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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햇살 아래 남겨진 여백들. 마지막 햇살을 위한 배려라 생각하면 더욱이 설레는 풍경.
어떤 종류의 흔적들은 항상 마지막으로 다녀간 이를 닮는다. 제각각인 것들마다, 어떤 걸음으로 걸었을지를 상상해 본다.
아궁이 안에서 바짝 마른 장작이 깊은 어둠 속에서 먼지와 부대끼고 상 위에 아무렇게나 덮인 천이, 가려지지 않을 세월을 어수룩하게 비껴가고 있다.
가늠해본다는 것은 왜 이리도 언제나 막막한 일인지. 저 작은 창마다 몇 개의 삶들이 깃들어 있다.
만 년의 세월, 이곳에 잠들다. 타임머신을 믿은 적이 있다면 당신의 상상력을 모두 발휘해 볼 때가 왔다.
빈 그물 사이로 희망과 기대들이 엿보인다. 이번에는, 만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물건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간 기억이 드물다. 꾸깃한 지폐 몇 장을 내밀고도 얻을 수 있는 진한 마음들.
무엇을 향해 온 몸을 기울이고 있는지, 물어도 알 턱이 없다. 가지런히 늘어선 향기로운 마음에 조용히 설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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