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강진은 최근 강진만 ‘A’모양 지형을 활용한 ‘A로의 초대’라는 슬로건으로 강진 여행에 대한 여행객의 기대를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지자체 최초로 진행한 문자 마케팅인 ‘A로의 초대’는 강진만을 중심으로 한 강진 여행의 필수 코스 다산권역, 하멜권역, 영랑권역, 청자권역을 아우르며, 그중 강진만 ‘A’의 최북단 꼭지점 하멜권역에는 그 자체만으로 곧 강진의 역사이기도 한 ‘전라병영성’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소실로 인해 최근 지속적인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라병영성은 비록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여느 현대식 기념관과 박물관 못지않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자 우리의 성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500년, 조선 남도를 휘하에...
전라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1417년)부터 1895년 갑오경장(고종 32년)까지 전라남도와 제주도 53주 6진을 500여 년 간 총괄한 군의 총 지휘부이다. 1894년 갑오농민전쟁(동학농민전쟁)으로 인한 병화로 소실되었고, 1895년 갑오경장 때에 폐영되었다. 본래 광산현(현 광주광역시)에 설치된 병마절도사영을 이설한 성으로, 초대 병사 마천목 장군이 꿈 속 계시를 통해 눈(雪)자국을 따라 축조한 것에서 ‘설성’이란 명칭이 비롯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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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의 병영성은 흐르는 역사를 간직하려는 노력과 세심함이란 표현이 어울릴법하다. 1991년 지표조사보고서가 발간된 이래 현재까지 발굴과 복원이 지속되고 있는 전라병영성은 정비 사업에 대한 강진 지역민과 지자체의 노력이 앞으로 3년을 더 지나 2020년이 되면 약 30년간 이어지게 된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복원된 성문과 성벽은 여행객에게 역사 속 전라병영성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하고 있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92년 전라남도 기념물 140호에서 1997년 국가사적 제397호로 지정되었다.
병영성 역사와 하멜의 추억
전라병영성은 단순히 군사의 막사만 있는 기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장수의 지휘부를 비롯 재난에 대비해 물자를 비축하는 곡식창고 등이 있어 백성을 위한 보호소와도 같은 역할을 했으며, 우물, 연못, 객사 등의 생활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병영성은 1599년 일시적으로 장흥에 이설되었다 1604년 현재의 위치로 다시 옮겨왔으며, ‘하멜표류기’로 유명한 하멜 일행이 7년간 억류되어 생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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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하멜(Hendrik Hamel)은 조선을 서양에 최초로 알린 네덜란드인이며, 항해 중 표류한 1653년부터 14년의 일을 기재한 항해일지인 ‘하멜 표류기’로 유명하다. 하멜이 조선에 억류되어 생활하던 중 7년간 머문 곳이 바로 전라병영성으로, 당시 북진정책을 추진하던 효종은 포를 다루는 포수의 경험이 있던 하멜을 훈련도감에 배치했으나 적응하지 못했고, 조선 탈출을 꾀한 이유로 유배돼 이곳 전라병영성에 억류되었다. 이후 일본으로의 송환이 거절 되고 신무기 개발을 지원하는 훈련도감에 배속 되었지만, 청나라에서 방문한 사신에게 탈출을 요청하였고, 강진으로 유배되어 전라병영성에 소속하게 되었다.
전라병영성은 여행지로서의 멋보다 역사의 흔적과 세월에 대한 노력과 이에 맺힌 땀이 더 느껴진다. 외세의 침입을 막고 안전을 꾀하려는 나라 안 선조들의 의지와 생활상. 대한민국 지도에서 강진의 모습은 이어져 내려온 강줄기따라 끝도 없이 또 다시 이어진 바다, 이러한 강진의 지리적 특성이 육군과 수군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곳으로서 선택된 것은 아닐까? 강진의 전라병영성은 하나의 병영이 강진을 포함한 여러 고을 속 백성을 보호하고 500여 년의 역사를 버텨 조선의 남도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크다할 수 있으며, 쌓여있는 병영성의 성곽은 마치 선조들의 호국정신이 켜켜이 쌓여있는 듯도 하다.
아직까지 복원 중인 전라병영성은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전라병영성의 복원된 부분과 가까운 거리의 하멜기념관을 연계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박지현
발행2018년 11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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