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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에서 추억을 곱씹다

    청계천에서 추억을 곱씹다

    지역서울특별시 성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청계천에서 추억을 곱씹다

    • 프롤로그
    • 1.서울 한복판 낡은 판자촌
    • 2.안으로 들어가 보니
    • 3.추억이 새록새록
    • 4.아, 반가워라~
    • 5.유년시절과 마주하기
    • 6.잊혀 지지 않는 것
    • 7.청계천에서 만난 진한 기억
    • 8.달달한 행복
    • 에필로그

    청계천에서 추억을 곱씹다

    - 서울특별시 성동구 -

    청계천을 걷다 보면 옛 추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먹던 불량식품들이 좌판에 가득하고, 선반 위에는 못난이삼형제 인형도 있습니다. 어릴 때 동네에선 거의 보지 못했지만, 벽면에 걸린 흑백사진은 물론이고 부엌에서 쓰던 곤로까지 외갓집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두물다리의 청계천판잣집체험관에 들른 이들은 저마다 이런 소소한 추억거리를 마주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기 바쁩니다. 1960~70년대까지도 대부분의 민초들의 삶이 저러했기에 십분 공감할 수 있는 걸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청계천 위에서 나의 과거를 추억하라!“입니다.

    청계천문화관 맞은편에는 조금 특별한 건물이 우리를 기다린다. 바로 ‘청계천 판잣집 테마체험관’. 그 모습은 외형적으로도 상당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는데.

    “청계천변을 따라 좁은 집들이 이렇게 늘어서 있다니.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가요?” “과거 판자촌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전시공간이란다.”

    “저 안을 둘러보면 어른들의 생활 모습과 쓰던 물품들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글쎄, 어떤 볼거리가 있을지 한번 가보자.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는 추억의 교실부터 만화가게와 흑백TV,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은 과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고 있다.

    “멀리서 외관만 봤을 때는 보이는 게 다인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와 보니 ‘근현대 박물관’ 같아요.”

    “서울의 도심부를 관통하는 하천 청계천은 서울이 조선의 수도로 전해지기 전부터 흐르고 있었지. 그만큼이나 오래된 우리의 삶을 비추고 있구나.”

    서랍장 위에 포개놓은 두꺼운 솜이불에 요강, 풍로, 게다가 공부방 옆 연탄창고까지 익숙한 풍경과 또 한 번 마주한다.

    “연탄 부지깽이랑 한 번에 두 장을 들어올리는 집게며 다 추억거리가 됐어.” “연탄으로 난방을 하던 시절은 어땠어요?”

    “예전에는 뉴스만 틀면 심심찮게 연탄가스 중독 사고를 알려줬는데 말이야. 연탄가스 마시면 식초를 마시라던 네 할머니 말씀이 떠오르는구나.”

    그 옛날 공부방의 풍경과 교복, 교실 난로에 데워먹던 양은도시락 등 소소한 등은 어른들을 추억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청계천과 판잣집이라. 저는 예전 모습이 아직 잘 상상이 안 가요.”

    “파주 헤이리마을이나 인사동에 가면 어른들에게는 추억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세대 것들을 알려주는 새로운 경험을 하러 많이들 가지만 이렇게 서울 청계천에도 예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네.”

    학창시철 체험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아이들과 같이 교복을 입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직 나한테 맞는 교복은 없나 봐요.” “아니야. 오히려 예전에는 교복을 딱 맞게 입지 못했어. 몸이 클 걸 대비해서 대개 큰 품으로 맞춘다거나 언니나 형에게 물려받는 교복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교복 하나도 제 몸에 맞추지 못한 시절이 있었네요.”

    입장료도 따로 없다. 특히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볼 수 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더욱 좋은 체험관이다.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기신 것 같아요.” “추억하는 거야. 지금은 마트가 많아져 사라지는 구멍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구나. 만화방도 예전에는 정말 많았는데 말이지.”

    “예전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 포스터도 있어요. 이건 정말 오래 된 거네요.”

    옛날이라고는 하나 그닥 멀지않은 옛날. 전혀 낯설지 않는 풍경이어서 그냥 돌아가기 못내 아쉽다면 다시 청계천 보도를 밟아보자.

    “아까 보니 이 근처 두물다리 ‘청혼의 벽’에서 다양한 연인들이 청혼 이벤트로 추억 쌓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또한 한강의 야경은 덤이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에도 성산대교 밑이나 편의점 주변에서의 음악연주회는 지친 하루의 피곤을 말끔히 치유해주는 참 고마운 곳이야.” “동묘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가까울 수도, 멀 수도 있는 길이다.

    사랑고백 명소로 알려진 청계천 두물다리. 이곳에는 진짜포즈의 명소가 있다. 바로 `청혼의 벽`. 2012년 말 1000쌍을 돌파한 뒤 연말 명소로 뜨고 있다.

    “여기서 프러포즈 받는 사람은 참 좋겠어요. 꽤 비싸겠죠?”

    “판잣집체험관처럼 이 청혼의 벽 역시 이용료가 없다는 게 특징이지. 예약한 시간에 두물다리로 와서 무대에 등장한 여성에게 준비한 영상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저 워터스크린 위로 보여줄 수 있는 거지.”

    두물다리 ‘청혼의 벽’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체험관 앞에는 연인끼리 사진 찍기도 좋은 청계천문화관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인뿐 아니라 청계천 일대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입니다. 또한 한강의 야경은 덤이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 성산대교 밑에서 열리는 음악연주회는 지친 하루의 피곤을 말끔히 치유해줍니다. 눈과 귀가 즐겁고, 맘이 가뿐해지고, 더불어 판자촌체험관에서 지난 옛 추억에 잠겨보는 하루는 수천 년을 묵묵히 흐르는 한강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의 하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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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의 심장을 더듬다

    진주의 심장을 더듬다

    지역경상남도 진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진주의 심장을 더듬다

    • 프롤로그
    • 1.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 2.성문을 지나면
    • 3.공을 새기다
    • 4.진주를 지키려
    • 5.애향심이 깃든 사당
    • 6.영남 최고의 누각
    • 7.지는 꽃을 지켜보다
    • 8.서각에서 만나는 논개
    • 에필로그

    진주의 심장을 더듬다

    - 경상남도 진주시 -

    작사가 반야월은 진주를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 고향”이라 노래했습니다. 이런 진주를 대표하는 명승지로 단연 진주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진주 남강을 따라 낮은 성곽을 두르고 있는 진주성은 이끼 낀 성돌만큼이나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간직한 곳입니다.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진주의 심장, 진주성을 느린 걸음으로 더듬어가다 보면 그 창대한 시간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을까요? ‘진주성에서 천년의 세월을 바라보라!’, 오늘 <트래블아이>가 던지는 미션입니다.

    백제 때 토성으로 시작해 고려 말에 석성으로 축조했다는 진주성은 삼국시대에는 거열성, 통일신라시대에는 만홍산성, 고려시대에는 촉석성으로 불린 만큼 유서가 매우 깊다.

    “숭례문이나 수원의 팔달문이나 모두가 성루만 남아 있어 날개 잃은 학처럼 외로워 보이지만, 이 공북문은 긴 성벽이 둘러처져 안온해 보여.”

    “정말 진주성 성벽과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은 안정적이고 대담하지? 이 성벽 따라 나 있는 1.2km 둘레길에는 연인, 사색 등의 테마별 산책로가 진주성 여행의 묘미를 배가시킬 거야.”

    성으로 들어가는 길은 다양한 문을 지난다. 성의 정문격인 공북문을 비롯해 촉석문 등 북쪽으로 난 여러 문을 지나면 보물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게 바로 영남포정사야. 1925년까지는 경남도청이 진주성 안에 있었으며 성내의 영남포정사는 도청이 부산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도청의 정문으로 사용되던 문이다.

    “성 안팎은 물론 성 바깥에 진을 친 병사들까지 지휘했던 문, 그래서 많은 성의 축성 모델이 되었다는 북장대도 내성 북쪽 끝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니 좀 더 가보자.”

    1592년,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성 싸움을 승리로 이끈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의 공을 새긴 김시민 장군 전공비도 이곳에 있다.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군사와 성민이 힘을 모아 왜군을 물리친 그의 공을 기리고 있어.”

    “이 비문에는 1천명이 되지 않는 병력으로 10만명의 대군을 물리쳤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왜군 2만을 3천800명 병사로 물리쳤다는 기록도 있지. 뭐, 사실이야 어찌됐든 그의 공은 인정받아 마땅해”

    남강의 서쪽 절벽 위에 장엄하게 서있는 서장대는 김시민 장군이 서쪽 병사들을 호령하며 지휘하던 곳이다.

    “진양호 쪽에서 성 쪽으로 들어오다가 이 장대를 바라보면 마치 당시 진주를 엄호하던 한 장수의 눈빛이 살아 전해지는 듯해.”

    “특히 가을이면 절벽 위 장대 지붕의 목조 기와가 단풍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지?”

    창렬사는 서기 1607년 경상도 순찰사 정사호가 창건한 사액사당으로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임진년과 계사년에 순국한 39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이 사당은 임진왜란 당시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 순절한 분들의 신위를 모시고 있는데, 그 시작이 선조 때였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아무도 돌보는 이들이 없어 퇴락했다지?” “맞아. 일제 당시 그것을 애석하게 여긴 진주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이곳을 중건해냈어.”

    진주 8경 중 제1경을 자랑하는 촉석루는 벼랑 위에 높이 솟아 있다 하여 이름 붙여졌듯이 남강과 진주성, 의암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천하의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우아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지?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저 촉석루는 미국 CNN이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으로 꼽기도 했어.”

    “그래? 하긴, 이 누각은 전란 시에는 지휘본부로 사용됐지만, 평상시에는 과거를 치르는 시험장으로 활용됐어. 이곳에서 얼마나 멋진 시조가 탄생했을지 감히 상상이 안 가.”

    진주성 일대는 의기 논개가 분연히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져 그 한을 되갚은 충정의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다. 그러한 논개의 낙화는 촉석루에서 가장 잘 관찰된다.

    “아깝게 쓰러져간 목숨들을 슬퍼하며 분루를 삼킨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이곳 의암에서 홀연히 몸을 던져 충정을 다했지. 이를 지켜본 촉석루는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크게 애통해했을 거야.”

    “그래서 논개는 진주의 또 하나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걸 거야.”

    촉석루 뒤편으로 가면 진주를 지킨 인물들을 기리는 의기사가 있다. 의기사는 촉석루, 의암과 함께 논개 이야기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논개의 영정과 신위를 모시고 그의 넋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지?”

    “맞아. 비단 바탕에 천연채색으로 된 정면 전신입상의 저 논개 영정이 사실 표준 영정으로 봉안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야. 논개 영정은 과거 한 시민단체가 친일파가 그린 것이라며 뜯겨져 나갔던 거야.”

    10만 왜군과의 전투에서 무수히 많은 민관군이 목숨을 잃은 호국성지 진주성. 과거 왜군과의 치열했던 격전과 아픔을 뒤로 한 채 지금의 진주성은 그저 평화롭기만 합니다. 계절 따라 꽃이 피고 단풍이 지고 눈이 쌓이는 그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 진주성은 이제 찾는 이들에게 지친 마음을 풀어놓은 듯 역사와 문화적 향취를 즐기는 공간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3대 승첩지인 이곳을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는 건 여전히 진주의 심장을 더듬는 것과도 같음을 느낍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진주의 맥박과 숨결을 느낄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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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붕 없는 별난 미술관

    지붕 없는 별난 미술관

    지역경상북도 영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지붕 없는 별난 미술관

    • 프롤로그
    • 1.고즈넉한 전통미
    • 2.무작정 ‘걷는 길’
    • 3.쌩쌩~ ‘바람길’
    • 4.풍수로 짚어보는 ‘스무골길’
    • 5.다섯 갈래 행복길
    • 6.‘알록달록 만물상’
    • 7.좀 더 여유로운 아트투어를 원한다면
    • 8.폐교에서 예술이 술술~
    • 에필로그

    지붕 없는 별난 미술관

    - 경상북도 영천시 -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은 경북 영천시 화남면 별별미술마을의 독특한 공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콘셉트입니다. 마을의 문화유산과 자연풍광은 물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생활양상까지도 이곳 예술작품과 함께합니다. 그래서 이곳 궁벽한 시골마을의 새로운 거리가 더 특별할지 모르겠습니다. 설치,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가 있는 ‘걷는 길’ ‘바람길’ ‘스무골길’ ‘귀호마을길’ ‘도화원길’ 등에는 자연과 마을의 역사 이야기가 어떻게 녹아 있을까요? 마을에 숨어든 미술이야기를 들어라! 바로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마을 곳곳에 숨겨진 예술작품들을 찾아가다보면 고택이 보이고 고택을 감상하다보면 또 예술작품이 눈앞에 나타나곤 한다고.

    “한눈에도 고택이 20여 개는 넘겠는데?” “정말 그래. 산길을 따라 10여 리 정도 가면 산성터도 있고, 백학서원 터도 있다는군.”

    “망미대를 좀 봐. 단종을 향하여 배향했던 흔적이야. 가상리는 520여 년 전 권열 선생이 안동에서 이곳으로 들어와 살았다고 하던데, 권열 선생의 종택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먼저 ‘걷는 길’이다. 가상리 마을을 중심으로 골목골목 숨어있는 예술작품들을 찾아내어 유심히 관찰하고 음미해보자.

    “산책길의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인포메이션 센터, 바람의 카페, 우리동네 박물관, 알록달록 만물상들에는 아트숍과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네!”

    “고택인 풍영정도 이 길에 있어서 역사를 살피게 되는구나. 어라, 관광객이 직접 제작해볼 수 있는 탁본벽화도 있군.”

    이 중 ‘바람길’은 메인루트라 할 수 있겠다. 자전거와 아트자동차로 바람을 일으키며 마을을 한 바퀴 휘이 돌아보자!

    “버스정류장이 참 예술이로세.” “캬~ 네 말대로, 느티나무 쉼터도 있고, 산수벽화와 전돌을 이용한 벽화도 볼 만해!”

    “박건주 씨의 작품 이라고 써있는데, 난 그 분이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 말이야, ‘가상리에서 바라보다’ 참 정감이 가.”

    ‘스무골길’은 역사와 풍수로 짚어보면서 이 마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생태역사 예술 트레킹 코스. 수달관측소에서 기다리고 있다 보면 신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데?

    “스무골의 혈등 자리에 이렇게 서 있으니 가상마을이 한눈에 다 내려다보이는구나.

    “앗! 저기 좀 봐! 수달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

    다섯갈래 행복길을 보면요, 절로 웃음이 나오고, 마을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신기하다. 역사와 어우러진 예술작품을 만끽하는 길은 또 어디에 있을까?

    “‘바람길’에서 곁가지처럼 뻗어나온 이 길 귀애고택이 아주 멋지지 않아?”

    “난 아까 지나온 ‘도화원길’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 그야말로 꽃길이잖아. 넓은 복숭아밭이 펼쳐진 모산 골짜기의 정경 속으로 난 아지랑이와 같은 환상의 길, 봄날 도화가 만발한 풍경을 상상만 해왔는데 말이지.”

    동네역사와 마을 주민들의 기증유물로 꾸며진 ‘마을사 박물관’에는 농촌지역의 옛 살림살이 도구와 농기구들이 잘 펴져 있다. 여기서 ‘위대한 손’을 만날 수 있다는데?

    “마을 어르신들의 핸드 프린팅이 되어 있는 이 ‘위대한 손’, 이곳 마을 사람들의 농사로 굵어진 손들을 보여주고 있어.”

    “농산물판매와 마을 주민들이 만든 전통 규방공예 문화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알록달록 만물상’도 있네?”

    영천시는 다양한 공예작품뿐만 아니라 4개 마을에 걸쳐 조성된 다양한 전시관과 카페 등은 모두 연중 미술작품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다. 어디부터 가볼까?

    “세계로 환상여행을 떠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예쁜 시골버스정류장은 그야말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구나.”

    “빈 집을 대나무로 소쿠리 짜듯 덮은 ‘바람의 카페’는 또 어떻고. 맞다! 작품들을 좀 더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아트투어차량과 아트자전거가 마련되어 있다지?”

    그뿐만이 아니다. 이 미술마을에는 시안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어 전국의 뛰어난 작가를 대상으로 한 수준 높은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여기가 바로 시안미술관이야. 폐교를 활용한 이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축물이 참 볼만하지? 지역민들에게도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군 그래.”

    “맞아. 주민들이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을 거야.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 추상화 등을 보다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가르친다니 나도 배워보고 싶어.”

    영천 사람들은 이 별별미술마을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부릅니다.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시민 정서함양과 휴식공간으로도 널리 애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도 큽니다. 이곳을 둘러보면 가히 그럴 만하다는 느낌이 옵니다. 4개 마을에 걸쳐 다섯 갈래 행복길에 조성된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여행, 이번 주말은 별별미술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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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지역경기도 구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5 호감도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 프롤로그
    • 1.돌다리길?
    • 2.신선한 야채, 곱창과 찰떡궁합!
    • 3.누린내를 없애는 노하우
    • 4.여자들이 더 많이 찾는 곱창
    • 5.곱창에 비밀 양념을 더한다?
    • 6.상추에 싸서 한 입에 꿀꺽!
    • 7.돌다리길의 비밀, 드디어 나타나다
    • 8.감칠맛을 더하다
    • 에필로그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 경기도 구리시 -

    구리시 수택동 구리 시장을 지나 돌다리길 뒤편으로 돌아서면 구리 돌다리길 곱창골목에 들어서게 됩니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이곳은 낮에는 식사를 위해, 밤에는 술 한 잔을 위해 곱창을 찾는 사람들로 밤낮없이 북적이는 곳입니다. 이십 년이 넘게 곱창을 전문적으로 판매해 온 골목인 만큼, 각 가게들의 노하우가 번뜩이는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그런데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곱창 문화가 있다는데?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곱창을 맛있게 먹는 돌다리길 만의 비법을 찾아라!’입니다.

    구리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구수한 곱창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 골목의 가게 수십 개가 모두 곱창을 판매하니, 곱창을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수밖에.

    “돌다리길이라고 하기에 돌다리가 있나 했더니, 완전히 번화가네?” “예전에는 이 돌다리 곱창 골목 입구에 돌다리가 있었대. 그래서 이 일대를 오랫동안 돌다리길이라고 부르던 것이 지명으로 굳어졌다고 들었어.”

    “정겨운 이름이라 기억하기도 쉬울 것 같아. 벌써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걸?”

    돌다리길 곱창골목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바로 야채곱창이다. 신선한 깻잎과 쫀득한 떡, 그리고 쫄깃한 당면을 넣은 야채곱창.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데?

    “곱창 하면 역시 야채 곱창이지! 깻잎과 곱창을 같이 먹으면 향긋한 깻잎 향과 말캉한 곱창의 식감이 동시에 느껴지니까 말이야. 혹시 맛있게 먹는 비법과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맞아. 나도 평소에 가장 즐겨 먹는 건 야채 곱창이야. 매콤하고 짭쪼롬해서 밥을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지. 맛있게 먹는 비법이 ‘야채곱창 먹기’는 아니지만 말이야.”

    돌다리길의 곱창은 소주와 들기름을 사용하고, 곱창을 직접 씻어 누린내를 없앤다. 곱창의 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

    “정말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네? 신기하다. 집 근처 고기 집에서 파는 곱창은 이상한 냄새가 나서, 결국 손도 못 대고 나온 적이 있거든.”

    “나도 그런 적이 있어서 곱창은 냄새가 난다는 오해를 하고 있었는데, 곱창 전문점인 만큼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봐.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가잖아.”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인 곱창은 알콜 분해 작용이 뛰어나며 위벽보호, 소화촉진 등의 작용에도 좋다. 동의보감에도 곱창이 등장한다는 사실!

    “곱창은 남자들이 즐겨 찾는 줄 알았는데, 손님 중에 여자가 더 많은 것 같아!”

    “그래? 난 평소에도 곱창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여자들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 곱창은 여자들의 피부 미용에도 정말 좋은 식품이라고 하던데?” “그게 정말이야? 빨리 익어라, 곱창아!”

    돌다리길 곱창골목의 양념 곱창은 각 가게들의 오랜 노하우가 그대로 반영된 비밀 양념을 사용한다. 한 번 먹어 본 사람들이 또 찾아 올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것.

    “탱탱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내가 기대했던 딱 그 맛이야! 그런데 이 곱창의 양념은 다른 곳에서 먹었던 맛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 하지? 깊은 맛?”

    “그건 이곳의 곱창들이 모두 천연 양념을 사용하기 때문이야. 물론 아닌 곳도 있겠지만, 천연 재료를 사용해서 개발한 양념은 돌다리길에 있는 곱창 가게의 자부심이라던데?”

    돌다리길 곱창골목에서는 하나같이 상추를 밑반찬으로 제공한다. 양념을 하지 않은 곱창을 소금장에 찍어먹거나, 야채 곱창을 밥과 함께 먹어 온 사람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자, 내가 해 주는 대로 한 번 먹어봐. 상추 위에 작은 풋고추 하나를 올리고, 곱창 한 점, 깻잎 한 장, 그리고 종류별로 야채들을 하나씩 얹으면 완성!”

    “음, 확실히 상추에 곱창을 싸서 먹으니까 짠맛보다 고소한 맛이 더 많이 느껴져. 상추 향까지 더해지니 새로운 맛인데? 이게 맛의 비밀이야?”

    곱창의 쫄깃한 식감도, 깻잎의 향긋함도, 야채의 신선함도, 상추의 아삭함도 돌다리길의 곱창 맛있게 먹는 비법은 아니다. 정답이 대체 무엇 이길래?

    “이제 진짜 돌다리길 곱창을 보여줄게. 짜잔, 실은 이게 바로 그 비밀이야!”

    “응? 뭐야. 이 초장은 밑반찬 나올 때부터 계속 여기 놓여있었잖아. 풋고추가 아니라 곱창이랑 같이 먹는 거였단 말이야?” “맞아. 돌다리길 곱창은 이렇게 먹어야 한다니까? 주변의 테이블들을 잘 봐!”

    돌다리 곱창골목에서는 대부분 상추와 동치미,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 중 돋보이는 것이 바로 동치미 한 그릇. 초장을 찍어먹는 법까지 배웠다면, 동치미 한 숟갈 차례!

    “초장과 곱창이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조합인데도 실제로 먹어보니 기가 막힌 걸? 야채곱창 뿐만 아니라, 양념곱창이나 소금곱창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하하, 다 삼키고 말해야지 뭐가 그렇게 급해? 자, 이게 마지막 순서야. 이 시원한 동치미 한 숟갈이면 돌다리길 만의 곱창 먹는 비법이 완성된다고!”

    동의보감에서는 곱창의 효능에 대해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 준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소주는 물론이고 맥주에도 어울리고, 야채곱창이나 양념곱창을 먹었다면 밥을 볶아 먹는 순서도 빼 놓을 수 없지요.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돌다리길 곱창 골목은 맛을 찾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피로에 지친 저녁,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매콤한 양념 곱창을 초장에 콕 찍어 소주 한 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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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지역전라북도 부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 프롤로그
    • 1.부안의 구석구석을 누비다 보면
    • 2.죽 한 그릇으로 되겠냐고?
    • 3.엄마 생각이 난다
    • 4.바지락과 백합에 주목!
    • 5.지역의 문화가 담겨있지 않겠어?
    • 6.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은 넣어둬
    • 7.천일염이 빚은 곰소젓갈
    • 8.한 상 받아본 소감은?
    • 에필로그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 전라북도 부안군 -

    우리네 어머니는 심한 감기로 고생하거나 며칠씩 앓아누우면 간장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흰 죽을 끓여주시곤 하십니다. 흰죽 한 그릇이면 생기가 돌고 기력이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몸이 쇠약하거나 아픈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만 여겨졌던 죽이 이제는 별미로 우뚝 서게 되면서 어엿한 부안 대표 별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면이 바다와 접해있는 부안은 갯벌이 발달하여 바지락과 백합의 품질이 우수하고 곰소 젓갈은 심심한 죽과 어울려 금상첨화를 이룹니다.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부안의 한 상을 맛보고 오라’입니다.

    허름해보여도 조개구이, 백합죽, 해물칼국수, 해물매운탕, 산 우럭매운탕 등 맛 좋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들이 모항 쪽에 가득 몰려 있다.

    “아침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녔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어디 맛집 없을까?”

    “부안에 왔으면 죽 한 그릇은 먹고 가야지! 아까 문화해설사가 하는 이야기 못 들었어? 부안 죽 한 그릇 먹고 가면 그 한해 잔병치레도 안 한다잖아.” “아! 그럼 죽집으로 가자!”

    여행지에서 죽 한 그릇이 허기를 달래줄까 생각이 들면 일단 주문부터 하고보자. 가짓수가 많아 한 상이 아니라 그 맛과 재료의 든든함으로 만들어진 한 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죽 한 그릇만으로 배가 부를까? 난 지금 배고파서 쓰러질 지경이야.”

    “얘는. 뭘 모르는구나. 부안의 바지락과 백합이 들어간 죽 한 그릇이면 얼마나 든든한데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씹는 맛도 강하다고!” “여기 바지락 죽 하나랑 백합 죽 하나요~”

    얼굴이 야위거나 기력이 쇠한 사람에게 ‘피죽도 못 얻어먹고 다니냐’는 말을 하곤 한다. 그 옛날 죽 한 그릇이면 상다리 휘어지는 12첩반상이 안 부러웠다.

    “옛날에는 아플 때만 죽을 먹었었는데 요즘에는 건강을 위해서도 먹고 입맛이 없을 때도 죽을 찾는 것 같아.”

    “맞아, 자극이 없고 부드러워 소화도 잘되고 옛날에 엄마가 끓여준 죽 한 그릇이면 병도 깨끗하게 낫는 기분이었고. 아~ 울 엄마 생각난다.”

    지역의 별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 속 재료를 알 필요가 있다. 이름에서부터 그 재료를 알 수 있는 바지락과 백합이 왜 부안을 대표할까?

    “바지락이 이렇게 통통하고 쫄깃한지 몰랐어. 부드러운 쌀에 쫄깃한 살점이 있어 씹는 맛도 좋은 것 같아. 씹을수록 고소한 맛도 나고. 그런데 요즘은 죽 종료와 맛도 다양해지지 않았어? 왜 부안은 바지락죽과 백합죽이 별미일까?”

    “그러게, 식당 아주머니께 여쭤볼까?”

    지역의 대표 별미가 된다는 것은 환경적 요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 그렇다면 부안의 지리와 바지락, 백합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학생들이 참 똑똑한 질문을 했네. 그건 우리 부안 지리랑 관계가 있지. 부안은 삼면이 바다와 인접해있고 또 갯벌이 좋지 않겠어? 거기서 통통하고 질 좋은 조개류를 많이 캐낼 수 있지. 그래서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나온 게 아니겠어?

    "그리고 조개에 단백질과 아미노산, 글리코겐같은 영양가도 높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지.”

    부안의 명물 중 곰소 젓갈을 빼놓을 수 없다. 곰소염전에서 채취한 질 좋은 소금으로 담근 젓갈은 죽과 최고의 음식 궁합을 이룬다.

    “간이 맞는다고 해도 조금 심심한 것 같은데?”

    “그럴 땐 반찬으로 나온 곰소젓갈을 올려 먹어봐. 짭짤하고 쫄깃한 젓갈이 삼삼한 맛의 죽과 잘 어울릴 거야.” “죽 한 상에 부안의 맛을 다 느낄 수 있구나!”

    천일염이 빚은 곰소젓갈과 서해바다 청정 수산물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곰소젓갈시장으로 가보자. 곰소젖갈이 부안 명품죽을 빛내듯 부안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변산반도 쪽으로 가보자! 그곳에 인천 소래포구, 홍성 광천과 논산 강경 등과 함께 젓갈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젓갈시장이 있어.”

    “맞아. 그곳 젓갈은 천일염과 근해의 싱싱한 어류를 원료로 1년 이상 저장했다지. 특히 곰소젓갈 맛을 결정짓는 곰소염전소금은 영양분이 많고 쓴맛도 나지 않아 지금도 알아줘.”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많은 음식이 차려진 한 상이 아닌 풍부한 영양과 아낌없이 넣는 싱싱한 재료들, 게다가 곰소젓갈이 함께하는 부안의 죽 한 상 받아본 느낌은 어떨까?

    “사실 죽 한 그릇이라고 해서 배가 부를까 생각했는데 어쩐지 마음이 더 든든해진 기분이야. 몸이 훨씬 건강해진 느낌도 들고.”

    “오늘 부안 제대로 탐방하고 가는데? 왠지 돌아서면 또 생각날 것 같은 매력적인 음식인 것 같아.”

    죽 한 그릇으로 무슨 한 상을 차릴까 생각하시겠지만 음식의 가장 기본인 쌀로 가장 기본적인 맛을 내는 한 상차림은 몸과 마음까지 든든하게 만들어줍니다. 부안 갯벌에서 난 오동통한 바지락과 백합이 들어가 바다냄새 가득 풍기는 죽 한 그릇은 달아난 입맛을 당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맛과 영양이 가득하고 심심함과 짭짤함이 넘나드는 부안의 맛을 한 번에 맛보고 싶다면 부안 바지락 죽과 백합죽으로 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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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홍빛으로 가을을 물들이다

    주홍빛으로 가을을 물들이다

    지역경상북도 청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주홍빛으로 가을을 물들이다

    • 프롤로그
    • 1.감물 들이는 마을
    • 2.98년 시작된 역사
    • 3.예던 길 따라
    • 4.느티나무 공방에 들르면
    • 5. 자연에서 얻은 염색재료
    • 6.세상에 하나뿐
    • 7.말 그대로 감빛고을
    • 8.옛 기억이 새록새록
    • 에필로그

    주홍빛으로 가을을 물들이다

    - 경상북도 청도군 -

    가을이 깊어갈 무렵이면 감의 고장 경북 청도는 온통 주홍빛으로 넘실댑니다. 마을은 물론 들과 산, 심지어 도로변까지 감빛으로 도배됩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농가가 감농사를 짓기 때문일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물이 들어 아끼던 옷을 버려야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감은 훌륭한 염색 소재이기도 하다는 걸 이곳에서 깨닫습니다. 청도에는 감염색 공방 10여 개가 밀집해 이맘때 감물로 천을 염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청도 천연염색공방에서 가을을 주홍빛으로 물들여라!’

    청도지역이 주홍색 물결을 이루는 깊은 가을날, 화양읍 유등리 꼭두서니 감물염색전시장 어디에서나 감물로 천연염색을 한 천 말리기 작업을 쉽게 볼 수 있다.

    “저기를 좀 봐. 감물로 염색한 천을 햇볕에 말리고 계셔.” “마당 한가득 저렇게 감물 밴 광목이 빨랫줄에서 펄럭이는 장면은 청도의 또 다른 가을풍경이 아닐까?”

    “맞아. 그런데 이곳은 또 달라. 저분처럼 소금물 뿌려주는 과정을 거듭하는 이유는 뭘까?”

    청도군 전역에 천연염색 공방들이 즐비하다. 홍시가 무르익을 무렵 이곳 꼭두서니 감물염색전시장에 가면 감물들이기도 체험이 가능하다고.

    “감물 입히는 횟수, 물을 뿌려주는 빈도에 따라 스무 가지도 넘는 색깔이 나옵니더.” “아~ 그렇군요!”

    “청도에서는 우리 천연염색 공방이 원조라예. 우리 대표가 원래 다른 사업하다가 요 근방에서 천연염색 시작한 게 벌써 십 수 년도 더 됐쟤 아마.”

    천연염색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꼭두서니 공방 주변으로 소소하게 놓인 하나하나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건조장 옆 쪽밭까지…. 이 부지가 다 체험장으로 쓰이나 봐요?” “맞심더! 10여 년 전만 해도 천연염색은 초창기라 꼭두서니가 대표적인 체험장으로 부상했지예.”

    “전시실에서 내다보면 마치 별장과 같은 아늑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주민들의 구수한 모습은 체험장을 찾는 손님들을 편안하게 한다. 이중 느티나무 공방은 옻염색을 전문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데?

    “안내하시는 분 말씀대로, 옻염색 과정에서 제직과 화공 등 섬유 계통에 30년이나 종사한 경력자들로부터 기술을 정말 배울 수가 있을까요? 상당히 고급기술일 텐데.”

    “아니라예. 천연염색 기술을 함께 나누고 저변확대를 위해 천연염색 체험학습의 기회의 문을 이렇게 활짝 열어두고 있는 것도 우리 장점 아인교.”

    실내 어디든 들어서면 벽장과 탁자에 진열된 완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재료는 다 어디에서 얻어지는 것일까?

    “염색천으로 생활한복, 침구류, 커튼, 방석, 가방, 모자, 슬리퍼 버선, 토시, 식탁보, 속옷류, 카펫, 신발 등 못 만들 것이 없네요. 다 감물로만 이런 색이 나온 건가요?”

    “감물뿐이 아니지예. 쪽과 치자, 애기똥풀, 꼭두서니, 자단목, 석류, 황토, 복숭아 가지, 쑥, 쇠뜨기, 밤 껍질 등 색감 내는 자연의 모든 것이 귀중한 재료라 안 합니꺼.”

    이곳뿐 아니라 대구 종로에서도 꼭두서니 전문판매점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염색천으로 가방이나 방석 등 아기자기한 용품이 탄생할 땐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짜잔~ 내 손에서 탄생한 식탁보! 정말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럽기까지 해요! 하지만 옆에서 다 도와주셔서 제가 만들었다고 말하기가 좀 멋쩍네요.”

    “한 주에 한 번씩 개인교습도 하니까, 집 가까우면 들르고 해. 우리 체험 프로그램은 생쪽체험 7~9월, 쑥염색 6~8월, 감염색 5~12월에 가능하니 참고 하시고.”

    감빛고을에서는 1200여 평의 넓은 공간에서 천연염색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실에 염색을 하는 ‘사염’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는데?

    “사염? 그게 뭐죠?” “말 그대로, 실에 염색하는 기라예. 단순해보여도 천연염색 단점은 극복하고 더 다양한 색상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이만한 게 없지예. 아, 결국 특허까지 획득했다 아입니꺼.”

    “방법을 터득하려 2년 넘게 실험을 거쳤다는 게 바로 이거로군요!”

    청도에는 다양한 감 관련 체험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감 따기는 단연 인기. 끝 부분에 가위가 달린 장비도 있지만 잠자리채 모양의 정겨운 옛 도구를 직접 활용해보자.

    “이 반시를 봐. 청도에서만 볼 수 있지. 달콤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이 맛. 먹을 게 지천에 널린 요즘도 가을이 되면 그 옛날 할머니 체취가 묻어나는 홍시가 그립더라.”

    “또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는구나. 하긴, 시골집에 가면 ”내 새끼들~“ 하시며 서리가 내린 뒤 딴 홍시를 대광주리에 그득 담아서 내어주셨지.”

    추억의 계절 가을이면 감에 담긴 추억을 반추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감은 풍요의 상징입니다. 주먹만 한 감이 가지가 부러질 듯 주렁주렁 열리면 저마다 오래된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쟁반처럼 납작하게 생긴 청도의 홍시가 반시(盤枾)로 불리듯, 청도에 가면 감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다시금 쌓고 올 수 있습니다. 이중 감물염색은 이 지역에서만 보고 또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움은 더욱 배가됩니다. 감 수확철 `청도반시축제`가 열리는 시점에 맞춰 꼭두서니로 색다른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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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 책에 취하다

    종이 책에 취하다

    지역부산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종이 책에 취하다

    • 프롤로그
    • 1.텁텁한 책 냄새
    • 2.헌 것과 새 것의 조화
    • 3.찬 바닥에 박스 한 장, 그리고…
    • 4.비밀스러운 변신
    • 5.동화 속으로
    • 6.글자예술
    • 7.책의 소리를 듣자
    • 8.오래된 추억의 향수
    • 에필로그

    종이 책에 취하다

    - 부산광역시 중구 -

    ‘책을 읽다’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들릴 것입니다. 두 손에 들어오는 종이묶음은 반으로 접혀있는 형태를 하고, 한 장 한 장이 넘어가면,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세상이 점차 선명해져 갑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책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져 버렸습니다. 언젠가부터 작은 화면 속에 담긴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형태의 E-BOOK이 탄생하고, 사람들은 교과서 이외에는 책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고들 말합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사라져 가는 책을 마음속에서부터 되살려라!’입니다.

    종이가 사각거리는 소리, 조금은 날리는 먼지와 오래된 종이의 텁텁한 냄새가 향수를 자극한다. 이래저래 쌓인 책들이 정겹다.

    “종이에 쓰여 진 분류표는 처음인 것 같아. 대형서점의 체계화 된 분류만 보다가, 손글씨로 철학, 자기개발, 종교서적 하고 쓰인 것을 보니 정말 옛 골목에 온 것 같은 기분이야.”

    “조금은 현대적으로 개선을 한다면,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텐데도 이런 전통과 문화를 이어가는 것이 놀라워.”

    그저 헌 책방의 고리타분함만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현대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이 새로움을 더해주고 있을까?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골목 여기저기에 들어서 있는 모습이, 꼭 책 한 권을 사서 저 곳에 들려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야.”

    “책과 커피는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지. 현대적인 해석이기도 하지만, 이런 헌책 골목의 헌책들과도 찰 어울리는 건 사실이야.”

    책을 사고, 팔고. 공부가 하고 싶었던 지식인들이 모여 이루어낸 책방골목. 그들의 지식이 돌고 돌아 이곳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본래 이 책방 골목은 노점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알고 있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헌책을 팔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해.”

    “그래서인지 책방 안에 들어가기보다도, 이렇게 좁은 골목을 지나면서 밖에 내어져있는 책들이 더 구경하기 좋은 것일까?”

    날이 저물자 책방이 하나 둘 씩 문을 닫는다. 뽀얀 빛을 내뿜던 전구가 꺼지고 우당탕하는 정겨운 소리와 함께 가게 셔터가 닫힌다. 비밀스러운 변신을 시작하는 것이다.

    “닫힌 책방들에서도 볼 것이 있다니 놀라워. 하나하나 놓칠 것이 없는 책방 골목이라는 말이 헛소문은 아니었나봐.”

    “맞아. 뿐만 아니라 그저 좁은 길바닥에도 향수를 자극하는 비밀스러운 공간들이 있으니 그것을 따라 걷는 것도 재미있어.”

    책방 골목을 반쯤 지났을까, 옆으로 난 높은 계단길이 보인다.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어떤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

    “동화 속 세상을 그림으로 그려 벽화마을을 만들어 두었구나! 아이와 함께 온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

    “아이들은 동화 속으로 직접 들어온 듯한 기분에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있어. 하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아!”

    글자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캘리그라퍼들은 디자인적인 글자를 써내기 위해, 그 속에 많은 감정들을 담아 두었나 보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왜 캘리그라피 갤러리가 있는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글로 이루어진 예술이니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는 해. 게다가 글자를 지루하게 배치해 놓은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줄에 걸려 빛을 받고 있는 캘리그라피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화려한 것 같아.

    이곳의 책들은 어느새 문화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매년 열린다는 책방골목문화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책은 읽는 것이지, 소리가 어디에서 난다고 소리를 듣자 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일까?”

    “에이.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책의 소리는 책장을 넘길 때부터 시작해서 책을 덮을 때 까지 모든 것이 소리가 되어있어. 게다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를 떠올려보면, 책에서 소리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걸?”

    켜켜이 쌓인 책들을 둘러보다, 어릴 적 보았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이 책이 맞는지는 가물가물 하지만,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살아있는 주인공이 생각난다.

    “이곳에 오면 오래된 추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같아. 책뿐만이 아니라 오래된 사진기, 삐걱이는 나무의자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책을 무작정 쌓아놓고 파는 노점상도 아니고, 이제는 조금은 체계화 되어서 볼 것도, 배워갈 것도 많은 부산의 명물인 것은 분명해.”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상인들이 모여 만들 ‘번영회’가 있다고 합니다. 최근 헌책방 기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그들은, 책에 대한 사랑과 헌 책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들임이 분명하지요. 여러분은 이곳에 오면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요? 적어도 E-BOOK 보다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넘치는 책을 한 번쯤 되돌아볼 수 있다면, 이곳을 찾은 이유가 충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예견되는 종이책. 그 종이책에 대한 가치를 마음 속에서부터 살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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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우리 사랑이 이루어질까?

    정말 우리 사랑이 이루어질까?

    지역충청북도 단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정말 우리 사랑이 이루어질까?

    • 프롤로그
    • 1.산허리를 따라 걷는 숲길
    • 2.옛길에서 만나는 지고지순한 사랑
    • 3.고구려의 생활상이 그대로
    • 4.온달의 충혼이 서린 마을
    • 5.이승과 저승도 넘나든 연정
    • 6.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이 교차하는 온달산성
    • 7.온달을 기다리는 평강이 되어볼까?
    • 에필로그

    정말 우리 사랑이 이루어질까?

    - 충청북도 단양군 -

    먼 과거 전설로 들려오는 평강과 온달의 이야기를 교과서 밖 아름다운 길을 들어보셨나요? 충북 단양군 영춘면 소백산 자락에는 '온달평강 로맨스길'이 있습니다. 이 길이 특히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건 단지 다양한 볼거리와 수려한 자연경관, 교통의 편리함에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길을 걸으면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오늘 <트래블아이>가 여러분께 제안하는 미션은 바로 ‘온달평강 로맨스길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라’입니다!

    긴 보발재를 넘어 비포장도로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숲길을 만날 수 있다. 계명산을 굽이돌아 유장하게 흘러가는 남한강과 태화산의 지맥이 어우러진 이 길 한가운데에 서서 건너편의 산자락 능선들을 바라보자!

    “능선이 격랑을 일으키며 장쾌하게 펼쳐지고 있어. 능선들이 첩첩이 겹쳐져서 그려내는 장면은 말 그대로 ‘압도’의 느낌을 주지 않니? 온달장군의 충혼이 그대로 서려 있는 듯해.”

    “참 로맨틱하지 못한 발상이구나. 그뿐만이 아니야. 주변을 봐봐. 반듯반듯하게 자란 삼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다. 군데군데 자리한 산초나무와 호랑 버드나무가 너무 아름다워.”

    1400년 만에 뚫린 이 길에서 듣는 온달과 평강에 얽힌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더 생생하게 다가올까?

    “장수가 된 온달이 군사를 이끌고 ‘계립현(鷄立峴)과 죽령(竹嶺) 서쪽의 땅을 되찾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충정어린 맹세를 했지만 아단성(阿旦城) 아래서 화살에 맞아 유명을 달리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적이 있니?”

    “그래. 남편을 내조해 당대 최고 장수로 만들었던 울보 평강공주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해.”

    설화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치열한 삶의 현장인 영춘면 하리 산62번지 일대 화전민촌까지 탐방객에게는 멋진 추억으로 기억될 만하다. 어떤 이야기가 서려 있을까?

    “계명산 중턱에는 옛날 화전민들의 애환이 담긴 화전민촌을 볼 수 있다는데, 바로 이곳이구나. 부지에 화전민가와 대장간, 방앗간 등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해 놨지.”

    “고구려의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듯해. 바보온달이 평강공주를 만나 왕의 사위가 되고 장군이 되어 나라의 운명을 짊어졌던 스토리가 고스란히 묻어 있어.”

    화전민촌을 돌아서면 방터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방터라는 지명은 고구려 군사들의 숙영지에서 비롯됐다. 이 지역 대부분의 지명은 병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데?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했던 전장의 모습이 지금도 역력하게 자리하고 있네.”

    “1만명의 병사들이 진을 쳤다는 대진목과 고구려의 투석기를 숨겨 놓았다는 은포동, 병기를 만들고 수리하던 쇠골, 고구려 병사들이 거친 남한강물에 휩쓸려 죽었다는 망굴여울 등 정말 다양한 고구려 전투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

    고구려 장군의 충혼이 서려 있고 옛 향기가 그윽한 온달산성에 서면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신분을 뛰어넘은 지고지순한 사랑이 느껴질까?

    “장군의 넋이 이곳에 서려 있는 듯해. 그의 결의가 얼마나 굳었던지 장사를 지내려는데 관이 움직이지 않았다지 아마.”

    “그때 ‘죽고 사는 것이 이미 결정됐으니 돌아갑시다’라는 평강공주의 말에 비로소 남편의 관이 움직였다고 해. 가슴이 뭉클해져 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온달산성은 590년에 고구려가 남한강 유역을 탈환하기 위해 성산(427m)에 쌓은 길이 682m의 반월형 석성이다.

    “바보온달이라고 불리던 온달이 평강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삼국사기> ‘열전’의 온달 이야기는 백제의 무왕 설화와 흡사해.”

    “맞아. 이곳에서 온달은 “계림령과 죽령 서쪽의 땅을 되찾지 못한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라며 출정하였지만 아단성(阿旦城) 아래에서 신라군과 접전을 벌이다 죽음을 맞지.”

    인근에는 고구려 문화체험의 명소 온달관광지와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가 자리해 문화관광체험과 함께 다양한 산촌체험도 겸할 수 있다. 무엇을 하며 둘만의 추억을 남겨볼까?

    “산책로 왼쪽으로 굽이치는 남한강의 아름다운 경치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어. 길을 따라 양쪽에 더덕과 산나물이 지천으로 나 있네.”

    “나물을 채취하고 더덕을 캐는 체험도 가능하다고 해. 여기서 전장에 나간 온달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물들을 한번 캐볼까?”

    보발분교에서 시작해 방터마을을 지나 온달산성을 오르는 숲길. 여기서 다시 온달관광지로 내려가는 11.7㎞의 ‘온달평강 로맨스길’을 걷다 보면 단양 대표 관광지가 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됩니다. 특히 이 길을 연인들이 걷고 싶어 하는 이유가 단지 소백산 자락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온달상성이 있기 때문일까요? 두 사람의 사랑이 정말 이루어질지는 걸어봐야 알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트레킹을 마친 후에도 온달과 평강의 신분을 뛰어넘은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거라는 겁니다. 이번 주말은 로맨스를 찾으러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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