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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그림자가 나란히 섰다. 그림자의 주인이 나란히 서 있으니, 무엇이든 나란할 수 밖에.
두 개의 가을과 아직 여름인 것들 사이. 시간 속을 걷는 듯 묘한 발걸음.
기억의 단편들을 잘라내어 완성한 모자이크. 웃음보다 선명한, 감출 수 없는 아련함.
어귀를 돌면 이어지는 돌담 그곳을 따라 걷다 우연히 발견한 붉은 문.
경내에 느티나무가 선 듯, 마음이 든든하다. 향기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올랐을 커다란 느티나무.
먼 길을 달릴 준비를 마친 상상. 결국, 어디까지 가 닿을 것인지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손길 닿은 곳곳이 정성으로 반짝인다.
잠깐만,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조금만 더 머물러 줘요. 고운 빛깔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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