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테마, 각각의 소원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입구 대포항에 위치한 설악해맞이공원은 1999년 강원도에서 국제관광엑스포를 개최할 때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내물치'라는 명칭을 가지고 해돋이 관람 장소로 유명했던 이곳이 '설악해맞이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푸르고 끝없이 넓은 동해안과 웅장한 설악산을 같이 감상할 수 있는 공원은 지친 여행길에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설악해맞이공원의 흥미로운 점은 공원 내에 색다른 테마를 가진 공간들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새천년 밀레니엄 시대와 미래에 대한 소망, 꿈을 비는 공간인 '소원로',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며 미래에 대한 약속과 앞날의 행복을 꿈꾸는 공간인 '연인의 길', 가족과 연인과 남북의 사랑과 화해를 염원하며 사랑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의 길' 등 각 장소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이 다르기에 공원을 거닐며 다양한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끽해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테마를 지닌 공원답게 각기 다른 형상과 의미를 지닌 조각상들이 있어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설악해맞이공원 곳곳에 자리 잡은 조각상들은 공원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켜주면서, 산책하다가 조각상들과 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히 느껴보게 한다. 더불어 조각상마다 붙은 명칭에 대해, 그 형상의 표현력을 보고 있자면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설악해맞이공원에 와서 일출이나 일몰시각을 기다리고 있다면 공원의 조각상들과 교감할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조각상을 감상하러 설악해맞이공원의 어느 곳에 가도 시원한 바닷바람 덕분에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휘날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하다 멈춰 서서 잠시 바닷가를 지켜보자. 어디가 끝일지 가늠도 안 되는 드넓은 동해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동해안 바닷가는 대부분 해안절벽 또는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설악해맞이공원의 바닷가는 다른 곳과 달리 자갈과 돌로만 이루어져있다. 동해바다 저 먼 곳에서부터 출렁거리며 설악해맞이공원 앞 바닷가의 자갈들에까지 찾아온 파도의 소리를 들으면 자갈이 물에 씻기듯 내 몸도 시원한 바닷물에 적셔지는 기분이 들어 상쾌하다.

공원에 수많이 놓여있는 조각상 말고도 바닷가에도 존재하는 것이 있다. 인어연인상, 남자가 배를 타고 나간 뒤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해, 여자가 혼자 3년 동안 갯바위에 앉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죽었다는 이야기로, 안타까운 연인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 준 동상이라 한다. 갯바위에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한 치 흔들림 없는 인어연인상을 보면 어떤 역경이 찾아와도 흔들림 없는 연인의 사랑을 느낀다. 인어연인상 앞에서 사랑을 빌면 그 사랑이 이뤄진다는데, 평소 마음속에 품어왔던 사람과 같이 설악해맞이공원에 오는 건 어떨까? 인어연인상 앞에서 조심스레 사랑 고백을 한다면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