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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 수면 위로 빛이 산란하며 퍼진다. 마치 기억 속의 너처럼.
창해 만큼 푸른 하늘 아래, 장군의 시선이 먼 바다를 향하고 있다.
기억의 귀퉁이에는 가끔, 낯선 것들이 자리하곤 한다. 막막한 여백과 그 사이를 가르는, 결코 알지 못할.
어느 틈에서 떼어내었는지, 어느 틈에 걸릴 것인지 알 수 없는 미완의 무언가.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음이 아쉬움 뿐인 것은 아닐 터.
바다와 해변이 서로를 꼭 끌어안은 그 경계에 섰다. 바다가 밀려드는 것인 줄로 알고 있었더니, 해변도 바다를 가만히 안고 있다.
비슷해 보이겠지만 모양도 색깔도 다르다고. 팔을 기울이는 각도마저 다르다는 걸 너는 알까.
커서가 깜빡이듯, 자그마한 나무 한 그루가 섰다. 어떤 말들을 적어나가야 이 풍경이 기억될지.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풍경. 바랜 빛이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쉬이 알 수 없는 이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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