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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가 품은 보물

    바다가 품은 보물

    지역전라남도 신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바다가 품은 보물

    • 프롤로그
    • 1.소금이 나는 섬
    • 2.조미료라고 다 나쁜 건 아니야
    • 3.바다의 보물을 캐러 가자!
    • 4.소금이 되기까지
    • 5.“오늘 체험을 해보니 그 과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6.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결
    • 7.걷기 좋은 길
    • 8.반짝이는 추억은 덤
    • 에필로그

    바다가 품은 보물

    - 전라남도 신안군 -

    소금은 음식의 간을 맞추기도 하고 일정량의 나트륨 섭취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조미료입니다. 소금의 종류도 천일염과 정제염, 맛소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소금으로는 천일염을 꼽습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가두어 햇빛으로 증발시켜 만든 하얀 소금으로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바다가 품은 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전라남도 신안의 염전은 질 좋은 천일염 생산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전남 신안에서 바다와 햇빛이 품은 보물을 만나고 오라’입니다.

    우리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소금이다. 음식에 맛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조미료인 소금을 만나러 가자.

    “오늘 우리가족 여행지는 전라남도 신안이란다! 바로, 소금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지. 듣기만 해도 신나지?”

    “소금을 만나러 전라남도 까지 간다고요? 소금은 부엌에도 있잖아요, 아빠.” “물론, 부엌에도 소금이 있지. 그런데 오늘은 직접 소금을 만들어 보기도 할 거란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 지나친 나트륨 섭취로 말이 많다. 하지만 질 좋은 소금과 적당한 섭취는 오히려 음식의 맛과 생활의 즐거움이 된다.

    “아빠, 그런데 소금은 우리 몸을 나쁘게 만드는 주범인 것 같아요. 성인병이나 콜레스테롤도 소금 때문에 그렇고, 또 엄마가 음식은 짜게 먹는 게 안 좋다고 하는 걸요?”

    “물론, 적당량을 섭취 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단다. 하지만 소금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란다.”

    바다와 햇살이 품어 만든 소금은 바다의 보물이라 불리는데, 전라남도 신안에서는 직접 바다의 보물을 캘 수 있다고 한다.

    “바다의 보물을 소금이라고 부르잖니? 그만큼 소금은 아주 귀한 조미료란다. 옛날에는 귀한 소금은 구하기도 힘들었지. 여기 전라남도 신안은 염전은 물론 천일염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자, 오늘은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을 먼저 해보자.”

    “천일염이요? 천일염은 소금을 말하는 거예요, 아빠?”

    부엌에 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소금, 무엇보다 하루에도 매 끼니마다 소금을 섭취하는데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소금은 바다에 녹아있는 풍부한 미네랄을 담고 있단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꽤 복잡하지."

    "우선 바닷물을 채울 밭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햇볕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거두어들인단다. 채취된 소금을 쌓아 간수를 뺀 뒤 포장하여 판매를 하지.”

    신안 염전을 왜 최고로 칠까?

    많고 많은 소금 중에 왜 전라남도 신안 천일염을 최고로 칠까? 그리고 왜 소금박물관까지 생긴 거지?

    “아빠, 그런데 왜 신안 염전과 천일염을 최고로 치는 걸까요?” “염전에서 직접 생산한 우리 소금이기도 하고 깨끗한 갯벌에서 생산하여 게르마늄 성분이나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신안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기도 했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소금이다. 자칫 질이 낮은 소금을 사용하면 김치 맛이 개운하지 않고 쓰고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아빠, 천일염 구매하시려고요?”

    “물론이지, 이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김치 맛이 배가 된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배추나 고춧가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김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소금이란다. 그래서 올 한해 김치는 맛있게 되겠는걸!”

    증도 태평염전은 알록달록 색이 고운 길이 나있어 천천히 걷기에도 좋다. 그래서 증도가 슬로시티가 된 것은 아닐까?

    “아빠, 태평염전을 걷는 사람들도 많네요. 소금박물관을 둘러보고 소금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어쩐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아들 제법인걸! 색색 깔로 물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많구나. 이렇게 가족끼리 걷기도 좋고 연인들이 와도 좋겠구나.”

    소금을 직접 구매하고 체험해보며 새로운 추억이 하나 더 쌓인다. 흔히 먹은 음식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한 아이들에겐 더 많은 느낌표를 얻어가는 여행이 된다.

    “아빠 덕분에 오늘 정말 많은 지식과 체험을 한 것 같아요.” “그래? 그 중에서 어떤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니?”

    “음, 다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아빠와 이렇게 소금을 맛보고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슬로시티 증도의 태평염전은 2007년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된 곳으로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소금생산을 늘리던 염전으로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그 맛과 질이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증도를 찾는 이들은 염전체험뿐만 아니라 천일염을 함께 구매하기도 합니다. 소금박물관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람하고 그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염전에서 아이들은 체험을 하며 자연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져 매년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데요, 느린 동네 신안에서 바다의 보물과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오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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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지역전라남도 여수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hotmark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 프롤로그
    • 1.침묵의 시간을 지나
    • 2.너나 할 것 없이
    • 3.가장 빛나는 순간
    • 4.몸이 먼저 안다
    • 5.가만히 들여다보면
    • 6.검은 모래가 눈을 뜨다
    • 7.뜻밖의 즐거움
    • 8.힐링을 더해주는 풍경
    • 에필로그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 전라남도 여수시 -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에 위치한 ‘만성리검은모래해변’은 독특하게도 검은 모래가 해안가를 뒤덮고 있어 이색적인 멋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이곳이 흥미를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검은 모래가 신경통과 혈액순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검은 모래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그런 효자노릇을 한다는 걸까요? 어떻게 검은 빛을 띠게 됐는지 이곳 모래의 출처 역시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성리 해변 모래의 비밀을 밝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만성리 해변의 검은 모래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명소이다. 복원공사를 거쳐 풍부한 모래를 간직한 옛 모습을 되찾은 해변을 처음 마주한 느낌은 어떨까?

    “이 해안의 모습은 남해의 해변들처럼 아름답고도 정말 특별해. 1㎞에 달하는 해변을 이루고 있는 모래 덕분에 다른 곳보다 이른 시기에 ‘모래 찜질철’이 시작되는 거겠지.”

    “하지만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류와 재해 등으로 이 모래도 상당량 유실돼 그 명성을 잃어 왔어. 생각하면 이런 풍경과 마주하는 것도 어떤 특혜가 아닐까?”

    해변에서 더위도 피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남도 여행. 하지만 만성리 해변은 물속보다도 후텁지근한 모래 속 찜질에 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진풍경을 이룬다.

    “이곳 모래가 각종 신경계통 질환에 좋다지?” “그래서 저렇게 모래찜질에 열을 올리는 건가? 그러면 내 질환에는 해당사항은 없겠군.”

    “아니. 이곳 모래는 부인병 치료에도 신통방통하다고 입소문이 났는데, 아직 모르는 거야?” “거기까지는 잘 몰랐지. 히야~ 고것 참 기특한 놈일세.”

    모래가 온몸으로 열을 발산하는 시간대는 따로 있다. 강한 햇볕을 받은 모래가 멈춰 있던 동화작용을 시작하면 모래찜질을 시작하자.

    “이 모래가 신경통,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다지?” “그런데 말이지, 나는 검은 모래가 몸에 주는 좋은 기운을 잘 느끼지 못하겠어.”

    “아직 태양이 중천을 지나온 것도 아니니 그럴 수밖에! 태양이 이글이글 타올라야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봐.”

    원적외선으로 불리는 모래열이 발산되기 시작하면 다량의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이때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내어주는 모래의 원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지금이야. 지글지글, 검은 모래가 열을 뿜기 시작했어!”

    “이때 모래가 발산하는 건 단지 열뿐만이 아니지. 원적외선이 함께 나오면서 모래가 함유한 철 성분을 우리 몸에 전해주는 거야.” “아~ 그렇구나! 정말이지, 이거 천연 찜질방이 따로 없는데!”

    단지 맨발로 뜨거운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이 드는 만성리 해변. 검은 모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색깔 외에도 특별한 뭔가를 찾게 된다.

    “이 알갱이를 자세히 봐봐. 검은 데다 일반 모래보다 4~5배 가량 굵어. 모래찜질은 가능해도 모래성 쌓기는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겠다.”

    “바로 그게 이 모래가 명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인 거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굵은 모래 덕분에 햇볕 전도율도 높을 수 있다고.”

    만성리 해변에서는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을 맞아 혈액순환을 돕는 검은모래 찜질 행사가 열리는 날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다.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모래에 눈이 있어서 이르는 말은 아닐 텐데?” “모래 속 깊이 쌓였던 뜨거운 지열이 모래 위로 올라오는 때를 말하는 거지.”

    “와~ 그때가 언제인데?” “바로 매년 음력 4월 20일이야. 오늘을 음력으로 치면 얼마나 남은 걸까?”

    만성리해수욕장이 목적지라면, 1926년 일제가 호남의 미곡을 군량미로 비축하기 위해 뚫은 마래터널도 눈여겨볼 거리다.

    “여기가 바로 마곡터널이야.” “벽면의 낡은 흔적들을 좀 봐. 쇠망치와 정으로 쪼아 급하게 만든 모습이 역력해.”

    “맞아. 그런데, 여기는 1차로인데도 막힘이 거의 없는 것 또한 특징이라면 특징이야. 차량이 왕복 운행는 중에 터널 중간중간 대기소에서 양보하며 가기 때문인가?”

    마래터널을 지나 검은모래만성리해변~모사금해변~신덕해변~한구미터널을 오가는 길은 아름다운 해안을 바라보며 달리는 명품 드라이브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마래터널을 지나면서 줄곧 드넓게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가고 있어. 화양면을 지나 끝자락 백야도까지 가는 여정도 탁월한 풍경을 선사했는데, 여기도 그 못지않은걸?”

    “정말 그래. 개통되고부터 여수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변은 죄다 이 도로 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더군.”

    만성리해변을 지나는 해안도로는 수려한 경관으로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특히 해변에 서서 오동도와 여수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곳이지만, 여러 질환에 효험을 보인다는 검은 모래 덕에 모래찜질은 필수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백사장은 꽤 아담하지만, 바닷물마저 따뜻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올해는 어디로 바캉스를 떠나야 하나, 피서철 많은 인파로 고생깨나 하지 않을까 고민된다면, 만성리 해변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그러면서도 조금은 더 특별한 바캉스를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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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지역전라남도 영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프롤로그
    • 1.세상을 밝히는 물레방아
    • 2.특색 있는 모습!
    • 3.왜 저곳에?
    • 4.새롭게 피어나다
    • 5.독특한 배치
    • 6.지켜보고 있다!
    • 7.불교의 마음
    • 8.오래됨과 새로움의 정취
    • 에필로그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전라남도 영광군 -

    전라남도 영광은 호남 제일의 포구라고 전해집니다. 영광에 몰려든 사람들은 풍요로운 곡창과 고즈넉한 산에 반해 삶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힘들 그대로 담은 특산품인 영광굴비와 천일염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포구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곳에는 그 빛을 잃을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가 담긴 하나의 명소가 있습니다. 백제시대, 불교문화가 시작된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불갑사의 숨은 그림을 찾아라!’입니다.

    불갑사 관광지구 입구에 위치한 농촌테마공원은 전국 최대규모의 물레방아를 비롯해 인공폭포, 108분수와 연꽃수생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호젓한 멋을 자아낸다.

    “불갑저수지 수변도로에 형형색색 가로등이 있어서 공원 전체가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쳐요!”

    “풍력가로등이라 자연치화적 의미도 갖지. 바로 저 천년방아에서 대체에너지가 생성되는 거야. 야간에는 4색 전구에서 뿜어내는 조명과 주간에는 프로펠러의 역동성을 볼 수 있어.”

    불교의 불(佛), 그리고 갑을병정의 갑(甲)을 합친 이름 ‘불갑사’. 말 그대로 최고 사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 바로 이곳이다.

    “불갑사의 차분함 뒤로 솟은 산의 푸르름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산이 불갑산이 맞나요?”

    “그렇단다. 그 어색한 느낌은 아마 독특한 기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구나. 다른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기와가 아니니 조금 어색하지?”

    이곳의 기와 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붕위에 올라선 이것은 남방 불교의 형태를 받아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것이 저렇게 지붕 위에 올라서 있으니 신기하구나.”

    “저것이 바로 스투파이군요! 용마루 위에 올라 앉아있는 저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했어요!”

    사찰에 들렸으니,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서는 문이 조금 색다르다.

    “대웅전으로 들어서는 문들 중에서 한 문의 창살이 다르게 만들어져 있구나. 알록달록한 모습이 참 예쁘구나!”

    “그 색 뿐만 아니라 조각이 된 모습도 정말로 섬세해요. 대웅전의 문창살이 이렇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대웅전 안에 들어오면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듬직한 불상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무언가 다른 것 같은데?

    “문을 보고 향해 있어야 할 불상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네요. 들어서자마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문의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불상에 닿아있는 모습에 부처님의 모습이 더욱 근엄해 보이는 걸?”

    보통 천장에 새겨진 동물이라 하면 곧잘 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찰은 그 장식부터가 특이한 것은 분명하다.

    “천장에 쥐가 있네! 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기어가는 듯한 저 쥐 조각은 검은색, 흰 색의 두 마리가 있구나.”

    “조금 징그럽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쥐가 밤낮으로 시지 않고 마음을 정진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 하니, 이제는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검은 기와와 어울리는 어두운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단청 없이 그저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구부러진 나무 기둥이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거스르지 않는 불교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이 건물 뒤에는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겠지?”

    불갑사를 나와 수변 공원을 따라 걷는다. 불갑사 담장 곳곳에 피어난 상사화의 이름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너무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탓일까요? 옛것에 대한 아름다움보다는 새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해준 곳인 것 같아요.”

    “잘 보존되지 않은 탑을 읽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안타까움을 말하는구나. 하지만 불교에 대한 굳은 의지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곳이 아닐까?”

    불갑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찰이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가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불갑사를 걷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불교의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불교에 대한 정서가 자리 잡지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되나요? 이곳,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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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출산 정기를 품다

    월출산 정기를 품다

    지역전라남도 영암군 편집국        사진영암군청 2017-02-16 호감도

    월출산 정기를 품다

    • 프롤로그
    • 1.여름을 만끽하다
    • 2.월출산 자락에 닿다
    • 3.최고의 자연!
    • 4. 천왕봉 자락의
    • 5.끝없이 흐르다
    • 6.자연 그대로의 휴식
    • 7.전문가의 손길
    • 8.자연수로 기를 받다
    • 에필로그

    월출산 정기를 품다

    - 전라남도 영암군 -

    전라남도 영암. 그곳에는 산세가 금강산과 비슷해 ‘남한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지닌 월출산이 있습니다.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암괴봉으로 이뤄진 자연 경관이 매우 뛰어납니다. 한국의 산들 중에 가장 잘생겼다는 월출산국립공원 전역에는 산의 맑은 기운과 맥반석과 산림에서 방사 하는 원적외선과 피톤치드를 쐴 수 있는 기체험 공간이 널려 있습니다. 출발 지점에 있는 월출산 기찬랜드에는 천연자연수 풀장, 기건강센터 등 볼거리와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월출산의 정기를 품어라!’입니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계곡과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늘 정비되지 않은 모습과 기대 이하의 맑음에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산 속에 수영장을 조성했다고 해서 크게 다른 것이 있을까? 자연 풀장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은, 그저 입장료를 받기 위한 곳이면 실망할 것 같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월출산의 기를 가득 담아 흐르는 물과, 단순한 계곡의 모습이 아닌 화려한 ‘기(氣)찬랜드’의 모습은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한 폭의 동양화에 담긴 듯, 아직 새벽안개가 채 거치지 않은 월출산의 모습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그를 감싼 강인한 기운이 느껴질 것이다.

    “월출산은 산 속에서 달이 떠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경관을 볼 수 있다고 해. 그렇다면 월출산을 달을 품은 엄청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

    “맞아, 그 속에 기운이 가득하다고 하니, 기찬랜드가 만들어놓은 이 자연풀장과 휴식처는 기 기운 속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일 거야.”

    해발 500m를 넘어서면 산의 녹음이 더욱 짙어지고, 그만큼 마음속을 채우는 월출산의 기운도 실감이 난다. 이곳에서 뜻하지 못한 다리 하나를 만날 수 있다는데?

    “이 구름다리를 좀 봐요. 너무 아찔해서 도저히 건너갈 수가 없겠어요.”

    “국내 최고 높이라니 겁먹을 수밖에. 하지만 불안해할 거 없어. 1978년에 만들어졌지만 탐방객의 안전을 고려해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새 구름다리를 설치했으니까.” “휴~, 그러면 한번 믿고 건너볼까요?”

    월출산 천왕봉 자락의 기가 한 곳으로 모여 흐른다. 여느 워터파크처럼 화려하지 않은 자연은, 여름을 그대로 담은 햇빛이 쏟아지는 것 같다.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수영장이 있어. 하지만 그보다도 야외에 흐르는 계곡형의 자연 풀장이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아.”

    “야외라는 이유 때문은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오고 있잖아. 월출산을 찾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청명함이, 이 자연풀장이 아닐까?”

    고여 있는 수영장이 아니다. 정말 산에 흐르는 계곡마냥, 그렇게 흘러내리는 물줄기에 망설임 없이 사람들이 뛰어든다. 이 물은 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수영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들은 모두 월출산 계곡을 흐르는 맥반석 자연수라고 해. 억지로 정화 해놓지 않은 자연의 깨끗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물도 좋고, 자연도 좋고.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 끼리 오기도 한 사람들이 모두 이 맑은 물에서 하나같이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있는 것 같아.”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지쳐오는 몸을 앉히고 싶어진다. 그러면 그저 시원한 나무 그늘 한 곳을 골라 자리를 깔고 앉는다. 이 자연이 모두 내 것 같을 것이다.

    “수영장이 갇혀져 있는 것처럼 자연과가 구분되어있지 않아서 산에 온 것인지, 수영장에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야.”

    “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자. 평상이나 돗자리도 모두 대여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겠어!”

    월출산 출발 지점에 있는 기(氣)찬랜드에는 천연자연수 풀장을 비롯해 가야금동산, 하춘화 노래비 등 볼거리가 가득하고 기(氣)건강센터와 같은 휴식공간도 갖춰져 있다.

    “지상의 기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을 그저 험한 바위산으로만 생각했는데, 바위가 다 원적외선을 내뿜는 맥반석이라니, 맥반석의 기를 받으니 온몸에 활력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나는 아직 피로가 덜 가셨어. 기건강센터에서 전문 안마사의 안마시술을 한번 받아볼까?”

    기찬랜드에는 월출산 맥반석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수를 이용한 5개의 자연형 풀장도 갖추고 있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무더운 여름 뜻하지 못한 피서를 누려보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그만큼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정말 잘 되어있어. 게다가 아이들이 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하던데?”

    “안전요원들이 쉬지 않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으니, 안전도 잘 보장되어 있는 것 같아. 우리는 저 깊은 수영장에 가서 조금 더 놀자!”

    월출산의 기가 잘 스며있는, 전라남도 영암. 이곳에는 새로운 기의 흐름이 있습니다. 문화와 레저가 어우러진 휴양시설 ‘기찬랜드’에서는 자연수로 조성한 풀장을 비롯해 월출산 웰빙 '기찬묏길', 산림욕장, 기건강센터 등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 내내 잃어버린 원기를 이곳에서 다시 회복해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 속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휴식과 정기를 담은 월출산의 정기를 모두 받아 갈 수 있습니다. 풍부한 자연의 기운이 그득한 기찬랜드가 있는 월출산은 한 여름 보양식과 같은 기운을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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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려지는 섬

    느려지는 섬

    지역전라남도 완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느려지는 섬

    • 프롤로그
    • 1.바다를 건너
    • 2.느리게 걷기
    • 3.따뜻해지는 마음
    • 4.돌 위에 논을 만들다?
    • 5.바다 위의 장신구
    • 6.맑은 물, 고운 모래
    • 7.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 8.하루를 묵게 되는 이유
    • 에필로그

    느려지는 섬

    - 전라남도 완도군 -

    201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곳, 완도. 개수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수많은 섬들, 몽돌 해변과 기암절벽을 비롯한 천혜의 절경, 그리고 싼 값에 싱싱한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완도에 포함된 수많은 섬들 중 최고의 섬을 뽑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 후보에 오를만한 자격이 충분한 섬이 있으니, 바로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인 청산도입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한 청산도에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미션, ‘청산도를 느리게 걸어라!’입니다.

    완도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로 50여 분을 달리면 청산도에 닿는다. 저 멀리 빨간 등대와 파란 등대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도착 시간이 다 된 것!

    “바닷물의 빛깔이 특별할 정도로 고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한데? 배 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오십 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야.”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배 위에서 만나는 바닷바람도 정말 기분 좋지 않니? 옛날에 완도 앞바다를 달렸다던 해상왕 장보고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청산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슬로시티다. 모두 합쳐 11개나 되는 슬로길은 청산도의 자랑이라고 하는데, 무엇 때문일까?

    “슬로푸드는 알겠는데, 슬로길은 생소한 이름이야. 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인지 아니?”

    “물론이지. 청산도 슬로길은 원래 청산도 주민들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던 길이었다고 해. 그런데 걸으며 만나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꾸만 저도 모르게 느리게 걷게 되었다는 거야. 느리게 걸었던 길이라 그런지, 길에 붙은 이야기도 많아.”

    슬로길을 따라 느리게 걷다 보면, 청산도에 있는 대부분의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름난 명소가 아니더라도 그 걸음을 계속 멈추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조금만 더 천천히 걷자. 투박한 돌담과 능선을 덮은 소담스런 유채 꽃밭, 싱그러운 청보리 밭을 그냥 지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 능선 위에서는 청산도의 언덕들과 쪽빛 바다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지만, 발걸음이 빨라지지는 않는다니 신기한 일이지.”

    청산도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는 바로 구들장 논. 돌로 구들을 깔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어 만든 논은 삶의 지혜가 묻어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멋이 있다는데?

    “모양이 정말 독특해. 벼농사를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섬의 지형을 저런 식으로 활용했구나. 내륙지방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양새야.”

    “하하, 저기 서 있는 허수아비를 좀 봐. 부표로 만든 머리에 전복 껍질로 만든 목걸이를 걸고 있어. 이것도 청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 중 하나가 아닐까?”

    청산도는 예전에는 미역을 주로 양식했으나, 지금은 전복을 주로 양식한다. 때문에 청산도 안에 있는 수산시장에서는 싼 값에 전복을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언덕 위에서 보니 바다 위에 사각형의 무언가가 떠 있는 모습이 보여. 저게 바로 그 유명한 청산도의 전복 양식장일까? 가지런한 모양새 때문에 양식장이 아니라 바다 위에 띄운 장신구처럼 보이는 걸?”

    “청산도를 한 바퀴 둘러보고 전복을 먹어 볼까? 이곳에서 난 전복이라 더 맛있을 것 같아.”

    섬에 왔으니 바닷가를 걸어보지 않을 수 없다. 청산도의 자랑거리인 지리 해수욕장은 다른 해수욕장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까이에서 보니 물이 정말 맑아. 파도가 치는데도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이니, 계곡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야. 유명한 해수욕장에는 보통 쓰레기가 많잖아.”

    “저쪽을 좀 봐. 사람들이 자진해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어.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까지 맑게 만든 모양이야. 아, 발밑을 조심해! 아기 게 한 마리가 산책 중이잖아.”

    호랑이가 바위를 향해 울었더니, 포효보다 더 큰 울림으로 호랑이를 쫓았다는 전설이 있는 범바위. 근방에는 범바위 전망대가 있으니 이곳에도 올라 보자.

    “이곳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청산도의 명소래. 기가 아주 강한 바위라, 범바위 주변에서는 인재들이 많이 태어나기도 한다던걸? 범바위 일대는 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나침반도 듣지 않는대. 신비의 바위라는 별명은 그래서 생긴 거야.”

    “재미있는 이야기야! 나에게도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청산도를 찾는 사람들은 저녁에 급히 육지로 돌아가는 배를 타는 행동을 삼간다. 일몰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이 청산도이기 때문.

    “천혜의 자연 경관과 함께 보는 일몰은 그 어디서 보는 풍경보다 아름답다고 해. 청산도의 어디에서 일몰을 보더라도 그 풍경에 매료되어 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야.”

    “청산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뒤라 그런지 그 말이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걸? 언덕 위에서 바다와 함께 노을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시 언덕을 올라가 보자.”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을 자랑하는 청산도는 자꾸만 다시 가 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기도록 만드는 곳입니다. 그 풍경을 매일 보는 섬사람들조차 느리게 만드는 곳이라 하니, 그 풍경이 어떨지는 상상에 맡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늘과 바다, 산이 모두 푸르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 청산도. 세 가지의 푸른빛이 조화를 이루니, 그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면 알수록 더 특별하게 보이는 섬이라 하니, 여장을 꾸릴 때 청산도 이야기도 함께 꾸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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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지역전라남도 장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 프롤로그
    • 1.집념의 숲
    • 2.임종국 선생을 회상하며
    • 3.정상에 오르면
    • 4.건강숲길에서 만난 친근함
    • 5.애기단풍 인기도 옛말
    • 6.멋진 편백은 이곳에!
    • 7.마음껏 거니는 치유필드
    • 8.임선생 수목장에서 누리는 참살이
    • 에필로그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 전라남도 장성군 -

    체력 소비가 많은 가파른 산행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다 보면 심신의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습니다. 거기다 숲이 좋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우거진 침엽수림 속에서 명상하며 걸을 수 있는 전남 장성군 서삼면의 축령산휴양림은 산기슭을 가득 채운 편백나무가 치유를 돕고 있어 요즘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더욱 잦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미션패밀리>의 이번 미션, ‘축령산 숲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정화하라!’

    임종국 선생은 벌거숭이였던 축령산 산자락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의 인공조림을 만들며 그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무들만 생각한 것일까?

    “자기 소유의 땅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이곳에서 나무를 심고 또 심었어. 나무를 심는 일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 그는 생을 마치며 "나무를 계속 심어 달라"는 말을 남겼다지?”

    “그래서 이 편백나무 숲을 ‘집념의 숲’이라고도 하나 봐.”

    출발점은 추암마을 주차장. 걷다 보면 임종국 선생 공덕비를 지나 오르막 등산로를 치고 올라간다. 등산로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

    “길이 이렇게 가파를 줄이야!”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의외로 가까우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저기 2층 정자가 보이는데, 잠깐 쉬었다 갈까?” “출발한 지 20분도 안 됐지만 우린 저기서 한 템포 쉬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지!”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인 정자에 오르지 않고는 조망의 즐거움을 모두 알 수가 없다. 정자에 서면 장성을 둘러친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는데?

    “의외로 금방이라고 내가 말했잖아! 가파른 길이지만 이렇게 오르니 휘휘 두른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거라고.”

    “정말이야. 내장산, 백암산이 멀리서 실루엣처럼 보이고 옥녀봉, 장군봉, 병풍봉이 순서대로 펼쳐져 있군. 반대편에도 또 다른 장관이 연출되고 있는걸?!”

    정상에서 정자 옆으로 난 등산길을 따라 하산하는 길, 건강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 낯이 익다. 어디서 본 걸까?

    “이쪽 방면이 바로 영화에 꽤 많이 등장했던 금곡영화마을이로구먼. 옳거니! <태백산맥> 촬영지가 바로 여기였군!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었는데 생각 안 나네.”

    “아무튼 이 축령산은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림으로 이름났지만 정작 이 건강숲길은 산죽,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

    축령산 일대에는 40~50년생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 250여 만 그루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무려 1천148㏊에 달하는 숲 전체를 품어보자!

    “홍길동의 고장으로 유명한 장성군의 나무 하면 백양사 애기단풍이 떠오를 테지만, 지금 이 숲을 좀 봐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알겠어.”

    “이제 ‘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삼림욕의 명소로 주목받는 덕도 크지. 임도를 따라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편백들, 보여? 정말 장관이다!”

    버섯 모양의 명상쉼터와 전망대를 지나쳐 하늘쉼터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특별한 무언가와 마주할 수 있다는데?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그것을 만날 수 있다지?” “도대체 아까부터 뭘 보겠다고 이렇게 잰걸음인가?”

    “바로 여기라네! 이 아름드리 편백나무들. 하늘을 향해 쭉쭉 솟았어! 정말 시원스럽지?” “글쎄. 계속 지나친 편백나무들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군. 우람하고 씩씩해보이네만.”

    편백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걷다 보면 ‘치유필드’가 보인다. 아토피나 천식 환자는 물론 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짙은 솔향기를 만끽해보자.

    “저기 놓인 평상에서 잠시 쉬어가자고. 이 피톤치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니까.” “침엽수는 기본적으로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백의 피톤치드는 그중에서도 최고래.”

    “맞아.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경감시키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한다지.”

    여기서 10여분 내리 걸으면 산소숲길로 접어들고, 이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는 길이 넓지만 오른쪽 오솔길로 방향을 잡으면 임종국 선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임종국 선생 수목장 장소로 가는 길이구나. 산 사면을 따라 난 오솔길은 편백나무들을 피해 요리조리 굽었어.”

    “숲 때문인지 비 때문인지 갑자기 어두워지고 있어. “길 위로 편백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는 거야. 이 역시 선생의 집념의 흔적일까?”

    장성군과 고창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축령산 동쪽자락의 드넓은 휴양림. 그곳에는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 있습니다. 구름이 지나간 푸른 하늘에서 아침햇살이 쏟아지면 상큼한 피톤치드는 온몸을 감쌉니다. 여기에는 죽어서도 나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임종국 선생의 피와 땀도 서려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숲 그늘이 그리운 이즈음,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산세 곱고 야트막한 축령산 초록세상에서 참살이를 누려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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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지역전라남도 장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프롤로그
    • 1.천지인 둘레길
    • 2.아찔한 성벽을 따라 난 성문, 어디에 있을까?
    • 3.돌을 머리에 얹고 종종걸음
    • 4.장원봉 두 형제 이야기
    • 5.억불산의 치맛자락
    • 6.슬픈 바위의 전설
    • 7.며느리밥풀꽃 같은 동학군
    • 8.최후의 격전지에서 염원을 담아
    • 에필로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전라남도 장흥군 -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한다면 ‘잘 키운 재래시장 하나, 열 마트 안 부럽다’는 말도 가능하겠습니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지근거리에는 동학농민들이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장흥에서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치렀던 석대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요시장만 둘러보고 올 일도 아닙니다. 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과 함께 어우르는 산 과 들 등 자연환경을 돌아 볼 수 있는 ‘천지인(天地人) 둘레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장흥군이 토요시장에 이어 야심차게 선보인 길 ‘천지인 둘레길’은 장흥읍사무소 뒤쪽 탐진강변 홍살문에서 시작된다.

    “이제 흘러간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20년 전 재래시장 모습이 있다고 해서 장흥 토요시장을 보러 왔는데, 이 근방에 ‘천지인 둘레길’이 있다고?”

    “맞아. 장흥읍성 터를 중심으로 탐진강 수변공원, 동학공원을 연결시켰어. 이 벽화를 따라 산길로 들어서면 바로 삐비정과 만난다는데,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아?”

    장흥읍성은 능선을 따라 흙과 돌로 쌓은 포곡식 산성인데 일부 구간은 자연 그대로 낭떠러지를 성벽으로 활용해 아찔함도 느껴진다고.

    “성곽을 걷는데 위험하지는 않을까?” “나무로 안전판을 이어 놓았잖아.”

    “아! 동쪽과 남쪽, 북쪽에 성문이 있었는데, 어디로 간 거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 같은데, 우리가 제대로 잘 찾지 못하는 걸까?”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북문 쪽은 산길을 오르내리는 흙길이다. 이 길 위에서 꼭 해봄직한 옛 풍습이 있다는데?

    “길을 걷다보니 정말 건강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니?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덕분일까?”

    “글쎄. 하지만 이 길 위에서는 옛 풍습이 하나가 있어. 나를 따라해 봐. 자! 이렇게 돌을 머리에 이고 성 밟기를 하면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다는데, 한번 해봐.”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진녹색의 동백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일러준다. 급기야 발견한 돌로 쌓은 석성, 과연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을까?

    “경사가 다시 가파르다 싶더니 이 길이 우리에게 장원봉을 보여주려고 했나보구나. 여기 지명 유래가 적혀 있어.”

    “어디 보자. 지금의 경찰서 뒤편 마을이 장흥 위씨 마을이었다는군. 여기에 사는 위원개, 위문개 두 형제가 장원급제를 해서 장원봉이라고 했대. 두 사람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장원봉을 지나 동학전망대로 가는 길은 장흥읍내와 억불산을 보며 걷는다. 왼편으로 보이는 억불산의 자태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을 듯한데?

    “장흥읍과 안양·용산면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저 봉우리 말이야. 다소곳한 며느리를 닮고, 산의 능선이 며느리의 치맛자락 같지 않아?”

    “저게 바로 며느리바위야.” “그렇구나. 왠지 애달픈 이야기도 스미어 있을 것 같아.”

    마삭줄이 지천인 봉우리에 놓인 며느리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마음씨 착한 며느리와 구두쇠 시아버지 이야기, 이는 가련한 동학농민의 사연과도 꼭 닮았는데.

    “하루는 시아버지가 시주하러 온 스님을 내쫓았어. 이를 본 며느리가 대신 사과하며 시주를 했더니 그 스님이 ‘마을에 큰 홍수가 날 것이니 산으로 도망을 가되,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며느리에게 귀띔을 해줬대.”

    “착한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애절한 비명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돌아봤겠지?”

    억불산의 자태를 보며 걷는데 길섶 여기저기에 며느리밥풀꽃이 피어 있다. 진분홍색의 꽃잎에 하얀 밥알을 품은 꽃이 애틋하기만 한데?

    “천지인 둘레길에 며느리밥풀꽃이 정말 지천으로 피어 있구나. 여기에도 며느리의 슬픈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겠지?”

    “며느리는 하나같이 착한데 시부모는 왜 그리 모질게 그려졌을까.” “요즘 시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야.”

    장흥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쪽 낮은 언덕의 동학전망대. 이곳에서 동학농민군이 최후까지 관군과 싸웠던 석대들녘을 조망해보자.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이곳에서 치렀을 테지.” “여기가 그런 곳이라고?”

    “동학군이 1894년 공주싸움에서 지고 곧이어 전봉준도 붙잡혔지만 장흥에서만큼은 달랐다고. 장흥성을 함락하고 깃발을 꽂아 위세를 떨쳤던 현장이 저 석대야.”

    천지인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장흥읍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에서 역사를 만나기도 하고, 토성산과 함께 사계절 꽃이 피는 탐진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장흥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비교하는 재미도 느끼게 됩니다. 옛 추억과 즐길 거리가 많은 장흥토요시장을 경유하면서 남도의 맛과 전통시장의 멋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의 역사와 발전상을 한 눈에 살피며 걷는 이 길은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가져다줍니다. 여러분은 이 길에서 어떤 조화로움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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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지역전라남도 진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 프롤로그
    • 1.섬마을의 범상치 않은 미술화랑
    • 2.화맥을 이어온 남도전통미술
    • 3.징검다리 섬 너머 오색낙조
    • 4.고고한 선홍빛 영약
    • 5.홍주빛 태양 사라질 때까지
    • 6.기쁨의 가락 절정이 되어
    • 7.아리랑고개 넘듯
    • 8.한판 신나게 놀다 가면 그만인 것을
    • 에필로그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 전라남도 진도군 -

    진도는 보배로운 섬입니다. 사람, 땅, 문화 모두 그렇습니다. 땅은 한 해 농사로 삼 년 먹고살 만큼 기름지며 사람은 넉넉하고 따뜻합니다. 아무리 슬프고 화나더라도 그런 것들을 곰삭여 가락으로 풀어냅니다. “아리랑 응∼응∼응∼ 아리라가 났네” 진도아리랑 후렴구는 만사형통의 마술주문입니다. 이때 진도홍주를 만나면 뜨겁게 목구멍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뻥~ 뚫리듯 그 가락은 더없이 기쁨의 소리를 냅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별거 있나요? 진도홍주와 함께 어깨춤을 덩실덩실 얼쑤절쑤 추어대며 아리랑고개를 넘어보자고요!

    진도읍에서 남쪽으로 약 8km 떨어진 동네 임회면 삼막리는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그곳에 보석 같은 미술관 장전미술관이 있다. 그곳에서 과연 어떤 작품들과 만나게 될까?

    “다산 정약용의 ‘8폭병풍 홍매’, 공제 윤두서 ‘고목산수도’, 이당 김은호 ‘미인도’, 대원군 시첩, 대원군 난 그림, 남농 허건 ‘하경산수도’까지. 보는 것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군.”

    “이게 다가 아니지. 율곡 이이 간찰을 비롯해 한석봉, 송시열, 김정희 등 명필 글씨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지. 어디 그뿐인가. 미술관이 너무 작아 상당수가 수장고에 묵고 있어.”

    진도의 미술관은 규모는 작고 소박하지만 작품의 질이나 다양성으로 본다면 어디 비할 바가 못 된다.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데?

    “소치 허련 가문과 그 화맥을 이어온 작가들 작품을 볼 수 있는 소치미술관과 남도전통미술관, 소전 손재형 선생의 작품과 소장품이 전시돼 있는 소전미술관까지…. 이야~”

    “진도에선 애당초 ‘글씨, 그림, 소리’ 자랑은 하지 않는 게 예의야. 시골마을 화장실에도 번듯한 글씨나 그림이 떡하고 붙어 있으니 잘해 봐야 본전이라니까!”

    해질 무렵엔 무조건 세방마을로 달려가자. 셋방 해안은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경계선에서 붉은 노을이 황홀경에 다다른다.

    “바다로 지는 해야 서쪽에 바다를 두고 있는 곳이라면 대한민국 어디든 볼 수 있지만 ‘세방 낙조’는 진도 홍주처럼 붉어 장관 중의 장관이로세!”

    “저 해가 구름 뒤로 숨어버려 수평선에 잠기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전혀 아쉬워할 필요가 없어. 해가 다 떨어지고 난 뒤에 서쪽하늘과 구름을 갖가지 색으로 물들일 테니까!”

    쌀이 ‘신비의 영약’으로 불리는 한약재 지초와 만나 맛과 향, 색감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고품격 명주로 꼽히는 진도 홍주. 그 천년 전통의 맛은 과연 어떨까?

    “보리가 들어가서인지 뒷맛이 구수하고 진하군 그래. 옛날에 옹기로 만든 고소리로 소주를 내렸다는데, 이 홍주의 빛깔과 특유의 향기는 지초라는 약재에서 우러나온 성분이라지.”

    “아~ 마지막에 소주를 지초에 통과시켜서 선홍빛 홍주가 되면서 독한 알코올의 향을 가려주고 있어. 약초의 맛도 아주 도도하게 느껴지는데?”

    붉은 햇덩이가 올망졸망 점점이 섬 사이로 미끄덩 사라지면 홍주의 맛과 향도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땅도 하늘도 바다도 내 눈도, 숲도, 온통 붉은 홍주빛일까?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사는 인생.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벗님네들, 늦여름 진도 운림산방. 서로 모여 앉아 하면서 거드렁거리며 놀아 보세. 어화 어화 여루 상사뒤여, 얼루루 상사뒤여.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구나. 어화 가는 세월 어쩔거나.”

    한번 입으로 부르기만 하면 모든 걱정과 시름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진도아리랑. 이는 불같은 진도홍주와 만나 배 속에 뜨겁게 목구멍을 타고 흘러갈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리리가 났네… 잠깐! 여기서 홍주 또 한잔~ 들이켜고~.”

    “뭘 좀 아는구만! ‘응∼응∼응∼’은 꽃 중의 꽃이지. 턱을 주억거리며 토해 내는 ‘응∼’은 곧 ‘찬란한 슬픔’이니깐!” “그렇지.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는 ‘꽃자리’가 바로 ‘응∼’인 거지!”

    노래나 춤은 말할 것도 없다. 길 가는 사람 누구라도 육자배기 한 자락씩은 구성지게 뽑아낸다. 굽이굽이 아리랑고개를 넘어들 가는데, 나도 어디 한번 넘어가볼까?

    “들판에도 소리꾼이요, 고깃배에도 소리꾼, 시장바닥 주막집도 온통 소리꾼 천지로구나!”

    “진도 코앞 울돌목도 쿠르르! 쿠르르! 임방울의 쑥대머리소리를 토해내보자고! 죽은 사람의 한까지도 씻김굿으로 말갛게 씻겨나간다는데~” “자네 진도 무형문화재 ‘다시래기’를 말하는 건가?”

    아쉽다. 취기가 가시면서 연못 앞 무성한 동백나무와 늙은 소나무도 초록이 지쳤다. 하지만 춤과 노래로 서로의 마음을 토닥토닥 달래고 꽁꽁 맺힌 것들을 스르르 풀어버리자.

    “그제야 술이 묻는다./너는 술만큼 투명하냐/너는 술만큼 진하냐/너는 술만큼 정직하냐/이때 물음에 답하는 것은 내 얼굴빛/내 얼굴빛이 홍주빛일 때/비로소 내게 홍주 마실 자격을 준다~.”

    “허허~ 이생진 ‘허여사’를 그렇게 자진모리로 악을 쓰며 뽑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대한민국 최서남단 전라남도 진도에서 알게 됩니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 그리고 왜 불같은 홍주를 마시며 진도아리랑을 읊조리는지 말입니다. 씹어도 삼켜도 불러도 내려가지 않는 지역민들의 응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이들은 ‘예술’이라 부릅니다. 진도의 소리에 묻어나는 지역 특유의 전통과 삶의 애환이 빚어낸 오랜 맛과 멋이 홍주에 담겨 있기에 그 맛만 보러 가도 마냥 좋은 여행지가 바로 진도입니다. 이번 기회에 진도 한 가락 만끽하러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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