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어촌민속전시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의 곳곳을 둘러보기 전에 잠깐, 이곳이 제 1관(어촌민속전시관)과 제 2관(조선해양전시관)의 두 곳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둘 것. 얼핏 두 개의 다른 전시관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입장료를 내는 것 또한 두 전시관을 관람하는 데에 한 번만 내면 되니 이 사실을 참고해 두도록 하자.
 

우선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의 제 1관, 어촌민속전시관에 대한 이야기다.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어촌민속전시관은 어촌 사람들의 삶과 함께 바다의 삶, 바다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들까지를 전시하고 있는 곳. 들어서면서부터 커다란 수족관이 맞아주니, 일단은 탄성부터가 나온다. 바다와 어류들, 어촌 사람들의 모습 등을 테마로 하는 인테리어와 조형물 등은 어촌민속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즐거운 걸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작은 비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할 것이다.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은 단순히 ‘어촌의 삶’에 국한된 정보만을 다루고 있는 곳이 아니다. 거제 앞바다에 사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 어촌 사람들의 생활, 어획 방식, 미래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어촌민속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는’ 거제 사람들의 모습이다. 팔랑개 어장놀이와 같은 거제 어촌의 전통문화, 도다리쑥국이나 볼락구이와 같이 거제 사람들의 자랑이 되는 특별한 맛까지. 거제라는 고장에 짙게 배어 있는 삶의 이야기를 두루 듣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 보아야 할 곳이 바로 이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의 어촌민속전시관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곳에서 거제 여행의 다음 행선지(혹은 다음 식사 메뉴)에 대한 팁을 얻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배 위에서 즐기는 바다, 조선해양전시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의 제 2관, 조선해양전시관은 선박의 역사와 기술에 대한 정보들을 다루고 있는 곳. 건물의 겉모습부터가 배 한 척의 모습을 꼭 닮아 있으니, 배 안에서 배에 관련된 문화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질 것. 조선해양전시관 또한 어촌민속전시관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의 내부는 배의 한 부분들을 닮은 모형들로 가득 차 있기도 하다. 
 

조선해양전시관을 둘러볼 것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 하나. 경상남도 거제시라는 고장에는 ‘양대 조선소’라 불리는 두 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있다는 사실이다.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가던 수십, 수백 년 전은 물론, 지금까지도 배가 만들어지고 있는 고장이 바로 거제인 셈이다. 조선해양전시관에 담겨 있는 것은 이 ‘조선 문화’에 대한 것이다. 조선해양전시관에서는 먼 옛날의 조선법과 현대의 조선법까지를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그리 흔치 않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 두도록 하자. 바다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와 함께 방문하는 것은 물론, 바다에 대한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까지도 흥미로 가득한 눈을 반짝일 수 있는 곳이 이 조선해양전시관이다. 

조선해양전시관에는 카페테리아와 유아조선소(유아들을 위한 놀이방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가 있으니 여독을 풀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도 좋을 것. 어촌민속전시관과 조선해양전시관을 모두 둘러본 뒤에는 거제 앞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즐겨 보아도 좋지 않을까. 거제의 해양 문화를 이해한 뒤 보는 거제의 바다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감상을 선사해 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