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구조물이 있다. 밤이 찾아온 바다에 불을 비춰주어 해상교통의 안전과 선박 운항의 능률을 증진시켜 주는 등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대는 홀로 외롭게 서서 항상 우리의 바다를 지켜주고 있다. 살면서 가슴이 답답할 때에도 등대에 기대어 먼 바다를 감상하면 속이 후련해지는데, 이렇게 우리 삶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는 등대, 이번에는 우리가 등대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자.
일제강점기의 설움, 6.25의 아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에 위치한 주문진등대는 1918년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등대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대 직경 3m, 높이 13m로 기초, 등롱, 등탑으로 구성된 주문진등대는 벽돌식의 구조를 지녀 우리나라 초기 등대건축 기술에 해당되기에 그 가치가 매우 높다.
15초에 한 번씩 비춰주는 불빛은 37k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정도의 밝기이며, 기상상태가 좋지 않은 날엔 1분에 한번씩 5초의 긴 고동소리를 울리는데 이 소리가 약 5.5km까지 울려 퍼진다고. 이 불빛과 고동소리에는 승선하는 어부들의 무사귀환과 집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염원이 담겨있을 것이다.
이렇게 동해 앞바다를 지켜주고 있는 주문진등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100년의 오랜 세월을 증명하듯 우리나라의 아팠던 기억이 곳곳에 남아있는 걸 알 수 있다. 등대 출입구 상부에 위치한 삼각형 박공 중앙에 일제의 상징인 벚꽃이 새겨져 있는는 것을 비롯해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어진 탓에 일본식 건축양식이 사용된 것 등을 보면서 나라를 뺏긴 민족의 설움을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지내고 6.25전쟁도 겪은 주문진등대 외벽엔 그 당시 총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부가 파손되면서 복원작업에 의해 다시 고쳐졌지만 총탄의 흔적은 일부러 지우지 않았다. 아팠던 우리의 과거를 잊지 말고 그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푸른 동해바다와 영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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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등대를 보고 민족의 아픔을 가슴 속 깊이 새겨두었다면 이제 해양문화공간으로 꾸며진 주문진등대가 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느껴볼 차례이다. 등대 근처에 자리한 갈매기 동상은 홀로 서 있는 등대에게 먼 바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친구와 같고, 횃불을 들고 있는 인어 동상은 불빛으로 바다를 비춰주는 등대를 마치 생명체로 표현해 놓은 것 같다. 잠시 갈매기와 인어의 속삭임을 들으며 등대 주위를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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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가 위치한 곳에서 바닷가를 내려다보면 동해안의 절경과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어촌마을이 보인다. 푸른 바다와 소박한 마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불어오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제강점기의 설움과 6.25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기억하는 등대, 푸른 동해바다를 찾아간다면 주문진등대는 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도 바다를 지키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주문진등대 가까운 위치에 소돌해변이 있습니다. 주문진등대를 보러 왔다면 소돌해변의 소돌바위공원도 잊지 말고 방문해 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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