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공해와 대기오염으로 가득한 도심에서는 별 보기가 바늘구멍 꿰기와 같다. 고된 일과를 마친 후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가 생긴대도 검디검은 밤하늘엔 위로해줄 별 하나 없다. 그럼 삭막한 도회지를 벗어나 강원도 화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에서 한 시간만 가면 화천군 사내면 천문대길에 접어들 수 있다. 그러면 머지않아 특별한 밤과 배움을 선사할 건물이 나타나니, 이름하여 조경철천문대다.
천문학자 조경철의 인생이 담긴 공간
조경철천문대의 이름은 어디서 나온 걸까? 바로 천문학계의 원로인 조경철 박사에게서 따온 것이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실황을 생중계 통역 및 해설하여 ‘아폴로 박사’로 유명한 그는 해외유치과학자 제1호로서 미국 해군천문대와 NASA 등에서 활동한 인사이다. 그는 1968년까지 미국에서 일하다 귀국하는데 이때 큰 충격을 받는다. 당시 국내에 천문학 박사는 오직 자신 하나뿐이며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 또한 단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의 호 ‘고성(孤星)’처럼 외로운 별이 되어서 일생을 천문학의 계몽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1929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출생해 월남한 그는 화천군청에 천문대를 건립하길 건의하는데, 이유인즉 다음과 같다. 광덕산이 별을 관측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휴전선까지 직선으로 약 20km 거리였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이면 이북 땅을 볼 수 있었기에 조 박사는 이곳에서 연구를 하며 여생을 보내길 바랐다. 하지만 개관 전에 타계하고 만 그를 기려 화천군은 2014년 조경철천문대라 명명한 건물을 열었다. 관내 조경철기념실에는 그의 업적을 소개하며 생전 에그가 소장했던 책, 그렸던 그림, 유품 등을 전시하여 그의 삶을 엿볼 기회를 선사한다.
훌륭한 관측환경을 자랑하는 조경철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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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은 예전부터 별자리를 관측하려는 천문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조경철천문대는 이 산의 정상에 세워졌고, 그 해발고도는 국내 시민천문대 중 가장 높은 1,010m이다. 하늘과 맞닿은 느낌을 주는 이러한 고지대는 광해와 운무의 영향을 덜 받기에 별들의 장관을 선명하게 볼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굳이 망원경을 통하지 않아도 은하수가 보인다. 하지만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1m 대형 망원경이다. 국내 시민천문대의 망원경 가운데 최대 지름으로 렌즈 지름이 클수록 빛을 모으는 집광능은 커지는데 그로써 미세한 빛의 어두운 별도 관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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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철천문대는 단순히 자유 관람만 제공하지 않는다. 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처음 방문하는 이를 위한 무료 해설이 준비되어 있으며 별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이를 위해선 심층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별 헤는 밤’이 대표적이며 그와 함께 1m 주 망원경을 통한 ‘집중관측’, 망원경 실습인 ‘별학교’가 그 예이다. 한편 60cm 연구용 망원경으로는 학생, 교원, 아마추어 천문인이 할 수 있는 연구 활동도 진행하여 모든 사람이 별과 친해지도록 힘쓰는데, 이런 프로그램과 별개로 천체 관측 대회도 주최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활동들이 있으니 한번 살펴보고 참여하는 것도 추천한다.
별 관측에 적합한 환경인 광덕산, 그곳에 자리한 조경철천문대 내에는 조경철기념실과 1m 대형 망원경, 각종 프로그램 이외에도 최적의 시설이 구비돼 있다. 디지털, 아날로그가 합쳐진 하이브리드 천체투영실과 영상강의실 등을 통해서 실로 알찬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은 월요일과 일부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관하는데 때에 따라 조기 개장이나 심야 개장을 하니 흥미가 생기는 트래블피플은 잘 알아보고 가자. 혹 겨울철에 갈 것이라면 10월에서 4월에 이르는 동절기 기간에는 도로가 위험할 수 있으니 도로 상황을 문의하고 가는 것이 좋다.
별과 가장 가까운 지대에서 별을 가장 자세히 볼 수 있는 망원경으로 들여다봐요. 조경철 박사의 별을 향한 열정을! 별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덤으로 따라올 거에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도훈 취재기자
발행2018년 12월 1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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