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10선] 광양 - 옥룡사지 동백나무숲,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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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10선] 광양 - 옥룡사지 동백나무숲


우리나라 동백의 최대 군락지는 광양의 옥룡사지다. 여수 오동도가 2700본, 고창 선운사가 4500본이다. 광양 옥룡사 동백숲은 무려 7800본에 이를 정도로 나무가 빼곡하다. 햇살에 비친 동백숲을 보노라면 숲 전체가 에나멜을 칠한 것처럼 반짝인다. 4계절 어느 때 가더라도 푸른 잎을 만날 수 있어 절로 힐링이 된다. 

                    
                

도선국사가 선물한 천년의 숲, 옥룡사지  

옥룡사지

겨울에 피는 동백(冬柏) 임에도 불구하고 옥룡사지 동백은 춘백이라 불러야 할 정도로 늦게 핀다. 4월 중순에 절정을 이루며 5월에는 낙화를 볼 수 있다. 한때 계단식 밭이었던 곳은 지금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당시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도선국사와 제자들이 마셨던 우물만이 오늘날까지 샘솟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해수부장관 시절 이 약수를 마시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서 소망의 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땅의 기운과 숲의 기운이 흐르는 곳에서 나오는 물이기에 잔뜩 기대하며 마셨더니 폐부를 찌른다. 

옥룡사지는 8세기 초 통일신라 때 창건한 사찰로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35년 동안 머물다 입적한 절집으로 수백 명의 제자들을 양성한 곳이다. 풍수지리의 대가답게 중수할 당시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동백을 사찰의 울타리로 삼았다. 

고창 선운사, 강진 백련사 등에서 보듯 사찰에는 유독 동백과 차나무가 많다. 두 나무는 수분을 많이 함유해 목조건물의 화재를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동백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은 식용유와 등을 밝히는 등잔용 기름으로 사용된다. 동백의 수명은 대략 300년. 1000년 전 도선국사가 이 절에 동백을 심었다고 하니 3번의 사이클이 돌아간 셈이다. 300년 살다가 고사하면 그 자리에 씨앗이 떨어져 아들 동백이 자라고 인간이 대를 잇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왔다. 이렇게 숲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비록 작은 꽃봉오리를 가지고 있지만 동백의 검붉은 색감은 1천 년이 지나도 변치 않았다. 동백의 꽃말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처럼 피를 토하며 사랑을 위해 절규하는 듯하다. 옥룡사 동백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은 폐사지에서 선각대사 부도비 가는 길 너머 동백터널이다. 융단 같은 동백이 바닥에 깔려 있어 마치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통로처럼 보인다. 옥룡사지는 물론 광양의 상징 같은 장면이다. 

그걸 지나면 도선국사와 그의 제사 통진대사의 부도를 만날 수 있다. 발굴조사에서 비석의 파편을 찾아냈고 도선국사로 추정되는 유골과 관을 발견해 학계를 놀라게 했다. 영암 월출산 자락 구림에서 태어난 도선국사는 15세에 구례 화엄사에서 출가했고 훗날 곡성 태안사에서 혜철스님의 제자가 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당나라 유학에서 터득한 풍수지리를 한국적 토양에 맞게 적용했다. 중국은 땅이 넓어 명당이 많지만 영토가 작은 신라는 명당이 많지 않지만 명당으로 만드는 것이 비보풍수다. 옥룡사지처럼 동백숲을 조성하거나 허한 곳에 탑을 세워 명당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도선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행하고 또 이 혁신 사상을 전파했다. 그 결과 오늘날 많은 사찰들이 도선의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런 풍수지리의 대가가 마지막 여생(72세)을 바친 곳이 이곳 옥룡사지다.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즉 닭이 알을 품은 듯한 형세다. 법당의 주춧돌에 앉으면 바람이 불지 않고 따뜻해 마음이 편해진다. 강한 기운이 올라오는 이곳에 불상을 세워 땅의 기운을 막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 사찰은 밭이어서 절의 흔적을 살펴볼 유구를 찾을 수 없다. 옥룡사지 위쪽에 보면 깨진 옥개석과 기둥돌만 남아 있을 뿐이다. 돌을 어루만지며 도선의 숨결을 잠시나마 느껴본다. 

동백은 3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나무에서, 두 번째는 보름 동안 바닥에서, 마지막은 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꽃을 피운다. 옥룡사지 숲을 거닐며 붉은 동백의 꽃 문신을 가슴에 새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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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나무에서, 두 번째는 보름 동안 바닥에서, 마지막은 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꽃을 피운다는 동백, 이 아름다운 동백을 감상하러 옥룡사지로 떠나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차예진 취재기자

발행2021년 04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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