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리지’로 유명한 조선후기의 인문지리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에서 ‘충청도는 내포를 제일 좋은 곳으로 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포’란 지금의 홍성, 예산, 서산, 당진 지역 등을 가리킨다. 이 중 홍성(옛 홍주) 지역은 예부터 내포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다. 이 홍성 지역의 오랜 역사적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홍성읍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홍주성이다. 사적 제231호로 지정된 홍주성은 과거 1,772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성곽이었으나, 현재는 810m 구간만이 남아 있다.
홍주성의 역사가 한눈에, 홍주성 역사관
홍주성은 과거 서해의 관문이자 충청도 4대목 중 하나였던 홍주목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해의 관문이자 홍주목의 중심지로 알려진 홍주성의 정확한 축조 년도는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발굴조사에 의하면 조선 초기 왜구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이후 몇 차례의 중축을 거쳤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36동까지 이르렀던 관아 건물은 대부분 일제에 의해 훼손됐다. 그 결과, 지금은 조양문과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 만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의병운동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역사를 거쳐온 홍주성을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전, 먼저 들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남문에 자리 잡은 홍주성 역사관이다. 홍주성 역사관은 홍성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천년 역사를 지닌 홍성을 한 발짝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홍주성 역사관에서는 홍성에서 난 위인을 시대별로 소개하는 한편, ‘홍주와 부보상’이라는 테마로 과거 부보상의 유품과 활동상, 홍주의병과 홍성 지역의 독립운동 등 홍성의 역사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홍주성의 볼거리
— 조양문(朝陽門)과 홍주아문(洪州衙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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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의 동문인 조양문(좌)과 관아로 드는 외삼문이었던 홍주아문(우).홍주성의 동문인 조양문은 과거 홍주성의 관문으로 통했다. 1870년 당시 홍주목사 한응필에 의해 동․서․북의 문루가 세워졌으며, 서문은 경의문, 남문은 홍예문, 북문은 망화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서문과 북문 등 대부분이 일제강점기 때 파괴되어 없어지고, 현재는 조양문만이 남아 있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수백 명의 동학군이 이곳에서 처형됐다고 전해지며, 고종 광무 10년(1906)에는 항일의병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격전지였다.
관아로 드는 외삼문인 홍주아문은 조양문의 문루를 설치할 때 같이 세운 것이다. ‘홍주아문’이라는 현판의 글씨를 흥성대원군이 직접 썼다고 전해지나, 한국전쟁을 전후로 망실되어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조선시대 목조건물로서는 안회당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 있으며, 우리나라 아문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홍주아문의 또 다른 볼거리는 문 안쪽에 자리한 커다란 느티나무 한 쌍. 600여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고목이 홍주아문이 거쳐 온 시간을 보여준다.
— 안회당(安懷堂)과 여하정(余何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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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때의 목조건물인 안회당(좌)과 연못 위에 운치있게 자리 잡은 여하정(우).안회당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때의 목조 건물로 22칸의 목조 가옥 형태로 축조되었다. 1870년 1월 10일에 한응필 홍주목사가 안회당 상량식을 올리고 근대식 동헌(목사 집무실)으로 축조하였다고 전해진다. 홍성군에 신청사가 건축되기 이전까지 다수의 홍주목사와 홍주군수가 행정을 집행하던 사무실이기도 했다. 안회당의 ‘안회(安懷)’라는 문구는 논어의 공야장편에서 유래된 것으로 ‘노인을 평안히 모시고 벗을 믿음으로 하며 연소자를 사랑해야 한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한편, 안회정 인근에 자리 잡은 여하정은 아름드리 버드나무와 자그마한 연못을 거느린 정자다. 과거 홍주목사 등 관리들이 정사를 구상하며 휴식을 취했던 곳이라고 전해지며, 6각형의 수상정 형태를 띠고 있다. 여하정은 홍주성과 함께 ‘홍성 8경’ 중 제2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글 트래블투데이 이수민 취재기자
발행2021년 09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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