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로 알아보는 조선 시대 유생들의 삶

향교는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 ·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그중에서도 비안향교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관계로 정확한 년도는 알 수 없으나, 조선 태조 7년(1398년)에 지어졌다고 추정되고 있다. 건물은 대성전 · 명륜당 · 광풍루 등 9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 · 노비 · 전적 등을 지원받아, 교관이 유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가 실시되면서 교육의 기능은 없어진 채 제사의 기능만 남아있게 되었다. 현재는 지방향교를 관리하는 직원인 전교(典校)와 성균관의 유생 대표 격인 장의(掌議) 두어 명이 향교를 운영하고 있다.

 

역사의 흔적으로부터 바라보는 비안향교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향교는 그 당시에 지어진 것이 아니다. 상량문의 기록에 따르면, 원래 건물은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 없어졌다고 쓰여 있다.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향교는 조선 선조 41년(1608년)에 지어진 향교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그 지역 사람인 손복이 향교의 위패를 산중의 굴 안에 잘 숨긴 덕분에 화를 면했다는 기록 또한 전해진다.

광해군 2년에 향교가 옮겨졌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비안면의 하천이 자주 범람하여 유생들이 찾아가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곳으로 옮겼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제에 국권을 피탈 당한 후에는 향교도 그 기능을 잃었었지만, 지역 유림의 끊임없는 관심으로 인해 꾸준히 정비를 거듭하며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다.
 

비안향교는 동쪽에 대성전을 두고 그 아래 명륜당을 세웠다. 대성전은 전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건물이다. 동무는 전면 2칸, 측면 1칸 규모의 건물이다. 대성전 앞에서는 동무와 서무가 마주 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명륜당은 내부에 많은 기문이 걸려 있다. 명륜당에는 동재와 서재가 없다. 원래 지어지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떠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건립되지 않았으리라 추측할 뿐이다.

현재 비안향교는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2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전대제(釋奠大祭)가 정기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요즘에는 농촌 체험 마을의 주도로, 조선 시대 기로소에 등록된 전 · 현직 문신 관료들을 위해 국가에서 베풀어주는 잔치인 기로연도 펼쳐지고 있다.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 속으로 모두 함께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