게도 맑은 종소리가 울리는 듯하군요.”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지산 북쪽의 자락을 따라 올라가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호박소가 가을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억겁의 세월 동안 계곡물에 씻겨 소(沼)를 이루고 있다는데, 그 지나온 세월의 길이가 사뭇 궁궁해지는군요. 그런데, 10여m의 절벽을 뛰어내리며 패인 이 못은 아무리 봐도 호박같이 생기지는 않았어요.”

    “방앗간에서 사용하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이야기하는 거죠. 다시 잘 관찰해보세요.”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바퀴가 구르는 곳마다 물길이 따라나섭니다. 바다 한 뼘 보이지 않는 영남의 깊은 내륙, 밀양에는 사계절 내내 물길과 산봉우리, 들판이 만들어낸 싱그러움과 상쾌함이 넘쳐흐릅니다. 하지만 특히 가을비가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날, 밀양으로 향하면 가는 곳마다 경쾌한 물소리와 가을 영그는 소리가 함께 따라옵니다. 그렇게 걸어가며 강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면 예쁜 누각과 읍성, 사찰 옆 억새숲, 은행나무까지 따라옵니다. 어떤가요, 호젓한 가을날 마주한 밀양여행, 아직도 상상만 하고 있나요?

    알아보기
    닫기
  •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지역경상남도 남해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 프롤로그
    • 1.여권도 없이 해외여행을 떠나다
    • 2.고국으로 돌아온 이들
    • 3.아기자기, 민박지도
    • 4.독일 축제를 맛보다
    • 5.작품이 된 마을
    • 6.또 다른 풍경, 미국마을
    • 7.전통 있게 살아오다?
    • 8.남해 속의 작은 나라
    • 에필로그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 경상남도 남해군 -

    경남 남해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해양생태관광 등의 관광도시로 유명합니다. 해바리 마을, 내산 꽃 단지, 죽방렴 등 여러 명물과 체험 마을이 가득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특색 있는 곳을 꼽으라면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독일마을과 미국마을이 있습니다. 시골농촌마을 대신 자리하고 있는 이들 외국인마을은 그야말로 동화속 세상을 품고 언제든 찾는 이들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여권 없이 해외여행하기’입니다.

    독일마을이라고 쓰여 진 커다란 표지석 뒤로 보이는 신기한 마을이 있다. 독일 깃발이 펄럭이는 이 곳. 정말 외국에 온 것은 아닐까?

    “와, 태극기과 독일의 국기가 함께 걸려있어. 산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모습이 꼭 그곳을 향해 오라며 손짓 하는 것 같아.”

    “해외에 온 듯한 기분이 이렇게 선명하게 들다니. 꼭 공항에 들러 여권에 도장이라도 받아와야 할 것만 같아.”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지붕, 티끌 없이 하얗게 칠해진 건물 외벽까지. 우리나라 산에 있는 건물이 맞는 것일까? 이국적인 분위기가 끝이 없다.

    “독일에서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 한국적인 느낌이 있을 줄 알았는데, 건물마저 외국 느낌이라니 조금 낯설어.”

    “하지만 그 곳에서 살아간 문화를 모두 벗어날 수는 없으니, 이곳의 모두가 공동체가 되어 다시금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대체로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마을의 사람들. 그러다보니 민박지도 한 장을 들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일마을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에 노출되면서 그 유명세가 한층 더 올라갔다고 해.”

    “맞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고, 그 속에서 나왔던 명장면을 따라 연출해보는 것도 이 곳의 새로운 관광문화가 되었데.”

    독일의 명물 하면 역시 맥주. 독일 맥주 축제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에서 먹는 진짜 정통 독일 맥주는 어떤 맛일까?

    “옥토버 페스트? 독일 서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제이잖아! 와, 우리나라에서 작지만 그런 축제를 맛볼 수 있다니 놀라워!”

    “축제를 재현해낸 것뿐만이 아니야. 독일 맥주, 소시지 등을 제공하고 공연 등의 볼거리 행사도 제공한다지. 멀리 가지 않고도 독일 축제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겠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 마을은 한층 더 이국스럽다. 화려한 저택들이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야~ 원예 전문가들이 꾸민 정원이라 그런지 정말 독특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맞아. 스페인풍의 조각정원을 비롯해서 네덜란드 풍의 풍차정원, 핀란드 풍의 스파정원 등 원예인들이 조성하고, 또 그들이 직접 살면서 가꾸고 있다고 해.”

    “게다가, 공공정원과 전시장, 기념품 점 까지! 정말 관광지로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

    미국 교포들이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동시에 관광지로도 개발 된 미국마을. 독일마을과는 또 다른 신비로움을 가졌다.

    “저기 봐, 미국의 대표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이야. 조금 작고 어설픈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더 재미있는 것 같은데?”

    “다들 자유의 여신상이 되어서 팔을 들어 올리고 사진을 찍고 있어. 미국마을 최고의 명소가 아닐까?”

    미국의 전통을 그대로 따라 살아온 듯이, 미국의 한 마을을 그대로 떼어다 옮겨놓은 풍경이다. 영화 속에 나오던 바로 그 모습이다.

    “잘 정비된 가로수 길과 우리나라 문화와는 다른 주차풍경, 또 집의 모양 까지도 정말 미국에 온 것 같아. 꼭 영화 속 주인공들이 지나다닐 것만 같아.”

    “개인이 살고 있는 집도 있지만, 미국마을은 펜션으로 운영되고 있는 집들이 더 많다고 해. 바다를 앞에 두고 있으니 이곳에 숙소를 잡아도 좋지 않을까?”

    여권도 없이 나선 여행에서 이국적인 감성을 느낀다는 것. 그 색다른 힘이 더해져 이 곳, 남해의 작은 나라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작은 마을에서 외국을 경험하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 사람이 살지 않는 테마 관광지의 인위적인 느낌이 적은 곳인 것 같아.”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교포들을 위해 처음 조성된 곳들이지만, 그 특색은 관광지로서의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경상남도 남해 속 이 작은 나라들은 그저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아니라, 모두 사람이 살고 있는 실제 마을입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조성되었고 숙박시설과 관광지가 연계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가면 사람이 사는 냄새를 맡으며 실제 해외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에 조금 벅찬 감이 있다면 이곳으로 ‘여권 없는 해외여행’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이국적인 남해의 모습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생길지도 모르니 마음 굳게 먹고 말이죠.

    알아보기
    닫기
  • 가야의 전설을 깨우다

    가야의 전설을 깨우다

    지역경상남도 김해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가야의 전설을 깨우다

    • 프롤로그
    • 1.가벼운 발걸음
    • 2.봄이 찾아드는 길목
    • 3.가야로 가는 시간여행
    • 4.범상치 않은 언덕
    • 5.영원한 사랑
    • 6.와글와글 재래시장
    • 7.가야에서 온 선물
    • 8.2천년의 향기
    • 에필로그

    가야의 전설을 깨우다

    - 경상남도 김해시 -

    경남 김해에는 가야유적지 위에 아름다운 꽃과 봄향기 가득한 ‘가야사 누리길’이 있습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김해박물관~연지공원~구지봉~수로왕비릉~동상재래시장~북문~수로왕릉 등 가야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이 길은 특히 봄이면 곳곳에 이팝나무, 은목서, 꽃사과, 조팝나무, 백철쭉, 비비추 등을 함께 보며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가야시대 찬란했던 유적을 탐방하면서 봄을 만끽하는 당일치기 여행,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미션입니다.

    수로왕릉역, 박물관역 등 이름만 봐도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한 김해 경전철역. 여기서 국립김해박물관이 곧바로 연결되기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박물관 앞 광장에도 봄나들이객들이 굴렁쇠를 굴리며 뛰놀고 있어. 이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인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그렇다면 우리도 본관 옆 가야누리관에서 직접 가야의 생활상을 체험한 후 본관에 전시된 가야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게 좋겠다.”

    김해박물관 뒤편에 있는 100년이 넘은 벚꽃나무도 호젓한 볼거리다. 하지만 이곳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더 제대로 된 여유와 휴식이 가능한 연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아직 파릇파릇한 새순이 돋지 않은 탓에 푸른 잔디를 볼 수 없어 조금 아쉽군.”

    “이제 막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는데 뭘 더 바라겠어. 겉옷을 벗어 던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볕은 따습지?” “앗, 저기 좀 봐! 호수 내 설치된 분수가 가동되기 시작했어!”

    국립김해시박물관과 함께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도 가야민족을 상징하는 여러 전시물을 구경할 수 있다. 김해박물관 바로 옆에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가야인의 생활상과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변화된 삶을 담고 있군. 가야에서 김해로의 변천사와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였어.”

    “아직 끝이 아니야. 이 박물관에서도 매월 가야토기 만들기, 청동거울 만들기, 가야무사 활쏘기 등 가야인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대.”

    김해박물관 뒤편으로는 작은 언덕이 하나 있다. 해발 200여m에 불과한 동산에 불과할 것 같지만 가야왕국 시조인 김수로왕 탄생설화를 간직한 곳이다.

    “여기가 고대 국문학상 중요한 서사시인 ‘구지가(龜旨歌)’의 발상지라는 사실 알고 있니?” “그렇다면 여기가 알속에서 수로왕 등 6가야 시조왕들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깃든 구지봉?”

    “맞아. 동네 뒷산처럼 보이는 이 작은 동산이 역사적으로 국문학적으로 ‘구지가’의 산실인 만큼 탄강 설화와 함께 김해에서 가장 중요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지.”

    구지봉에서 내려오다 보면, 이역만리 길을 떠나 영원한 사랑의 결실을 맺고 김해 땅에서 왕비가 되어 영원한 사랑의 화신으로 잠든 김수로왕비릉 앞에 발길이 멈출 것이다.

    “허황옥 공주가 잠들어 있는 곳이야. 서역 땅에서부터 공주의 신분으로 길을 떠나 멀고도 험한 길을 걷고 또 걸어 마침내 김수로왕을 만난 공주의 이야기는 아직도 심금을 울려.”

    “맞아. 그녀의 이야기는 2000년 전의 영원한 사랑의 화신이 되었고 지금까지 산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영원히 기억되겠지.”

    이 가야사 역사탐방 코스에는 재래시장도 포함되어 있어 다소 의문이 들 수 있다. 김해재래시장(동상동)과 가야문화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가야정찬, 허왕후 만찬, 수로왕 만찬 같은 궁중음식들을 팔고 있을까?”

    “아니야. 이 시장의 몇 십년 전통 음식점들은 약40년 전통을 가진 김해고유의 탁주 김해수로막걸리나 칼국수 같이 철저히 서민 위주의 음식을 팔고 있지.” “그렇다면, 김해수로막걸리 맛 좀 보고 갈까?”

    이번에는 분산성으로 가보자. 조선시대 김해와 부산을 왜적으로부터 지켜온 김해 읍성의 4대문 중 하나인 북문의 위풍당당한 자태를 발견하게 된다.

    “높이 솟은 문루 아래로는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둥글게 쌓아둔 옹성이 보여.”

    “김해읍성 중 북문이로구나. 양쪽에 날개처럼 쌓인 체성까지,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어. 조선 세종 때부터 김해와 부산의 왜적방어에 큰 몫을 했다지.” “120년 만에 되살아난 김해읍성을 마주한 느낌은 어때?”

    수로왕릉역 해반천 교량에 새겨진 두 마리 물고기 문양은 김수로왕릉의 정문 납릉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상징적 의미가 담긴 걸까?

    “이 납릉 문설주에도 두 마리 물고기가 있어! 허왕후가 인도 아유타국에서 왔다는 강력한 증거가 아닐까?”

    “글쎄, 어찌됐든 이 두 마리 물고기처럼 허왕후와 수로왕은 높지도 낮지도 않게 서로를 마주 바라보면서 영원한 사랑을 이루었을 거야. 그 교화가 백성을 다스리는데도 일조했겠지?”

    ‘가락의 동쪽’이란 뜻을 가진 낙동강, 그 하구에 자리 잡은 김해는 2000년 전 금관가야의 찬란한 문화가 꽃피었던 곳입니다. 그래서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1990년 대성동고분군 발굴을 통해 가야가 가장 철을 잘 다룬 국가였음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또 김해 땅의 흙과 낙동강의 물이 만나 이뤄낸 가야토기의 문화는 지금까지도 이어져오는 조선시대 민요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걷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가야의 전설이 깨어나는 가야사 누리길, 여러분은 걸어보셨나요?

    알아보기
    닫기
  • 공룡이 살았던 그곳

    공룡이 살았던 그곳

    지역경상남도 고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공룡이 살았던 그곳

    • 프롤로그
    • 1.테마여행 골라 즐기기
    • 2.녹색마을 당항포
    • 3.공룡의 나라
    • 4.마을 전체가 유기농!
    • 5.저수지의 아득한 깊이만큼…
    • 6.한적한 바닷가의 메아리
    • 7. 흙을 만지며 자연을 느끼다
    • 8. 옥천 샘의 약수
    • 에필로그

    공룡이 살았던 그곳

    - 경상남도 고성군 -

    경상남도 고성은 세계 3대 공룡발자국화석산출지로 유명합니다. 군 전역에 폭넓게 분포되어있는 공룡발자국은 고성을 곧 공룡의 고장으로 만들었습니다. 고성 군청의 슬로건이 ‘공룡나라’ 이니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고성에 공룡만 보러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해의 기암절벽에서부터 시작해 거류산, 무이산을 아우르는 녹색 숲의 향연, 물 좋은 계곡과 자연 휴양림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공룡이 살았던 그곳 체험하기!’입니다.

    고성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수많은 테마와 그에 맞추어 이루어진 체험프로그램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과연 고성의 테마여행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고성의 가장 큰 특징을 따라 공룡과 관련된 테마여행이 가장 유명한 것 같아. 하지만 고성이라고 해서 공룡만 있는 것은 아닌데 말이야.”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깊은 역사를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는 일이야. 역사문화기행, 녹색 체험여행 등의 테마여행이 잘 준비되어 있으니 꼭 경험해 봐야할 것 같아.”

    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개최와 함께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공룡 문화자원은 고성이 가진 자연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하는 ‘녹색체험여행’이다.

    “바다와 맞닿은 갯벌 풍경이 다른 곳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 이곳에서 공룡들이 뛰놀았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뜨는 것 같아.”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주변에는 대체로 공룡의 유적지가 있어서, 공룡 유적도 구경하고 아늑한 농촌 생활도 체험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고성. 군 전역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포착됐다. 공룡박물관에 가면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이곳에 오니 불현 듯 선사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군.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인 만큼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이 공룡 전문 박물관 역시도 국내 최초라지?”

    “맞아. 오비랩터, 프로토케라톱스 진품 화석을 비롯해 클라멜리사우루스와 모놀로포사우루스 같은 아시아 공룡까지, 세계의 다양한 공룡들에 대한 자료가 정말 빼곡해!”

    논농사도 짓고, 울금, 밤, 콩도 재배한다. 무지바위를 타고 도는 산새소리를 듣다보면 어느새 농촌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 마을은 5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해. 전형적인 천혜의 산촌마을인 이곳은 주민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생명환경농업을 하고 있데.”

    “저 7개의 산봉우리와 3개의 저수지, 또 개천까지 바라보며 들기는 전통문화체험과 팜 스테이, 생태체험 등의 특산품은 농촌 체험 마을 중의 으뜸이 아닐까 해.”

    대가저수지의 깊이는 그 정도를 알 수 없을 만큼 아득하다. 알 수 없는 깊이만큼이나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충효정신도 잴 수 없이 깊을 것만 같다.

    “저 거대한 저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체험마을은 2005년 농림부에서 선정한 체험마을이라고 해. 이 맑은 공기 덕분이지 않을까?”

    “공기가 맑은 만큼 유산소 운동을 하기에 좋은 곳이긴 하지. 하지만 그 덕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함께 제공되는 전통문화체험, 생태체험, 충효테마공원도 한 몫을 한 것이지!”

    하일동화어촌체험마을의 바닷가는 물이 빠지는 시간을 적절히 활용한 이색적인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닷가에 울려퍼지는 독특한 메아리도 들어볼 것!

    “이 마을은 낮, 밤 모두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쉬움 없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갯벌에서 느끼는 손맛은 어떤 기분일까?”

    “그 중에서도 특히 밤에 횃불을 밝혀 해안가로 나온 낙지, 대하 등을 잡는 체험은 이 마을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어!”

    전통 녹차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 또 다른 내음이 풍겨온다. 바로 흙이 풍기는 것이다. 도자기 체험 교실의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폐교를 활용해 꾸며진 도자기 체험 교실의 모습이 인상적이야. 수로요의 도예창조학교는 그 이름마저 특이해서,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아!”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체험도 준비되어있어. 또 야생화를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

    공룡발자국을 따라 이리저리 따라 걷다보면 부처의 넉넉함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렇게 옥천사에 닿으면 연꽃 속에 포근히 감싸 안긴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연화산의 온기를 가득히 담은 옥천사에는 어떤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글세,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한 절에서 묶는 하룻밤이라면 공룡 발자국들이 남긴 웅장함에 들뜬 마음을 편안히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옥천사의 템플스테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휴식형 템플스테이’라고 불려.”

    공룡의 흔적이 너무나도 유명한 경상남도 고성. 하지만 이곳에는 공룡만 있는 것이 아닌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자연 경관이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농촌 사람들의 삶을 따라 배워가다 보면, 어느새 도심 속의 스트레스는 사라질 것입니다. 고즈넉한 산봉우리와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는 풍경을 내다보면 이곳의 명물이 ‘고작 공룡’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볼거리, 배울거리, 또 느낄거리가 풍부한 이곳 고성에서 여러분은 어떤 체험을 하고 싶으신가요?

    알아보기
    닫기
  •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지역경상남도 거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프롤로그
    • 1.지혜의 담장
    • 2.담백한 멋
    • 3.너와 나의 어울림
    • 4.쉬이 가기 힘든 마음
    • 5.집안의 숨은 내력
    • 6.암반에 서린 기운
    • 7.시 한수를 새기다
    • 8.시 한수를 새기다
    • 에필로그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경상남도 거창군 -

    경남 거창의 거창신씨 집성촌 황산마을은 경사가 조금 있는 위천면 평지에 자리한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수백 년 전 지어진 한옥들이 들어차 고풍이 넘치고, 운치 있는 옛 돌담을 감상하는 맛도 일품입니다. 게다가, 누각 처마 밑으로 펼쳐진 수승대를 보면 은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풍류시인이 될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한 담벼락을 따라가며 듣는 이야기에 하루가 부족할 판이라 이곳은 한옥 민박체험 시설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황산마을에 머물며 예스러움을 엿들어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방문객을 먼저 반기는 것은 바로 담장이다. 흙과 돌 만든 토석담인데, 이때 담장 아랫부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신기한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된다.

    “여기를 봐! 흙 메우기 없이 돌만 얹어놓았어. 태풍이라도 오면 무너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 비가 많은 거창의 지리적 특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아~ 한번씩 마당을 물바다로 바꾸는 비가 빠져나갈 일종의 배수구인 셈이로구나.” “맞아. 이걸 메쌓기라고 부르지.”

    담장은 대체로 무늬 없이 담백하다. 하지만 택호가 대과댁인 고가의 담장을 보면 유독 장식이 가미되어 눈길이 간다.

    “이 마을의 첫인상은 단언컨대 실망스러워. 1㎞가 넘는 이 길이에서 토석담 또한 등록문화재라지만 꽤 단조롭고 말이지.”

    “수키와와 암키와로 꽃잎을 표현한 이곳 꽃무늬 담장을 봐봐. 문화해설사 말로는, 과거 전 문화재청장이 이 마을을 돌다 꽃무늬를 발견하곤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지.”

    황산마을은 담장 높이는 대체로 낮은 편이다. 침범을 허용하지 않는 도시 담벼락 대신 ‘너와 나의 어울림’을 실천해온 것이다.

    “이 담벼락만 봐도, 공간을 구획하고 최소한의 사생활만 보호할 뿐 단절을 철저히 피한 구조야. 단순히 고택들이 모인 마을이 아니라 친족 공동체로 엮여 있기에 가능하겠지?”

    “옆집에 아재가 살고, 그 뒷집에 조카가 있어 애써 차단용 울타리를 필요로 하지 않았겠지. 손 시린 바람에도 이 길목에서만큼은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니?”

    지금은 민박촌으로 바뀌어 언제든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황산마을은 1540년 요수 신권 선생이 터를 잡은 거창 신(愼)씨의 집성촌이다.

    “어림잡아 한옥 수가 60~70채쯤 되겠어.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 당시 건립된 집들이 많아.”

    “하지만 여기가 18세기 중엽 황고 신수이 선생이 입향하면서 번성해온 집성촌이라는 사실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그래서 그런가, 이 마을의 역사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

    특히 가장 잘 보존된 집 역시도 신씨 고가가 꼽힌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이 고택은 500여 년 역사 외에도 눈이 휘둥글해질 만한 자랑거리가 있다.

    “안채, 사랑채, 중문채, 곳간채, 솟을대문 등 이곳 목조건축물을 들여다보면 집 주인의 부와 권위, 경제력을 이해하게 되지.”

    “맞아. 하지만 이 집의 숨은 내력은 따로 알아봐야 해. 여기서 13대 요수 신권의 손자 신당이 6형제를 두었는데, 그 후손들 가운데 절반이 거물급 인사라는 거야. 정말 대단하지?”

    거북바위를 닮은 수승대로 발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시간이 멈춘다. 저 멀리 요수정도 시야를 막는 자태가 드러날 것이다.

    “노송 가지는 묵묵히 겨울과 싸우고, 얼음 낀 계곡도 지지 않고 물소리로 호응하고…. 거북바위 사면엔 암반의 기운을 받으려는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구나.”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쪽을 봐봐. 뻥 뚫린 굴이 보이니? 스승이 햇빛을 피해 여기에 앉아 후학의 글을 심사했다고 전해지지.”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경삼남도 거창 위천면의 황산마을에 부쩍 관심을 보이거나 찾아드는 발길들이 요즘 더욱 잦아진 듯합니다. 이는 아마도 남사예담촌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전국에서는 일곱 번째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돼 그 소문이 십리 밖까지 퍼져나간 게 분명합니다. 화려한 한옥촌을 기대하면서 달려간 황산마을의 고가(古家)는 되레 소박하고 심심한 쪽에 가까워 실망할 수도 있지만, 마을 역사를 품은 수승대의 비경이 더해지면 황산마을의 백미를 알게 됩니다. 마음 비우고 찾아들기 더없이 좋은 황산마을로 떠날 준비가 됐나요?

    알아보기
    닫기
  •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지역경상남도 거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 프롤로그
    • 1.바다위의 섬 이름이 웬 ‘강’?
    • 2.불로장생의 비밀, 약초섬 해금강
    • 3.바위 위에 올라서 내려다보다
    • 4.십자동굴 속의 기묘한 세상
    • 5.태양 속으로 빨려들다
    • 6.위태롭게, 하지만 강인하게
    • 7.바다와 기암괴석
    • 8.자글자글 몽돌
    • 에필로그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 경상남도 거제시 -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명물은 말 할 것도 없이 ‘해금강’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명승 제 2호로 지정되어있는 해금강은, 거제도 남동쪽에 튀어나온 갈곶에서 떨어져 나온 한 덩어리의 돌섬을 말합니다. 날이 흐리거나 파도가 센 날을 가까이에서 구경하기가 힘든 만큼, 트래블아이도 맑은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관광명소랍니다. 텅 빈 바위뿐일 것 같지만, 그 속에 숨겨진 보석들이 가득한 해금강!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바위로 시작해 바위로 끝나는 테마여행 즐기기!’입니다.

    바다위의 바위섬 갈도. 칡으로 가득 덥힌 바위섬은 그렇게 불리었다. 하지만 흩어진 바위들의 모습이 각각 다르고 아름답다하여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해금강은 금강산의 해금강을 생각했는데, 이곳에도 해금강이 있었네. 왜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저 바위들이 모습이 웅장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꼭 금강산을 닮은 것 같지 않아? 그래서 이곳은 ‘제 2의 금강산’ 이라고 부른데.”

    옛날 진나라 시황제의 서불에게 이곳에서 불로초를 찾아오라 명한다. 하지만 이곳에 온 서불은 해금강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돌아가지 못했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서불과차(徐市過次)? 아, 이게 바로 불로초를 찾기 위해 이곳에 왔던 서불이 남긴 글이구나?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쓰여있지?"

    "예전에 해풍에 그 바위가 유실되었다고 전해져. 해금강을 제외하고도 일본 지역에까지 이르는 그의 이동경로에 쓰여있다고 하니, 조금 아쉽기는 해."

    해금강의 정상, 우제봉으로 오르는 길. 계단과 산길을 오르며 얼핏 보이는 해금강의 전경이 아른거린다. 전망대에 오르기를 응원하는 듯한 바닷바람이다.

    "이렇게 전망대가 잘 되어 있을지는 상상도 못했어! 바위 산 위에 올라서 다른 바위들을 내려다보니, 꼭 하늘 위에 올라 선 기분이야,"

    "옆에 보이는 이 바위산이 우제봉의 꼭대기이긴 하지만, 전망대에서도 해금강의 전경이 전부 다 내다보여! 게다가 이렇게 오를 수 있게 된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니 더 좋아!"

    바위에 부딪힐 것만 같은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 바다 속에서 네 개로 갈라져 물이 흐른다는 십자동굴 속으로 들어가 볼까?

    “이렇게 좁은 바위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니! 게다가 하늘을 봐! 하늘이 십자모양으로 갈라져있어!"

    "하하, 그런데 통과하지 못하고 좁아서 배가 후진을 하다니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 그나마도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해."

    사자바위의 황홀한 일출을 보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큰 바위섬과 사자바위 사이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바닷물마저 붉게 물들인다.

    "저기에 보이는 것이 사자바위야. 꼭 바다 속에서 머리를 내밀고 사자가 포효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니? 저 위에 선 소나무를 향해 소리치는 것 같다."

    "맞아, 저 바위 뒤로 일출이 떠오를 때면, 갑자기 사자가 바닷속에서 뛰쳐나와 태양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해."

    생명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척박해 보이는 기암절벽. 하지만 사이사이 얼굴을 내민 생명력은 여전히 해금강을 둘러싸고 있다.

    "아까 사자바위가 올려다보고 있었던 소나무 기억해? 저 소나무는 바위 사이에서 정말 고고하게 자라난 것 같아."

    "응, 저 소나무는 천년송이라고 해. 괴석 위에 서있는 저 소나무는, 천년동안 해금강을 지켜온 수호송으로 불려."

    해상관광을 통해 해금강의 경치를 둘러보면, 수많은 기암괴석들을 만날 수 있다. 촛대바위, 병풍바위, 돛대바위… 저 수많은 바위들의 이름은 누가 다 붙였을까?

    "저기 저 멀리 보이는 바위 두 개 보여? 꼭 신랑신부가 마주서서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것 같다고 해서 신랑신부바위라고 부른데."

    "정말 생긴 모습을 그대로 따 지은 이름들이라 그런지, 아주 오래된 이름일텐데도 아주 잘 어울려. 이렇게 많은 바위들마다 이름이 있다니, 사전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는 걸?"

    어느새 해안가로 올라왔다. 멀리 보이는 바위들을 뒤로하고 한걸음 내딛자 ‘자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예쁜 자갈이 밟힌다. 이게 무엇일까?

    "와, 돌이 정말 예쁘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멋진 바위들을 실컷 구경하고 왔더니, 이젠 이 돌에도 이름이 있을 것 같아."

    "하하, 맞아. 이곳은 함목해수욕장인데, 이 돌의 이름을 따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 자그락자그락, 바닥물이 이 돌과 만나면서 나는 소리가 참 아름다워"

    바위 위에도, 또 바위 아래에도, 심지어 바위들의 사이에도 저마다 보물 같은 경치와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수많은 바위들에게 붙여진 이름을 맞추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바위섬이, 이름이 하나하나 붙어가고, 또 그것들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 찾아주어 이제는 외롭지 않은 섬이 되어있답니다. 여러분도 해금강에서 바위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며 관광을 해 보세요! 그러면 어느새 바위가 여러분의 친구처럼 말을 걸어올지도 모릅니다.

    알아보기
    닫기
  •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지역전라북도 진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 프롤로그
    • 1.왜 데미샘이지?
    • 2.황홀경에 빠지다
    • 3.소리와 동행하는 길
    • 4.걱정 반 기대 반
    • 5.작디작은 옹달샘
    • 6.천상 더미
    • 7.데미샘까지 왔다면
    • 8.자연 속에 머물다
    • 에필로그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 전라북도 진안군 -

    유장히 흐르는 강이 어느 산 속 조그마한 샘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는 왠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기에 그럴 겁니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자락에서 솟는, 혀끝 간질이는 이름을 가진 데미샘은 이 어여쁜 이름만으로 그 출신을 짐작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샘은 수많은 발원 가운데 강 하구로부터 가장 먼 ‘최장 발원지’라 합니다. 그야말로 섬진강의 발원이 되는 창대한 샘입니다. 그 사실에 다소 의문점이 생긴다면 직접 가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처음’ 혹은 ‘원조’라는 단어를 놓고 지역 간에 갑론을박으로 시끄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섬진강의 발원지가 데미샘이라는 데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섬진강 발원지를 놓고 <택리지>에 마이산, <동국여지승람>엔 지리산, <동아대백과사전>엔 팔공산 하는 식으로 주장이 중구난방이었죠. 강의 발원은 한두 군데도 아니거니와 호남 정맥으로 보면 그들 모두가 발원지라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데미샘이란 사실을 찾아내신 거죠?”

    “벌써 오래전 얘기가 됐네요. 1983년 직접 섬진강을 걸으면서 발원지를 계측했어요.”

    데미샘으로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다. 마을 위쪽 팔선정이란 정자에서 데미샘에 이르는 1㎞의 산속 오솔길을 걸으면 눈앞에 펼쳐진 황홀경에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산기슭에 있는 저 원신암 마을은 한눈에 봐도 10가구도 채 남지 않은 듯하군요. 그래서인지, 내심 허전한 마음도 들고….”

    “그래도 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솔길은 꽤 호젓한 맛이 있으니 위안을 삼아보는 건 어떠세요. 머리 위로는 총천연색 단풍이, 발아래로는 그보다 낮은 명도의 낙엽이….”

    데미샘은 가을이 좋다더니 과연 그렇다. 졸졸 계곡 물소리, 낙엽 밟는 소리와 잠깐의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함께 따라온다.

    “적막이 흐르는 듯 너무나 고요하다가도 금세 등장하는 산속의 소리들이 있네요.”

    “가만, 물소리가 그쳤군요. 가을에 이 산길 풍광은 더없이 좋은데 물이 부족한 게 흠이에요. 그래도 데미샘 물은 결코 마르는 법이 없죠.” “듣고 보니 참 신기하네요.”

    수량이 적다는 팔공산자락. 바위틈으로 적은 양이지만 흐르는 물을 발견하게 되면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 발걸음도 더욱 바빠진다.

    “다행히 저 계곡 바위 밑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네요. 왠지 데미샘을 빨리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하하~ 늘 솟던 샘이 우리가 가는 사이 마를 일은 없을 텐데요. 하지만 바위들이 넓게 펼쳐진 너덜지대가 저기 보이죠? 우리는 곧 데미샘을 만나게 될 겁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데미샘은 무심히 나타난다. 직경이 두 뼘도 채 안 되는 작은 옹달샘이 옆으로 ‘섬진강 발원샘’이라는 표지석이 자랑스레 서 있다.

    “이 글귀를 보니 정말 우리가 데미셈에 오긴 온 모양이군요. 아, 여기를 좀 보세요. 돌더미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죠?” “새끼손가락보다 얇은 이 물줄기가 바로 225㎞의 호남 젖줄 섬진강의 시작이라니!”

    “이 작은 샘에서 솟은 물은 3개도와 10개 시군, 34개 읍면을 지금도 열심히 지나갈 겁니다.”

    소문만큼 미묘하진 않은 물맛, 그 대신 맑고 차다. 바로 여기서 데미샘과 섬진강에 얽힌 실타래같은 비밀도 풀수 있을까?

    “데미샘의 이름이 궁금하다고 했죠? 여기 글을 한번 읽어볼래요?”

    “‘데미샘에 있는 봉우리를 천상데미라고 하는데…’ 흠, ‘데미’라는 말은 ‘더미’ 즉 봉우리를 가리키는 전라도 사투리에서 기원한 것이었군요. 생뚱맞게도 이 스테인리스 안내판이 제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줄이야!”

    여기서 백운동계곡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투구봉, 선각산 시루봉, 덕태산 등과 연계한 코스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계곡이 그 출발점이다.

    “이름도 잘 모르는 폭포를 잘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모두 ‘아아 그 폭포~’ 하며 친절히 알려주네요. 덕분에 데미샘 찾는 것보다 훨씬 쉽게 왔어요.”

    “여기는 그다지 이름난 곳이 아니어서 찾는 이들도 많지 않군요. 멀리서 봐도 저기 저 시원하게 내려가는 물줄기가 참 옹골차죠?”

    데미샘의 이름을 딴 자연휴양림도 있다. 이곳은 수백여 종의 희귀식물과, 천상데미에서 오계치에 이르는 신갈나무 군락지 등 볼거리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데미샘자연휴양림 등산로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됐군요. 과거 이곳에 왔을 땐 선각산 등 이 지역 주요 명산의 훼손된 산길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저는 저 휴양림에 대한 광고를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단지 숙박시설만 갖춘 건 아니라죠. 데미샘과 뛰어난 식생자원을 활용해 생태학습이나 숲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죠.”

    진안의 백운면은 자연휴양림과 같은 다양한 숙박휴양시설을 갖추고, 산길이나 둘레길이 잘 닦여 있어 여행객들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곳입니다. 물길 따라 걷고 지역 인심과 흙내음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이 마을이 섬진강길 걷기 코스의 시발점이 되듯, 팔공산자락에는 섬진강의 창대한 꿈을 품은 데미샘이 흐르고 흘러 장대한 호남의 젖줄이 됩니다. 작은 샘물이 어떻게 강이 되었나를 되짚어보며 물맛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시간과 공간을 내어주는 백운면으로 호젓한 남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1 ... 이전 페이지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페이지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