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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지역경상남도 함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 프롤로그
    • 1.신비의 왕국을 찾아서!
    • 2.안라국의 찬란한 위용을 훔쳐보다
    • 3.선비들의 놀이터
    • 4.비밀의 정원 고려동 유적지
    • 5.“조상이 생육신이니 오죽 힘들었을까”
    • 6.금은유풍(琴隱遺風)을 기억하라
    • 7.남강에 지는 노을을 담다
    • 8.떠나는 발길 붙드는 풍경
    • 에필로그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 경상남도 함안군 -

    번잡한 일상을 비켜서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가는 세월이 무정하고 아쉬움과 허전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럴 땐 아스라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나홀로 여행’이 제격입니다. 경남 함안은 아스라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야 중 하나인 아라가야의 고도를 기억하며 오랜 기간 숨죽여 왔던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비록 초라한 행색일지언정 조선 선비들의 수고로움이 깊이 배어 있기에 더욱 함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번잡한 마음 밀려올 땐 함안으로 선비들의 족적을 따라가라!’,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찬란했던 아라가야(阿羅加耶) 1500년 고도(古都) 함안군의 유수한 문화·관광이 빛을 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말이산 고분군. 분명 신비의 왕국이 이곳에 있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한 고대 가야사의 신비가 고스란히 잠재되어 있구나. 아라가야 고분군에서 출토된 말갑옷, 미늘쇠 등 우수한 유물들까지 인근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지?

    이곳만 보더라도 아직도 미제로 남아 있는 아라가야 왕조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야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1500년 아라가야의 영광이 되살아나는 듯해!”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잔디밭이 시원하고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인 이곳은, 경주가 퍼뜩 떠오르지만 함안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여기는 어디일까?

    “함안박물관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역사적인 사실을 제외하고서라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야. "

    "조촐하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것과 같은 말 갑옷을 비롯해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이 숨쉬는 수많은 유물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어! 나중에 가족과 함께 찾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함안 낙화놀이 무진정은 조삼 선생이 후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따서 괴산리에 직접 지은 정자이다. 이곳이 선비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이 단순 소박하게 꾸민 팔작지붕의 이 정자는 조선 초기의 건축 형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

    "특히 앞뒤의 퇴를 길게 빼고 중앙의 한 칸을 온돌방으로 꾸며놓은 것도 참 재밌지.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이 정자나 이 일대 운치만 보더라도 조선 전기 선비들이 자주 들렀을 법해.”

    입곡군립공원 옆 철길을 지나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세월의 문을 뛰어 넘은 듯 촘촘하게 둘러싼 담장은 마치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다고.

    “아직은 아는 이가 많지 않아 언제 와도 조용하군. 유적지를 알리는 게시판도 제대로 없어 몇 번을 물어가며 찾아야 하는 첩첩산중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야."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정을 지키기로 한 학자들이 담장을 친 채 외부와 단절하며 살았던 곳이라 하지? 그의 후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역사책보다도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와.”

    철길 옆 도로를 따라 서산서원으로 향하다 보면 서원 옆 길가에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이 큰 뜻을 품고 서있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자 불사이군의 정절을 지킨 전서공 금은 조열 선생의 신도비가 모셔져 있구나."

    "그 옆에 있는 게 바로 쌍절각이야. 어계 선생의 오세손인 조종도가 정유재란 당시 함양 황석산성에서 왜적과 싸우다 전사하자 부인 전의 이씨가 자결하여 이를 기리고자 세운 것이라지. 강직한 집안 내력이 고스란히 느껴져.”

    인근에는 어계고택이 있었다. 수령 250년을 훌쩍 넘긴 커다란 은행나무가 솟아 있고 원북재 뒤의 삼문을 들어서면 사당인 조묘전은 터도 널찍하고 화려하다.

    "어계 선생의 부친이 조안이고, 조부가 전서공 조열이라고 했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후 금은 조열 선생을 불러서 거문고를 타도록 청했다고해."

    "하지만 수대로 왕씨의 녹을 먹은 신하로서 어찌 이씨 왕과 함께 즐기겠냐며 완강히 사양했다고. 당시 황희와 권근이 그의 절개를 꺾을 수 없으니 공경하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지 아마.“

    채미정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함안을 대표하는 인물인 어계 조려 선생이 낙향하여 낚시와 소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직접 마주한 이 정자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조선시대 세웠다는 이 채미정, 저 살찐 꿩도 구경을 하러 온 모양이군. 왠지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게, 방 하나 정도의 크기도 약간은 실망스럽지만 막상 이 정자 앞에 다다르니 생각이 완전 달라지는걸! "

    "손에 닿을 듯 흐르는 저 남강과 그 앞으로 넓은 들판, 법수면의 뚝방까지 한눈에 들어와!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이라지!”

    마산으로 가는 국도변, 단풍옷으로 서서히 갈아입는 나무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상징과도 같다. 붉고 샛노란 이파리들로 흔들릴 때 이수정이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함안은 알고 보면 정자의 도시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정자들이 많구나. 악양루, 무진정, 이수정, 와룡정, 채미정, 합강정까지…. 그 중 무진정과 이수정, 무기연당은 정말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야. "

    "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차의 모습과 다르게 이곳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과 평화로움만이 존재하는 구나. 들어서는 순간 여기서 하루를 접고 싶을 정도야.”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숨을 죽이고 있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이야기가 함안에 있습니다.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과,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사이로 고즈넉한 연못과 아담한 돌섬이 어우러집니다. 그러면서도 길가에는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과 정자, 누각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번잡한 마음 벗어던지고 싶다면, 지역유림의 이야기가 있는 함안으로 나홀로 여행을 나서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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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지역전라남도 영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프롤로그
    • 1.세상을 밝히는 물레방아
    • 2.특색 있는 모습!
    • 3.왜 저곳에?
    • 4.새롭게 피어나다
    • 5.독특한 배치
    • 6.지켜보고 있다!
    • 7.불교의 마음
    • 8.오래됨과 새로움의 정취
    • 에필로그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전라남도 영광군 -

    전라남도 영광은 호남 제일의 포구라고 전해집니다. 영광에 몰려든 사람들은 풍요로운 곡창과 고즈넉한 산에 반해 삶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힘들 그대로 담은 특산품인 영광굴비와 천일염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포구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곳에는 그 빛을 잃을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가 담긴 하나의 명소가 있습니다. 백제시대, 불교문화가 시작된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불갑사의 숨은 그림을 찾아라!’입니다.

    불갑사 관광지구 입구에 위치한 농촌테마공원은 전국 최대규모의 물레방아를 비롯해 인공폭포, 108분수와 연꽃수생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호젓한 멋을 자아낸다.

    “불갑저수지 수변도로에 형형색색 가로등이 있어서 공원 전체가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쳐요!”

    “풍력가로등이라 자연치화적 의미도 갖지. 바로 저 천년방아에서 대체에너지가 생성되는 거야. 야간에는 4색 전구에서 뿜어내는 조명과 주간에는 프로펠러의 역동성을 볼 수 있어.”

    불교의 불(佛), 그리고 갑을병정의 갑(甲)을 합친 이름 ‘불갑사’. 말 그대로 최고 사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 바로 이곳이다.

    “불갑사의 차분함 뒤로 솟은 산의 푸르름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산이 불갑산이 맞나요?”

    “그렇단다. 그 어색한 느낌은 아마 독특한 기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구나. 다른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기와가 아니니 조금 어색하지?”

    이곳의 기와 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붕위에 올라선 이것은 남방 불교의 형태를 받아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것이 저렇게 지붕 위에 올라서 있으니 신기하구나.”

    “저것이 바로 스투파이군요! 용마루 위에 올라 앉아있는 저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했어요!”

    사찰에 들렸으니,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서는 문이 조금 색다르다.

    “대웅전으로 들어서는 문들 중에서 한 문의 창살이 다르게 만들어져 있구나. 알록달록한 모습이 참 예쁘구나!”

    “그 색 뿐만 아니라 조각이 된 모습도 정말로 섬세해요. 대웅전의 문창살이 이렇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대웅전 안에 들어오면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듬직한 불상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무언가 다른 것 같은데?

    “문을 보고 향해 있어야 할 불상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네요. 들어서자마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문의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불상에 닿아있는 모습에 부처님의 모습이 더욱 근엄해 보이는 걸?”

    보통 천장에 새겨진 동물이라 하면 곧잘 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찰은 그 장식부터가 특이한 것은 분명하다.

    “천장에 쥐가 있네! 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기어가는 듯한 저 쥐 조각은 검은색, 흰 색의 두 마리가 있구나.”

    “조금 징그럽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쥐가 밤낮으로 시지 않고 마음을 정진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 하니, 이제는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검은 기와와 어울리는 어두운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단청 없이 그저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구부러진 나무 기둥이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거스르지 않는 불교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이 건물 뒤에는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겠지?”

    불갑사를 나와 수변 공원을 따라 걷는다. 불갑사 담장 곳곳에 피어난 상사화의 이름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너무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탓일까요? 옛것에 대한 아름다움보다는 새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해준 곳인 것 같아요.”

    “잘 보존되지 않은 탑을 읽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안타까움을 말하는구나. 하지만 불교에 대한 굳은 의지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곳이 아닐까?”

    불갑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찰이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가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불갑사를 걷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불교의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불교에 대한 정서가 자리 잡지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되나요? 이곳,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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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의 중심

    부산의 중심

    지역부산광역시 부산진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부산의 중심

    • 프롤로그
    • 1.부산의 대표 특화거리
    • 2.부산 도심의 여유를 만끽하다
    • 3.경상도의 가장 빼어난 골짜기
    • 4.함께 먹고 싶은 맛
    • 5.나들숲길을 걷다
    • 6.국가지정 천연기념물?
    • 7.부산의 멀리를 내다보다
    • 8.디젤전기기관차 2001호
    • 에필로그

    부산의 중심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

    부산 포구의 관문이라 불렸던 부산 부산진구의 서면 중심에 떡하니 세워진 부산탑에서는 부산 시민들의 굳은 자신감과 고향애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부산 직할시가 된 것을 기념해 세웠다고 하는 이 부산탑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것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모습이 꽤 인상적입니다. 부산진구가 부산의 중심임을 암시하는 듯한 부산탑의 모습을 보니 부산진구의 모든 것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부산진구의 자신감 배우기!'입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로 손꼽히는 이곳이 바로 부산 부산진구에 있었다. 그 곳은 그저 쇼핑의 거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서면은 태화쥬디스를 중심으로 일대의 거리가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고 해. 또 사랑, 우정, 약속이라는 세 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는데, 어디서 알 수 있을까?”

    “아마 거리에 설치되어있는 조형물에서 알 수 있을 거야. 테마에 맞게 예술 활동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서면은 도심 속 활기찬 명소로 거듭나고 있어,”

    부산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부산 시민 공원은 자연적인 지형과 의미에 맞게 만들어진 공원이라고 해. 그 속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부산 시민공원의 경관은 꼭 대지의 예술을 보는 것 같아. 이 부지는 강의 끝단으로 축적되는 공간이라니, 도심 속 여유가 모인 공간이 된 것 같아.”

    “ 이 공원은 최첨단 공원이라고 일컬어지는 데, 곡선으로 이루어진 경관이 인공적인 공원의 아쉬움을 덜어내어 주는 것 같아.”

    성지곡이라 불리는 이 수원지는 영국식 댐이라고 한다. 맑은 물을 뽑아내어 제공하는 특색 있는 과정이 잘 보존되어 근대적 유물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수원지라고 하니, 이 건축 기술이 정말 놀라워.”

    “등록문화재인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상수도원의 수원지이자 콘크리트 중력식 댐을 가지고 있다고 해. 서울의 상수도보다도 10년 이상 앞섰다고 하니, 그 가치를 알 수 있겠지?”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이 들어간 부드러운 반죽으로 뽑은 생면에 육수와 갖가지 야채가 어우러진 밀면은 부산진구의 특별한 별미이다.

    “부산진구의 먹거리는 정말 독특한 것이 많은 것 같아. 특리 범천동에 위치한 낙지골목에서 먹은 낙지볶음은 정말 일품이었어.”

    “서면의 음식거리에도 명물이 있어. 바로 칼국수거리지. 지금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그 이름은 없어지지 않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버드나무와 흰 사시나무가 많아하여 '백양산'이라 불리는 부산진구의 도심 속 산에는 특별한 문화 코스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제주도에는 올레길, 지리산은 둘레길 이라면 부산은 나들숲길을 뽑을 수 있겠구나! 도심 외각이 아닌 한 가운데 위치한 고즈넉한 산이니 다녀가기도 쉬운 곳일 것 같아.”

    “경사의 구분이 명확하고, 시간대도 미리 알려주는 형태로 제공되는 등산코스여서 미리 선택하고 간 관광객들은 무리 없이 부산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고 해.”

    화지공원에는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은 듯한 배롱나무가 서있다. 하지만 그 모양에 비해 엄청난 크기의 나무는 국가에서 지정한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이 배롱나무가 이렇게 크게 자라있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이렇게 잘 자라고 오래된 나무이니 천연기념물이어도 이상할 것이 없어.”

    “하지만 오래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야. 조상을 기리고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뜻의 문화적인 가치까지도 함께 가지고 있어서 보존의 가치가 충분한 것이지.”

    황령산의 고갯길을 구불구불 따라 올라가면, 어느새 탁 트인 경관의 봉수대를 만난다. 이곳에 남은 봉수대가 역사 속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부산진구의 전경뿐만 아니라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와 부산항 까지 볼 수 있다니, 야경도 정말 대단하겠어.”

    “그렇지 않아도 이곳은 밤에 찾아오기에 힘든 곳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위해 황령산을 찾는다고 해.”

    오래된 열차 하나가 철도위에 지친듯이 서있다. 아직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열차는 내구연한을 2배나 초과하여 달린 우리나라의 보석 같은 기관차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디젤전기기관차는 총 네 대인데, 지금은 이 한대만이 보존되고 있다고 해. 우리나라의 디젤전기기관차 시대의 개막을 알린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이야.”

    “한국 전쟁의 참전용사들과 가족이 이 기관차에 방문한 뒤 세웠다고 하는 이 기념비가 문화유산으로의 의미를 한층 더해주는 것 같아.”

    부산진구에는 한국전쟁 당시, 군수물자가 모두 쏟아진 부산항에 인접해 있습니다. 그로인해 부산의 중심에 피난민들을 비롯해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몰려들면서 이곳은 부산의 교통,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 거듭났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그러한 전통은 부산진구에 온다면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산에서 가장 활기찬 되인 부산진구! 여러분은 부산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그들의 문화, 전통, 역사 그리고 젊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의 자신감을 배워가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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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지역부산광역시 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 프롤로그
    • 1.다섯 개, 아니면 여섯 개?
    • 2.기도를 들어주는 섬
    • 3.이야기 한 마당
    • 4.발아래 파도를 품다
    • 5.신선이 머물다 간 자리
    • 6.파도소리를 따라 내려간 기암절경
    • 7.특별한 사진 한 장
    • 8.진짜 바다와 마주하다
    • 에필로그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 부산광역시 남구 -

    해마다 많은 이들이 부산을 찾습니다. 부산항을 보기 위해 혹은 어촌풍경의 정겨움을 만끽하기 위해 또는 해안절경에 취하고 싶은 마음 등 이렇게 그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부산의 ‘바다’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부산의 바다는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남구는 부산 해안절경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명소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제대로 부산을 느끼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고 오라!’입니다.

    부산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오륙도는 남구 용호동의 앞바다에 자리한 여섯 개의 바위섬으로, 여섯 개의 섬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있다. 이름의 유래가 있을까?

    “어라, 이상한데요? 섬은 여섯 개인데 왜 이름이 ‘육도’가 아니라 ‘오륙도’인 거예요?”

    “오륙도는 다섯 개로 보이기도 하고, 여섯 개로 보이기도 한단다. 방패섬과 솔섬, 수리섬과 송곳섬, 굴섬과 등대섬이라는 이름인데 잘 보면 그 모양이나 환경을 알면 그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단다. 자 각각의 섬이름과 모습이 잘 맞는 것 같지?”

    오륙도의 여러 섬 가운데에서도 등대섬과 굴섬이 가장 눈길이 간다. 가장 커다란 섬인 이곳의 이름은 왜 굴섬이 되었을까?

    “이곳의 이름이 왜 굴섬일까요? 혹시 굴이 많이 나서가 아닐까요?”

    “아쉽지만 틀렸어. 굴섬의 ‘굴’은 먹는 굴이 아닌 들어가는 굴이란다. 굴섬에는 큰 바위굴이 하나 있는데, 이 굴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저기 보이는 등대에서는 우리가 곧 가볼 이기대, 신선대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단다.”

    아름답고 유명한 곳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오륙도에도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일출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이 설화가 달래줄 수 있을 터.

    “배를 타고 오륙도를 돌아보면, 오륙도의 아름다움을 훨씬 더 잘 알 수 있지. 수리섬 위에는 망부석이 있단다. 아이를 업은 채 섬 위에서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가 그만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말았다고 해.”

    “여섯 개의 섬마다 숨은 전설이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루는 신선대에서 신선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까? 신선을 만나지 못한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내가 신선이 되어 보면 그만이니.

    “여기가 아까 등대에서 본 곳이라고요? 발아래를 내려다보기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바닷가 절벽이 참 아름답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룬단다. 신라 말기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유람한 곳으로 유명하지. 신선대라는 이름도 신선의 발자국과 백마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

    신선이 머물다 간 해안가에는 컨테이너 터미널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인근 해안절경은 그대로 남아있어 아쉬움은 없다.

    “그런데 저기 멀리 공장지대가 보이는 것 같아요. 해안절경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국전쟁 이후 이 일대는 공장지대로 변했단다. 그래서 해안가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들어선 것이고. 하지만 이렇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은 그대로이니 섬이 변한 것은 없지 않을까?”

    신선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기대는 기괴한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이기대에서 부산의 진짜 바다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

    “남구에는 해안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명소들이 비교적 가까운 데 위치해 있네요. 10분정도 옮겨왔는데 또 다른 멋을 품은 바다가 장관을 이루네요.”

    “이기대라는 곳인데 바다와 기괴한 바위의 장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단다. 바로 해안산책로가 그곳이지!”

    일출과 일물 모두 장관으로 손꼽히는 이기대는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유명하다.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어어? 바다 너머가 점점 밝아져 와요! 검게만 보이던 바다가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네요. 곧 여섯 개의 섬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정말 기대돼요!”

    “하늘이 시시각각 붉은색으로 변해가는구나. 저 앞에 피어오른 것이 바다안개일지, 아니면 지나가는 구름일지도 잠시 후면 보이겠어.”

    넘실거리는 파도와 마주한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남구의 바다는 부산의 상징이라 할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 진짜 바다와 마주한 순간을 기억하며 추억을 곱씹어 볼까?

    “와, 이래서 사람들이 부산에 오면 바다에 대한 추억을 쌓고 돌아가나봐요.”

    “그래,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과 장소에 따른 아름다운 절경이 아주 손에 꼽는 곳이지.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자연 그대로가 가진 멋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부산 바다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섬이 매력적인 것은, 쉽게 밟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부산의 바다를 처음 찾는 분들은 우선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빛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물빛, 바람에 따라 달라지는 파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속삭임 등 부산 남구는 이렇게 진짜 바다를 품고 있는 명소들이 많습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진다면 주저 말고 부산 남구의 진짜 바다의 매력속으로 풍덩 하고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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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지역경상북도 경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 프롤로그
    • 1.향기에 먼저 반하다
    • 2.고운 빛깔에 봄을 기대하다
    • 3.엄청난 규모의 미나리 농가!
    • 4.전국에서 알아주는 육동미나리
    • 5.오로지 친환경만
    • 6.효자 효부의 마을
    • 7. 세나벌의 전설
    • 8.경산 미나리 제대로 즐기기!
    • 에필로그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 경상북도 경산시 -

    차가운 겨울 냄새가 사라지면, 어느새 향긋한 풀내음이 올라옵니다. 그 향기를 따라 쫓아가면 경상북도 경산시에 다다르게 됩니다. 봄이 찾아오면 이 곳 경산에는 육동이라 불리는 봄채소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의 봄채소는 바로 봄내음을 가득 안고 온 싱싱하고 푸릇푸릇한 미나리입니다. 경산시에서 즐기는 미나리의 모든 것!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향긋하고 아삭한 봄 미나리로 산해진미의 계절 봄을 맞이해라!’입니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선 경산시 전역에는 향긋한 미나리 냄새가 가득하다. 이미 미나리의 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산지 채소를 직접 먹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미나리가 정말 맛있긴 한가봐요.”

    “봄을 대표하는 음식인 미나리를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경산이라서 그렇단다. 미나리를 먹으러 출발해볼까?”

    연둣빛 미나리의 빛깔이 봄을 맞아 한층 더 싱싱하게 보인다. 그 고운 빛깔이 방금 맞이한 봄의 싱싱한 날들을 미리 보는 것만 같다.

    “특유의 향이 잔뜩 풍겨오는구나. 게다가 싱싱한 연둣빛 빛깔을 보니 한층 더 봄이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되지 않니?”

    “맞아요. 봄이 되면 질긴 줄기가 부드러워져 먹기 좋은 상태가 되어서 제 맛을 낸다고 하니, 빨리 맛보고 싶어요!”

    4.8ha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미나리 재배 농가에 입이 떡 벌어진다. 많이 재배하는 만큼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와, 마을마다 미나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엄청 많아요!”

    “그래, 경산에서는 용천리를 비롯한 6개 마을, 18개 농가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단다. 이렇게 농장을 직접 찾아가면 방금 수확한 싱싱한 미나리를 그 자리에서 맛보는 별미 체험을 할 수 있단다.”

    경산 미나리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지하 150m의 암반수를 활용해 재배한다고 한다. 거기다 유기질 퇴비, 친환경 농자재를 사용한다고 하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이렇게 많은 미나리를 재배하는데, 친환경 적인 농사를 짓는다니 농장을 운영하는 농민들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건강함에 대한 고집은 최근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대행회사인 ‘에버그린농우회’로부터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로 인증을 받는 결과를 낳았단다.”

    육동은 기후와 토질이 미나리 재배에 알맞은데다 지하 150m의 암반수, 유기질퇴비, 친환경농자재 등 100% 친환경을 고집함으로써 매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포도나 복숭아농사에서 얻는 수익을 다 합쳐도 미나리 재배 소득에 못 미친다죠?” “하모예! 냉동창고에 씨를 재웠다가 파종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서도 농가소득을 올리고 출하량도 늘리려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엄청 노력한다 아입니꺼.”

    “그러니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 인증을 받은 것도 당연해요.”

    윗마을은 용이 반석을 모았다는 전설이 있는 용천리이고, 아랫마을은 육동 입구인 가척리이다. 이곳은 유달리 전설이 많은 곳이며, 예로부터 효자 효부 마을로 이름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 효자각도 선조 무렵 효자 김정우(金正佑)의 덕을 기리기 위해 당시 자인 현감이 세운 비각이라죠?”

    “맞아. 용성면 소재지에서 동남쪽 3km지점에 위치한 용천리는 1986년 까지만해도 용성면 육동 출장소가 있었던 소재지야.”

    동서로 육동 부일에서 흘러내리는 용천천이 흐르고 우뚝 솟은 산들이 병풍을 두른 듯 지키고 서 있는 이 마을은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는 만큼 재미있는 전설도 흐른다.

    “돈을 모으기만 하고 쓰는 것인 줄은 모르는 김첨지의 이야기도 관련이 깊다지요?” “맞아. 김첨지 이야기는 얼마나 인간이 어리석은 존재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어.”

    “하지만 재산은 모았으되 덕은 모으지 못했던 김천지 아야기뿐만 아니라 용천리는 1400년 무렵 경주 김씨가 처음으로 개척한 마을라는 점에서 의미가 참 남달라.”

    봄의 향기를 가득 담은 경산의 미나리는, 직접 찾아와서 먹을 수 없다면 농장에 직접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산지에서 직접 받아보는 미나리가 봄을 함께 가져다 줄 것이다.

    “이렇게나 많이 먹었는데도 아삭하고 향긋한 미나리의 맛이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 조금 더 사서 가면 안 되나요?”

    “그래 그러자꾸나. 그러고도 또 생각이 난다면 이번 봄 내내 농장에서 직접 배송을 해 주기도 한다니 걱정하지 말렴.”

    먹고, 또 먹고도 계속 생각이 날 만큼 경산 미나리가 그렇게나 맛이 있나 봅니다. 봄을 알리는 채소로 손꼽히는 미나리! 그 미나리의 싱싱한 맛과 향긋한 내음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경산으로 찾아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나리 한 입에 겨우내 움츠러져 있던 몸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슬슬 살아나는 입맛에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아삭아삭, 미나리를 먹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곳 경산에 찾아와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찾을 경산에는 지금도 미나리가 잘 자라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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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거리가 가득한 용산역

    볼거리가 가득한 용산역

    지역서울특별시 용산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볼거리가 가득한 용산역

    • 프롤로그
    • 1.용산 전쟁기념관
    • 2.한강철교
    • 3.거울못
    • 4.국립중앙박물관
    • 5.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가득
    • 6.고요한 명상의 시간
    • 7.아쉬운 발걸음
    • 8.지친 마음을 달래는 곳
    • 에필로그

    볼거리가 가득한 용산역

    - 서울특별시 용산구 -

    서울에 살지 않더라도 누구나 그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곳, 용산역! 전자상가로 유명한 용산역이지만, 용산역을 빠져나와 만날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전쟁기념관에서 한강철교를 지나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을 거쳐 서빙고 나루터에 이르는 동안, 용산을 대표하는 볼거리들을 가득 만날 수 있으니 즐겁지 않을 수 없겠지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용산의 볼거리들을 만끽하라!’입니다.

    용산구에서 꼭 가 보아야 할 곳 중의 하나인 전쟁기념관. 건물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는데, 어떤 곳일까?

    “전쟁기념관에는 우리나라 대외항쟁사와 국난극복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져 있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지.”

    “과거에 대한 기억이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에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까?”

    전쟁기념관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는 길에 한강철교에 들러보도록 하자. 용산구 이촌동과 동작구 노량진동을 잇는 이 다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한강철교는 한국전쟁 때 크게 폭파되었었다고 해. 1957년부터 복구를 시작했고, 1995년에 이르러서야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던 다리인데, 여기에 담긴 역사를 알고 나니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전쟁 기념관에 들렀다 온 뒤라 더욱 더 그런 것 같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장하기 전, 거대한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앞에 호수를 조성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 호수의 이름은 거울못! 여기에는 배산임수의 이치가 담겨져 있다고 들었어. 박물관 뒤쪽으로는 남산이 펼쳐져 있잖아? 그러니까 앞쪽으로는 이 호수를 조성한 거지.”

    “도심 속에서 배산임수의 이치를 만날 수 있다니, 신기한데? 아마 이 박물관을 조성한 사람들은 아주 생각이 깊은 이들이었을 거야.”

    국립중앙박물관은 그 형태가 몹시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표현했다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외형도 놓치지 말고 감상해 보자.

    “박물관 하면 흔히 사각형의 건물을 떠올리게 되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박물관은 역시 다르구나! 전시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두근거리는데?”

    “세세한 부분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설계한 것이 느껴져. 거울못도 그렇고, 이 건물도 그렇고! 놀라운 것 투성이인 걸?”

    국립중앙박물관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이다.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는 동안 우리나라의 거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것.

    “이 수려한 모습! 아름다운 곡선을 좀 봐.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는데? 옛 장인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

    “이쪽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야!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를 이룩한 것이 우리 선조들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워.”

    3층에 마련된 대형불상 전시실은 국립중앙박물관 안에서도 인기 있는 전시장 중 하나이다. 이 전시실에 앉아있다 보면 절로 고요한 명상에 잠기게 될 것이다.

    “아, 이건 국립중앙박물관 안에서의 가장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아. 의자에 앉아있으니 이 커다란 불상들의 시선들이 하나같이 나를 향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말 그렇구나. 잠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을 감아 보자. 마음속으로 가만히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일단 한 번 국립중앙박물관을 찾게 되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그만큼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

    “오늘 가 보아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이 아쉬운 일이 될 줄은 몰랐는데? 아직 찬찬히 둘러보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

    “하하,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야. 언제고 다시 찾아오면 되는 일 아니겠어? 이 박물관 안에 있는 것들을 모두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할 테니까 말이야.”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근에는 용산 가족 공원이 위치해 있다. 1만 5천 여 그루의 나무와 공원 안을 유유히 산책하고 있는 새들의 모습에 힐링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와, 이런 곳도 있었구나. 너무 많은 것을 봐서인지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는데, 머리를 식히기에는 정말 딱인데?”

    “여긴 원래 주한미군사령부의 골프장으로 쓰이던 곳이라고 해. 신기하지 않니?” “그러게 말이야. 자, 이제 마지막 목적지만 남았네! 충분히 쉬고 다시 떠나 보자고!”

    트래블아이와 함께 하는 용산구 탐사, 그 마지막 목적지는 서빙고입니다. 조선 후기에는 나루터로서 제 역할을 활발히 했던 곳이지만, 후에 반포대교가 생기며 나루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빙고 나루터에 담겨 있는 역사를 충분히 알아보고 가면, 이 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볼거리가 가득한 용산구, 그 여정은 어떠셨나요? 그저 구경하기보다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을 배낭에 함께 챙겨가는 것이 더 알찬 여행을 꾸며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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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지역경상북도 경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프롤로그
    • 1.변하지 않는 것
    • 2. 둘러싸인 청산에 마음을 씻다
    • 3.선비의 삶을 만나다
    • 4.최부잣집 안방에는
    • 5.산 너머 일출을 맞이하다
    • 6.일제가 두려워한 우물
    • 7.천년의 미소
    • 8.경주의 또 다른 보물
    • 에필로그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경상북도 경주시 -

    신라 천년수도로 도시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라 불리는 곳. 수학여행과 교과서여행의 메카로 역사공부는 물론 휴양지의 힐링 감성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경상북도 경주입니다. 신라의 역사를 모두 품어 문화적 유적이 되어버린 이곳 경주에는 수많은 국보, 보물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볼 것, 배울 것이 많은 경주에는 많은 절대반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경주의 또 다른 이면을 체험해보자!’입니다.

    역사는 흐르고, 또 흘러온 역사는 쌓인다. 그리고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또 어떤 것은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역사의 배경이 되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환경은 그 모습을 지켜내는 단 하나의 것이란다.”

    “그렇다면 수많은 역사가 지나온 경주의 본 모습은 모두 자연에서 시작되었겠네요. 경주의 자연이 정말 궁금해요!”

    마음을 씻는 마을. 도의 근본인 마음 닦음을 자연에서 저절로 느낄 수 있는 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옥산세심마을의 자연은 어떠할까?

    “독락당 주변의 산과 자계천의 바위에는 ‘사산오대’라는 이름이 붙어있단다. 그 중 하나인 세심대는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었어.”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탐방코스도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니 마을을 씻고 정비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 아름답고 고풍스런 조선시대 건축이 100여 채나 있고, 선비문화가 있고, 조선시대 반가의 삶이 있다.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500여 년 동안 전통을 잇고 있는 유서 깊은 반촌마을이야. 그만큼 다양한 가옥 구성을 볼 수가 있지!”

    “와~ 마을 안에서는 유교 전통문화와 관습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참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네요. 시골집에서 하루 민박하면서 전부 경험해보고 갔으면….”

    월성 서편에는 교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신라때 국학이라는 학교시설이 있었던 마을이며, 지금의 경주향교가 그 터라고 알려진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 안쪽 넓은 골목길 안쪽에 경주최씨 종가댁과 소종가의 대문이 시선을 가로막는군요. 종가댁은 현재 몇 대째 살고 있을까요?”

    “1700년경 이 가옥을 지었다고 하니까 족히 9~10대는 이어오고 있지 않을까?”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최씨의 종가는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토함산 석굴암 통일대종 광장에서 31일 밤 11시부터 새해 오전 1시까지 시민들의 소원성취와 우리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타종과 소망기원 대제 행사가 성황리에 열린다.

    “토함산을 타고 넘어오는 공기와, 그 너머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쏟아지면 꼭 호랑이가 나타나 힘을 과시하느라 포효할 것 만 같아요.”

    “그래, 그만큼 건강한 자연과 본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이곳에 그 기운이 응집되는 듯해. 토함산 석굴암에서 맞는 새해는 얼마나 특별할까?”

    추령고개를 넘어 협곡을 가로지르는 멋진 도로를 지나면 무려 1500년 전 세워진 신라 대표 사찰 기림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설화를 가지고 있다. “선덕여왕 때 천축국 승려 광유가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확장한 이곳 탄생설화를 들어본 적 있니?”

    “글쎄요. 그 설화만 보면 여기가 신라 최초의 사찰이라 추정하기도 한다던데요. 아참! 또 다섯 가지의 맛을 내는 약수가 나온다는 오정수에 관한 설화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장군수는 일제가 두려워 막아버렸다는 이곳 우물들 이야기는 설화가 아닌 실화란다.”

    기림사 골짜기에 위치한 골굴암의 높은 암벽을 따라가면 자연굴을 이용하여 만든 12개의 석굴을 만날 수 있다. 이중 가장 윗부분에 특별한 분을 모셔놨다는데?

    “겸재의 ‘골굴석굴’에는 목조전실이 한때 묘사되었다는데, 지금은 바위에 그 흔적만 있네.”

    “그래도 이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얼굴은 아직 생생한걸요! 평판한 신체, 직선적인 신체 윤곽선, 얇게 빚은 듯한 계단식 옷주름, 무릎의 물결식 옷주름, 어깨의 V꼴 옷주름 등이 모두 살아 있어요!”

    신라, 그리고 신라를 있도록 했던 경주의 자연. 경주에서 흘러온 역사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쌓여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자연과 함께 하지 않을까?

    “경주는 잘 보존되어온 역사와 문화재만 유명해서 자연경관이 이렇게 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

    “네, 역사만큼이나 잘 보존되어온 자연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문화재만 알고 지식자랑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지는걸요?”

    신라 천년간의 역사가 흘러가며 남긴 기록들과 문화재는 모두 경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화려하게 꽃피었던 신라 역사의 토대가 된 자연경관은 앞으로도 경주의 발전과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성장하게 할 것입니다. 문화재만 관리하기 바쁜 요즘 시대의 관광지. 하지만 경주는 문화재와 더불어 변하지 않는 자연을 이어오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임이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몇 번이고 보았던 문화재가 지겹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경주의 보물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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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집촌 ‘순이’의 삶을 엿보다

    벌집촌 ‘순이’의 삶을 엿보다

    지역서울특별시 금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벌집촌 ‘순이’의 삶을 엿보다

    • 프롤로그
    • 1.순이의 방
    • 2.희망의 방
    • 3.비밀의 방
    • 4.차디 찬 공동세면장
    • 5.벌집촌, 그 좁은 추억
    • 6.순이를 두 번 울렸던 시절
    • 7.아프지만 남겨둬야 할 기억
    • 8.우리들의 외딴 방에는
    • 에필로그

    벌집촌 ‘순이’의 삶을 엿보다

    - 서울특별시 금천구 -

    지금의 금천구 가산동은 화려한 IT산업 중심의 디지털단지로 탈바꿈했지만, 과거 ‘벌집촌’이라 불렸던 구로공단 자리였습니다. 잊혀질 법도 하지만, 이 자리에서 과거 산업화와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해야 했던 여공들의 애환이 아직 그대로 서려 있습니다.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에 가면 군사정권 시절 ‘산업화의 역군’으로 포장됐지만 ‘공순이’로 더 잘 통했던 구로공단 여성근로자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1970~80년대 구로공단 벌집촌 여공들을 기억하라!’입니다.

    가난한 아버지를 위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동생을 위해, 대학 입학을 앞둔 오빠를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미싱을 돌리던 순이의 심정이 ‘순이의 방’에 들어서면 느껴질까?

    “옷장, 연탄, 밥상, 편지, 급여봉투 등 여공들이 사용했던 소품들을 가지런히 진열해놨어.”

    “순이는 교복 입고 학교 다니는 여학생들 보면서 너무나 부러웠겠지? 맘껏 공부하고 책 읽고 낮에 학교 다니고 밤에 잠자고. 그러면 소원이 없었을 거야.” “학교가 다 뭐람! 당장 부족한 잠이나 실컷 자고 일어나면 더 바랄 게 없었겠지.”

    하지만 이곳 전시관은 노동자들의 성장 스토리를 풀어놓아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중 하나가 ‘희망의 방’.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까?

    “힘겨운 하루를 보낸 소녀들이 야학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숙제하는 장면이 그려지지 않니?”

    “그런 점에서 순이도 완전히 학업을 포기했을 거라고 보지 않아. 옷 상표를 제대로 붙이지 못해 영어공부를 시작하게 됐을 게 분명해.”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쪽방에서 잠들기 전 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1층 안쪽에 자리한 비밀의 방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보자.

    “남몰래 좋아하던 사내아이 이름을 순덕이에게 털어놓았을까? 아니면 공장장 뒷담화? 고단한 몸을 뉘이고도 바로 잠들지 못했을 거야. 영락없는 소녀들이었으니까.”

    “쉬는 날에도 쪽방을 지키며 떠들었을 이야기들, 그 속에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었겠지? 그들이 나누는 얘기는 소리통에 담아놓았다는데, 궁금하지 않아?”

    수도꼭지에서 물을 받아 세수를 하는 여공들의 모습도 공동세면장에서 실물 크기로 생생하게 재현해 놓고 있다.

    “가난한 아버지를 위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동생을 위해, 대학 입학을 앞둔 오빠를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미싱을 돌리던 순이의 심정, 저 시린 물로 세수를 하는 것보다도 가슴 시렸겠지?”

    “그랬겠지. 눈물을 세수로 덮듯 아픈 심정도 가족들에게 절대 내보이지 않았겠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당시 소녀들이 살았던 쪽방들이 줄지어 광경은 그야말로 ‘벌집촌’을 연상케 한다. 이 안에는 어떠한 모습이 담겨 있을까?

    “이 비좁은 부엌을 좀 봐. 연탄 화덕과 야트막한 선반, 그릇 몇 가지가 전부로구나.” “부엌 너머가 바로 방이야. 근데 방 크기가 더 가관이잖아! 성인 2명이 누울 수나 있을까?”

    “2평 겨우 되겠어. 이 비좁은 방에 사계절 옷이 뒤섞인 옷장, 신발… 책도 꽤 되네! 한자책, ‘국어완전정복’ 교과서에 ‘서양요리’ 서적까지. 좁아도 갖출 건 다 갖췄구나.”

    2층에는 당시 여공들의 생활모습, 노동운동 등 여러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영상전시실이 있다. 이곳에는 또 1970~80년대 발간된 신문자료 내용은 ‘벌집촌’ 느낌과 사뭇 다른데?

    “신문들 제목을 봐봐. ‘근로청소년 생활의 질 높인다’, ‘구로아리랑 개봉 전부터 구설수’ 등. 이 벽면 한쪽을 가득 채운 당시 신문기사도 다 비슷한 내용들이야."

    “산업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전이었지만 언론은 전부 노동환경의 좋은 점들로 기사를 왜곡해놓았구나.”

    체험관은 구로공단 역사 기념사업의 출발점이다. 하여 노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체험교육을 위주로 각종 테마 중심으로 한 다양한 체험거리들도 직접 접해보자.

    “다른 건 몰라도 연탄 갈기 체험은 뭔가 신선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아려오면서 좀 씁쓸해.”

    “고통스럽고 지우고 싶고 잊고 싶은 흔적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 충분히 공감이 돼. 하지만 ‘공순이’, ‘공돌이’가 이룩한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 또한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겨야 하는 게 우리 역할 아닐까?”

    수십 가구가 사는데도 화장실은 달랑 한 개였고, 미로 같은 계단 끝에 발만 간신히 뻗을 수 있는 여공들의 공간은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이곳은 가족에게 붙일 급여봉투에 진학의 꿈도 접어 넣어야 했던 ‘순이의 방’, 여럿이 찬물에 세수하던 공동세면장, 밤늦게 공부하던 ‘희망의 방’, 몰래 소리통으로 대화를 나누던 ‘비밀의 방’… 전부 노동의 가치와 의미 되새기는 공간들이야.”

    “여공들의 삶이 비록 이곳에서 재현됐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소중한 공간이라는 거지?”

    한국 최초의 공단인 구로공단이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주역은 우리의 어린 누이들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그들은 봉제, 섬유, 가발 공장 등지에서 그토록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이 있는 한 인간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는 김수영의 노래를 생각해보면, 그 시대 우리 누이들을 기억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이 역사를 쓰는 것도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역사의식의 소산이 된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에서 지금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돌아오는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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