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는 보개산이 바다 가운데 침몰되었다가 다시 솟아서 이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부산 최대의 섬이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역사 또한 깊다. 바다와 산으로 이뤄진 가덕도는 다양한 식생이 풍부하고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강서구 가덕도의 자랑, 연대봉의 모습이다.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 연대봉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기분 좋은 여행이 시작됐다. 버스정류장에서 위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오면 갈맷길 5-2구간 시작점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이 잘돼있어 그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된다. 표지판을 따라서 쭉 올라가 왼쪽 트레킹코스로 향했다. 중간에 갈맷길임을 표시하는 이정표가 있다. 천가초등학교를 시작점으로 연대봉을 올랐다. 연대봉을 오르는 길은 산책이라기보다 등산에 가까웠다. 산행 초입은 완만했지만 그 이후로는 완연한 산이었다. 키 큰 소나무 숲과 아찔하게 솟아오른 암석이 등산길을 메우고 있었다. 그 밑에 작은 기린초가 더욱 앙증맞다. 급경사로 체력의 한계를 보일 때 쯤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선명히 보이는 거제도.
까뭇까뭇하게 보이는 김양식장도 이곳에서는 그림이 됐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힘을 얻어 조금 더 올라오니 봉화대가 있는 연대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는 다대포항과 녹산공원 이름 모를 수없이 많은 섬들까지 주위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가르는 배는 하얀색 실선을 남기며 사라진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필자는 한없이 작아짐을 느꼈다. 마을과 바다를 보면서 내려오는 하산 길은 올라갈 때보다 훨씬 수월했다.
기암괴석들의 별천지, 둘레길
대항마을로 이어졌다. 마을 진입로가 확장됐을 뿐 아니라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마을 분위기가 들떠있었다. 곧 대항 새바지가 나왔다. 언덕을 넘자 국수봉이 품은 몽돌해안이 촛대바위와 더불어 풍광이 아늑하다. 몽돌 해안이 끝나는 지점부터 동쪽 해안길이다. 다리를 쉬면서 주변 풍경을 바라봤다. 바다를 향해 돌출한 기암괴석들이 별천지인 듯 숨어 있다. 어음포까지 해안 숲길이다. 바다로 발을 담근 연대봉 자락을 휘감으며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조금 숨차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맛이 시원하다. 여름날 이 길은 남색과 옥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한 바다와 마봉산 비탈 산자락에 그 바다를 노래하는 소사나무며 참나무들이 기립해 아우성치는 녹색의 바람결이 좋다. 동선항까지는 수평선이 눈높이에서 가득한 곳이다. 그 길에서 장대에 낫을 달아 자연산 미역을 채취하는 광경이 보인다. 함지박 한가득 싱싱함이 넘쳐 난다.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물 빠진 해안 바위에 빼곡히 앉아 있었다. 동선 삼거리 소나무집을 기준으로 직진하면 새바지를 지나 눌차로 이어진다. 새바지 방파제에 해안사구 식물들이 만든 녹색 띠가 해안을 따라 펼쳐졌다. 방파제 가운데 벤치가 있어 수평선을 바라보기 좋다. 길은 내눌 쪽으로 방향을 튼다. 굴 껍질이 밟히기 시작한다. 정거마을이다.
가덕도 정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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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가리비 껍질이 산처럼 쌓여있다. 비릿한 바닷물이 마르고서 나는 묘하게 알싸하고 부드러운 냄새가 흘러나온다. 마을 어귀 빨랫줄에 걸려있는 생선이 정겹다. 철봉에 매달려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그려진 벽화가 마치 진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듯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담장 뒤에 있는 나무와 그림이 하나의 작품인 벽화가 인상 깊다. 이 마을은 자연과 하나인 듯하다. 이곳에 벽화는 실제인 것처럼 입체감이 두드러지는 사실화가 주를 이룬다. 벽화에 그려진 사람이나 나무 모두 진짜처럼 보인다. 마을 곳곳에 쌓여 있던 가리비를 이용한 벽화도 눈에 띈다. 마을의 가장 흔한 재료를 이용한 작품. 마을의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른 벽화 마을보다 사람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깨끗하고 조용하다. 골목의 폭이 넓어 사이사이로 시원하게 바닷바람이 돌았다. 하늘도 바다도 부드럽다. 사람이 사는 마을 벽화도 튀는 색 하나 없이 연하다. 평화로운 마을이다. 날이 따뜻해서 어르신도 기분이 좋으신지 웃음을 지어 보낸다. 평지에 있다는 것도 다른 벽화 마을들과는 다르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느라 고생할 일이 없다. 골목을 지나가니 바다가 펼쳐진다. 개집에서 강아지가 자고 있다. 날이 따스해서 낮잠 자기에 딱 이다. 길마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자고 있다. 사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동네 어르신들은 가리비 껍데기 하나하나 구멍을 내서 꿰는 일을 하신다. 한가로운 시골 어촌 풍경이다. 넓은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풍경에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마을이다.
가덕도의 연대봉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거제도, 김양식장 등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고! 마을 곳곳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 마을 정거마을을 방문하여 사진에 추억을 담아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2년 02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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