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효창공원은 의미가 남다른 공원이다. 일본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바친 순국열사들의 영이 잠든 곳, 특히 백범 김구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이 있어 오늘 같은 날은 그 정신을 돌아보러 가볼 만 한 곳이다. 봄이 어깨를 활짝 편 4월 중순, 걷기 좋은 오늘은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효창공원에 깃든 애국정신이 더욱 푸르러지는 날인만큼, 의미 있는 나들이를 떠나보자.
선열의 뜻이 잠든 공원
효창공원 장렬문, 순국선열의 의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입장한다.
본래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무덤이 있어 효창원이라 불렸다. 그는 세자 책봉까지 받았지만, 다섯 살 때 요절했다. 효창원 내에는 문효세자의 생모인 의빈 성 씨와, 순조의 후궁 숙의 박 씨 등의 묘도 함께 있었는데, 1924년 일제가 사적 제거를 위해 고양시에 있는 서삼릉으로 묘역을 강제 이장시키면서 공원부지가 됐다. 그리고 왕세자의 묘역에 일반인의 공동변소와 순환도로 등을 설치해 조선의 국위를 깎아내렸다. 지난날에 대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야기지만, 이후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효창공원 내에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삼의사 묘를 모셨고 김구 선생도 1949년 서거 후 이곳에 묻혔다. 더불어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도 조성돼 1989년에는 사적 330호로 지정, 오늘에 이르렀다. 일제 치하의 아픈 역사로 남을 뻔했으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 덕분에 우리의 자부심을 더욱 고취할 수 있게 된 곳이 바로 이 서울 효창공원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의미 있는 나들이 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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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 요인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묘가 나란히 자리해있다.2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의열사효창공원은 서울 용산구 효창동과 청파2동에 걸쳐있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에서 바로 지척이며 효창운동장과 효창어린이공원, 숙명여대 캠퍼스와 인접해있다. 공원 내부에 들어서면 먼저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소가 나오는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위해 일했던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업적은 다른 독립의사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잠시 짚고 넘어가려 한다.
-이동녕 선생(1869~1940)은 만주에 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 힘썼던 인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 국무총리 등을 역임했으며 묵묵히 뒤에서 궂은일을 도맡았다.
-조성환 선생(1875∼1948)은 임시정부 군무부장으로 역임했다. 1907년 이동녕, 김구 선생과 비밀결사 신민회를 조직해 독립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1912년에는 일본 총리 가츠라 다로우의 암살을 기도하다 옥고를 치렀다.
-차리석 선생(1991~1945)은 임시정부의 비서부장. 대성학교 교사이자 신민회 회원으로 구국운동을 펼쳤다. 3·1운동 후에는 독립신문 기자로도 활동했다.
업적을 알고 나면 발걸음이 더 조심스러워지는 임정요인 3인의 묘역을 지나면, 얼마 못 가 삼의사의 묘가 나온다. 옆에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아 안치하기 위해 만들어둔 가묘도 볼 수 있다. 워낙 알려졌고 또 알아야 할 위인들이니 따로 업적을 말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묘소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공원 내 ‘의열사’에는 이봉창 의사 등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도 모셔져 있으며, 이곳에서 매년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에는 합동 추모제전이 열린다.
백범 김구 선생을 기리는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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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기념관에 들어서면 선생의 좌상을 먼저 만난다.2
효창공원은 의미가 깊은 장소인 동시에 걷기 좋은 공원으로도 이름난 곳.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백범 김구 선생. 효창공원에는 선생의 묘역이 있을 뿐 아니라 백범 김구 기념관도 있다. 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강직한 생애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서거 당시의 혈흔이 남아 있는 의복(복제품)을 비롯해 몇몇 유품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독립운동에 썼던 애국지사들의 흔적과 독립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투쟁의 과정들을 잘 알 수 있게 전시해두었다. 기념관 1층 입구 내에 들어가면 바로 선생의 대형 좌상과 그 뒤로 걸린 커다란 태극기를 만나게 되는데, 또 한 번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 김구 선생의 묘역은 의열사와 백범기념관 사이에 있다. 넒은 부지에 초목이 우거져 걷기 좋은 길로도 소문난 효창공원에서는 김구 선생의 묘역과 임정요인, 삼의사의 묘역을 따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경건한 마음이 먼저 들지만, 애국선열의 희생과 정신이 깃든 이곳에서 우리는 결론적으로 안도와 감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가볍지는 않게, 하지만 편안하게 자주 찾아 항일정신을 기리자. 그럴수록 더 의미 있는 장소가 될 테니까.
효창공원 내 의열사는 늘 개방해두지 않지만, 문이 잠겼다고 그냥 돌아가지 마세요. 관리사무소에 관람을 요청하면 언제든 문을 열어준다고 합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4월 1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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