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를 잘 간직하고 있는 공간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하늘공원은 기존의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자연 친화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의도 및 2002월드컵을 기념해 2002년 5월 그 첫 문을 열었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위치한 공원으로는 이곳 외에도 평화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노을공원 등과 함께 쾌적한 공원 환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하늘공원은 다른 공원과 달리 별다른 인공적 요소나 조형물 없이 대부분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공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이곳은 서울이나 서울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특히, 가을이 되면 더 많은 사람이 하늘공원에 발길을 전한다. 바로, 깊어지는 가을이 되면 드넓은 하늘공원을 가득히 수놓는 억새 때문이 아닐까. 워낙 많은 억새가 밀집해 있는 데다가 그 풍경이 지나칠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워 하늘공원을 한 번 찾은 이들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매년 가을이 되면 이 곳 하늘공원은 많은 사람으로 시끌시끌하다. 특히, 하늘공원의 억새들이 가장 큰 아름다움을 발할 때는 바로 해가 뉘엿하게 질 무렵이다. 불그스름한 노을을 배경으로 찬란히 빛나는 억새들을 보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 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만큼 하늘공원의 억새는 더없이 특별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이맘때쯤 하늘공원을 다녀온 사람들은 억새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곳곳에서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미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벌써 하늘공원에 가 닿는다. 만약 하늘공원을 직접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가는 법 때문에 고민하거나 망설이지 말자. 지하철을 이용해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 내리면 바로 1번 출구와 연결되어 서울이 초행이거나 원래 길을 잘 몰랐던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터. 아마 하늘공원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반복되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마음이 꽉 차는 힐링 여행이 될 것이다. 평소에는 그렇다 할 시설물이나 조형물이 없어 다소 외로워 보였던 하늘공원이 억새들로 가득한 가을이 되면 더없는 넉넉함과 풍요로움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가을이면 빠질 수 없는 억새축제

하늘공원의 억새들이 주는 가을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어 야간에는 출입이 불가했던 하늘공원이 억새축제 기간에는 특별히 야간에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여 오색의 조명과 어우러진 억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울억새축제는 매년 10월경 하늘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니 이 안에 충분한 시간이 난다면 이곳에서 가을 정취를 담뿍 느끼고 오는 것은 어떨까.

억새축제는 삶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은빛 억새물결 사이를 거닐며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축제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연령과 성별,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이고 역동적인 서울의 대표 문화축제라 할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가능한 부대행사가 풍성하다. 하늘공원의 광활한 억새밭에서 일상의 여유와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이 만한 곳도 없겠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하여 간만의 여유를 즐겨보면 좋겠다.

아마 하늘공원 자체의 쾌정한 공기와 가을바람에 선선히 흔들리는 갈대들을 바라보노라면 그간의 모든 시름이나 고민은 깨끗이 사라져 버리고 온전히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다른 희망을 꿈꾸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