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이 녹차의 주산지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염제 신농이 처음 마시기 시작해 정신을 맑게 해주는 약차로 쓰인 지 오래, 불교가 융성했을 시절에는 차를 부처님께 공양하는 차례가 발달했던 시절이 있었으니 한반도와 차의 관계도 오래되었다. 이처럼 차와 인간의 관계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으니 바로 한국차박물관이다. 주변에는 차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가는 길도 눈이 즐겁다.
차, 문화가 되다
차나무가 자라는 지역은 실로 다양하다. 본디 자생지였던 중국 양쯔강과 주장강 유역, 베트남의 메콩강 유역, 뉴질랜드의 셀윈강, 미얀마의 이라와디강을 비롯해 인도, 스리랑카, 자바 등지에서 차를 재배하고 있다. 차를 즐기는 나라도 광범위하다. 미국독립전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국은 홍차를 즐기기로 이름이 나 있다. 한편 녹차를 즐기는 나라라면 중국과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외에도 티베트, 태국,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제각기 다른 풍미의 차를 즐기곤 한다. 이렇게 다양한 차를 즐기니 그 나라마다 차를 즐기는 문화가 다른 것도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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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박물관의 1층은 이런 차 문화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공간이다. 비록 처음에는 비슷한 차나무에서 시작되었더라도 즐기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예절이나 차를 가공하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 주로 생산하는 가공차 제품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제품들과 함께 디오라마를 감상하다 보면 한층 한국의 차 문화에 대한 시각도 달라진다. 한편 옛날과 지금의 차 음용법을 비교해보는 것도 1층을 둘러보며 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다.
한국 차, 그리고 외국의 차 즐기기
차를 마시게 되면 함께 발전하게 되는 것이 차도구다. 대부분의 차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찻주전자와 찻잔이라면, 나머지 도구들은 어떤 형태의 차를 마시는가에 따라 여러모로 달라진다. 당장 신라시대의 차도구와 조선시대의 차도구를 비교해봐도 그를 알 수 있다. 당나라에서 들어온 떡차와 국산차를 혼용해 마신 만큼 차도구도 당나라의 다구를 쓴 것이 신라시대 다구의 특징이다. 반면 고려시대에는 가루를 낸 말차를 마셨다. 이때 이용한 특이한 다구들로는 차를 가는 차맷돌, 차와 물을 함께 섞어주는 찻솔이 있다. 반면 조선시대에는 뜨거운 물에 잎차를 우려내는 식으로 많이 마셔 차맷돌이나 찻솔은 별다른 필요가 없었다. 이처럼 시대별로 달라지는 차 문화를 엿보기에는 2층이 제격이다. 차가 한반도에 들어온 기원부터 시대별 차 문화와 그에 따른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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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3층에서는 현재 한국의 차 문화와 세계의 차 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 일본, 유럽의 다실을 재현해 놓은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한국의 다실에서는 체험료 2000원을 내고 차를 시음하며 다례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지역별로 다른 다구들을 모아놓고 제각기 차이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세계 차 문화실. 아기자기한 다기들을 보자면 평소 차를 잘 마시지 않았더라도 하나쯤 가지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든다.
세계의 차나무들이 여기에, 세계 차나무 식물관
박물관을 나왔다면 다양한 차나무들이 자라는 세계차나무식물원으로 향해보자.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고 해도 제각기 자라는 지역도 용도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차나무가 다양한 지역에서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지니고 있지만 지역의 풍토에 따라 더욱 번성하는 종류가 있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겨울이 추운 만큼 내한성이 강한 종류가 많이 인기를 끈다. 반면 인도나 버마 지대에서는 대부분의 차들이 홍차로 가공되는 만큼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는 종류가 많이 자란다.
이렇게 같은 듯 다른 차나무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세계 차나무 식물관에서는 꾸준히 세계 각국의 차나무를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차에 대한 배경지식을 한층 늘리고 싶다면 매의 눈을 발동해 차나무를 하나하나 관찰해보자.
광고 속 한 장면으로 유명해진 드넓은 녹차밭이 있는 보성군! 녹차도 이제 알고 마셔 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2년 08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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