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의 응어리 흥이 되어
- 충청남도 천안시 -
천안 하면 호두과자나 천안삼거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호두과자의 뿌리가 된 광덕사 호두나무나 천안삼거리 삼남의 분기점에 얽힌 이야기에 이 지역의 문화적 상징이나 역사가 모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천안삼거리에 얽힌 이야기는 역사․문화가 현재에도 살아 숨쉬며 천안의 대표명소로 자리해 있습니다. 호사스런 관행이 지나가기도 하고 초라한 선비가 아픈 다리를 쉬어가기도 하던 길, 천안삼거리를 걷다 보면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그 여정이 바로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천안을 대표하는 명소 삼룡동에 자리한 천안삼거리는 예로부터 삼남(三南) 사람들의 문화가 만나서 어우러지고 퍼져 나가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 길이 왜 조선시대부터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통했을까?”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은 천안에 이르러 이 두 갈래로 갈라지지. 한 길은 병천을 지나 청주에서 문경새재를 넘어 경상도로 가는 길, 또 다른 한 길은 공주를 지나 논산에서 전라도로 가는 길이야 천안삼거리는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만남과 어울림의 현장이었지.
냇가를 따라 난 길에 천안삼거리초등학교가 나오고 그 다음 골짜기에 바로 천안박물관이 있다. 사람들은 바로 이즈음을 천안삼거리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남북을 잇는 대로가 동쪽으로 병천-청주-문경을 거쳐 영남으로 이르는 길과 갈라지는 결절지대를 이루고 있구나.”
“이 주막들이 생겨난 배경과 유사하지. 지금도 이즈음에서 국도 1호선과 21호선이 교차하고 있으니 이 길은 여전히 교통 요충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야.”
천안시는 이 유서 깊은 천안삼거리를 관광지로 키우기 위해 가로수로 능수버들을 심어 가꾸고 있다. 이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서려 있다는데, 혹시 그 구체적인 내막도 알고 있니?”
“당연하지. 천안 사람들 중에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먼 옛날 어린 딸 능소와 살던 무관공신 유봉서가 나라에 전쟁이 터지자 홀로 둘 수 없던 딸과 함께 변방으로 가던 길이었어. 이때 이 삼거리에 있는 주막에 하룻밤 머물며 결국 생이별을 해야 했다지.”
천안삼거리에 얽힌 설화에서 어린 능소가 주막에 살게 되면서 아버지가 남긴 지팡이 하나가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이야기는 점점 흥미가 더한다.
“전쟁터까지 어린 딸을 데리고 갈 수 없었겠지. 부녀의 서럽고 애틋한 이야기가 전부인가?”
“아니지.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능소를 주막에 맡겨 놓기로 하고 지팡이를 땅에 꽂으며 말했어. ‘이 지팡이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잎이 무성해지면 너와 내가 다시 만나게 될 터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하고 딸을 달랬어.”
전라도에서 한양 과거 길에 올랐던 선비 박현수가 이 주막에서 아리따운 능소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의 재미가 정점에 달한다.
“둘은 첫눈에 반해 백년가약을 맺었고, 과거급제한 뒤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됐지.”
“하지만 아버지의 소식이 걱정되어 능소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지 않았을까?” “맞아. 아버지가 꽂아 놓은 지팡이가 잎이 무성한 나무로 자랐다는데, 이곳에 박현수가 창포를 심어 능소를 위로했어.”
길손을 재워주는 주막도 아직 즐비한 천안삼거리. 이곳의 능수버들에 얽힌 이야기가 바로 천안삼거리 흥타령의 기원이라 한다.
“매년 천안흥타령춤축제도 이 일대에서 개최돼 오고 있지. 아까 지나쳤던 천안박물관은 축제를 배로 즐길 수 있는 팁이니 참고하라고.”
“그렇군. 천안삼거리 흥타령은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지만 지금은 기쁨의 대명사가 되어 있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으니.”
지역민요 ‘흥타령’으로 유명한 천안삼거리를 기념해 만든 천안삼거리공원 입구에서 있는 흥타령비 뒤로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1970년대 조성한 이 공원은 언제 와도 버드나무가 참 호젓한 멋을 자아내고 있지.”
“정말 그렇구나. 아버지가 꽂아둔 지팡이가 버드나무가 되고 천안삼거리에 나무들이 많이 퍼지게 됐다지?” “맞아. 천안에 있는 버드나무는 특이하게 능소 이름을 본 따 ‘능수버들’로 불리고 있어.”
공원 연못가에는 조선 선조 35년에 세운 영남루까지 있어 여름엔 많은 사람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비석이 여럿 있다.
“원래 중앙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던 누각인데 이 공원보다도 역사가 더 오래됐지.”
“그런데, 이 공원에 있는 비석들은 전부 민요에 얽힌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구나. 안서동 유려왕사 터에 있던 삼룡동삼층석탑도 지금 여기 있고, 독립투쟁의사 광복회원기념비, ‘하숙생’ 노래비 등도 자리하고 있네?”
천안삼거리는 조선시대 전라도와 경상도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목에 주막이 있어 자연스럽게 만남과 헤어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장소에는 선남선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고, 천안삼거리에도 그와 같은 설화가 몇 가지 전해집니다. 그 가운데 일반에 가장 잘 알려진 능소와 박현수에 관한 설화는 천안삼거리 흥타령 노래에 녹아 지금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곳 천안삼거리에서 만난 이야기를 통해 내 연인 또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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