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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지역부산광역시 사하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프롤로그
    • 1.모든 것이 예술인 마을
    • 2.물고기 모양이 모이고 모이면?
    • 3.이러다 메모리가 모자라겠어!
    • 4.안 삐뚤어지게 잘 찍어야지
    • 5.역사가 담긴 길
    • 6.추억의 목욕탕
    • 7.신비로운 조형물들
    • 8.모든 것을 내려다보다
    • 에필로그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만 같은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입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곳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며 눈 도장, 발 도장을 찍고 갑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벽화마을 중,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곳은 색다른 탐방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바로 ‘스탬프투어’인데요. 감천문화마을에는 8개의 스탬프 존이 있으니 어디 한 번 따라가 볼가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감천문화마을에 눈도장을 찍고 스탬프를 모두 찍어 돌아오라!’입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얼기설기 짜여진 모양의 바닥이 보인다. 마치 유럽의 길에 서 있는 듯 하다. 길마저도 독특한 예술이다.

    “마을 입구에 알록달록한 새 모형들이 주르륵 앉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요. 아! 깜짝이야, 새의 모습이 너무 특이해요!”

    “저기에 또 유명한 것이 있단다. 바지를 입고 있는 화분의 모습이 너무 웃기지 않니? 꼭 모델을 비유해 예술로 표현해 놓은 것 같구나.”

    마을을 따라 걷다보니 물고기 모양의 그림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물고기들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이정표 이었나보다.

    “마을 곳곳에 특이하게 꾸며진 것들이 많아요. 전문가의 손길이 닿았다기보다는 투박한 멋이 재미있어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내신 작품들이라고 하는구나. 말 그대로 투박하지만 멋진 작품들을 찾아낼 때 마다 기분이 새롭구나.”

    마을 구석 하나하나를 모두 둘러보아도 비어있는 곳이 없다. 가득 들어찬 예술들을 마주하다보니 카메라를 든 손이 바쁠 정도로 찰칵찰칵 찍어댄다.

    “마을 전체가 알록달록, 동화 속 세상에 온 것 같아요. 게다가 순박하게 생긴 강아지들이 이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니, 정말 정겹네요.”

    “전체를 채워놓은 색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귀엽지 않니? 서로 망을 보고, 낙서를 하는 모습들이 꼭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좋구나.”

    누가 스탬프를 찍어줄 줄 알았다면 실망하게 될까? 벽에 매달린 도장에 파란 잉크를 찍어 꾹 하고 눌러본다. 지도에 하나 둘 채워져가는 스탬프에 괜히 뿌듯하다.

    “벽에 붙어있는 낙서판도 하나의 예술 같아요. 정갈하게 붙여진 나무판 위에 장난기 가득한 사람들의 낙서가 잘 어울려요.”

    “그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나. 아, 이곳에 우리가 왔다고 발 도장을 찍고 갈까?”

    ‘미로미로 골목투어’라 쓰인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 계단길로 걷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미로 같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좁을 골목길과 많이 낡은 계단이 곳곳의 그림과 참 잘 어울려요. 벽화마을 이라 해서 꼭 화려한 그림이 그려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잘 잘 표현한 곳인 것 같아요.”

    “벽뿐만 아니라 계단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 알고 있니? 다시금 되돌아 올라가면서 그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감천문화마을에서 제일 명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감내어울터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주인아주머니와 제일 먼저 마주친다.

    “목욕탕 건물이 멋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네요. 이제는 이 정겨운 목욕탕에서 씻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말이에요.”

    “웃음을 자아내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 모형을 보고 나가지 않으면 아쉽단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단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사진을 세워놓은 줄 알았는데, 마을 전경을 일일이 그려놓은 판이었다. 사람의 형태로 그려 잘라 배경과 어우러진 모습에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마을은 프로젝트 마을이란다. 그래서인지 산동네를 살리기 위해 신경 써서 그려낸 벽화와 조형물들이 가득한 것이란다.”

    “그런데 아쉽게도 빈집이 많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아쉬울 것도 없이 빈집만을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고 하던데, 왜 그런 것일 까요?”

    용두산이 한 눈에 보이는 곳, 그리고 멀리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한 부산항 까지 볼 수 있다. 이 전망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드디어 스탬프 코스의 마지막이네요. 이곳에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으면 드디어 완성이에요!”

    “주민이 거주하던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이 곳 여행을 마무리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란다.”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의 스탬프투어는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탬프를 모두 받아 마지막 하늘마루에 이르면, 기념이 될 만한 것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않고 돌아보아야겠죠? 아픈 시대를 배경으로 추억이 켜켜이 쌓여 생겨난 마을이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그 상처를 행복한 삶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노력은 실망하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정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들의 생활을 위해 오후 6시 이후에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니, 얼른 들렸다가 오자 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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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지역경기도 시흥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프롤로그
    • 1.황금닭의 울음소리
    • 2.이야기가 흐르는 집
    • 3.교훈까지 얻어가네
    • 4.가옥을 둘러볼까?
    • 5.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 6.솜씨 좋은 이의 작품
    • 7.마지막 남은 초가집
    • 8.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과 시선
    • 에필로그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경기도 시흥시 -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통가옥이나 한옥마을을 찾곤 합니다. 아마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던 현대인들에게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다가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경기도 시흥시에도 유명한 전통가옥이 하나 있는데요. 시흥시에서 마지막으로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전통가옥이라 더욱 그 가치가 높습니다. 특별한 전설까지 전해져 내려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곳인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오늘의 미션은 ‘생금집에서 선조들이 전하는 삶의 교훈 얻고 오기’입니다.

    컨테이너 박스들이 놓여 있는 곳 끝에 시흥시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된 '생금집' 나온다. 생금집이라는 이름에서 이 전통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어서, 황금닭 전설 이야기를 들려줘. 궁금해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조선조 말엽에 김창관이라는 사람이 마을에서 10여리 떨어진 곳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생금우물에 닭 한마리가 있던 거지."

    "그래서 곱게 싸 집 골방 반닫이에 넣어두는데 닭털 하나가 떨어져 나온 거야. 그 색이 하도 묘연해서 금방으로 가보니 황금이라는 게 아니겠어?”

    모두가 황금닭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서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다면 생급집에는 황금알은 낳는 닭이 있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래서 얼른 집으로 돌아가 반닫이를 열어 보았는데 닭이 모두 황금으로 변해있었고 닭이 낳은 알들도 황금으로 변해서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런데도 사치하지 않고 살림을 아끼면서 검소하게 살았다고 해. 열심히 일하고 아씨면 누구든 부자가 된다면서. 그래서 생금집이라는 댁호를 얻은 거지.”

    황금알을 낳는 닭 이야기에는 교훈이 담겨있다. 전통가옥에서 교훈까지 얻어가니 삶의 화살표가 그려지는 것 같다.

    “아,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렇지 않아. 그 소문을 듣고 부부의 딸이 찾아 왔는데 긴 추궁 끝에 황금닭의 비밀을 듣게 되고 딸은 반닫이에서 닭을 꺼내어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어. 그런데 닭이 돌로 변해있던 것이지. 그 후론 다시 황금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해.”

    금녕 김씨 자손이 12대째 세거하던 곳으로 팔작지붕 집으로 안방과 대청, 부엌과 건넌방, 바깥채로 이루어져 있다, 넓은 대청마루에 앉아서 일상의 고민을 잠시 내려놓는다.

    “재미도 있으면서 삶의 교훈도 담고 있는 전설이었구나! 어쩐지 고택에서 들으니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이제 집안 좀 살펴볼까?”

    “용마루가 'ㄱ'자를 이루고 있고 규모도 꽤 큰 걸 보니 부농계층의 집안이었던 같아.” “그래 맞아. 집안 곳곳이나 뒤뜰에 있는 장독들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던 집안인 것 같아.”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형태를 지닌 생금집은 집안 곳곳 당시 생활양식이나 풍습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안채 12칸에 바깥채가 6칸인 이 가옥은 1913년에 개축되었는데 조금 낡긴 했어도 현재도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 "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라는 이야기에 맞게 검소하고 절제된 양식이 엿보이는 것 같아. 그리고 바닷가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볏짚으로 만든 작품들이 집안 곳곳 놓여있다. 그밖에도 고무신이며 옛날 물건들이 전통가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난 가옥구조보다도 여기 놓여있는 많은 짚공예에 눈길이 가. 송아지 모형이나 사람을 닮은 인형 같기도 한데, 참 솜씨가 좋다.”

    “그러네. 자칫 쓸쓸하거나 썰렁할 수 있는 옛집에 이런 아기자기한 공예품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것 같아. 무엇보다 짚으로 만들어져서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

    옛 생활모습을 갖춘 가옥이나 문화유산이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생금집은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 가옥이다.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에서 우린 무엇을 느낄 수 있나?

    “그런데 시흥에 또 다른 초가집이나 옛 고택이 있을까?” “아니, 안타깝게도 여기 이 생금집이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이라고 해. 그래서 더욱 보존해야 할 가치와 의미가 크지.”

    “어쩐지 유일하게 남은 곳에서 교훈까지 얻고 가니 다가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생금집을 다녀온 후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황금닭이 전하는 전설과 함께 문화유적 보존에 대한 깊은 뜻도 헤아려본다.

    “그냥 옛집이나 고택에 들른다는 마음 혹은 이야기를 듣기위한 호기심 정도로 찾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 새로운 것 같아.”

    “그래, 나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교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뜻깊고.”

    생금집 전설 혹은 황금닭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반면 예 생활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가 허술하여 그에 따른 말들도 참 많습니다. 이에 생금집은 학생들을 초청하여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을 위해 초가지붕을 새로 올리며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고즈넉한 느림의 미학을 얻고 싶다면 생금집에서 황금닭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 구절 듣고 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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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막이옛길 끄트머리에는 누가 살까?

    산막이옛길 끄트머리에는 누가 살까?

    지역충청북도 괴산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산막이옛길 끄트머리에는 누가 살까?

    • 프롤로그
    • 1.자연과 온전히 하나 되는 길
    • 2.산막이옛길의 시작은 어디?
    • 3.산막이마을로 가는 세 가지 길
    • 4.우리 함께 하트 그려요 ‘하트송’
    • 5.아름다운 절경 자랑하는 등잔봉
    • 6.답답한 가슴 확 트이는 한반도지형
    • 7.서서히 모습 드러내는 오지마을
    • 8.할머니와의 약속
    • 에필로그

    산막이옛길 끄트머리에는 누가 살까?

    - 충청북도 괴산군 -

    산막마을이 있는 충북 칠성면 사은리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유배지였을 만큼 멀고 외진 곳이었습니다. 댐이 생기고 나서 50년간 섬 같은 육지로 고립된 산막이 마을은 배가 아니면 건널 수 없었던 오지 중의 오지였답니다. 덕분에 달래강은 아직도 천연의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댐이 생기고 난 후 지금은 세 가구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옛 오지의 풍경이 궁금해지는 건 이 여행에 산책, 등산, 유람, 여행 그리고 자유라는 다섯 가지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합니다! ‘산막이옛길 따라서 오지마을을 찾아가라!’

    2009년에 이 길이 열리고 난 후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았다. 그런 만큼 점차 그 모습도 꽤 변했다는데?

    “예전에는 이곳에도 35가구 정도가 살았던 제법 큰 마을이었는데, 댐이 생기고 난 후에도 15가구가 남았고 지금은 단 세 가구만 살고 있대.”

    “이젠 연록색의 소품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아.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자연의 품속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이것이 초록여행의 시작 아닐까?”

    괴산읍내에서 약 10km, 차로 10분 거리에서 보니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확장되어 있었다. 과거에는 좁고 굽은 길을 눈에 미끄러져가며 운전해왔는데, 마음 한켠이 씁쓸하다.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산막이옛길 입구를 찾아가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요. 어떻게 가야 편하게 갈수 있을까요? 여기가 관광지로 바뀌고 있음이 주차장에서부터 느껴지네요.”

    “산막이마을로 가려면 '괴산수력발전소'를 찾으면 제일 쉬워요. 수력발전소에서 강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인데, 여기서 산길을 따라 2.5km 정도 가면 돼요.”

    한겨울만 아니라면 산막이옛길은 언제나 신록이 무성하고 호수엔 유람선이 흰 물결을 일으킨다. 길마다 색다른 경치를 볼 수 있다는데, 어떤 길을 택해볼까?

    “주차장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오가는 길은 세 가지가 있어요. 산비탈 오솔길과 산 정상 등산길, 그리고 호수 유람선을 타는 수상루트가 있지요.”

    “지난 겨울에 왔을 땐 눈이 많아 산비탈길로만 오갔지만 이번엔 등산로를 이용해야겠어요. 호수로 파고 들어온 땅 ‘한반도 지형’을 꼭 한번 봐야겠기에."

    이 산엔 사랑을 주제로 하는 나무가 의외로 많다. 희귀한 정사목과 연리지가 그렇다.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길에 ‘사랑의 결정체’ 하트송(松)을 찾을 수 있다는데?

    “노루샘에서 등잔봉으로 오르는 오솔길의 6~7부 능선 길 왼쪽 경사지에 여러 나무와 섞여 있는 소나무를 봐. 양팔을 들어 하트 모양을 그리는 사람의 모습과 똑같아!”

    “그런데 한 쪽 가지는 힘에 부쳐 다 못 들어 올려졌네. 사랑은 나 혼자가 아니라 옆에서 누군가가 배려해 주면서 함께 해야 아름답게 완성되는 것임을 이 나무는 말해주고 있는 것 같지?"

    등잔봉까지 오르는 내내 호수와 산의 풍치가 좋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잠시 앉아 땀을 식히고 다시 한참을 올라야 만나는 등잔봉.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닌데?

    “이 봉우리까지 오르는데 약 40분 정도 걸렸구나. 등잔불과 전혀 닮지 않았는데 왜 등잔불일까?”

    “등잔봉은 옛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간 아들을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려 효험을 봤다 해서 붙은 이름이야. 지금도 그 효험이 있다 해 찾는 사람들이 꽤 있다지.”

    등잔봉에서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 한반도지형 전망대가 나온다. 능선길이 아기자기해서 이 역시 지루하지 않다. 하지만 보는 각도를 알아야 한반도지형이 보인다는데?

    “능선에 오르면 어디서나 보이지만 이 위치에서 봐야 그나마 가장 좋은 각도라는데?”

    “정확해! 하지만 한반도지형과 아주 흡사하진 않아. 대체적인 윤곽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정도랄까.” “어쨌든 가슴이 확 트이는 아름다운 경치임에는 틀림이 없구나!”

    큰 걸음으로 쭉쭉 내려가니 누가 봐도 산막이마을이라 할 수 있는 오지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실제 입구에서 마주한 첫인상은 어떨까?

    “돌판에 새겨진 이 시를 좀 봐봐. 이런 곳에 시가 전시돼 있으니 더욱 예뻐 보여. 떡메 치는 사람들, 계곡물 옆엔 물레방아가 도는 모습도 너무 운치 있지 않니?”

    “이리 와서 떡메 한번 쳐봐요! 여기 줄서서 떡도 한번 맛보고 가!” “떡방아 소리가 나는 곳이 저기구나. 아주머니가 부르시니 한번 가볼까?”

    입구에 들어서니 예전에는 없던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전국적인 관광지가 돼서 그런지 한 집씩 늘고 있다. 하지만 뒤편에는 오지의 모습을 간직한 가옥들이 여전하다.

    “이강순 할머니 맞으시죠? 저희 모르시겠어요? 그때 도토리묵 무침하고 좁쌀막걸리 차려주시는 밥상도 받아서 맛있게 먹었었는데. 큰따님과 사위분도 함께 맞아주셨잖아요.”

    “내 못알아볼 뻔했네! 언제 온다 하고 기다리다가 내내 잊어버렸지 뭐야. 젊은이들 다시 와줘서 정말 고맙네.”

    계곡 따라 이어지는 희미한 산막이옛길은 괴산호수를 따라 펼쳐진 길이 4㎞ 가량 이어집니다. 산막이마을에서 나오는 길은 계획한 대로 산비탈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이 오솔길에는 녹음의 터널이 있습니다. 머리 위엔 녹음이 우거지고 발아래는 맑은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 길이 다시 한 번 펼쳐집니다. 도중에 있는 앉은뱅이약수엔 사람들이 겹겹이 에워싸고 물 한 모금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지마을에서 여러분이 찾은 건 뭔가요? 또, 심호흡하며 유유자적 거닐기에도 딱 좋은 이 길에서 무엇을 찾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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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지역강원도 화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프롤로그
    • 1.한쪽에는 숲 한쪽에는 강
    • 2.흙이 주는 따스함을 시작으로
    • 3.소담스런 아름다움
    • 4.강변길의 시작
    • 5.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꺼먹다리 위로
    • 6.이구가 고개?
    • 7.숲으로 다리
    • 8.산천어와 수달이 보일까?
    •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강원도 화천군 -

    화천을 떠올리면 가장먼저 '물의 나라'가 떠오릅니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아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가 않은 것 아닐까요? 화천으로의 여행에는 물이 빠질 수 없습니다. 흙길을 걷다 출렁거리는 다리 위를 건너고 강변길을 거닐며 북한강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산소길. 자연 그대로의 공기에 생각까지 맑아지는 산소길을 지나다보면 세상 시름과 근심이 강물과 함께 흘러가고 온몸에 맑음이 가득 차는 오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산소길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얼마나 공기가 맑으면 산소길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벌써부터 맑은 공기에 온 몸이 상쾌하다. 이름부터 청명한 산소길에서는 소담한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벌써부터 공기가 다른 것 같아.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셔 볼까?”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은데요?”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을 거야.”

    산소길의 시작은 흙길부터가 시작이다. 자연그대로의 식물들과 흙이 주는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어 원시림에 온 듯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바닥이 흙으로 깔려있으니 조심하렴. 나뭇가지가 머리위로 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푯말이 보이지?"

    "이 길은 상급자 코스이니 흙길은 걸으면서 지나자보자꾸나. 이런 흙길을 얼마 만에 가보는 지 모르겠구나. 흙의 따뜻함을 조금 더 느껴보기 위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데?”

    흙길에서는 특별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야생화와 당귀, 오미자를 비롯한 각종 산나물들이 반가운 듯 조그마한 얼굴을 내밀고 웃는다. 그 웃음이 예뻐 따라 웃어본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꽃 들이 옹기종기 피어있네요. 야생화일까요?”

    “그런 것 같은데? 천천히 흙길로 걷다보니 뜻밖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보자, 야생화도 보이고 각종 산나물도 보이네? 당귀도 보이고 오미자도 보이고. 여기 보이는 나무 꼭대기에 달린 것이 바로 산다래란다.”

    흙길을 지나 숲길을 만나니 어느새 물소리가 들린다. 강이 보여서일까? 비로소 마음 한 편이 놓인다.

    “야생화를 보다보니 어느새 흙길이 끝났어요. 이제 자전거로 씽씽 달릴 수 있겠는데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꽤 상쾌하겠지? 자, 이제 힘차게 페달을 밟아볼까?”

    “여기 보이는 강이 북한강이란다.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시원하게 내달리기 가장 좋은 구간이지.”

    1945년에 만들어졌다는 꺼먹다리는 다리 상판을 검은색 타르로 칠하면서 얻어졌다. 수많은 사연이 깃든 낡음은 당시 총성이 앗아간 많은 이들의 슬픔이 묻어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앞에 보이는 저 다리 이름이 꺼먹다리란다. 6.25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보이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가슴 아픈 다리란다."

    "지금은 많은 낡아있지만 여전히 후들거리는 다리로 그 아픔의 세월을 견뎌오고 있다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 지는 걸?”

    다리를 지나면 곧 이구가 고개가 나온다. 언덕의 경사가 심해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면 자전거를 머리에 이고 가라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여기가 이구가 고개래요. 이름이 참 재미있어요.”

    “여기는 언덕 경사가 높은 숲길 입구인가 보다. 그래서 자전거를 들고 걸어가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우리도 머리에 이고 가볼까?” “전 그냥 끌고 가는 게 좋겠어요.”

    산소 100리길의 백미, 숲으로 다리다. 강물의 흔들림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통통다리는 강물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다리는 숲길의 시작을 알리는 다리라 숲으로 다리라고 칼의 노래를 쓴 작가 김훈 선생님이 붙여주셨다고 하는구나."

    "사실 이 다리는 콘크리트로 만든 교각이 아니라 강물 위에 푼톤이라는 목재를 사용해서 만든 다리란다. 그래서 강물의 바닥이 붕 뜬 상태이지. 그래서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출렁거리는 것이 물에 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

    물의 아름다운 정취에 그만 마음이 뺏겨 한동안은 서로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북한강에 흐르는 산천어가 보일까 물만 덩그러니 바라볼 뿐이다.

    “힘차게 페달을 밟고 오니 벌써 길의 끝이 보이네요. 왠지 아쉬운 것 같아요.”

    “그럼 조금만 천천히 가볼까? 경치도 구경하고 말이야. 저기 강물에 산천어와 수달이 있을까?” “뭐가 보이는 것 같은데요? 뭐가 보이는지는 다음에 또 오면 말씀드릴게요!”

    흙의 따스함을 느끼고 바람으로 온 몸을 씻어내며 산소로 힐링하는 화천여행 어떠셨나요? 강원 산소 300리길이나 다른 걷기 좋은 길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화천 산소 100리길은 여타 다른 길보다 독특하고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산소의 아름다움까지. 화천의 매력을 한곳에 가득담은 산소 100리길은 건강함을 만나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숨 쉬는 체험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물의 나라 화천에서 즐기는 또 다른 자연과의 만남, 산소길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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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지역충청북도 증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 프롤로그
    • 1.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뻥튀기
    • 2.장터 나들이의 요깃거리
    • 3.생선노점에서 풍기는 시골장터의 맛
    • 4.재래시장에서 만난 오디, 자랑할 만하네!
    • 5.쿵쾅쿵쾅, 망치질 소리
    • 6.장뜰시장 또 하나의 명물
    • 7.형형색색 슬리퍼가 단돈 2천원
    • 8.없는 거 빼고 다 있는 골동품가게
    • 에필로그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 충청북도 증평군 -

    비교적 작고 한적한 읍내라지만 장이 서는 1일과 6일에는 장 보러 나선 사람들로 마을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쳐나는 곳, 시골 인심으로 상거래를 하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 소탈한 웃음이 절로 나는 곳, 바로 증평 장뜰시장입니다. 비록 홀로 나선 장보기 나들이일지라도 수십 년간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은 대장간을 둘러보다가 모자람 없이 몇 번이고 채워주는 인심 좋은 국밥집에서 출출함을 달래도 보고, 떡만 40여 년 동안 팔아온 시장 토박이 아주머니와 수다도 떨고. 그야말로 심심할 틈이 없죠.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입니다. 느릿느릿 장뜰시장을 걸으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재미를 찾아보세요!

    장 한가운데서 벌어진 엿장수의 각설이타령 소리도 가르며 들려오는 “뻥이오~!” 외침. 코끝을 자극하는 뻥튀기 냄새가 나는 곳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그곳으로 가보자.

    “(뻥이오~!) 자자, 거기 아가씨도 군침만 흘리지 말고 한번 맛이나 보시구랴. 튀밥도 맛있으니 한번 잡숴봐.”

    “제가 어릴 적에 맛보았던 뻥튀기가 바로 여기 있었네요! 다이어트에는 이만한 게 없는데 어디 가도 도통 배불뚝이 뻥튀기를 찾을 수가 있어야죠!”

    ‘한 봉지에 천원’이라고 대충 갈겨 쓴 손글씨마저 정겨운 떡 파는 노점상 앞을 그냥 지나치려니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불현듯 밀려온다. 어디 하나 골라볼까?

    “안녕하세요, 할머니. 시루떡부터 바람떡, 인절미, 송편에 약식까지! 와~ 없는 떡이 없네요. 이중에 무슨 떡이 제일 맛있어요?”

    “여기 맛없는 떡은 없어, 이 아가씨야. 아무거나 골라도 다 맛나. 지금 먹으려면 바람떡 사가. 방앗간에서 가져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따끈혀.”

    생선노점 앞에는 사람들이 꽤 붐빈다. 호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고, 상인아주머니에게 흥정을 걸어보는 사람도 있다. 얼마까지 싸게 주시려나?

    “조기 만원에 5마리 줄게! 이 싱싱한 것 좀 봐봐! 물도 참 좋고, 어디 가서 이 가격에 절대 못 사.”

    “에이~ 아주머니, 두 마리만 더 얹어주세요. 그게 재래시장 오는 맛 아닌가요?” “허허~ 이 아가씨 고집 꺾기 힘들겠네. 옜다, 인심 썼다!”

    엉덩이 붙일 만한 곳에는 할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철 맞은 오디를 들고 나온 할머니도 있다. 판매 품목은 오디 딱 하나. 오디는 어떻게 먹을까?

    “이건 손으로 못 따. 저녁 때 나무 밑에 돗자리 펴놓고 다음날 아침에 가보면 저절로 떨어져서 이만큼씩 쌓여 있어. 그러니 웬걸. 오늘 아침에 오디 거두느라 야단을 했지.”

    “고놈들 참 실하네. 그런데, 이걸 그냥 먹나요?” “술 담가먹으면 몸에 좋아. 그냥 먹어도 맛있고. 한번 먹어봐.”

    1974년 문을 연 이래 쇠 녹이는 화덕에 불 꺼진 날이 없다는 이 지역 명물 증평대장간을 찾았다. 쇠를 다루는 일이 제일 쉽다는 대장간 주인장의 망치질을 구경해보자.

    “우리 대장간 물건 참 좋아. 청주에서 일부러 여기까지 온다니까.” “남들이 호미 150개 만들 때 아저씨는 500개를 만드신다고요? 그게 정말 가능한 거예요?”

    “내가 일을 혼자 해도 워낙 손이 빠르니까 전국에서 주문이 와도 다 해내지. 얼마 전에도 TV 드라마에서 쓴다고 창을 수십 개나 만들었어.”

    장뜰시장에 대장장이 말고도 또 다른 장인도 있다 해서 들른 곳. 장뜰시장의 대표 맛집 장터순대다.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국밥을 끓여낸 30년 넘는 세월의 맛을 느껴보자.

    “순대 모자라면 순대를 더 드리고, 국 모자라면 국을 더 드리고. 배고파서 왔으니 배가 불러서 가셔야지.”

    “입에 착착 감기는 게 얼큰하니 속이 다 개운해져요. 국밥집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애들 아빠는 아픈데 여섯 식구가 먹고 살려니 처음에는 혼자 고생도 참 많이 했지요.”

    ‘단돈 2천원’. 종이상자를 뜯어다 써붙인 문구 아래 화려한 색깔의 슬리퍼들이 수북하다. 이것저것 신어보며 쇼핑 삼매경에 빠져보자. 여인네의 장 나들이는 요런 재미 아닐까?

    “대형마트보다도 슬리퍼 종류가 더 많네요.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슬리퍼 치곤 발에 착착 감기는 게 한 켤레로는 부족하겠어요.” “다 신어봐~. 신어도 보고 만져도 보고 해서 제일 마음에 드는 놈으로다 가져가. 내 오늘 인심 써서 3개에 5천원 줄게.”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장독대 덮던 망부터 칼, 안마기계, 귀이개 등은 죄다 1천원이야. 가격이이 싸니 한가득 담아서 가도 부담 없다니깐.”

    “언뜻 보면 유치하고 조악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정겨워요. 옛 물건들이 하나같이 깨알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면서 시골장터의 분위기를 잃은 재래시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뜰시장의 5일장은 그렇지가 않죠. 영수증을 가져오는 사람은 경품을 주는 새로운 모습도 더러 생겼지만, 이곳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고단한 일상의 짐보따리를 풀어놓고 잠시 쉬며 삶의 여정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마당입니다. 그렇게 세월이라는 염료로 덧칠해진 기억의 풍화작용으로 퇴색되어갔던 시골 재래시장의 추억을 장뜰시장에서 되찾을 수 있습니다. 정겨운 인심에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이곳 시골장터에서 옛 추억을 만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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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지역전라북도 무주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 프롤로그
    • 1.welcome! 반디랜드
    • 2.나는 개똥벌레~
    • 3.불빛의 비밀
    • 4.반딧불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 5.반딧불이를 닮은 별
    • 6.형설지공(螢雪之功)의 마음으로
    • 7.다시 돌아온 반딧불이의 인사
    • 8.밤이 돼서야 빛을 발하는
    • 에필로그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 전라북도 무주군 -

    전북 무주는 밤이 더욱 기다려지는 곳입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과 같이 반짝이는 반딧불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곤충박물관에서 다양한 곤충들을 만나고 나서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하나둘씩 반짝이는 별들이 머리위로 윙윙 맴돌기 시작합니다. 청정 환경에서 서식하는 반딧불이의 삶을 통해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의 장, 무주에서 보내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반딧불이를 보고 마음의 불을 밝히고 오라’입니다.

    어둠이 일찍 내려앉는 무주는 가로등 불빛보다도 환한 반딧불이 불빛으로 반짝인다. 밤이 오기만을 기다린 사람들의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지 않을까?

    “아빠, 반딧불이 빨리 보고싶어요. 시간이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 걸까요?

    ”“조금만 기다리렴, 반딧불이를 만나러가기 전에 미리 반딧불이에 대해 공부 좀 하고 가보는 게 어떨까?” “좋아요! 반딧불이야 조금만 기다려~”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듣던 개똥벌레가 알고 보니 반딧불이 였다고?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 “녀석,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노래를 불러주었구나! 바로 그 개똥벌레가 반딧불이였다는 걸 알고 있니?”

    “개똥벌레가 반딧불이라고요? 정말 신기해요~ 그런데 왜 개똥벌레라고 불린걸까요?”

    흔히 반딧불이 꽁지에 불이 나 있는 것 같은데, 불빛은 어디에서 왜 나는 걸까? 반딧불이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해주지 않을까? 갑자기 호기심에 반짝하고 불이 든다.

    “반딧불이 빛이 아주 아름답지? 그런데 빛이 어디에서 나는지도 알고 가야겠지? 반딧불이 배 아래쪽에 보면 노란색 빛을 내는 발광기가 있단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는 짝짓기를 하기위한 수신호라고 한단다. 예쁘기만 한 불빛에도 다 이유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지? 불빛으로 대화하는 반딧불이가 신기하기도 하고.”

    반딧불이의 생을 들여다 보다보면 다른 곤충들도 궁금해지기 마련. 나비와 잠자리, 딱정벌레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데?

    “아빠, 저기 곤충박물관도 보여요. 그곳에 가면 반딧불이말고 다른 희귀곤충들도 볼 수 있을까요?”

    “그렇단다. 나비의 변태과정과 세계 희귀 나비들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단다. 그뿐인 줄 아니, 네가 좋아하는 고대 화석들도 만나볼 수 있다는데?”

    밤하늘에 별들이 움직이는 것 같아!라며 신기해하던 아이는 어느새 반딧불이를 닮은 별을 찾겠다고 고개를 쭉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무엇이 보이냐고 물어볼까?

    “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무엇이니?” “나비랑 반딧불이요. 나비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거든요.”

    “그래? 그럼 이번에는 나비랑 반딧불이를 닮은 예쁜 별을 보러 가볼까? 가까이에 있는 별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빠한테 이야기해주렴.”

    반딧불이의 불빛으로 고생하며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저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마음에 무언가를 새기고 있다.

    “반딧불이 불빛을 실제로 보니 어떠니? 생각보다 환하지? 그래서 옛날에 가난한 사람이 반딧불을 주머니에 담아 그 불빛으로 밤을 새우며 공부를 마쳤다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자, 그러니 편하게 공부하는 너희들은 얼마나 좋은 환경인지 알겠니?” “네, 저도 공부 열심히 해야겠어요!”

    각종 환경오염과 공해로 반딧불이의 서식지가 점점 줄고 있다. 물이 맑고 공해가 없는 무주로 다시 돌아온 반딧불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반딧불이는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깨끗한 곤충이란다. 그래서 공해가 많고 오염이 많은 도심지역에서는 반딧불이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지."

    "한동안 무주에서도 반딧불을 보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단다. 그런데 환경오염을 줄이고 깨끗한 자연을 위한 노력으로 반딧불이 다시 돌아오게 되었지.”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는 불빛은 누구나 마음속 희망을 심어준다.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새로운 꿈을 키우기도 한다. 무주의 밤이 아름다운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아빠, 반딧불이 보니까 제가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들도 마구마구 떠오르고요. 아빠는요?”

    “아빠도 그렇단다. 아빠 어렸을 때 뒷동산에 반딧불이 참 많았었단다. 할아버지가 도깨비불이라고 골려주기도 하셨는데. 아빠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아빠도 좋아.”

    청정 환경 무주에서 천연기념물인 반딧불이의 삶을 관찰하고 별을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무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여름은 늦은 밤이 되어서도 잠들기가 아쉽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 불빛과 별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작은 불빛이 반짝이고 어른들은 잃었던 마음의 동심이 반짝입니다. 여행지에서 더 큰 꿈을 키우고 더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고 진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뜨거운 여름밤을 감성으로 물들이고 싶다면 무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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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 속에 묻어나는 절경

    전설 속에 묻어나는 절경

    지역전라북도 남원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전설 속에 묻어나는 절경

    • 프롤로그
    • 1.가벼운 발걸음
    • 2.춤추는 정자
    • 3.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 4.귀를 기울이면
    • 5.지리산에 묻다
    • 6.비경 중의 비경
    • 7.소리 한 자락
    • 8.여유를 더하다
    • 에필로그

    전설 속에 묻어나는 절경

    - 전라북도 남원시 -

    지리산을 감싸고도는 기나긴 길들은 지리산 옛길, 고갯길, 숲길, 강둑길, 논두렁길, 마을길 등 다양한 테마로 엮여 5개 시군, 100여 개 마을을 연결합니다. 이 길에서 지리산이 보듬어온 역사와 문화를 만나기도 하고 자기 회고와 성찰의 기회를 내어주기도 합니다. 전북 남원시에도 지리산 둘레길이 있습니다. 이중 특히 호젓한 숲길과 청초한 계곡, 때 묻지 않은 산촌의 풍광을 함께 만나는 둘레길은 ‘구룡폭포 순환코스’만한 길도 없습니다. 구룡폭포에서 지리산의 백미를 맛보는 것, 그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지리산 트레킹코스의 대표 격인 구룡폭포 순환코스는 짧지 않은 코스와 급경사가 적잖이 놓여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의 표정에서 한껏 여유가 묻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 길은 그다지 멀거나 험하지 않아 좋아. 트레커들에게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딱이야!” “그래? 육모정~구룡폭포 구간에 지리산 둘레길 제1코스를 더해 7km가 넘는다는데, 결코 만만한 길도 아니라고.”

    “7km씩이나? 다시 생각하니 좀 버거울 수 있겠어. 하지만 도전의식이 절로 생기는데?”

    산행의 시작은 육모정이다. 춘향묘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북부사무소 구룡분소가 자리해 있다. 이곳 굽이치는 용소에 다다르면 정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널찍한 암반에 6개 기둥을 한 정자라서 ‘육모정’이라 했겠지?” “오~ 이제 제법 트레버다운 면모가 나오는걸?”

    “하하, 과찬의 말씀!” “여기서 정령치 방향으로 저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면 구룡계곡 입구를 만날 수 있을 거야.

    한국의 명수(明水) 구룡계곡답게 가는 곳마다 절경이 펼쳐지고 있으니 한곳에서 오래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다 보면 아홉 절경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데?

    “가만 있자. 저기는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처럼 생겼어!”

    “이야~ 여기가 바로 구시소로구나! 이 바닥에 크고 작은 온갖 바위가 산재되어 있다는데, 그 모양새가 정말 아름답다지.” “하지만 곡의 절경에 취해 있기에는 꽤 빠듯한 시간이야! 자, 슬슬 또 가보자고.”

    구시소에서 어느 정도 오르면 계곡이 급경사를 이룬다. 하지만 흐르는 물소리,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다 보면 고생스럽다는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가는 내내 자연이 들려주는 합창소리에, 이야~ 암반 밑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저 명경지수, 가히 일품이로구나! 그런데, 유선대 주변에 저 특이한 모습을 한 바위는 균열이 가 있어. 훼손된 건가?”

    “언제 저런 금이 생겨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저기서 신선들이 바둑을 뒀다지.”

    구룡폭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은 때 묻지 않은 지리산의 청정자연으로 수놓아져 있다. 때문에 맑은 계곡수를 따라 녹음 속 청신한 기운을 만끽하며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왼쪽을 봐!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으로 이어진 지리산 서북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목적지인 구룡계곡도 다 와간다는 신호겠지?”

    “맞아, 기분 좋은 신호로구나. 지리산은 장중한 규모만큼이나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지만. 그중 산세와 풍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인 구룡계곡을 곧 만나겠어!”

    구룡계곡 순환 트래킹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구룡폭포일 것이다. 비스듬히 누운 와폭 형태의 이 폭포는 비가 내린 날 그 웅장함이 더하다.

    “딱 봐도 알겠어! 한 폭의 산수화가 살아 움직이는 저 모습….여기가 바로 구룡폭포로구나!” “맞아! 남원 사람들이 여기를 이 고장의 제1경으로 인정한 이유를 비로소 알겠다!”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폭포, 저토록 풍부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으니 아홉 마리의 용이 실컷 놀다 가기에 족하겠어!”

    동편제 소리꾼들에게는 성지와 다름없는 곳이 바로 구룡폭포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득음을 이뤄내듯 이 수행의 폭포와 한 곡조 뽑아 경합을 벌여보자.

    “그렇게 불러서야 어디 명창이 되겠어? 배에 더 힘을 줘봐!” “아이고~ 내가 감히 이 폭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니…. 득음은 꿈도 못 꿀 기세야!”

    “하지만 송만갑, 박초월, 강도근 등 당대 최고의 국창, 명창들이 이곳 웅장한 폭포소리에 맞서 절세의 소리를 다듬어냈다지. 정말 대단해.”

    폭포 주변은 풍광을 트레커들이 속속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나무나 철제로 된 데크, 현수교 등이 마련되어 있다.

    “저 흔들다리로 건너가자. 폭포 주변의 기암괴석이 운치를 더해줄 거야.” “정말이네. 녹음 사이 쏟아지는 밝은 빛을 벗 삼으니 또 다른 관조를 맛볼 수 있구나.”

    “어때? 왠지 신선놀음이라도 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 “그보다도, 이 아찔한 높이에 휘청, 아찔한 풍광에 또 휘청~. 용을 타고 비상하는 듯해!”

    남원이 자랑하는 8경 가운데 제1경인 구룡계곡까지 빙 둘러오는 지리산 둘레길에는 여유와 소리가 함께합니다. 산책하듯 산행하고 산행하듯 산책하다 보면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었다는 전설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다시 속살대는 숲과 청량한 구룡폭포가 들려주는 노랫소리에 흥이 돋습니다. 거기에 바위들 하나하나가 전해주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코스가 끝날 때까지 기분 좋은 산행은 계속됩니다. 구룡계곡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여러분은 어떤 전설을 들을 수 있었나요? 그 속에 아홉 절경을 모두 찾을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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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지역경상북도 안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프롤로그
    • 1.술 ‘酒’ 대신 소주 ‘酎’
    • 2.보는 맛도 일품
    • 3.술은 술다워야지!
    • 4. 75일간 정성을 빚다
    • 5.오로지 고집 하나로
    • 6.삶의 애환을 곁들여
    • 7.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8.명주의 계보 잇는 안동 사람들
    • 에필로그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경상북도 안동시 -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합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명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전통주를 추천하며 우리 정신문화를 정의하곤 합니다. 일제에 맞선 의병투쟁에서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민족사 100년을 소설 <아리랑>과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으로 살려낸 작가 조정래는 “안동소주는 진짜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동소주에는 어떤 맛과 문화가 담겼기에 ‘진짜’라 하는 걸까요?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세 번 빚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안동소주는 ‘酒’ 대신 ‘酎’자를 쓴다.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 목록에도 올랐던 안동 지방의 명주, 안동소주의 명성은 얼마나 대단할까?

    “안동소주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 특산품인 마 잎으로 향을 낸 독특한 누룩과 좋은 물을 들 수 있다죠?”

    “맞아요. 안동 개성 제주에 몽고군의 군사 주둔지가 들어섰고, 이후 이들 세 지방은 각기 소주의 명산지로 이름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안동지방 소주를 최고로 쳤어요.”

    안동소주와 안동 음식을 알고 싶다면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으로 가보자. 무형문화재 겸 전통식품 명인인 조옥화 할머니가 사재를 들여 건립한 곳이라 의미가 더 깊다.

    “안동소주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의 역사와 계보, 한국 무형문화재 민속주의 종류 및 안동소주 양조 과정과 의례 접대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군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전통음식박물관에는 관혼상제의 상차림, 수라상에 주안상까지 각종 전통음식 재현해놓고 있죠.”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술이 독하기 때문이다. 마시기 전에는 고량주 같은 향취가 느껴지는데, 입안에 들어가면 목젖이 알알할 정도로 화끈하다.

    “웰빙시대여서 그런가, 요즘은 순한 술이 유행이던데, 안동소주는 고량주처럼 독하죠. 그렇더라도 빨리 취하지만 빨리 깨니까 마냥 독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전통소주도 다양한 도수의 술이 나오는데 안동소주는 알콜함량 45%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죠. 그 독한 맛에 담긴 원료가 바로 ‘전통’ 아닐까요?”

    박물관 옆 안동소주공장으로 가면 제조방법을 견학하러 방문객들 앞에서 기능보유자 조옥화 할머니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쌀과 누룩으로 안동소주를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장 지하 발효실에서 만드는데, 여기는 오직 나랑 우리 며느리만 들어갈 수 있어요.”“그렇다면 누룩과 지에밥을 어떻게 만들어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보기 어렵겠네요”

    “안동소주는 이제 우리 며느리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혹시 알아? 알려줄지. 나는 아들보다 며느리가 든든해요.”

    시어머니의 소주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그의 삶도 닮으려고 한다는 며느리에게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장작불로 술을 빚을 때는 불 조절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시집와서 술을 빚을 때 불 조절을 잘못하면 그동안 한 일이 다 허사가 돼 울기도 많이 울었죠.”

    “미세한 불길을 조절하면서 소중한 곡식을 사용해 빚는 술이 잘 되기를 바라고 바라던 그 정신은 옛 맛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안동소주만의 고집으로 이어져온 거로군요!“

    1997년 안동으로 내려와 민속주 안동소주 만들기의 맥을 잇는 이 며느리처럼 안동인들의 삶의 애환과 고집, 정성까지 고스란히 담기는 안동소주 제조 과정을 살펴보자.

    “안동소주는 예부터 조, 수수 등을 사용하지 않고 쌀로만 빚어냈어요. 지금도 그 술맛을 내기 위해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죠.”

    “그 덕에 ‘안동소주’가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 된 거 아니겠어요? 좋은 술이 계속 발전하려면 좋은 술 만들기가 지켜져야 하니까요.”

    ‘술도 음식이고 음식은 정성’이라는 안동소주. 그 말대로라면 안동소주는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캬~ 이 알싸한 맛. 그저 좋은 술 한 가지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삶까지 녹아든 맛이네요.”

    “안동 출신의 한 여성 시인은 이 민속주의 멋과 맛을 이렇게 예찬했죠. 사나이 눈물같은, 피붙이의 통증 같은, 첫사랑의 격정 같은 약술‘이라고….”

    이곳 사람들 안동소주 누룩의 발효 특성에 관한 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하는 등 안동소주의 발전을 늘 고민하고 있었다.

    “안동소주 전래 과정 연그논문을 보니 안동소주의 유래를 1200년으로 재정립하셨더군요.”

    “전통궁중음식을 연구하는 것도 시어머니를 닮고 싶어요. 저희 시어머니의 평생 정성을 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문헌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석식 소주와 양주에 젖어있는 소비자들이 우리 쌀로 만든 옛 맛을 찾기 바라요.”

    안동소주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100% 순수 우리 쌀로 만든 전통 증류식 소주입니다. 오래 둘수록 점점 풍미가 더해지니 천천히 조금씩 두고두고 마셔야 한다지만 그 은은한 향을 맡고 부드러운 풍미를 맛보면 어느새 한 병이 금새 바닥납니다. 이 술은 1,2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해방 이후부터는 술을 빚으며 시련과 애환을 고스란히 가슴으로 삭혀 온 명인의 ‘고집’까지 줄곧 담아 왔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에 반한 진짜 이유는 바로 ‘고집스런 맛’ 때문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안동소주의 깊이를 어디까지 느끼고 돌아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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