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등산 다릿재에 숨어있는 무릉도원

오늘의 여행지는 충청북도 충주시.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을 잇는 천등산에 자리 잡은 다릿재의 캠핑장이 최종 목적지다. 천등산 하면 생각나는 것은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다. 사실 박달재는 천등산을 넘어가기 위한 중간 관문쯤인 곳이다. 실제로 천등산을 넘어가기 위해 방문하는 첫 번째 장소는 박달재가 아닌 다릿재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천등산과 다릿재, 그리고 이곳에 자리한 캠핑장은 어떤 매력이 가득할까.

충주시 산척면에 위치하고 있는 상산마을은 2007년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농촌건강장수마을’ 평가회에서 육성부문 은상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장수마을로 꼽힌다. 상산마을이 장수마을이 될 수 있던 것은 아마도 수려한 산세와 깨끗한 공기 그리고 언제든지 엎드려 마셔도 될 정도로 투명한 청정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은 이곳 상산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상산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10여 분을 달리자 한적한 계속 속에 마련된 충주다릿재농원에 도착한다.
 
농원의 초입 양쪽 옆 과수원에는 사과나무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상큼한 꽃향기를 내뿜으며 낯선 고개를 방문한 나그네를 환영해준다. 더구나 계곡의 양쪽 옆으로는 영동지방 특유의 한국 적송이 그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한없이 줄지어 서있다. 충주다릿재농원의 광경을 살펴보니 아마도 우리나라에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먼 길을 떠나 도착한 무릉도원이니 이제부터는 이러한 청정자연 속에서 자연이 선물하는 무한의 피톤치드를 무한정 흡입할 것이다.

 

울긋불긋 꽃 대궐,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

대전에서 충주까지 약 2시간의 내달림 끝에 드디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은 충주와 제천을 잇는 38번 국도를 통해서 바로 진입을 할 수도 있지만 경사가 제법 심하고 진입로가 작아서 자칫 지나칠 수 있고 겨울에는 위험하여 산척면 상산마을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자연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캠핑장이니 상산마을의 한적한 시골마을 농로를 따라 향긋한 꽃향기 흘러나오는 계곡으로 들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은 입구의 사과나무 과수원부터 온통 꽃으로 덮여있다. 새콤한 사과꽃길을 따라 농원으로 들어서면 캠핑장 곳곳이 모두 꽃밭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 진달래 철쭉부터 할미꽃, 엉겅퀴는 물론 금낭화 같은 희귀종 야생화가 캠핑장 주변에 산재하여 캠핑장이 가히 꽃의 대궐이라고 할 수 있다. 마당에 여기저기 널려있는 야생화를 하나하나 물어보다보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 주변으로 수백 종의 야생화가 자생한다하니 야생화에 관심 있는 아빠와 꽃을 사랑하는 아이가 함께 하기에 딱 좋은 캠핑장이 아닐 수 없다. 이름을 모르는 꽃이 있다면 마음씨 좋은 주인장에게 물어보자. 그는 마치 야생화 사전이라도 되는 냥 척척 이름을 말해준다.
 
 

다양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은 주인장의 터전인 한옥채를 제외하고 총 5개의 사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캠핑장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D사이트는 전망이 좋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D사이트가 인기 있는 이유는 반려동물과 함께 캠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D사이트는 이용을 위한 예약경쟁이 치열하다. 화장실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과 가까운 B사이트는 여성과 아이들이 함께 온 캠퍼들이 선호하는 자리이다. 시끄럽고 번잡한 것이 싫다면 개울 건너 E사이트와 입구 쪽 A, C사이트에 자리를 잡으면 한적하고 조용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에 관한 장비가 없어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이다. 이곳은 멋들어진 텐트를 비롯한 침낭, 조리도구, 테이블 등 캠핑장비 풀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다. 텐트에서의 하룻밤이 힘들다면 깨끗한 방갈로를 대여할 수도 있고 주인장의 숙소인 한옥을 빌려 저렴하게 쉬어갈 수도 있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서 자야할까 고민하지 말고 일단 떠나고 보자. 적어도 고민만큼은 캠핑장에 와서 해도 좋은 것이 바로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만의 매력이다.
 
 

친절한 주인장과 함께하는 산나물 채취산행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등산객이 쏟아지는 명산도 아닌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에 찾아드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깨끗한 자연 속에 마련되어 있고 인심 좋은 주인장이 운영하는 오토캠핑장이니까 당연히 인기가 있겠지라고 말하는 당신은 캠핑 초보자. 신록이 완연한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에는 캠핑의 즐거움 말고도 다른 재미가 숨어있다. 그것은 바로 캠핑장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야에는 수십여 가지의 산야초들이다.
 
흔히들 보양의 약초라고 불리는 산도라지, 더덕, 지치 등의 약초들은 물론 봄철에만 만나볼 수 있는 고사리, 취나물, 달래, 방풍나물, 까죽나물, 두릅순과 옻나무순이 캠핑장 주변 계곡마다 빼곡하게 숨어있다. 굳이 높은 산을 험하게 헤맬 필요도 없다. 캠핑장 주변으로 산책하듯 거닐다보면 봄기운 가득 머금은 산나물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산나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도시인이라면 친절한 주인장에게 안내를 부탁해보자. 수십여 종 산나물을 채취하는 즐거움과 즉석에서 요리하여 맛보는 행복함의 조화를 한없이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박달재로 일약 유명해진 힐링의 고장 충주. 충주와 제천을 잇는 고개인 다릿재가 비록 ‘울고 넘는 박달재’에게 천등산의 관문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겼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충주시 산척면 상산마을 사람들에게 천등산을 넘는 고개는 여전히 다릿재 고개이다.

가을에는 아이들과 함께 단풍빛 곱게 물든 충주다릿재농원캠핑장에 다시 머물고 싶다. 높아진 밤하늘에 수없이 펼쳐진 별들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꿈을 꿀 날을 다시 한 번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