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 죽지도 않고 또 왔네 /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어린 시절, 지역에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늘 어디선가 목청이 남다른 ‘각설이’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귀에 익은 ‘품바 타령’을 쩌렁쩌렁 부르던 그는 어린 아이의 눈에는 마치 별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언뜻 ‘B급 문화’처럼 보이는 품바는 사실 ‘A급 문화’다. 궁핍하고 어려웠던 시절을 풍자와 해학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슬기로운 마음이 담긴 ‘우리 소리’다.
선조들의 얼이 담겨 있는 ‘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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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의미의 '품바'는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품바 분장을 한 사람들.‘품바’라는 말에는 익숙하지만, 품바의 유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품바에 관한 최초 기록은 신재효의 한국판소리전집 중 ‘가루지기타령(변강쇠타령)’에 나온다. 이 기록에 따르면 품바란 타령의 장단을 맞추고 흥을 돋우는 소리로, 조선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가난하거나 역모에 몰린 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걸인행세를 하며, 당대의 기회주의자 등을 풍자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품바가 마음속에 쌓인 울분과 억울함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테니, 그처럼 소리가 쩌렁쩌렁한 연유를 알 것도 같다.
그런가 하면, 품바에 숨겨진 의미에서 그 유래를 찾는 이들도 있다. 품바가 도를 깨달은 상태에서의 겸허함을 뜻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구걸할 때 ‘한 푼 보태주십시오’라는 말 대신 ‘품바’라는 소리를 냈다는 설도 있다. 또 한자 ‘품(稟)’자에서 연유해 ‘주다’, ‘받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도 하고, 품앗이, 품삯 등에 쓰이는 ‘수고로움’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도 있다. 현대에서는 품바가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품바와 함께 떠나는 ‘6070’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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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바축제는 '6070 추억의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거리에서는 품바 가락 배우기, 품바 분장하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다.2
주 무대에서는 품바 공연,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타령 콘서트 등이 개최된다.올해 음성품바축제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음성읍 설성공원과 복개천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는 음성품바축제의 백미를 꼽자면, 단연 1960년대와 70년대의 거리 풍경을 재현한 ‘6070 추억의 거리’를 들 수 있겠다. 복개천을 중심으로 약 100m 남짓한 거리에 거지 움막, 주점, 음악다방, 구멍가게, 양품점, 극장 등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거리가 조성된다. 이 거리에서는 품바 가락 배우기, 품바 분장하기, 품바 의상 입기, 품바 비빔밥 먹기 등 ‘품바’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한편, 음성품바축제의 주 무대인 설성공원에서는 품바 움막 짓기 대회, 품바 공연, 품바왕 선발대회, 퓨전 품바타령 콘서트, 품바 가요제 등이 펼쳐진다. 또 품바 사진 촬영대회, 전국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품바 비빔밥 나눠 먹기, 실버가요제, 유랑극단 공연 등 이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이 밖에도 축제 기간에는 한방체험관이 운영되며, 품바 의상 이미지 공모전, 음성 꽃동네 사진전, 신재흥 서양화전 등의 전시행사가 마련된다.
'품바 문화'라는 것이 혹 트래블피플에게는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옛 장터의 시끌벅적함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부모님 세대에게라면 반가움이 가득할 지도 모를 일. 그렇기에 음성품바축제는 부모님과 함께 찾아보아도 좋을 축제. 신명나는 품바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를 터이니,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음성품바축제를 찾아가 보라. ‘음성품바축제’는 음성의 꽃동네 설립에 계기가 된 거지성자 故최고동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시작되었으니, 장애가 있는 몸으로 밥을 구걸해 걸인들을 먹여 살리신 할아버님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품바와 함께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 보는 것도 음성품바축제를 즐기는 특별한 방법이 될 것이다.
흥겨움에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음성품바축제! 품바와 함께, 어디 한 번 땀이 흥건하도록 신명나게 놀아 볼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5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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