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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리에 서서도 발돋움을 하고 있을 이들이 눈에 선하다. 내다보고 싶은 것이 저마다 달라서일까.
공기 중 결정이 얼어붙을 때, 쌓이기 시작한다. 이 자리에 선 나를 제외하고 조용히 덮여 간다.
나뭇잎 그림자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돌담이 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그곳을 거니는 내게도 돌담이 차곡차곡 쌓여져 간다.
육지와 육지 사이를 떠돌고 있다. 어릿속이 세어버리듯, 쓸쓸하고 멍해지는 풍경.
바닷가로 옮긴 살림들이 올망졸망하다. 새로운 집에서는 어떤 달콤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꽃길 너머로 들여다보이는 어울리지 않는 집 두 채.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 망설이는 발걸음
하얀 벽에 빨간 지붕을 얹은 이곳은 주위의 풍경과는 너무 달라서 뜻밖의 장소를 찾은 듯 묘하게 설렌다.
낯선 이름과 낯선 풍경이 오래도록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 함은 내 스스로 '아름답다'는 말을 내비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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