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에 위치한 천은사는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불리는 절이다. 화엄사나 쌍계사에 비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신라 중기인 828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천은사는 지리산의 우람한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는 곳에 자리하며, 경내에는 흐린 정신을 맑게 하는 샘물이 흘렀다. 이러한 이유로 건립 초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불자의 수행처로 사랑받고 있다.
천은사는 누가 창건했을까?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지어진 천은사는 인도의 덕운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 천은사를 중건할 당시에 지어진 극락보전 상량문에 따르면 조금 다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당 희종 건부 2년(875년)에 연기가 가람을 창건하였고 후에 덕운이 증수하였다’고 말이다. 여기서 연기는 도선국사를 지칭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이를 잘못 해석하여 덕운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도선국사는 우리나라에 많은 사찰을 세웠다. 이것은 중국 유학 시절에 그의 스승으로부터 3,800개의 비보 사찰을 창건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선국사는 신라 국토에 수많은 사찰과 탑을 건립하였다. 천은사도 이러한 경우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창건에 대한 내용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하지만 천은사는 창건 이후로 계속 수도자들의 수행 장소 역할을 해왔으며 고려 시대에는 남방제일선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샘이 숨은 절
천은사의 원래 이름은 감로사였다. 천은사가 지어질 당시 경내에 이슬과 같이 맑고 차가운 샘물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은 천은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창건이 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불법을 설파하던 단유선사는 1979년, 감로사를 크게 중수하기에 이른다. 이 무렵 절의 샘물에 커다란 구렁이가 자주 출몰하여 불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때 한 스님이 나서서 구렁이를 무찌르자 이후 샘물에서는 물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샘이 숨었다’라는 뜻에서 천은사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천은사로 이름을 바꾸며 사찰을 크게 중창했지만, 그 후 연이은 대형 화재 등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이에 많은 사람이 ‘안 좋은 일이 자꾸 일어나는 것은 절을 지켜주던 이무기가 죽은 탓이며 샘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얼마 후, 천은사의 이야기를 들은 조선의 4대 명필인 원교 이광사는 물이 흐르는 듯한 특이한 필체로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써주었다. 그리고 이 글씨로 현판을 만들고 일주문에 걸면 다시는 화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광사의 말에 따라 현판을 교체하자, 그 이후로 다시는 화재가 생기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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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는 주위를 둘러싼 지리산의 풍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재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극락보전에 있는 아미타후불탱화는 보물 제924호이며, 천은사극락보전도 전남 유형문화재 제50호에 지정되어 있다. 이외에도 보물 제1546호 천은사금동불감과 보물 1340호 천은사괘불탱과 같은 문화재도 천은사에 보관되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불법을 설파하던 곳이니만큼 다양한 문화재가 잠들어 있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모든 문화재를 보유한 천은사 자체도 전남 문화재자료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다.
[트래블스테이] 쌍산재
누구나 생각해볼 시골 집의 아늑함.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쌍산재’의 면면은 순수한 자연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대숲 속 쌍산재 고택의 평온함은 집안 대대로 내려져온 ‘화목’을 절로 연상케 합니다. 안채의 뒤주, 대나무 숲, 신비의 샘 당몰샘 등 집안 구석구석의 아기자기한 멋으로 트래블피플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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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2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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