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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지역경상북도 울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 프롤로그
    • 1.여기가 울릉도야? 정글이야?
    • 2.상쾌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들다
    • 3.중앙에 솟은 최고봉을 향해
    • 4.정상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지니
    • 5.천국의 계단 혹은 공포의 계단?
    • 6.이야기가 있는 나리분지 숲길을 거닐면
    • 7.자연 속 삶터
    • 8.울릉도의 진정한 속살을 맛보다
    • 에필로그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 경상북도 울릉군 -

    머나먼 울릉도 여행은 울렁거림으로 시작합니다. 작심해야 갈 수 있는 머나먼 여행길, 그 먼 바다 한가운데 떠 있을 섬으로 향하는 울렁거림이 그 첫 번째입니다. 쾌속선이 다니는 길이어서 예전보다는 한결 이동하기 편해졌지만 파도라도 높을라치면 뱃멀미 때문에 겪어야 하는 울렁거림이 두 번째입니다. 마지막 울렁거림은,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하염없이 걷고 싶을 만큼 운치 있는 숲길에서 울릉도의 속살을 마주했을 때 겪게 됩니다. 맞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울릉도 속살까지 들여다보는 섬 일주 트래킹을 떠나라!’

    요즘 갈 곳 잃어 매너리즘에 빠진 백패커들, 섬 곳곳에 산재한 울릉도만의 참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발걸음을 한 첫 소감은 과연 어떨까?

    “천혜의 비경들이 즐비하다더니, 숲이 마치 원시림에 가까워! 포장도로가 놓이긴 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내륙 옛길은 수풀이 머리 위를 껑충 치솟는 곳이 많아.”

    “제1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될 만도 하지? 하늘 한 점 보이지 않게 가릴 정도로 나무들이 빽빽하고, 사방은 온통 생명의 빛이 흘러넘치고 있어!”

    안평전 등산로 입구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불편함도 있지만, 등산로에 들어선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짜증은 눈 녹듯 사라진다. 무엇을 보았기 때문일까?

    “길이 벌써부터 가팔라지는 게, 우리가 숲 속 깊숙이 들어온 것 같아. 어느새 그 푸른 바다가 한 조각도 보이지가 않네.”

    “빛이 투과되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시간마저 멈춘 듯하구나. 하지만, 발걸음 뗄 때마다 나무와 풀, 흙이 발산하는 상쾌한 기운이 기분을 좋게 하지 않아?”

    하나의 거대한 산과 같은 이 섬은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다보면 흡사 정글탐사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속살을 보기 위한 장소는 따로 있다고.

    “나리분지를 제외하면 평지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어! 지금 우리가 향하는 저 봉우리, 원시림이 정말 빼곡하다! 혹시 뱀이라도 나오는 거 아닌가 몰라!”

    “신기하게도 여긴 뱀이 없다지? 그래서 더 자유롭게 발길을 내딛을 수 있다고.” “그거 참…. 그나저나 저 중앙에 솟은 최고봉의 모습, 멀리서 봐도 참 장관이야.”

    성인봉 정상은 별다른 풍경 없이 표지석 하나 덩그러니 서 있어 뭔가 밋밋하다. 시야마저 답답한 듯한 이곳을 벗어나 아래로 향하다 보면 전혀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는데?

    “나무가 어른 키보다 높게 자라 있어 봉우리 몇 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 발밑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을 기대했는데, 이거 좀 실망스러운 걸.”

    “이쪽으로 내려와! 여기가 바로 명당이었어! 형제봉, 미륵사, 송곳봉들까지 훤히 다 보여.” “정말! 가을에 오면 주변에 단풍보다 더 붉은 마가목 열매들을 실컷 보고 갈 수 있겠다.”

    하산 길은 나무계단이 계속돼 비교적 편안하다. 그러나 나리분지에서 출발한 사람들에겐 여기가 ‘공포의 계단’으로 불린다는데 왜일까?

    “오르는 길은 산비탈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나무계단만 보더라도 내려가는 길은 참 편하게 가겠다! 한 1천600개 계단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무슨 소리~. 2천개도 훨씬 넘는다던데?”

    “정확히는 몰라도 아까 이쪽에서 오르던 사람들은 계단 수를 헤아리다 이내 포기했겠지?”

    과히 식물의 보고라 할 수 이곳의 상쾌한 숲길은 나리분지까지 계속된다. 이 길을 걸으며 자생하는 나무와 꽃, 풀에 대해 친절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는데?

    “부지깽이부터 명이, 노랑털머위꽃, 미역취 등 이 일대에서 자생하는 식물 종류만도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부지깽이? 옛날 아궁이에 군불 피울 때 사용하는 나무자루를 일컫는 말 아닌가?” “이 안내판을 봐봐! 잘 설명해놓았잖아. 여기 가장 흔한 ‘너도밤나무’ 이야기도 있네!”

    등산로가 끝나더라도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는 이어지며 행의 묘미를 더한다. 산들이 철갑을 두른 듯 분지를 감싸고 있는 나리분지 평원에서는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통나무로 집을 짓고 지붕에 돌을 잔뜩 올린 울릉도식 집구조의 너와집이 있는 나리마을로 가볼까? 통나무와 나무껍질로 지은 투막집들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을 거야.”

    “나리전망대로 가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마을 전경은 물론이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이만큼 넓고 평평한 땅을 갖게 된 섬을 앞으로도 쉽게 감상하기가 힘들 테니까.”

    흙냄새, 나무냄새 구수한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집을 지나고 ‘신령수’라 부르는 샘터가 나온다. 이곳 물맛이 어디에 비길 데 없을 정도로 좋다는데?

    “신이 내린 물맛이야! 달고 청량해. 하여튼 물맛 하나는 이름 그대로 신령스럽구나. 마트서 산 생수는 쏟아버리고 이 약수로 가득 채워야겠어!”

    “내 생각은 좀 달라! 이끼와 양치식물들로 가득 메워진 바위들 틈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이 물, 고로쇠 수액처럼 목 넘김이 부드러워. 울릉도의 속살 맛이 있다면 이런 맛일까?”

    혹자는 항구와 항구를 오가는 배를 타고 내려서 터벅터벅 걷는 여행이야말로 울릉도의 ‘속살’과 마주할 수 있는 진정한 여행법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울릉도 여행의 참맛은 ‘걷기’에 있습니다. 그 모든 길들은 거의 대부분 바닷길과 연해 있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쉴 새 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올레길과 둘레길 등 수많은 길들을 새로 내고 있지만, 울릉도의 길은 예전부터 자연 그대로 거기 있어 왔기에 특히 그러합니다. 외딴섬의 원시비경에 숨겨진 그 속살이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은 울릉도로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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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진 살이 오른다

    기름진 살이 오른다

    지역전라북도 고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기름진 살이 오른다

    • 프롤로그
    • 1.풍천장어의 참맛을 보러 가자
    • 2.왜 풍천장어라고 할까?
    • 3.당신의 선택은?
    • 4.자연산보다 더 자연산 같은
    • 5.남성에게만 좋다고? 아니!
    • 6.선운사를 병풍삼아 신선노릇 한 번
    • 7.고소함에 감칠맛까지
    • 8.가을, 겨울 끄떡없다
    • 에필로그

    기름진 살이 오른다

    - 전라북도 고창군 -

    고창하면 풍천 장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 앞을 흐르는 고랑의 이름을 딴 풍천장어는 겨우내 몸을 숨기고 있다 가을철 그 기름지고 땡땡한 살점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보양식으로 제격인 장어는 유명인들의 보양식으로도 손꼽힐 만큼 그 힘과 맛을 자랑합니다. 특히나 복분자 술과 함께 먹는 풍천장어는 긴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식당을 들어갈 때 푸석했던 얼굴이 나올 때는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고 오라’입니다.

    고창에 도착하면 거리마다 속속들이 풍천장어를 내건 간판들이 보인다. 그 간판의 수 정도면 괜히 풍천장어 풍천장어 하는 것은 아닐 터.

    “여행 중에 제일이 식도락 여행 아니겠어? 오로지 맛을 위해 떠나는 거지.”

    “그래, 식도락 여행 좋지! 벌써부터 장어 굽는 냄새나 나는 것 같아. 풍천 장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맛집이 있을까?” “풍천은 어디든 맛있을 것 같아. 그 명성이 괜히 나온 거겠어?”

    강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따 붙은 풍천. 선운사 앞의 도랑에서 흘러드는 인청강 일대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뭘까?

    “그런데 왜 사람들이 풍천장어를 으뜸이라고 할까?”

    “그건 장어의 맛도 맛이지만 지형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지. 서해 바닷물이 들어와 민물과 바닷물과 합쳐진다고 해서 풍천이라고 부른데. 그래서 풍천장어라고 하지. 예로부터 고창갯벌 풍천장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정도로 장어 중엔 으뜸이야”

    고창의 수많은 장어집 중에서도 두 가지 선택권은 있다. 장어와 함께 남도식 상차림을 받아 볼 것인가, 오직 장어만을 만나고 올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그런데 정말 어디 가게로 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 셀프 장어집도 보이고.”

    “풍천 장어집은 반찬의 가짓수가 적고 직접 장어를 구워야 하는 셀프 장어와 푸짐한 남도식을 맛보며 장어를 제대로 구워주는 남도식 상차림 이렇게 두 부류의 가게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곳에서 맛볼래?”

    고창의 장어가 양식이라 하여 반감이 든다고? 풍천장어도 대부분이 양식이지만 최근에는 갯벌에서 직접 기르거나 바닷물에서 몇 개월간 축양을 하여 자연산과 다름없다.

    “그런데 양식장이 보이는 걸 보면 자연산은 아닌가보네.”

    “그래도 실망하긴 일러. 인공 사료를 쓰지 않고 순수한 해수로 양식을 하기 때문에 거의 자연산이나 다름없다고! 일단 먹어보면 알거야.” “어디, 한번 먹어볼까?”

    고창의 또 다른 명물 복분자는 장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복분자 한 잔에 장어 한 점을 드신 아저씨는 껄껄 웃으시고 아주머니는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진다.

    “다들 복분자와 함께 곁들여 먹고 있어. 장어가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서 그런가봐. 복분자도 그렇고 특히나 남성에게 좋다니까. 그러니 조금 낯 뜨겁긴 하다.

    “그런데 꼭 남성에게만 좋은 건 아니야. 피부미용이나 노화를 억제하니 여성들에게도 얼마나 좋다고.”

    선운사의 여름에는 상사화가 지천으로 핀다.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들어서면 비로소 장어의 기름기가 가득 찬다. 선운사를 병풍삼아 먹는 장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복분자 한 잔 곁들이고 장어 한 점 먹으니 다른 게 부러울 게 없다. 그렇지?”

    “그럼! 당연하지.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든 선운사를 바라보며 먹는 장어라. 옥황상제도 요새는 전북 고창서 온 사람을 보면 풍천장어 맛을 몰래 물어 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거겠어?”

    장어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지만 장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한 소금구이와 비린맛과 느끼함을 잡는 양념구이 둘 다 양보할 수 없게 된다.

    “풍천장어는 기름기가 많이 돌아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구나! 살점도 도톰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네. 내 입맛엔 소금으로 간을 한 소금구이가 딱 맞는 것 같아.”

    “그래? 난 양념장을 덧발라 구워먹는 양념구이가 더 맛있는 것 같은데? 느끼한 것도 덜 하고.”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찾게 되는 보양식. 그중에서도 풍천 장어는 원기회복에 그만이라 찬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다.

    “오늘 장어 제대로 맛보고 간다. 올 겨울은 한파,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겠어. 벌써부터 몸에 기운이 가득 찬 것 같은데?”

    “벌써? 어디보자. 정말 그런 것 같은데? 내년 여름에도 꼭 다시 찾아와 원기를 보충하고 가야겠다. 그때는 가족들과 함께~”

    비릿한 맛에 흙내가 난다고 꺼리는 분들도 풍천장어 한 점을 먹고 나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두말 않고 한 점을 더 집는다고 합니다. 장어 본연의 고소한 맛을 즐기고 양념을 더해 감칠맛까지 느끼면 그보다 더 좋은 호사가 어디 있을까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바닷바람 몰고 와 고소함과 뻘의 흙내가 묻은 풍천장어는 보양식을 찾는 성인뿐만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들이나 수험생에게도 좋은 영양식입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지친 몸을 달래고 싶다면, 찬바람이 불어 몸이 허하다면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러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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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지역경상남도 통영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프롤로그
    • 1.미륵도 미래사
    • 2.미륵도 달아길
    • 3.비진도 산호길
    • 4.소매물도 등대길
    • 5.연대도 지겟길
    • 6.한산도 역사길
    • 7.대매물도 해품길
    • 8.백리길 위에 꽃이 피다
    • 에필로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경상남도 통영시 -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는 6개의 섬들을 잇는 호젓한 등산로가 생겨나면서 푸른 바다를 끼고 섬을 따라가는 탐방로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이 있습니다. 이제 통영의 명물로 자리한 이곳은 미륵도 달아길, 한산도 역사길, 연대모 지겟길, 그리고 매물도 해품길까지, 모두 42.1km에 달하는 산책로 길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여기에 독특한 식생과 시원한 바가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리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을 걸어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트레킹에 앞서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 숲을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이곳에는 사찰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고.

    “80년이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수백 그루는 되겠어!” “안타깝게도 미래사가 들어서기 전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숲이야.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빼어난 정취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

    “미래사로구나! 구상스님이 미륵산 중턱에 이런 암자를 세운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거리는 약 1.2㎞.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지만 고지를 밟고 나면 피로도 눈녹듯 사라진다는데?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가 이토록 눈부시다니.” “전국 국립공원 100경 중 최우수 경관으로 선정됐을 정도라지. 쪽빛 물결 위에 흩뿌려진 사금파리처럼 섬들이 신록을 발하고 있어.”

    “‘향수’로 잘 알려진 정지용 시인이 1950년 이 경관 앞에서 탄복한 기록을 본 적 있니?”

    동그란 섬 두 개가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랫길로 연결된 경남 통영 비진도. 파란 바다로 이름난 이 섬의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가며 다 둘러보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숲길은 빽빽이 들어찬 동백나무로 한낮에도 저녁 어스름의 잔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정말 파란 산홋빛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아.”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아가며 마침내 오른 정상, 역시 보람이 있어! 이 그림 같은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잖아.”

    비진도에서 배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한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30분만 산을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하얀 등대섬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망태봉 정상에 올라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이 트레킹 코스는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길이야. 발이 즐거운 산책길 정도랄까?”

    “망태봉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바다가 펼쳐져 정말 좋구나. 하지만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등대섬, 저 멀리 아득하고 생각보다 너무 조그맣게 보이는 걸?”

    산으로 땔감을 구하러 가거나 밭으로 농사일을 나갈 때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다녔던 연대도 지겟길에는 또 어떤 비경이 숨어 있을까?

    “선착장에서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로 향하는 400m 구간은 풍성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어.” “정말 그렇구나. 어민들의 발자취가 생생히 느껴져.”

    “잠깐! 이 연대마을 집집마다 걸린 문패 말이야. 뭔가 빼곡히 적혀 있어. 무슨 내용일까?”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많은 한산도에는 역사길이 나있다. 망산으로 향하는 길은 곰솔 천국이다. 소나무과 상록교목으로 가지를 우산처럼 드리운 이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쪽을 봐봐. 한산대첩 기념비와 거북등대가 한눈에 들어오는구나!” “저 거북등대는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격파한 바로 이곳 한산도해역에 건립되어 있어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어.”

    “그런데, 저 등대가 세워진 모형거북선 용머리 말이야.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해돋이가 명품인 대매물도 해품길은 선착장을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돈다. 이때 쓰시마섬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가득 바다를 품으며 걸을 수 있어 해품길로 명명됐다는군. 바다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수리바위 등 탄성을 자아내는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기상이 좋으면 이 섬에서 쓰시마섬이 보인다더니 바로 저기 보이는 섬인가?” “너무 가까이 있잖아. 저건 소매물도라고. 쓰시마섬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따로 있어!”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을 따라 저마다 사연이 있는 6개 섬들을 모두 대면한 후, 통영이 낳은 서정시인 김춘수의 대표작 ‘꽃’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섬마다 특색과 사연을 담은 이 아기자기한 이름들은 누가 지은 걸까? 시인일까? 소설가?”

    “아니, 의외로 평범한 분이시지.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계장님이셔. 명사이든 일반인이든 누가 이름을 지었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다만 ‘그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이 섬들이 이제 어여쁜 꽃으로 피어났다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총 100개 도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통영 앞바다 6개 섬을 잇는 바다백리길은 그야말로 한 줄에 꿰어 놓은 보석 같은 트레킹 코스입니다. 미륵도 달아길, 비진도 산호길, 연대도 지겟길, 한산도 역사길, 대매물도 해품길, 소매물도 등대길 등이 알알이 박혀있습니다. 백리길 섬 하나하나를 걷다 보면 비로소 알게 될까요? 지상 최고의 예술가는 자연이며, 세상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수려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제 꽃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나만의 섬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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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지역서울특별시 구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 프롤로그
    • 1.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동네
    • 2.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철길
    • 3.멈춘 듯 흐르는 시간
    • 4.철도 옆 비밀의 화원
    • 5.자연이 주는 치유의 공간
    • 6.우리말과 꽃의 화음
    • 7.자연에서 우리가 얻은 것
    • 8.그윽한 철길의 멋
    • 에필로그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침목 사이에 깔린 자갈의 좁은 틈으로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 있습니다. 선로 너머에는 애기똥풀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심심찮게 몸을 흔듭니다. 기찻길은 놓여 있으나 열차는 거의 오가지 않는 이곳은 오류동의 항동철길. 부천 옥길동을 연결하는 이 선로는 군산 경암동 철길처럼 운동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뿐입니다. 명소라기에는 아직 어색하지만 물어물어 찾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기차가 떠난 자리에 뭔가 남겨지기라도 한 걸까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항동철길의 은밀한 아름다움을 찾아라!’ 입니다.

    영화 실미도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과거 공군정보부대 자리를 지나면 오류동역이다. 이 일대는 서울에 속해 있지만 지역 특성상 조용한 시골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어, 여기도 서울인가?” “여기가 수궁동, 항동 같이 발전이 꽤 더딘 편이야.”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시골풍경이어서 그런지 특별한 명소로 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이 철길은 계절마다 물어물어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들꽃 흐드러진 철길을 따라 걷는 한 노인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항동 철길을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방치된 듯한 녹슨 철 구조물로 만든 담벼락과 여유롭게 철길을 걷는 사람들, 항동 철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취 아닐까?”

    “맞아. 하지만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언젠가는 이 철길도 없어질 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와.”

    지하철 오류동역에서 갈라진 항동 철길은 과거에는 화물차가 수시로 다녔다. 지금도 운송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철길이 동부제강입구 교차로를 지나가고 있구나.” “원래 항동철길 이름은 오류동선이었지?”

    “맞아. 1950년대 생산원료를 운반했다는데, 이제 더 다니는 열차는 없겠구나.” “봐! 차단기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아직 이 선로 위로 기차가 다니고 있나봐.”

    개구쟁이들이 이따금 뛰어노는 놀이터 같은 교차로를 지나 아파트가 끝나는 곳까지 이어지는 철도는 낮은 언덕을 만난다. 이곳에 숨겨진 비밀의 화원이 있다는데.

    “항동철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점이 바로 여기야.” “이 나무에 둘러싸인 단선 선로에 뭐가 있다는 거야?”

    “저기 푸른수목원 보이니? 이 일대가 원래 전부 논, 밭 경작지였다지.” “궁금해서 못 참겠다. 빨리 가보자.”

    푸른수목원에 들어서면 잔디광장 ‘푸른뜨락’과 그 뒤로 너른 항동저수지가 반긴다. 항동 저수지까지 2㎞ 구간을 천천히 걸어보자.

    “여기 수목원을 거닐다 보니 특이한 이름의 정원이 나와!”

    “어, 정말. 각종 허브식물이 가득한 ‘내음두루’, 돌을 중심으로 식물이 자라는 ‘돌티나라’, 무궁화가 한 아름 있는 ‘겨레울’, 사계절 푸른 나무가 심어진 ‘늘푸른누리’까지 정말 다양한 테마를 가진 정원이야. 몇 가지나 되는 걸까?”

    테마 하나하나마다 독특한 이름의 정원들은 모두 외국어를 탈피한 순수 한국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이 이름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데?

    “향기원이나 암석원, 무궁화원, 침엽수원 등 간단하게 이름을 붙였으면 더 알기 쉬었을 텐데. 내음두루나 돌티나라 같이 써붙여 놓으니 도통 감을 잡기가 어려워. 설명문구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정원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보다 쉬울 거야.”

    정원의 이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바로 정원 가득 피어 있는 꽃송이들. 잠시 멈춰 서서 그 향기를 맡아보면 머릿속이 환하게 밝아진다는데?

    “이렇게 활짝 핀 꽃을 본 지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화분에서 얌전히 자라는 꽃이나, 길거리 화단에 있는 꽃들은 아무래도 생생한 아름다움이 없단 말이지. 이 선명한 빛깔을 좀 봐!”

    “맞아. 자연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

    수목원을 빠져나와 그냥 지나치기 못내 아쉬워 다시 철길로 들어선다. 작은 동산 사이를 가르는 구간에서 운이 좋다면 항동기찻길의 진짜 백미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가 기차를 타고 지날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시골의 숲이로구나! 판자촌을 가로지르는 군산 경암동이나 상가 앞을 오가는 목포의 삼학로 못지않은 항동기찻길만의 매혹이지.”

    “웃자란 나무들 아래 길을 따라 길게 뻗은 철도의 위용을 봐. 좌우로 허리 높이의 낮은 옹벽을 쌓았어. 그마저도 시간을 쌓아놓은 듯해.”

    과거에는 화물열차가 수시로 다녔으나 지금은 군용 철길로 가끔 군용 화물열차만 지나다니는 4.5㎞의 항동철길은 주변 빌라들과 다소 언밸런스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라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 바로 이 철길입니다. 이곳 철길 그 끝자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바쁜 일상의 모음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철길 위에 서면 복잡한 시간들은 이내 멈춥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마음의 여유를 예스런 항동철길 위에서 찾아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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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을 흐르는 효를 따라 걷다

    섬진강을 흐르는 효를 따라 걷다

    지역전라남도 곡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섬진강을 흐르는 효를 따라 걷다

    • 프롤로그
    • 1.철쭉이 핀 길을 따라 걷다
    • 2.효의 고장, 곡성
    • 3.삼백화의 길
    • 4.돌담길을 따라 듣다
    • 5.이야기가 살아나다
    • 6.팻말을 차다
    • 7.심청이 되다
    • 8.효와 자연
    • 에필로그

    섬진강을 흐르는 효를 따라 걷다

    - 전라남도 곡성군 -

    ‘효(孝)’라는 글자의 의미를 알고 계시나요? 부모는 공경해야 한다, 혹은 자녀라면 꼭 행해야 하는 것이다. 정도로 알고 계시지는 않나요? 이번에는 부모가 흙이 된 후에도 자녀로서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의 효(孝)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효의 대표라고 하면 고전 설화인 ‘심청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심청의 이야기를 마음 깊이 새기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이어가고 있는 전남 고성으로 가 보겠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효도를 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아라!’입니다.

    철쭉 축제에 온 듯, 철쭉이 가득 피었다, 철쭉이 따라 핀 흙길을 차근차근 밟아가자니, 효녀 심청의 모습도 이리도 꽃다웠을까, 생각하게 된다,

    “저 멀리 언덕의 위에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어요! 심청 효심 동산 위에 서 정자이니 그 또한 의미가 있는 것이겠죠?”

    “‘효심정’을 말하는구나. 이곳에 들렸다면 꼭 한번 올라가봄직 한 곳이란다. 저 곳에 오르면 늘 내리사랑을 주는 부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못 보고 지나치려 해도 그럴 수가 없다. 떡하니 한 글자가 새겨진 표지석이 인생에서 스쳐가서는 안 될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 일까?

    “효(孝)라는 글자가 저렇게나 크게 적혀있는 것을 보니 효심 동산을 제대로 찾아온 듯 싶구나. 곡성의 대표가 되는 글자가 바로 저 효란다.”

    “다른 설명도 없이 그저 효(孝)자를 저렇게 크게 적어 놓은 것을 보니, 역시 효 자체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고 있는 곳인 것 같아요.”

    흰불두화, 흰만리향화. 그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꽃이 300그루나 가득히 피어있다. 불교를 상징한다는 이 꽃이 이곳을 가득히 메운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효심동산을 지나 조금 오르면 관음사라는 절을 만날 수 있단다. 그 절은 심청전의 근원 설화라고 전해지는 연기 설화를 배경으로 한다고 하는구나.”

    “아, 세 가지 꽃을 달여 먹으면 모든 병이 낫게 된다고 하는 꽃들이 바로 이것이군요!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했던 간절함을 닮은 꽃이 아닐까요?”

    고요한 마을을 따라 얼기설기 엮인 돌담길이 심청이에게로 발걸음을 이끈다. 심청이의 이야기가 돌담을 통해 들리는 것만 같다.

    “이 마을을 심청이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것만 같은 생생한 마을이네요. 마을 곳곳에서 심청이를 만날 수 있어요!”

    “여러 모습으로 표현된 심청이가 가득하구나. 게다가 전시실을 비롯한 동네 곳곳에 꾸며진 테마들을 통해서 직접 심청전을 체험할 수 있는 심청이야기마을이란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심청이와 심봉사의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곳에서는 생생하게 살아난 심청이를 만날 수 있다는데?

    “연못 위에 연꽃과 함께 피어난 심청이가 서 있어요! 인당수에 뛰어들었던 심청이가 생생하게 살아난 것만 같아요!”

    “그 뿐만 아니란다. 뱃머리에 선 심청이의 모습에서는 아득한 바다를 내려다보는 두려움과 아버지를 위한 마음으로 가득 찬 용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단다!”

    못의 녹이 조금 흘렀는지,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는 팻말이 마을의 모퉁이에 걸려있다. 심청전의 한 구절이 적힌 팻말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팻말에는 심봉사가 젖동냥을 하고 다니는 이야기가 적혀있어요. 정말 마을 아주머니가 심봉사에게 젖동냥을 해주고 있네요!”

    “그래. 심봉사의 힘겨운 삶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 이것을 보니, 왜 효를 마음에 늘 품고 행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지 않니?”

    삼백화의 전설을 가진 관음사는 이곳과 함께 심청의 이야기를 새롭게 가꾸어 냈다고 한다. 심청이 만들어낸 효에 대한 문화는 과연 무엇일까?

    “이곳에 오니 직접 심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알음알이 심청’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체험을 하면 심청이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다고 해요.”

    “그렇구나. 하지만 심청이에 대한 것과 함께 ‘효’에 대한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하는구나. 부모에 대한 감사를 배울 수 있다고 하니 체험해 보겠니?”

    체험을 마치고 나오니, 마음이 경건하다. 무거워진 마음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그 곳에는 자연이 있을 것이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효문화센터이다 보니, 조용한 자연 속에서 여태껏 둘러본 효에 대한 것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자연과 부모님은 참 비슷하지 않니? 효라는 것은 자연이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내리사랑을 베풀어주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되갚아드리는 것이란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 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조차 신선한 공기와 쉬어갈 수 있는 그늘, 이후에는 비옥한 토양이 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보다도 더 큰 베품이 바로 부모님의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효’라는 것은 꼭 자기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공경을 마음에 품는다면, 그것은 늘 여러분의 마음에서 가득히 피어날 것이니까요. 여러분도 전남 곡성에서 직접 심청이 되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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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변천에서 만나는 꿈의 서사

    반변천에서 만나는 꿈의 서사

    지역경상북도 영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반변천에서 만나는 꿈의 서사

    • 프롤로그
    • 1.문청을 품은 어머니의 강
    • 2.국화가 구름처럼 피어
    • 3.오씨의 집성촌
    • 4.내 소녀 어디 갔느뇨
    • 5.애틋하지만 먼 그리움
    • 6.교감하던 사이
    • 7.무언의 저항
    • 8.꿈의 서사
    • 에필로그

    반변천에서 만나는 꿈의 서사

    - 경상북도 영양군 -

    영양의 자랑은 '자연' 그 자체다. 천연기념물인 측백수림, 선바위와 남이포의 깎아지는 듯한 절경, 우뚝한 산세를 지닌 일월산 등 천혜의 자연 조건을 지닌 영양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학자와 같은 저명인사를 배출 영양. 특히 반변천의 아름다움은 그의 시문학에 모태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현대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오일도도 바로 이곳 반변천에서 꿈을 키워왔습니다. 호젓한 반변천과 정갈하게 보존돼 지금도 예스러운 멋을 더하는 영양읍 감천마을에서 그의 시를 품어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과 그 가문들은 강을 따라 터를 잡았듯 낙안 오일도를 낳은 감천마을 역시 기와집과 나지막한 돌담이 하천과 잘 어우러져 있다.

    “반변천은 문학청년들의 고향이란다. 지조론과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주실마을 출신이고, 퇴계 이황의 학맥을 이은 석계 이시명을 비롯해 <젊은 날의 초상> 작가 이문열도 두들마을에서 탄생했지.”

    “감천마을도 빼놓을 수 없어요. 항일시인 오일도를 낳은 곳이죠.”

    순수 서정 시인이면서도 정한을 노래한 민족시인 오일도의 생가. 그중 사랑채에는 국운헌(菊雲軒)이라 쓰인 현판이 아스라하게 걸려 과거를 회상케 한다.

    “‘국, 운, 헌(菊雲軒)’? 무슨 뜻이에요? 국화가 구름처럼 피어난다는 뜻인가요?”

    “글쎄,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 사랑채를 국운헌이라 하는데, 한문에서 따온 좋은 구절이지.이 집은 너의 고조할아버지가 되시는 어른의 호를 따서 지었단다. 임진왜란 때 의병활동을 했던 할아버지의 손자 오일도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니?”

    크지는 않지만 아주 정취 있는 취락지인 감천마을은 낙안오씨의 집성촌이다. 1901년, 이곳에서 오일도 시인이 태어났기에 자세히 둘러보지 않을 수가 없다.

    “저는 과거에 이곳에 오면 가계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싫지 않았어요. 윗대 어른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어왔어도 늘 신비한 느낌이었죠. 이 마을의 오씨들을 두고 어른들은 ‘국헌 수눌파(受訥派)’라 했던 게 기억나요.”

    “수눌파는 해주오씨의 한 파란다.”

    팔작지붕이 날아갈 듯 솟은 대문을 나와 골목을 지나면 낮은 구릉들이 울멍줄멍한 언덕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일도 시인이 사랑한 한 소녀가 기다리고 있을 듯하다.

    “할아버지는 나중에 ‘일도(一島)’라는 호를 이름 대신 썼어.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시가 뭔지 아니?”

    “<내 소녀>죠. 이제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 그런데 그 시에 등장하는 소녀, 어릴 적 함께 쑥을 캐며 뛰놀던 소녀에 대한 그리움이 이 언덕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행방을 알 수 없는 소녀를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길가에 핀 꽃 한 송이를 보며 시인이 느꼈을 애틋하고 먼 그리움을 상상해 본다.

    “아지랑이는 박사처럼 얇은 막으로 가려진 채 흔들린다… 여기서 ‘빈 가지’는 잎과 꽃이 진 가지이고 ‘박사’는 생견(生絹)으로 얇게 짠 옷감을 뜻해.”

    “그걸 통해 떠올리는 소녀에 대한 생각은 뿌연 ‘박사의 아지랑이’처럼 불분명하게 아른거린다고 한 거군요.”

    같은 영양 출신으로 뛰어난 시인으로 꼽히는 조지훈은 주실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시에도 ‘박사’라는 말이 나온다. 두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낸 사이였을까?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이 시에서도 ‘박사’가 나오지? 조지훈 시인이 의식하면서 썼을 수도 있겠다 싶어.”

    “선후배 간 동향의 두 시인이 서로 교감을 통해 이 말을 수용했다고 추측하고 계시군요. 애틋한 감정을 압축하는 공통된 정서의 말이 ‘박사’라는 점, 꽤 신기해요.”

    오일도 시인은 14세까지 이 마을 사숙에서 공부했고 도쿄 유학 후 교사로 일하기도 했으나 결국 문학의 길을 택했다.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할아버지는 자주 일제의 통제를 절감해야만 했지. 견뎌보려 했으나 옥죄어오는 일제의 마수를 피하기가 힘들었을 거야.”

    “결국 낙향하여 절필하는 무언의 저항을 택한 거로군요.” “맞아, 1942년 할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와 칩거하셨는데, 그 시간이 꽤 길었지.”

    반변천 옆으로 나지막한 둔덕들이 올망졸망하게 펼쳐진 가운데에 위치한 ‘오일도시공원’은 가을이면 더욱 호젓한 경관을 자아내 꽤 인상적이다.

    “광복이 되자 다시 상경하여 문학 활동을 재개하신 증조할아버지는 ‘시원’의 복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죠.”

    “이 공원 역시 할아버지를 기리는 공간이야. 영양이 자랑하는 오일도 시인을 기리는 일들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지.”

    흥미 있는 이야기는 흥미 있는 삶을 드러냅니다. 옛 이야기는 오늘의 이야기로 되살아나고, 다시 내일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반변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감천마을에서 듣는 오일도 시인의 일대기는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서사시대의 가장 강력한 감성 유혹 장치를 이 자연을 배경으로 신화 같은 시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기에 이 마을에서 그의 일대기를 더듬어가다 보면 그가 꾼 꿈의 서사가 펼쳐집니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지금도 생성하고 꿈틀대는 그의 문학적 힘을 여러분은 느낄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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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숨결 따라

    역사의 숨결 따라

    지역경기도 여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역사의 숨결 따라

    • 프롤로그
    • 1.놓치지 말기!
    • 2.신비로운 절
    • 3.천 년의 아름다움
    • 4.한반도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이 잠든 곳
    • 5.조선시대의 과학
    • 6.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
    • 7.명성황후 기념관
    • 8.이야기는 아직도 발굴 중
    • 에필로그

    역사의 숨결 따라

    - 경기도 여주시 -

    남한강과 청미천, 섬강이 한 곳에서 만나는 세물머리가 위치한 경기 여주. 이곳은 강원과 경기, 충청도가 한 곳에서 만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세 고장이 만나는 특별한 지점인 만큼, 여주에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신라의 신륵사부터 고려의 고달사를 거쳐 조선왕조 5백년 왕실 문화의 보고라 불리기까지, 여주에는 물과 함께 우리나라의 역사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여주에 가서 신라부터 조선까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오라!’

    여주는 청동기 시대부터 한반도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국모 여덟 분을 배출하였으며 의병 항쟁 시에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도자기로도 유명한 고장이라니 놀라울 따름.

    “이게 전부 여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말예요? 여주 도자기 엑스포는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처음 듣는 얘기예요.”

    “여덟 분의 국모 중 한 분은 너도 아주 잘 아는 분이란다. 잠시 뒤에 그 분의 생가에도 들러 볼 거야. 증터 도자 체험 마을은 마을 인구의 1/3 정도가 도자업에 종사 중인 곳이지.”

    여주 강변유원지 건너편에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신륵사가 있다. 한 때는 200여 칸에 달하는 거대한 절이었던 이곳에도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

    “옛날에 신륵사 부근의 한 바위 부근에서 용마(龍馬)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날뛰었다고 해. 이 때 스님이 신력으로 이 용마를 잠잠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절의 이름이 신력의 신(神)과 제압의 륵(勒)을 사용하여 신륵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용이 예로부터 물의 신으로 여겨진 것과 신륵사가 강변에 있는 것도 연관이 있겠군요?”

    신륵사는 창건 이래로 나옹선사와 인당대사 등의 큰 덕을 지닌 높은 스님들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한 절이다. 이는 신륵사의 남다른 경관 때문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이 절이 천 년이나 된 곳이군요.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푸른 물이 아름다워요.”

    “조선 후기 문인인 김병익은 ‘여주는 산수가 청수하고 그윽하며 또한 평원하고 조망이 좋으며, 이와 더불어 신륵사는 높고 서늘한 것이 겸하여 있으니 그 경치가 절승한 지경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해. 그 외에도 여러 문인이 시로 신륵사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단다.”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합장릉인 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 두 개의 혼유석과 12개의 석주를 가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능일까?

    “우리나라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 그건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잖아요!”

    “역시, 척하면 척이구나. 그럼 세종대왕의 비가 누구인지도 기억하고 있니?” “물론이죠. 소헌왕후 심 씨예요. 두 분의 무덤이 하나인 줄은 저도 몰랐지만요. 열두 개의 석주에 새겨진 십이간지가 멋진걸요? 세종대왕님, 우리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릉 밑에는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제사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능을 지키는 관리가 살던 수복방이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조금 더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와, 저것 좀 보세요! 해시계 자격루와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까지! 수업 시간에 배웠던 조선시대 과학의 산물들이예요!”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모두 배웠지?” “세종대왕과 장영실 이야기도 모르고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죠!”

    이곳은 조선의 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으로, 황후는 이곳에서 여덟 살까지 살았다.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었다는데 이 황후는 누구일까?

    “에이, 문제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이곳에서 태어나신 분이 명성황후라는 사실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해야겠는걸요? 보세요! 여기에 명성황후가 태어난 마을을 기리는 비석도 있어요.”

    “너무 쉽게 맞추니 맥이 빠지는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준비해봐야겠어.”

    명성황후 생가 맞은편에는 명성황후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건립된 이곳에서 조선 마지막 왕조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을까?

    “매서운 눈매에 굳게 다문 입술, 가지런한 몸가짐… 국모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강인한 내면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네요. 이 분이 바로 명성황후군요.”

    “매년 10월에는 이곳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추모하는 명성황후 추모제가 열린단다.” “한 나라의 어머니가 살해되다니, 정말 끔찍한 비극인 것 같아요.”

    여주 상교리에 있는 고달사는 76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신라 이래의 유명한 삼원 중 하나로 고려시대에는 국가가 관장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그 광활했던 터에 유물만 남아있는 상태야. 하지만 1990년도에 주변 정비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럼 언젠가는 고달사의 찬란했던 모습을 복원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길 바랄 뿐이지. 여주의 역사는 아직도 땅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거란다.”

    역사를 알아가다 보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이 신기해보일 때가 있습니다. 여주시를 직접 돌아보다 보면, 여주 땅이 겪었던 역사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몇 백 년 전에도, 몇 천 년 전에도 이 땅을 밟고 걸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순간,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하는 여주의 역사 문화 기행이 여러분의 성장에 좋은 거름 한 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역사서를 한 번 공부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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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지역전라북도 순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 프롤로그
    • 1.한국인의 맛
    • 2.순창이 참 좋다? 순창의 장 좋다!
    • 3.8할이 경험
    • 4.순창 고추장 맛의 비결을
    • 5.다양한 종류만큼
    • 6.푸근한 냄새에서 정을 느낀다
    • 7.대를 잇는 장인들의 손맛
    • 8.마을의 보물인 장독
    • 에필로그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의 힘

    - 전라북도 순창군 -

    해외여행을 떠날 때 필수용품이 되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고추장입니다. 몇날 며칠을 느끼한 음식들과 사투를 벌이다보면 절로 고추장 생각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고추장에 밥 한 공기 쓱쓱 비벼먹으면서 향수를 달래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입맛을 잃었을 때 비장의 카드로 매콤한 고추장 음식들을 맛보면 금세 활력이 생기며 달아난 입맛도 되찾아 오는 신통방통한 것이 바로 한국인의 맛, 고추장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 미션은 ‘순창에서 한국인의 맛을 보고 돌아오라’입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이 없는 한식(韓食)은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입맛을 길들이고 정서를 만들어 온 한국인의 맛은 지금쯤 맛있게 무르익어 간다.

    “여행은 어땠어? 즐거웠어?”

    “즐거웠지. 딱 하나만 빼고.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혼났다니까. 고추장이 얼마나 그립던지 한인 식당에서 고추장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니까! 역시 한국 사람이라면 고추장이지!”

    순창하면 고추장을 빼놓을 수 없다. 붉지만 탁하지 않은 맑은 빛깔의 순창 고추장이 그 명성을 얻게 된 시기는 언제부터 일까?

    “그래서 한국 오지마자 순창으로 달려온 거야? 너도 참 너다. 그런데 언제부터 순창하면 고추장이 떠오른 걸까?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그건 순창장류박물관에 가면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아마도 기후와 정성이 맞물려 효모균이 제대로 번식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순창 고추장이 특별한 이유는 질 좋은 재료와 발효기간의 정성 그리고 삽시간에 따라 잡을 수 없는 경험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난 정성과 경험에 한 표를 던질래. 아무리 좋은 재료라고 해도 발효하는 과정에서의 정성과 전통을 받들어 온 노력이 없었다면 최고의 맛을 내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

    "지금까지 최고의 맛을 이어나가며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온 고추장 장인들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순창 고추장은 시지 않고 적절히 달다. 매운맛에 감도는 단맛은 음식의 감칠맛을 돋우어주고 입맛을 당기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순창에서는 8~9월에 고추장용 메주를 따로 띄워서 신맛보다는 단맛을 낸다고 들었어. 그 래야 장의 단맛을 내는 곰팡이가 많이 피어나기 때문이라고. 자식, 이 정도는 알고 와야 되는 거 아니냐?”

    “한 가지를 빼먹었는걸? 섬진강 상류 깨끗한 물로 담갔기 때문에 더 좋은 거라고.”

    한식에서 고추장은 단순히 종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자투리 장이 아니다. 맛의 화룡점정을 찍는 고유한 우리 문화이다.

    “고추장마을에 왔으니 고추장 맛을 봐야 하지 않겠어? 고추장 요리를 떠올려보면 비빔밥, 고추장 불고기, 고추장찌개, 매운 불닭 등등 너무 많아서 다 떠올리기가 힘들어.”

    “난 여기에서 특별하게 맛 볼 수 있는 참외장아찌랑 매실 장아찌를 먹어볼래. 음, 짜지 않고 달콤한데?”

    메주를 띄우고 장을 담글 때면 익숙한 시골냄새가 풍겨온다. 정겨운 그 냄새에 마을 어귀에서부터 마음이 푸근해진다.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뭔가 진하면서 깊은 이 시골냄새의 정체는 뭐지?”

    “장을 띄우고 만들면서 나는 온갖 장류 냄새야. 이런 냄새는 아마 장이 제대로 익어가고 있다는 거 아닐까? 나는 향기롭기만 한데?” “그래? 다시 한 번 맡아볼까? 그래도 난 좀 고약한데.”

    순창고추장의 맛은 대대로 이어지는 장인들의 솜씨가 묻어있기에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고추장만을 생각하고 지나온 세월이 장독에 담긴 고추장만큼 깊고 진하다.

    “저기 좀 봐봐. 저기 장독대에서 장맛 보시는 분말이야. 고운 한복차림에 머리도 정갈하게 쪽을 지시고 장독대 사이에 계시니까 무슨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지 않니?”

    “그러네. 저분 손에서는 왠지 매운 고추장 냄새가 날 것 같아. 그만큼 고추장과 함께 지나온 세월이 깊다고 하겠지?”

    마을의 사람들은 대부분 길게 늘어선 장독들을 제일의 보물로 여긴다. 그곳에 담겨있는 것이 비단 고추장뿐일까. 지난날의 청춘과 세월이 묻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순창 고추장마을 사람들에게 가장 큰 보물은 무엇일까?” “아마 저 장독들이 아닐까? 하나하나 자식처럼 생각하시겠지. 줄지어 늘어선 장독대만 보아도 절로 배가 부르시다고 하셨잖아.”

    “맞아. 이 장독들은 고추장마을 사람들의 보물이자 한국인의 보물이기도 하지.”

    가을 무렵이면 순창에는 김장을 위한 빨간 고추를 늘어놓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또한 집집마다 줄지어있는 장독과 처마 밑에 매달린 메주는 짙은 장 냄새를 풍기며 상투적인 시골 풍경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코를 질끈 틀어막지만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지는 냄새는 절로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듭니다. 고추장마을의 가을은 맛있게 익어갑니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고 없으면 허전한 고추장으로의 여행을 원한다면 순창으로의 여행을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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