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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진 문틈 사이로 바람 소리 한 번 왁자하다. 살짝 휜 마루 위 애꿎은 고추만 바짝 타들어 가네.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이름 때문일까 소나무마저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곳에는 유독 그림자가 짙다.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풍경의 이면이 보인다. 저 큰 바위에 얼굴을 조각한 손길은 누구의 것일지.
장승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눈이 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마주하면 모든 것이 보여지고 말 것 같은 그 눈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아직도 선명한 그의 자취가 신기할 따름.
낯선 물결이 고요한 그늘을 만드는 어느 구석. 물결을 따라 시선이 넘실넘실 곡선을 그린다.
맑은 볕이 드는 자리를 찾아 헤매었을 그 마음. 비치는 빛깔이 덩달아 맑으니 퍽 성공하지 않았다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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