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부의 기품이 서린, 이용욱 가옥(李容郁 家屋),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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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의 기품이 서린, 이용욱 가옥(李容郁 家屋)


마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이 비단 자연환경뿐일까. 수묵화로 그린 듯한 산 능선을 따라 자리한 곳에 마을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성품과 집에 따라 마을의 성격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집집마다 메주를 걸어놓고 담장아래 쌓인 낙엽을 쓸며 기분 좋은 인사를 건네는 보성 강골마을은 그렇게 정이 많고 인심 좋은 푸근한 마을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인사에도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퉁명스럽게 전해지는 것이야말로 시골 어르신들의 특징일터인데, 여전히 도심 사람들은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 전남 보성 강골마을에 위치한 이용욱 가옥

    전남 보성 강골마을에 위치한 이용욱 가옥
     

  • 사대부가의 위풍당당한 풍채를 띤 이용욱 가옥 대문

    사대부가의 위풍당당한 풍채를 띤 이용욱 가옥 대문 

단내 폴폴 풍기는 강골마을 초입에 들어선 이용욱 가옥은 강골마을 가운데 자리하였다. 그 옆에는 바로 이엉을 엮어 만든 초가집인 이식래 가옥과 이웃해 있어 색다른 마을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로 정방형(正方形)에 가까운 담장을 두르고 대문 옆 행랑보다 지붕을 높게 올린 솟을대문을 내어 사대부의 기품을 드러내었다. 솟을대문에 딸린 행랑채도 겹처마로 되어 있어 얼핏 보아도 무척 화려하고 웅대하다. 고택을 둘러싼 담장 앞에는 근래에 복원한 듯한 연못이 있으며 오래된 버드나무가 한가하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159호 이용욱 가옥은 1835년(헌종 1) 이진만이 지었다고 전한다. 원래 초가였으나 집이 낡아지자 이진만의 손자 이방희가 기와집으로 다시 지었고 원래 세 칸인 솟을대문도 다섯칸으로 고쳐지었다. 고택을 찾은 객들을 굽어보는 듯 위엄 있는 대문간채는 팔각지붕을 이고 있으며 솟을대문 좌우로 온돌방과 창고를 마련해 두었다. 대문간채의 방에는 하인들이 기거한 것으로 보인다. 대문을 지나 고택으로 들어서면 사랑마당이 넓게 펼쳐진다. 마당 안쪽에 사랑채가 자리하였는데 그 옆에 중문간채가 있어 안채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하였다. 고택 뒤엔 울창한 숲이 자리하여 정갈한 고택의 풍광에 운치를 더한다.

  • 강골마을 전통가옥 중 가장 큰 규모인 이용욱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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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대부의 풍류가 드러나는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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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골마을 전통가옥 중 가장 큰 규모인 이용욱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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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부의 풍류가 드러나는 연못

사랑채는 동쪽부터 대청, 사랑윗방, 사랑방, 부엌 순으로 나 있다. 부엌과 사랑윗방 뒤쪽에는 툇마루를 두었고 부엌의 위쪽에는 다락이 들어서 있다. 팔작지붕의 사랑채로 들어가려면, 두 개의 계단을 올라 온돌방 앞과 대청마루 앞에 놓아둔 섬돌을 이용하여야 한다. 격식을 강조하는 관청 건물의 기단처럼 규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채 우측 뜰에는 오래된 철쭉나무가 있는데 조상의 얼이 깃들었다 하여 후손들이 거기서 축제를 연다고 한다. 사랑채 옆에 자리한 4칸 규모의 중문간채는 안채와 곳간채가 있는 안마당으로 향하는 통로다. 안마당도 사랑마당처럼 제법 너르다. 곳간채는 네 칸 규모로 그 안이 한 방처럼 확 트여 있다. 이 곳간채는 이식래 가옥을 등지고 들어서 있는데 두 가옥의 경계를 나누는 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로 담장인양 행세한다. 
 

  • 사대부 집안의 기품이 느껴지는 이용욱 가옥

    사대부 집안의 기품이 느껴지는 이용욱 가옥

곳간채와 안채 사이 구석진 곳에는 장독대들이 자리하였다. 담장 곁에 심긴 대나무들이 줄지어 선 장독대들과 어우러진다. 겨울이면 장독대들은 흰 눈을 머리에 이고 눈발 흩날리는 고택을 배경삼아 대나무와 함께 한 폭의 풍경화가 될 터. 고택의 아낙들이 뚜껑을 열고 구수한 장이며 김치들을 덜어내는 지루한 삶마저 순백의 그림의 될 법하다. 이 장독대들은 여름철 비가 오면 빗줄기 제 몸으로 튕겨 내며 고운 음색으로 주인의 마음을 달래어 주었을 것이다. 
 

  • ㅡ 자형 안채의 모습을 한 이용욱 가옥

    ㅡ 자형 안채의 모습을 한 이용욱 가옥

이 집안 안주인이 머무른  ‘ㅡ’ 자형 안채는 모두 7칸으로 6칸 건물 좌우로 각각 반칸통씩 붙여 놓은 형태다. 동쪽에서부터 보면 먼저 부엌이 있고 그 다음 안방이 있으며 또 옆에 대청이 있어 건너방과 안방을 잇는다. 대청을 중심으로 동쪽에 있는 안방은 며느리가, 서쪽의 건너방은 시어머니가 살았다고 한다. 건너방과 안방 앞으로는 툇마무가 길게 뻗어 있다. 특히 건너방 옆에는 반칸의 툇마루를 만들고 마루로 드나들 수 있도록 따로 문을 내었다. 

이 툇마루 앞부분에는 바닥을 한층 높인 반칸짜리 누마루를 설치해 놓아, 그곳에 올라서면 멀리 오봉산의 풍경은 물론이거니와 고택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허나 솟을대문 쪽에서 고택을 보면 중문간채에 가려져 안채의 동정을 알 수 없다 하니, 여인네들의 내밀한 사생활을 엿볼 수 없도록 한 건축가의 지혜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또 안채로 드나드는 하인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집안일을 관장하는 안주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리라 할 수 있다. 안채 동편에는 사당겸 서재로 이용하는 아래채가 있다. 이 집의 안채와 사랑채 마루에 앉으면 오봉산 정상을 올려다 볼 수 있다. 오봉산 정상에는 바위가 하나 솟아 있는데 마치 사람이 단정히 앉아 글을 읽는 듯한 모양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 하였다. 미동조차 하지 않고 학문에 매진하는 듯한 저 바위의 단단한 의지를 눈으로 보고 배우며 이 집안과 마을 사람들은 마음을 다잡고 학업에 정진하지 않았을까 한다. 

 

*주변관광지

대한다원 
국내 녹차 생산량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녹차 생산지답게 보성에는 어디를 가든 녹차 밭이 있다. 이중 170여 만평 규모의 대한다원은 국내에서 가장 큰 녹차 관광농원으로 그 경관이 수려해 각종 CF촬영과,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화 ‘선물’ 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이기도 하다.   
 
비봉리공룡알화석지 
보성 비봉리 공룡알화석산지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 수많은 공룡알화석이 공룡알둥지의 형태로 나타나 있는 곳이다. 비봉리 선소해안 약 3㎞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이 화석지에서는 해안가 암반에 있는 10여 곳의 공룡알둥지와 100여 개의 공룡알화석을 관찰할 수 있다. 

율포해수욕장
율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1.2km, 너비 60m로 보성읍에서 회천 방면으로 13㎞ 지점에 있다. 깨끗한 바닷물과 모래, 50~60년생 곰솔숲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고, 크고 작은 섬들에 둘러싸여 있어 마치 호수 같은 느낌을 준다. 199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해수욕장 개장은 7월 8일부터 8월 20일까지다.  
 

한가롭게 가지를 늘어뜨린 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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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롭게 가지를 늘어뜨린 버드나무
  • 드넓은 마당을 자랑하는 이용욱 가옥
  • 사대부의 기품이 느껴지는 현판
  • 가옥 내 자리한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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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7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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