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의 전설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구룡사
강원도 원주시의 치악산은 옛날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렸으나, 뱀에게 먹히려던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들의 도움으로 뱀에게 잡아먹히려는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전설에 따라 치악산(雉岳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이야기의 진원지 치악산은 최근 템플스테이의 명소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구룡사가 있다.
전설만큼 유명한 치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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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등뼈와 같은 태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치악산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영동고속도로와 고속버스 등으로 수도권에서 짧은 시간 내에 도착을 할 수 있어 당일 탐방이 가능하다. 치악산에는 구룡계곡과 부곡계곡, 세렴폭포 등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계곡과 폭포가 여럿 산재해 있다. 계절마다 철쭉과 소나무, 단풍과 눈송이가 장관을 이루어내 사철 매력이 다양한 치악산은 트래블피플이 일생에 한 번쯤은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명소이다.
또한, 치악산은 이번 기사에서 다룰 '구룡사' 이외에도 꿩과 까치 이야기에 등장하는 '상원사'와 삼국시대 때 궁예가 축조한 전쟁유적지인 '영원산성', 천연기념물 93호로 지정된 온대 활엽수림이 군집해있는 성남리 '성황림' 등 다양한 문화자원이 분포해있는 곳이다.
아홉 마리의 용과 거북이, 구룡사
1300년 전, 한 대사가 치악산에 절을 짓기 위해 명당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찾은 자리가 현재의 구룡사가 위치한 곳이었는데 이곳에는 당시 연못이 있었고 그 안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아홉 마리의 용과 대사는 연못을 두고 도술 대결을 하였는데, 대사의 승리로 용들은 도망갔다고 한다. 이후 대사는 연못을 메우고 그곳에 구룡사의 대웅전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찰의 본래 이름은 아홉 구(九) 자를 쓰는 구룡사(九龍寺)였다.
하지만 이곳은 재물에 눈이 먼 스님들과 줄어드는 신도들로 몰락하던 때가 있었다. 구룡사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는 당시 이곳을 지켜주다 실수로 부서진 거북바위를 위로하여 ‘거북이와 절을 다시 살린다’는 의미의 ‘거북 구(龜)’ 자를 써 현재의 구룡사(龜龍寺)가 되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지만, 구룡사로 향하는 절의 입구엔 현재까지도 거북바위가 존재하여 절을 지키고 있다. 또한 아홉 마리 용의 전설을 인정하듯 구룡사로 걸어가는 동안에 설치된 다리에는 용들이 멋들어지게 조각되어 있다. 이러한 전설 속 모습 외에도 구룡사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여러 산신이 그려져 있는 신중탱화, 조상숭배 신앙이나 영혼 숭배 신앙이 담겨있는 감로탱화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일상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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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사는 종교시설이기에 특정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트래블피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룡사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는 종교를 떠나 고된 일상으로 지치고 상처받은 심신에 휴식과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 템플스테이는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존재했던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다 유명 연예인들이 템플스테이에 참여하여 자신의 고민을 스님들께 얘기하고 조언을 구하는 등의 내용이 방송에서 자주 다뤄지면서 최근 급속도로 현대인들 사이에 유행하게 되었다.
1박2일 일정의 구룡사 템플스테이는 수행자들의 식사인 ‘공양’과 법고(북) 범종(큰종) 치기 체험, 스님과의 차(茶)담, 명상과 숲길 걷기 등 편안하고 자유롭게 스님과 차 한잔 하며 자연의 소리에 자신을 동화시켜보는 휴식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새벽예불부터 참선, 세렴폭포 산행, 사경(경전을 베끼거나 불상을 그리는 것), 염주 만들기 등의 여러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서는 쉬이 할 수 없는 프로그램들을 체험하며 진정한 자아찾기와 심신 수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트래블피플은 남에게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을 거예요. 구룡사 템플스테이에서 스님께 조언을 구해보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19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