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장문 앞 개나리
태조 이성계는 한양천도 후 나라를 대표하는 궁으로 경복궁을 만들었다. 태조는 이곳에서 정사를 보며 조선의 다양한 일들을 고민했고, 자연스럽게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정궁이 되었다. 그런데 이성계가 경복궁에서 열심히 나라의 안정화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나라의 후계자를 정하는 일을 두고 왕자들, 그리고 신하들 간의 권력다툼이 일어난다. 피비린내 나는 왕자의 난이 시작된 것이다.
조선왕조의 비극으로 만들어진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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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는 두 명의 왕후 사이에서 여덟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막내인 방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다섯 째 아들 방원의 귀에 들리게 되자 사병을 이끌고 난을 일으킨다. 방원은 방석과 다른 형제인 방번, 그리고 방석의 왕위계승에 찬성했던 정도전과 같은 신하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이것이 제1차 왕자의 난이며 방원은 이를 계기로 권력의 중심세력으로 거듭난다.
제1차 왕자의 난이 성공하자 방원은 둘째 형인 방과에게 왕위를 양보했다. 방과는 제2대 왕인 정종으로 즉위했고, 왕자의 난에 환멸을 느낀 정종은 고려의 옛 도읍인 개경으로 궁을 옮긴다. 이때 방원은 넷째 형 방간의 반란인 제2차 왕자의 난까지 진압하며 왕의 후계자인 왕세제로 책봉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종이 왕위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방원은 조선의 세 번째 왕, 태종으로 즉위한다.
태종은 아버지가 수도로 삼았던 한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형제의 난이 일어났던 경복궁으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경복궁의 동편에 새로이 궁을 지으라는 명을 내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창덕궁이다. 지금은 고즈넉한 풍경과 아름다운 자태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그 시작은 비극적이고도 안타까운 사건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인공의 아름다움을 더하다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창덕궁도 왕이 기거하며 국정을 운영했던 곳이다. 또한 왕과 왕비, 그리고 왕가의 식구들이 기거하기도 했고, 지금 현재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어느 궁이나 왕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복궁과 창덕궁은 조금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어떤 나라를 가더라도 왕이 기거하는 궁은 나라를 지배하는 자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질서 정연하고 웅장하게 지어지는 것이 많다. 중국의 궁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복궁도 일직선을 기준으로 여러 건물이 정렬되어 조선왕조의 위엄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창덕궁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배치가 인상적인 모습이다. 창덕궁을 돌아보면 북한산과 매봉산이 이어진 산줄기를 찾아볼 수 있다. 애초부터 궁을 만들기 위해 터를 깎아낸 것이 아니라 자연지형과 연결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창덕궁이 자연과 어우러진 궁이라는 사실을 가장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후원이다. 북쪽에 마련된 정원인 후원은 조선시대를 살아온 선조들이 얼마나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야트막한 언덕과 그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 녹음으로 우거진 숲 곳곳에는 궁의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태어났으니 자연과의 어울림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창덕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을 꼽자면 후원이 빠지지 않는다. 이곳은 자연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제한관람을 실시하고 있으니 며칠 전부터 인터넷으로 예약이 필수라는 점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창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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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은 후원을 돌아보는 것 말고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궁이다. 그중 달빛기행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관람 프로그램이다. 창덕궁은 자연과의 어울림으로 조선 궁궐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 그리고 그러한 아름다움은 은은한 달빛 아래서 더욱 빛난다. 달빛기행은 매월 음력 보름을 전후로 진행되며 창덕궁을 둘러싼 달빛과 주변에 설치된 야간조명,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궁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달빛 가득한 창덕궁에서 청사초롱을 따라 거닐다보면 연경당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여유롭게 다과를 즐기며 전통공연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치 관람객이 왕과 왕비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그것이 달빛기행에서 느낄 수 있는 풍류인 것이다. 달빛기행 외에도 ‘고궁에서 우리 음악 듣기‘나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 등의 프로그램도 창덕궁의 풍류를 즐기기에 좋은 행사이니 꼭 한 번 참석해보길 바란다.
녹음 속에서 느끼는 고궁의 아름다움,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운 창덕궁은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고궁입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김영호 취재기자
발행2016년 05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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