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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자, 고래 잡으러

    떠나자, 고래 잡으러

    지역울산광역시 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떠나자, 고래 잡으러

    • 프롤로그
    • 1.고래마을
    • 2.고래에 대한 것들
    • 3.고래축제
    • 4.고래를 겪다
    • 5.고래를 찾아가다
    • 6.고래그림?
    • 7.백로와 고래
    • 8.눈치 보며 먹는 고기?
    • 에필로그

    떠나자, 고래 잡으러

    - 울산광역시 남구 -

    고래가 헤쳐 나가는 파도가 해변가로 쏟아지면, 울산 남구의 사람들은 배를 띄우곤 했습니다. 밍크고래, 참고래, 특히 귀신고래가 많이 살았다던 이곳에는 포경산업을 하는 사람들로 늘 활기찬 소리가 가득했던 장생포 마을이 있습니다. 이제는 산업적인 포경이 금지되어 포경산업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아직도 울산 남구에는 고래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래 관광 도시로 변화한 이곳에서의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고래도시 울산의 고래를 다 보고 돌아와라!'입니다.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 장생포. 이곳은 고래로 시작해 고래로 끝나는 특색 있는 문화체험이 갖추어진 곳이다.

    “국내에서는 고래 고기를 먹는 문화가 없었는데, 언제부터 포경업이 시작된 것일까?”

    “러시아의 태평양어업회사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된 울산의 포경업은 일제 시대를 거쳐 해방 이후에도 이어진 사업이 되었어. 하지만 전성기를 지나 일부 개체 멸종 등으로 상업포경이 금지되면서, 이곳 마을이 쇠퇴하기에 이르렀다고 해.”

    고래 한 마리가 통째로 유골이 되어있다. 천장에 매달려 공중을 헤엄치고 있는 고래의 옛 모습이 궁금해진다.

    “고래잡이 유물이 많이 수집되어있네. 이제 포경업을 하지 않으니, 이제 이렇게 보존하는 것이 가잘 좋은 길이겠지?”

    “포경유물 뿐만 아니라 고래 속을 구경하거나 복원된 포경선에 올라타 직접 체험까지 할 수 있다고 하니, 고래에 대한 문화적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

    고래를 포획하고, 해체작업, 유통을 모두 거치는 도시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 하지만 이제 그 활기찬 추억을 다른 모습으로써 기억한다고 하는데?

    “울산 고래 축제는 선사시대의 고래잡이에 대한 역사를 재조명하고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 상징성을 만들고자 하는 관광축제로 시작되었다고 해.”

    “맞아. 관광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울산에서는 ‘장생포고래축제’라 칭하며 포경을 하던 예전 시절에 대한 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해.”

    장생포 해양공원 내, 국내 최초의 돌고래 수족관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바닷물고기 수족관, 생태 전시관 등, 고래를 생생하게 겪을 수 있다.

    “고래소리를 들으니, 정말 바다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 같아. 고래 생태에 관한 내용이 정말 종합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

    “뿐만 아니라, 관람을 마치며 본 것들에 대한 퀴즈를 풀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고래를 제대로 배우고 갈 수 있어.”

    울산 남구에만 유일하게 있는 관광상품인 ‘고래바다 여행선’은 직접 바다로 나가 고래관광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볼 수 있는 확률이 조금 낮다는데?

    “고래 여행선은 상시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서너 차례만 운행하기 때문에 미리 잘 알아보고 와야겠어.”

    “고래를 직접 만날 확률을 20%정도 이지만, 실제로 운이 좋다면 수천마리의 돌고래떼나 밍크고래 등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얼른 타보자!”

    망원경을 통해 대곡천 위의 바위적벽을 보자, 수위가 찰랑거리는 부분에 고래의 그림이 보인다. 바위에 고래가 새겨져 있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저 암각화는 국보 285호라고 해. 인류 최초의 포경유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있다고 해.”

    “고래를 잡은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야. 하지만 수위에 따라 잘 볼 수 없는 날도 있겠어.” “그래, 하지만 암각화 박물관에서 그대로 재현해 놓았으니 그쪽을 찾아도 좋아.”

    태화강에는 백로 한 마리가 앉아있다. 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니 어느새 백로가 고래가 되어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저 다리는 낮에는 백로처럼 생겼더니, 밤이 되니 고래모양이 되었어. 정말 신기하지 않아? 고래가 이쪽으로 헤엄쳐 올 것 같아!”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서 건설된 십리대밭교야. 저 다리에 대한 비밀은 꼭 낮과 밤, 두 번을 보아야 알 수 있으니 여행 앞, 뒤로 들리는 것이 좋겠어.”

    12가지 맛이 있다고 전해지는 고래 고기는 울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이다. 실제로 포경을 하지 않아 공급량이 적기에 맛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특별하다.

    “울산 대표 먹거리인 고래 고기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고 해. 그에 얽힌 유명 일화도 많다고 하니 꼭 한 번 맛보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

    “고래 고기는 육질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비슷해서, 그 조리법이나 식감이 거부감 없이 쉽게 먹을 수 있다고 해.”

    고래로 경제적 전성기를 겪었던 장생포는 새로운 방식으로 고래에 대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직접 고래를 잡지 않아도 고래에 대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는 만날 수 없기에 ‘고래 문화 특구’로 지정이 되어있으니, 꼭 한 번 들려야하는 곳임은 틀림없습니다. 고래라는 신비의 동물을 직접 만나보고, 그에 대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 여러분은 어떤 고래가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이 곳 울산 남구에서 고래에 대한 추억을 마음껏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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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지역대구광역시 달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 프롤로그
    • 1.안타까움을 담은 이름
    • 2. ‘영원한 사랑’
    • 3.‘누구세요?’
    • 4.내 소원은요….
    • 5.마비정의 의원!
    • 6.소박한 길 위에서의 작은 행복
    • 7.사계절을 모두 담다
    • 8.내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다
    • 에필로그

    마비정 벽화 마을의 그림 속을 걷다

    - 대구광역시 달성군 -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은 색다른 벽화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마비정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은 어디서나 볼 법 한 날개벽화 라거나, 해학적인 그림이 가득한 다른 곳의 그림들과는 다른 정서로 가득합니다. 그저 예쁘고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름 벽화마을. 하지만 이곳에 가득한 정감어린 향토적 그림들은 벽화마을에 대한 또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켜줍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마음 속 벽에 그림을 그리고 돌아오라!’입니다.

    옛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말을 불쌍히 여겨 마을 사람들이 ‘마비정’ 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그 말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 정말 외진 시골마을이 있다니, 어쩐지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에요. 게다가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바위들이 정말 멋져요!”

    “거북바위와 남근갓바위를 말하는구나! 저 바위를 향해서 힘껏 달려가는 말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구나. 마비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알고있지?”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돌배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비정의 연리목 주변으로 풍기는 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듯 하다.

    “꽃이 잔뜩 피어있는 길을 지나왔는데, 마을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연리목이 있네요. 꼭 결혼식장에 온 듯한 기분이에요.”

    “그래, 게다가 마을 앞에 핀 저 꽃의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라고 하니, 이 연리목들을 축복해주는 기분이 드는구나. 참 축복받은 나무들인 것 같아.”

    마비정의 문지기인 정승 그림을 지나 걸어가면 담장 너머로 내다보는 오누이를 만날 수 있다. 어찌나 생생한지 어른들 계시니? 하고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마비정 마을이 대표 말썽꾸러기들이 분명해요. 오빠를 따라서 배시시 웃고 있는 여동생의 표정이 정말 귀여워요.”

    “담장에 매달린 아이들의 붉게 물든 볼을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구나. 벽돌도 아닌 기와 담장이라니, 정말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지 않니?”

    어느 집 담벼락은 낙서로 가득하다. 가만히 읽어보면 까만 사인펜으로 오밀조밀 적어 내려간 사람들의 크고 작은 소원들이 빼곡하다.

    “이 담벼락에 소원을 쓰면 꼭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단다. 벽화마을답게 펜을 모아 둔 꽂이에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 있구나”

    “다녀간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써내려 간 소원들이 모여서 또 다른 벽화가 탄생한 것 같아요!"

    다른 나무들은 100년, 200년 잘도 사는데 이 나무는 그러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렇게나 굵고 높게 자란 것은 아무 드물어서, 이 종류의 나무 중에서는 우리나라 최고령이란다.

    “이렇게 큰 높게 솟은 것은 오랜만이구나. 보통 이렇게 높게 자라지 않는 것은 알고 있지? 아마도 비파정 사람들의 사랑으로 이렇게 자란 것이 아닐까?”

    “맞아요. 그런데 이 나무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는 약으로도 쓰였데요!”

    정말 생동감 넘치는 벽화부터 이정표를 대신하는 벽화까지. 이곳의 벽화들은 화려하기 보다는 소박한 시골 정서를 담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

    “빨리 와보세요!” “와! 꼭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는 것 같구나. "

    "‘소중한 이에게 장미 한 송이를’ 이라니, 마비정 마을은 계속해서 사랑이 이어져 오는구나.” “맞아요. 그리고 사진을 찍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벽화인 것 같아요."

    길게 뻗은 담벼락에 꽃이 만발한 봄의 풍경에서 시작해 추위에 떨며 불을 피우는 모습까지. 사계절의 모습이 한 번에 담긴 춘하추동 벽화가 있다. 어떤 모습을 담은 것일까?

    “이 길을 걸으면 1년이 한 번에 지나가네요. 현대적인 그림은 아닌 것 같고, 한자와 어우러진 동글동글한 사람들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에요.”

    “이 벽화는 마비정 사람들의 1년간의 생활을 담은 것이란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그들의 옷 차림새와 행위들이 꼭 옆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지 않니?”

    마비정의 그림들은 그저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 속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기도 하고, 읽고, 쓸 수 있으며 직접 그림과 소통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비정 마을에서 어떤 벽화가 가장 기억에 남니?”

    “음, 저는 움직이는 듯한 소와 목줄을 직접 끌어볼 수 있었던 강아지 그림이 좋았어요!! 구경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림 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 같아요.”

    벽화의 위치가 상세히 그려진 지도를 따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림 속 세상에 빠져듭니다. 안내문구 없이 마을 전체에 그려진 그림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내 준 지도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림을 하나 둘 그려 넣어 정겨운 내음을 풍기게 하더니, 차분히 그것을 둘러볼 수 있게 해준 마비정의 배려는 어느새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합니다. 향토적 내음으로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고, 소박한 소원을 담은 벽화까지도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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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지역전라남도 장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 프롤로그
    • 1.집념의 숲
    • 2.임종국 선생을 회상하며
    • 3.정상에 오르면
    • 4.건강숲길에서 만난 친근함
    • 5.애기단풍 인기도 옛말
    • 6.멋진 편백은 이곳에!
    • 7.마음껏 거니는 치유필드
    • 8.임선생 수목장에서 누리는 참살이
    • 에필로그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 전라남도 장성군 -

    체력 소비가 많은 가파른 산행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다 보면 심신의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습니다. 거기다 숲이 좋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우거진 침엽수림 속에서 명상하며 걸을 수 있는 전남 장성군 서삼면의 축령산휴양림은 산기슭을 가득 채운 편백나무가 치유를 돕고 있어 요즘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더욱 잦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미션패밀리>의 이번 미션, ‘축령산 숲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정화하라!’

    임종국 선생은 벌거숭이였던 축령산 산자락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의 인공조림을 만들며 그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무들만 생각한 것일까?

    “자기 소유의 땅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이곳에서 나무를 심고 또 심었어. 나무를 심는 일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 그는 생을 마치며 "나무를 계속 심어 달라"는 말을 남겼다지?”

    “그래서 이 편백나무 숲을 ‘집념의 숲’이라고도 하나 봐.”

    출발점은 추암마을 주차장. 걷다 보면 임종국 선생 공덕비를 지나 오르막 등산로를 치고 올라간다. 등산로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

    “길이 이렇게 가파를 줄이야!”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의외로 가까우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저기 2층 정자가 보이는데, 잠깐 쉬었다 갈까?” “출발한 지 20분도 안 됐지만 우린 저기서 한 템포 쉬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지!”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인 정자에 오르지 않고는 조망의 즐거움을 모두 알 수가 없다. 정자에 서면 장성을 둘러친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는데?

    “의외로 금방이라고 내가 말했잖아! 가파른 길이지만 이렇게 오르니 휘휘 두른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거라고.”

    “정말이야. 내장산, 백암산이 멀리서 실루엣처럼 보이고 옥녀봉, 장군봉, 병풍봉이 순서대로 펼쳐져 있군. 반대편에도 또 다른 장관이 연출되고 있는걸?!”

    정상에서 정자 옆으로 난 등산길을 따라 하산하는 길, 건강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 낯이 익다. 어디서 본 걸까?

    “이쪽 방면이 바로 영화에 꽤 많이 등장했던 금곡영화마을이로구먼. 옳거니! <태백산맥> 촬영지가 바로 여기였군!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었는데 생각 안 나네.”

    “아무튼 이 축령산은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림으로 이름났지만 정작 이 건강숲길은 산죽,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

    축령산 일대에는 40~50년생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 250여 만 그루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무려 1천148㏊에 달하는 숲 전체를 품어보자!

    “홍길동의 고장으로 유명한 장성군의 나무 하면 백양사 애기단풍이 떠오를 테지만, 지금 이 숲을 좀 봐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알겠어.”

    “이제 ‘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삼림욕의 명소로 주목받는 덕도 크지. 임도를 따라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편백들, 보여? 정말 장관이다!”

    버섯 모양의 명상쉼터와 전망대를 지나쳐 하늘쉼터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특별한 무언가와 마주할 수 있다는데?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그것을 만날 수 있다지?” “도대체 아까부터 뭘 보겠다고 이렇게 잰걸음인가?”

    “바로 여기라네! 이 아름드리 편백나무들. 하늘을 향해 쭉쭉 솟았어! 정말 시원스럽지?” “글쎄. 계속 지나친 편백나무들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군. 우람하고 씩씩해보이네만.”

    편백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걷다 보면 ‘치유필드’가 보인다. 아토피나 천식 환자는 물론 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짙은 솔향기를 만끽해보자.

    “저기 놓인 평상에서 잠시 쉬어가자고. 이 피톤치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니까.” “침엽수는 기본적으로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백의 피톤치드는 그중에서도 최고래.”

    “맞아.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경감시키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한다지.”

    여기서 10여분 내리 걸으면 산소숲길로 접어들고, 이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는 길이 넓지만 오른쪽 오솔길로 방향을 잡으면 임종국 선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임종국 선생 수목장 장소로 가는 길이구나. 산 사면을 따라 난 오솔길은 편백나무들을 피해 요리조리 굽었어.”

    “숲 때문인지 비 때문인지 갑자기 어두워지고 있어. “길 위로 편백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는 거야. 이 역시 선생의 집념의 흔적일까?”

    장성군과 고창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축령산 동쪽자락의 드넓은 휴양림. 그곳에는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 있습니다. 구름이 지나간 푸른 하늘에서 아침햇살이 쏟아지면 상큼한 피톤치드는 온몸을 감쌉니다. 여기에는 죽어서도 나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임종국 선생의 피와 땀도 서려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숲 그늘이 그리운 이즈음,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산세 곱고 야트막한 축령산 초록세상에서 참살이를 누려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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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지역서울특별시 은평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 프롤로그
    • 1.지하철 패스만 들고 떠나는 산사 여행
    • 2.천혜의 자연과 마주하고 있는 사찰
    • 3.길손 배웅하는 보호수
    • 4.사찰 밥맛이 좋은 이유
    • 5.천년고찰에서 풍부한 역사를 마주하다
    • 6.템플스테이 속 템플라이프
    • 7.세상 밖 짐을 내려놓는 시간
    • 8.진관사, 장대하고도 친근한 사찰
    • 에필로그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 서울특별시 은평구 -

    골치 아픈 일 있을 땐 다도와 참선, 새벽예불로 1박2일 산사여행을 다녀오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먼 곳까지 발걸음을 하는 건 또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심신을 달래려 떠나는 여정이라면, 기왕 찾아가는 길만큼은 부담을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을 이용해 쉽게 닿을 수 있는 비구니 스님의 수행사찰 진관사로 떠나보는 건 어떤가요?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가 적극 제안합니다. 마음 비우는 여정, 진관사에서 심신 가득 맑은 향기를 채워보세요!

    템플스테이에 대해, 첩첩산중으로 가기 위해 뭔가 거창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따른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뒤 나즈막한 야산 길을 따라 진관사로 가보자!

    “지하철에서부터 복잡한 마음 훌훌 털어버려도 좋을 도심 속 명품 산사를 기대하라니?”

    “말 그대로야. 찾아보면 동네 카페만큼이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 장소가 은평구에도 있다고!” “지하철 타고 떠나는 템플스테이라…. 이거 의심 반, 기대 반인데?”

    삼각산자락을 따라 올라가다가 돌다리 세심교(洗心橋)를 건너면 예스런 ‘진관사‘를 만난다. 하지만 이곳은 본디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데?

    “세심교 너머에 계곡과 소나무숲을 마주보도록 지어진 함월당을 좀 봐봐! 선방에 앉으면 창호 너머로 푸른 숲을 그대로 볼 수가 있대. 정말 멋지지 않니?”

    “다리도 사찰도 심지어 마당까지 자연지형을 그대로 반영한 걸까? 자연과 하나가 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듯해!”

    <힐링캠프> 진행자인 방송인 김제동은 틈만 나면 찾는다는 이곳 진관사에서는 단연 최고라 꼽는 명물 몇 가지가 자리하고 있다. 과연 뭘까?

    “전국 사찰 중 으뜸이라는 진관사 절밥 맛이 그렇게 좋다지? 보러도 온다지?” “아니, 마음을 비우러 왔건만, 도착하자마자 밥 타령이라니!” “하하~ 진관사는 사찰음식으로 템플스테이 중에, 아니, 사찰의 최고봉이니까 이러는 게지!”

    “그보다도 지금 가는 길과 홍제루 쪽에 가면 서울시가 지정한 보호수 세 그루도 유명하지.”

    실제 진관사 밥맛도 꽤 알려져 있다. 어떤 사찰음식이 차려지기고, 또 어떤 깊은 맛이 담겨 있는 걸까?

    “이 담백하고도 깊은 맛~. 나는 발우공양 시간이 이렇게 행복할 줄 미처 몰랐지.”

    “그건 이곳 진관사에만 전해져오는 사찰음식들의 조리법이 독특하기 때문이야. 고려시대 국찰로써 왕실에 음식을 제공하던 그 내공이 어디 가겠어? 맛과 화려함이 있지만 그래도 사찰음식은 사찰음식이야. 기본적으로 ‘오신채’를 넣지 않았다고 해. 그게 뭔지 알고 있니?”

    신라 진덕왕 때 원효대사가 삼천사와 함께 창건하여 ‘신혈사’라 이름 한 천년고찰 진관사. 그 기나긴 만큼이나 살펴볼 만한 역사자원도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는데?

    “고려시대에 창건된 진관사는 억불정책을 펴던 조선시대에 수륙재로 제대로 명성을 떨쳤지. 실제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로 사용되기도 했어.”

    “와~ 여긴 역사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도 넘치는 것 같아. 나한전과 독성전, 칠성각 등을 보면 그래. 이런 곳이니 템플스테이 장소로 쓰이기에 왠지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니까.”

    비구니 스님들과 다실에 둘러앉아 차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보면 외갓집에 온 손자처럼 편안하다. 세상 밖에서 짊어지고 온 온갖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스님, 100일째 술을 끊고 있습니다. 힘든 일은 아니죠. 100일 내내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요. 술은 마셔도 좋지만 끊고 살아도 좋아요. 하지만 제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까요.”

    “극락교를 거쳐 세심교를 건너 진관사에 들어오면, 그 순간 마음 속 번뇌는 싹 사라지고 청량한 마음으로 치유되지 않을까요?”

    1박2일을 기본으로 하는 템플스테이. 이중 템플라이프는 그야말로 반나절 산사에 머물며 템플스테이 간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예불과 108배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부터 다도, 참선, 새벽예불 시간도 어느덧 다 지나가는구나. 마음도 몸도 정갈해지는 기분이야.”

    “스님들과 이렇게 여유롭게 대화를 나눈 자체만으로도 나는 뭔가 문제 속 답을 찾은 듯해.” “여기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들은 또 어떻게 잊겠어.”

    소박한 의자 하나에도 그는 의미를 심는 사찰, ‘인생을 낭비한 죄’만큼은 경계하자는 ‘무소유’의 정신이 깊게 밴 절이 바로 진관사다.

    “이 사찰은 소박하기 그지없어. 그저, 풋풋해. 그러면서도 뭔가 평범함을 벗어나 있어.”

    “맞아. 마치 법정의 삶을 옮겨놓은 것 같지 않아? 여느 산사처럼 일주문도 없고 눈을 부릅뜬 사천왕상도, 그 흔한 대웅전도 없어. 그래서일까? 이곳 템플스테이는 왠지 정겹고 부담도 더 없는 것 같아.”

    혹, 고리타분할까 걱정된다고요? 절대 아닙니다! 살 빼주는 다이어트 템플도 있고, 노래하는 음악 템플도 있고, 심지어 크루즈를 타고 럭셔리하게 참선을 하는 명품 템플까지 각양각색 템플라이프가 있으니 안심 붙들어 매십시오! 아, 그리고 멀지도 않다는 거 이번 기회에 알게 됐으니 더더욱 마음 놓고 떠나보세요. 그저 지하철 패스만 들고 떠날 수 있는 도심 속 명품 산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삶의 여백처럼 담백한 템플스테이 힐링사찰 진관사, 구미가 당기십니까? 그럼, 이번 주말은 조금 서둘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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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씻기는 폭포

    마음이 씻기는 폭포

    지역경기도 연천군 편집국        사진연천군청 2017-02-15 호감도 hotmark

    마음이 씻기는 폭포

    • 프롤로그
    • 1.한탄하니, 한탄강
    • 2.캠핑장을 지나
    • 3.연천의 산 속에
    • 4.주상절리 사이의 명경
    • 5.시원한 폭포소리
    • 6.신기한 돌들
    • 7.재인의 전설
    • 8.마음을 씻자
    • 에필로그

    마음이 씻기는 폭포

    - 경기도 연천군 -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시원한 바다와 계곡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적시고 오고 싶다면 바다보다는 계곡이 적격인데요, 연천을 흐르는 한탄강에 아름다운 폭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신가요? 재인 폭포는 그 규모는 작지만 경관이 아주 아름다워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되는 곳입니다. 여름의 불볕더위에 지친 분들께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연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에 찾아가 더위에 지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오라!’

    강원도 평강의 추가곡령에서 시작되어 철원과 연천을 거쳐 흐르는 한탄강. 휴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이 강은 현무암으로 된 용암지대를 지나기에 숨은 절경이 많다.

    “산을 스치며 흐르는 아담한 강물이 아름다워요.” “한탄강은 아름답기만 한 강이 아니야. 한탄강을 흔히들 분단의 강이라고 한단다. 이 물줄기는 북한에서 시작되었지. 강물을 한 번 만져 보렴. 북한에서 넘어온 강물이야.”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물인데, 그렇게 슬픈 사연이 있었군요?”

    한탄강에 슬픈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탄강 오토캠핑장은 연천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도 한탄강 즐기기의 좋은 방법!

    “여름만 되면 연천 캠핑장으로 놀러간다는 사람들이 많다 했는데, 바로 이곳을 두고 이르는 말이었군요! 삼삼오오 모여 있는 텐트들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는 것 같은걸요?”

    “하하, 폭포는 포기하고 캠핑을 하고 싶은 거니?” “그럴 리가 있나요? 저는 오늘 답답한 마음을 싹 씻어내 줄 폭포줄기가 필요하다고요!”

    연천 가마골은 보개산과 한탄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한탄강보다 특별한 명소가 있다?

    “한탄강보다 특별하다고요? 한탄강보다 유명한 곳은 아닐 텐데, 어떻게 한탄강보다 특별할 수가 있지요? 그만큼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인가요?”

    “한 번 가보면 입이 떡 벌어질걸? 우리나라에는 없을 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테니까 말이야. 발걸음을 서둘러 보자.”

    재인폭포는 삼면이 주상절리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27m 높이의 구름다리 위에서 연천폭포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그 신비로운 풍경에 넋을 잃게 된다던데?

    “세상에, 저 물 색을 좀 보세요! 용암지대를 흐르기 때문인지, 아니면 물이 너무 깊기 때문인지 옥빛을 띠고 있어요! 제 마음도 함께 물들 것만 같아요!”

    “폭포의 실제 높이는 20m가 조금 안 된다고 하더구나. 전망대가 폭포보다 높으니, 폭포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셈이지. 이 사실만으로도 특별하지 않니?”

    전망대 위에서만 내려다봐서는 재인폭포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 전망대를 내려가 폭포로 직접 가 보자. 아찔한 높이의 계단이니 한 발 한 발 조심해야 한다.

    “재인폭포는 다른 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그 자리에 협곡이 생기며 만들어진 폭포야. 폭포 위에는 용이 하늘로 날아 올라간 자리인 용소가 있지.”

    “물소리가 정말 굉장해요!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소리가 저런 소리일까요? 위에서 볼 때는 아담해보였는데,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걸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재인폭포는 주상절리로 둘러싸인 폭포. 그래서 폭포 아래서 화강암과 현무암을 주울 수 있다는데, 예쁜 돌을 한 번 찾아볼까?

    “제주도에서나 봤던 돌들이 여기에도 있어요! 여기, 제가 주운 돌을 한 번 보세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을 주웠어요.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얘는. 우리나라에 화산이 제주도에 밖에 없는 줄 알았니? 위를 좀 보렴. 절벽이 모두 주상절리로 이루어져 있어. 과학책 속의 사진 한 장이 튀어나온 것 같구나.”

    재인폭포에는 아름다운 여인과 재주꾼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런데 이 전설,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아리송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을 원님이 재주꾼의 아내를 뺏기 위하여 절벽에서 재주꾼을 죽였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는 재주꾼이 절벽을 건너는 내기를 했는데, 내기에 자신의 아내를 걸었다가 그만 내기에서 질 위기에 처한 마을사람이 재주꾼을 죽인 것이지.”

    “두 이야기 모두 재주꾼이 억울하게 죽고 마네요. 그래서 물빛이 저렇게 신비로운 걸까요?”

    재인폭포를 모두 둘러보았다면 마음 한 구석이 환하게 맑아졌을 터. 전망대를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며 소원을 한 가지 빌어 보자. “왠지 지금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소원을 빌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내 주는 아름다운 폭포를 보았으니, 정말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구나. 그래, 무슨 소원을 빌 것인지는 정했니?”

    “비밀로 간직해 둘래요.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니, 200개의 계단이 거뜬해요!”

    재인폭포에서 지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오셨나요? 시원하게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이 맑게 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지친 마음이 씻긴 자리에 밝고 희망찬 마음들만 들어 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천과 한탄강은 그 이름만큼이나 슬픈 사연이 한 가득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 이야기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마음을 채워가는 것도 기분 전환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인폭포에 빈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트래블아이>도 함께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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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지역전라북도 순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 프롤로그
    • 1.한국인의 맛
    • 2.순창이 참 좋다? 순창의 장 좋다!
    • 3.8할이 경험
    • 4.순창 고추장 맛의 비결을
    • 5.다양한 종류만큼
    • 6.푸근한 냄새에서 정을 느낀다
    • 7.대를 잇는 장인들의 손맛
    • 8.마을의 보물인 장독
    • 에필로그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 전라북도 순창군 -

    해외여행을 떠날 때 필수용품이 되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고추장입니다. 몇날 며칠을 느끼한 음식들과 사투를 벌이다보면 절로 고추장 생각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고추장에 밥 한 공기 쓱쓱 비벼먹으면서 향수를 달래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입맛을 잃었을 때 비장의 카드로 매콤한 고추장 음식들을 맛보면 금세 활력이 생기며 달아난 입맛도 되찾아 오는 신통방통한 것이 바로 한국인의 맛, 고추장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 미션은 ‘순창에서 한국인의 맛을 보고 돌아오라’입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이 없는 한식(韓食)은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입맛을 길들이고 정서를 만들어 온 한국인의 맛은 지금쯤 맛있게 무르익어 간다.

    “여행은 어땠어? 즐거웠어?”

    “즐거웠지. 딱 하나만 빼고.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혼났다니까. 고추장이 얼마나 그립던지 한인 식당에서 고추장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니까! 역시 한국 사람이라면 고추장이지!”

    순창하면 고추장을 빼놓을 수 없다. 붉지만 탁하지 않은 맑은 빛깔의 순창 고추장이 그 명성을 얻게 된 시기는 언제부터 일까?

    “그래서 한국 오지마자 순창으로 달려온 거야? 너도 참 너다. 그런데 언제부터 순창하면 고추장이 떠오른 걸까?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그건 순창장류박물관에 가면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아마도 기후와 정성이 맞물려 효모균이 제대로 번식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순창 고추장이 특별한 이유는 질 좋은 재료와 발효기간의 정성 그리고 삽시간에 따라 잡을 수 없는 경험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난 정성과 경험에 한 표를 던질래. 아무리 좋은 재료라고 해도 발효하는 과정에서의 정성과 전통을 받들어 온 노력이 없었다면 최고의 맛을 내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

    "지금까지 최고의 맛을 이어나가며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온 고추장 장인들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순창 고추장은 시지 않고 적절히 달다. 매운맛에 감도는 단맛은 음식의 감칠맛을 돋우어주고 입맛을 당기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순창에서는 8~9월에 고추장용 메주를 따로 띄워서 신맛보다는 단맛을 낸다고 들었어. 그 래야 장의 단맛을 내는 곰팡이가 많이 피어나기 때문이라고. 자식, 이 정도는 알고 와야 되는 거 아니냐?”

    “한 가지를 빼먹었는걸? 섬진강 상류 깨끗한 물로 담갔기 때문에 더 좋은 거라고.”

    한식에서 고추장은 단순히 종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자투리 장이 아니다. 맛의 화룡점정을 찍는 고유한 우리 문화이다.

    “고추장마을에 왔으니 고추장 맛을 봐야 하지 않겠어? 고추장 요리를 떠올려보면 비빔밥, 고추장 불고기, 고추장찌개, 매운 불닭 등등 너무 많아서 다 떠올리기가 힘들어.”

    “난 여기에서 특별하게 맛 볼 수 있는 참외장아찌랑 매실 장아찌를 먹어볼래. 음, 짜지 않고 달콤한데?”

    메주를 띄우고 장을 담글 때면 익숙한 시골냄새가 풍겨온다. 정겨운 그 냄새에 마을 어귀에서부터 마음이 푸근해진다.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뭔가 진하면서 깊은 이 시골냄새의 정체는 뭐지?”

    “장을 띄우고 만들면서 나는 온갖 장류 냄새야. 이런 냄새는 아마 장이 제대로 익어가고 있다는 거 아닐까? 나는 향기롭기만 한데?” “그래? 다시 한 번 맡아볼까? 그래도 난 좀 고약한데.”

    순창고추장의 맛은 대대로 이어지는 장인들의 솜씨가 묻어있기에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고추장만을 생각하고 지나온 세월이 장독에 담긴 고추장만큼 깊고 진하다.

    “저기 좀 봐봐. 저기 장독대에서 장맛 보시는 분말이야. 고운 한복차림에 머리도 정갈하게 쪽을 지시고 장독대 사이에 계시니까 무슨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지 않니?”

    “그러네. 저분 손에서는 왠지 매운 고추장 냄새가 날 것 같아. 그만큼 고추장과 함께 지나온 세월이 깊다고 하겠지?”

    마을의 사람들은 대부분 길게 늘어선 장독들을 제일의 보물로 여긴다. 그곳에 담겨있는 것이 비단 고추장뿐일까. 지난날의 청춘과 세월이 묻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순창 고추장마을 사람들에게 가장 큰 보물은 무엇일까?” “아마 저 장독들이 아닐까? 하나하나 자식처럼 생각하시겠지. 줄지어 늘어선 장독대만 보아도 절로 배가 부르시다고 하셨잖아.”

    “맞아. 이 장독들은 고추장마을 사람들의 보물이자 한국인의 보물이기도 하지.”

    가을 무렵이면 순창에는 김장을 위한 빨간 고추를 늘어놓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또한 집집마다 줄지어있는 장독과 처마 밑에 매달린 메주는 짙은 장 냄새를 풍기며 상투적인 시골 풍경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코를 질끈 틀어막지만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지는 냄새는 절로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듭니다. 고추장마을의 가을은 맛있게 익어갑니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고 없으면 허전한 고추장으로의 여행을 원한다면 순창으로의 여행을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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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 안개가 핀 마을

    매화 안개가 핀 마을

    지역전라남도 광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매화 안개가 핀 마을

    • 프롤로그
    • 1.고요한 나루터
    • 2.두꺼비 전설
    • 3.겨울이 채 가지 않은 듯
    • 4.매화를 만나다
    • 5.멋스런 초가집
    • 6.매실 잔치?
    • 7. 손으로 캔 고사리
    • 8.매실 차 한 잔
    • 에필로그

    매화 안개가 핀 마을

    - 전라남도 광양시 -

    봄이 오면 흩날리는 벚꽃마냥, 봄을 만끽하며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벚꽃보다는 은은한 빛깔을 뽐내며 몽긍몽글 피어나는 꽃, 바로 매실나무의 꽃인 ‘매화’입니다. 연분홍 꽃잎이 온 산을 가득 메울 때면, 눈이 쌓인 듯한 설경에 모두가 매료되곤 한답니다. 전라남도 광양의 섬진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매화의 향기로 가득 한 ‘매화마을’을 만나게 됩니다. 섬진강을 따라 길게 뻗은 이 마을에서는 매화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섬진강 따라 흐르는 매화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껴라!’입니다.

    맑은 강이 흐르는 모양새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고요하다. 게다가 모래사장이 펼쳐져있으니 바닷가에 서 있는 듯하기도 한데. 이곳은 어디일까?

    “물가에 아슬아슬 세워 둔 나룻배가 운치 있어요. 당장이라도 뱃사공들이 나와 뱃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강 건너로 데려다줄 것 같아요!”

    “빛이 스며든다는 이름의 ‘광양’이라는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자연 경관이지? 섬진강의 빛에서부터 시작된 따스함이 이곳에까지 닿는 듯 하구나.”

    돌 두꺼비가 떡하니 섬진강을 지키고 섰다. 어딘가 모르게 듬직해 보이는 돌 두꺼비의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섬진강이 괜히 두꺼비의 이름을 딴 것은 아닌가보다.

    “수월정에 앉아 섬진강과 저 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 아닌가 싶구나. 이곳을 노래한 시조도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구나.”

    “아까전에 오면서 보았던 섬진강 유래비가 생각나요. 그곳에 새겨져 있던 나룻배와 두꺼비 모양을 생각하면, 이곳의 유유자적함을 담았음을 알 수 있어요.”

    꽃을 알리는 진달래가 아직 피지 않은 날이라 그럴까? 새하얀 마을로 향하는 몸이 조금 움츠러든다. 아니, 그런데 눈이 쌓인 곳이 아니라니!

    “도심에서도 이따금씩 보이는 매화인데, 이곳의 매화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섬진강의 은빛 모래가 펼쳐진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다니, 정말 멋진걸요?”

    “이렇게나 뽀얀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설원에 홀로 선 기분이구나. 봄을 맞이하는 매화들의 향연은 1년에 딱 한 시기만 볼 수 있으니, 시기를 잘 맞추어 와야겠어.”

    그저 걸으며 지나치기엔 아쉽지 않을까?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꽃을 직접 손으로 잡아보고, 그 향을 맡아보고 싶다면 조금 다가가도 좋다.

    “멀리서만 보았을 때에는 매화만 피어있는 줄 알았더니, 산길 사이사이에 피어난 민들레와 제비꽃 등의 야생화도 옹기종기 피어있구나.”

    “곳곳에 있는 매화농원에 가보면 색색의 매화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해요. 눈송이가 맺힌 듯한 백매화부터 발그스름한 홍매화까지도 볼 수 있어요!”

    오래된 고목, 힘겹게 쌓아올린 나지막한 돌담, 말끔히 정리된 초가지붕. 희고 풍성하게 피어난 매화 속에 자리한 모습이, 구름 속에 떠 있는 듯 아득하다.

    “매화마을을 구경하다 보니, 전통 가옥 위에 올라앉아 술병을 든 채 인생을 즐기던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이 생각이 나는구나.”

    “그럴 만도 해요. 이 매화마을은 매화꽃이 만개한 채 흩날리는 풍경이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하니,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찾아보아야겠어요!”

    햇빛을 받으며 직접 매실을 따 본다. 바구니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더니, 이제는 서로를 부여잡고 가득 들어차있다. 이 푸른 빛깔에 영양이 모두 담겨있겠지?

    “예전에는 매화는 관상용으로 많이 쓰였다고 하는구나. 게다가 양반집 정원에 주로 심는 나무였단다.”

    “하지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매화를 직접 기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해요. 매화에서 나는 열매인 매실은 먹는 것 말고도 다르게 사용하기도 할까요?”

    해가 채 뜨지 않은 새벽이면 섬진강의 뽀얀 안개가 이 넓은 산을 가득 덮어낸다고 한다. 향긋한 매실의 향기 아래 고사리의 뭉근한 내음이 자리한다.

    “매화마을의 토양은 비옥하고 깨끗하단다.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지렁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하니, 이 땅에서 나는 나물들도 참 건강한 재료란다.”

    “매년 초봄이면 매화마을 주변의 산이 이 고사리로 가득 찬다고 해요. 이것들을 직접 수확해서 맛본다면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요?”

    어르신이 내어주신 매실 절임에 뜨거운 물을 붓자 예쁜 잔에 뽀얀 김이 서린다. 새콤한 향과 입 안에 남는 달큰한 맛이 기분에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매실로 만든 음식들은 새콤한 맛이 매력인 것 같아요! 늘 상큼한 매실과 함께 한다면 점점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소화를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피로회복과 항암작용까지도 도움을 준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매화의 절경을 본 것만으로도 이미 건강해진 기분이구나!”

    매화마을에서 피어나는 꽃은 언제 다 피어났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피어납니다. 하지만 최고로 꼽히는 매화는 겨울이 채 가시기 전에 피는 ‘설중매’라고 하네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매화가 피어나면, 이곳 매화마을에는 점차 생기가 돋아납니다. 그만큼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매화의 향기에 흠뻑 취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게 된다고 하니, 여러분도 이곳으로 봄나들이를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요? 매실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고 품에 가득 담아가는 매실은 여러분의 건강을 책임져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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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악산이 꾸는 꿈

    모악산이 꾸는 꿈

    지역전라북도 완주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모악산이 꾸는 꿈

    • 프롤로그
    • 1.산의 생김
    • 2.모악재로 향하면
    • 3.천하구제를 실천하는 땅
    • 4.느바기로 걷다
    • 5.종교와 계급을 초월해
    • 6.상생의 문화지대
    • 7.빈곤 속 풍요
    • 8.모악산의 꿈
    • 에필로그

    모악산이 꾸는 꿈

    - 전라북도 완주군 -

    전라북도 완주 구이면에 자리한 모악산 자락은 온유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산 뒷자락 숲길을 지나는 순례길은 실로 아늑하고, 봉우리에서 바다를 향하는 모습 그윽합니다. 모악산 골짜기에 자리한 수생금 물은 금을 낳고 생명을 키우는 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수천수만 년 동안 모악산과 함께해온 완주 전역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 산 역시 피해갈 수 없었던 아픔을 간직한 이 산을 알고자 한다면 그 이름의 유래를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알게 됩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모악산의 유래를 찾아라!’

    실로 모악산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산으로 평가된다. 그 지세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저기 보이는 저 모악산, 어미가 아이를 안은 듯 인자해보여. 그래서 모악(母岳)산일까?”

    “그럴 수도 있지. 모르긴 몰라도, 과거에 사람들은 저 산을 악이 없다고 무악(無惡)산이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그게 모태가 됐을 수도.” “직접 이 산을 둘러보다 보면 왠지 그 이름의 유래도 보일 것 같아.”

    모악산은 지리적 의미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에서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에서 그에 대한 많은 도움을 얻을 것 같다.

    “정여립이 대동단을 만든 곳도 바로 여기라지. 동학혁명 때 동학교도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세를 바로 이곳에서 폈으니까.”

    “맞아. 그뿐만 아니라 한 땐 이곳에 수많은 종교집단들이 자리 잡고 교세를 펴 충남 계룡산과 함께 한국 2대 명산으로서 꼽혔지.”

    요즘도 이 일대의 신흥종교 단체들이 미륵불을 기다리고 있다는 금산사. 그들에게 모악산은 ‘우주의 자궁과’도 같은 존재일까?

    “모악산 일대는 동학농민운동이 발발했던 곳이기도 하지만 증산교가 시작된 곳인 만큼 신흥종교의 발생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겠지?”

    “맞아. 기운이 센 탓에 계룡산과 함께 무속신앙의 근거지로 꼽히게 됐다지. 실제 이 일대는 예부터 증산도의 발생지로도 유명하잖아.”

    모악산 순례길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유산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을 걷는 동안 종교 성지들이 인접해 있어 이웃 종교를 존중하는 법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원불교·불교·기독교·천주교 등 여러 종교가 힘을 합쳐 선포한 240㎞에 이르는 이 순례길을 일러주는 이정표는 달팽이 그림이지. ‘느바기’가 모토라는데, 그 뜻을 알고 있니?”

    “달팽이처럼 느리게, 바르게, 기쁘게 걸어라, 대충 그런 의미 아닐까? 앗! 금산사를 출발한 지 30분도 채 안 됐는데 100년 넘은 예배당이 떡하니 있구나.

    오래된 나무 십자가가 예배당임을 알린다. 이 순례길에서 만난 예배당은 개신교 전도의 전초기지인 금산교회다.

    “이곳은 개신교, 가톨릭 신자가 절이나 원불교 교당에서 자고, 불교 신자가 성당에서 자는 일은 정말 쉽다더라.”

    “종교의 경계를 초월하게 된 계기는 뭘까?”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 계급을 초월해 섬김의 정신을 실천했던 두 남자 이야기를 들어봐.”

    예배당에서 다시 걸음을 옮기면 금평저수지를 만난다. 이 옆에 화려한 빛깔의 증산법종교 본부는 물론 미륵불의 소망이 담긴 오리터도 볼 수 있다.

    “개신교 전도의 상징을 담은 예배당에 증산사상의 발원지와 미륵불의 모태를 모주 마주한 셈이자나! 이런 장소는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기 힘들 거야.”

    “먼 옛날, 위험천만하게 평등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이 지역에는 유독 많았다는데, ‘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따로 없다’는 정여립의 집터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사람이 곧 하늘’이라던 동학농민운동의 녹두장군 정봉준의 최후전적지까지 만나게 되면 종교와 계파를 초월할 수 있던 이 지역의 내력과 모악산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까?

    “가톨릭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은 곳이 정봉준의 집이었어.” “그런 점에서 인내천과 정봉준, 모악산은 꽤 닮아 있는 것 같지?”

    “중요한 말을 했구나.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계곡이 깊어 숨기 좋았던 모악산은 인근이 평야라 먹을 것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거야.”

    논밭, 갈대숲을 지나 시골마을의 소소한 일상과 마주하게 되면 꿈에서 막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는 모악산의 참뜻이 응집된 길이기에 쉽게 지나칠 수 없다.

    “다시 ‘사람 사는 동네’지만, 너에게 뭔가 또 다른 깨달음이 됐을 듯한데?”

    “동네 슈퍼, 시골 문방구, 마을 초입의 느티나무 같이 소소한 풍경을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모악산이 품은 뜻을 알 것도 같아. 그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모악산을 닮은 이 길은 결국 ‘사람 사는 길’에서 끝이 난다는 거야.”

    악이 없기에 무악(無惡)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인자한 산, 누구라도 껴안을 수 있는 넉넉한 품을 지닌 모악산을 깊이 탐구하다 보면 결국 숨은 유래도 찾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순례길을 밟아가다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모악산이 지키고자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구간구간 서로 떨어져 풍경만 고고한 길이 아니라는 사실은 곧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길이고, 그 사람 사는 이 길을 모악산이 품어내고 있었음을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길 끝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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