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됐을까? 놀랍게도 그 역사는 대한민보에 독립운동가 이도영의 만평이 실린 1909년 6월 2일까지 올라간다. 그 이후 만화의 역사에는 여러 번 부침이 있었다. 청소년의 정서 발달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불태워진 적도 있고 날카로운 시사만화가 불합리한 검열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만화는 세계 최대의 만화축제인 앙굴렘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을 정도로 꾸준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만화역사를 집대성한 장소가 바로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이다
만화 좋아하는 사람 모두 모여!
인기 많은 만화의 이름이 깨알같이 적혀져 있는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전경
만화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천은 ‘판타스틱’한 도시다. 시시때때로 한국 만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기획전을 여는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이 있는 곳이자 각종 장르영화를 상영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니 말이다. 특히 한국만화박물관은 만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 양질의 만화를 방문자들에게 전달하는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만화의 폭넓은 역사를 가닥이나마 잡고 싶다면 꼭 방문해야 할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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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는 상설전시. 사진은 일제강점기 직전 신문에 발표되었던 이도영의 [삽화]2
3층 상설전시관. 당대를 풍미했던 만화잡지들이 커다란 모형으로 배치되어있다.한국 만화박물관에 들어서면 우선 3층으로 가게 된다. 한국 만화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물이 이 3층에 집중적으로 포진했다. 신문수의 로봇 찌빠, 윤승운의 맹꽁이서당 등 쟁쟁한 만화들이 산수화를 배경 삼아 표현된 크로스오버 디지털 병풍이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대형 만화잡지모형을 비롯해 한국 대표 만화가들의 캐릭터가 모여 만들어진 명예의 나무도 눈길이 가는 전시물이다. 명예의 나무에서 자신이 아는 캐릭터들을 찾다 보면 학창시절에 즐겁게 보았던 만화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때 집중적으로 눈이 가는 캐릭터에 따라 관람객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비밀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실. 만화의 역사를 다루었다고는 하지만 만화의 특성상 멀티미디어가 많아서 그렇게 딱딱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더욱이 시대별로 그려진 만화를 찬찬히 보다 보면 일제강점기였건, 해방 이후건 시대를 막론하고 만화가 커다란 전달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 외에 한국만화계에 큰 획을 그은 작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작가관, 1,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고 볼 수 있는 4D 애니메이션 상영관도 삼층에 있다.
체험 쑥쑥, 추억 솔솔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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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변신할 수 있는 4층의 체험관.2
가까이 다가가면 맹꽁이 서당의 주인공들로 인형극이 시작된다.4층은 만화가의 일상을 체험하고 자신이 만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만화체험관이 있는 곳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만화였던 공포의 외인구단코너에서는 멋진 승부수를 날리는 투수가 될 수 있다. 열혈강호나 용비불패와 같이 꾸준히 인기를 끈 무협만화의 절정고수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화들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삼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왔다 편의점, 목욕의 신처럼 사랑받은 웹툰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크로마키 사진관이다. 무료 이용 코너는 아니지만 만화박물관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 이용하곤 한다.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있는 2층의 만화도서관
2층은 만화를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성지 같은 곳이다. 한국에서 출판된 가지각색의 만화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데 어찌 반갑지 아니하랴. 이미 폐간된 잡지나 절판본 희귀본 단행본을 찾아볼 수도 있다. 2층 만화도서관의 자료보존실에서는 하루 5권 이내에서 신분증을 제출하면 다양한 자료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다. 만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들이 많아 그 가치가 상당히 높다. 한 달에 두 번씩 신간 만화자료가 입수되니 서가의 충실도도 높은 편. 출판된 웹툰부터 그래픽노블, 요리나 스포츠, 공포물, 무협까지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취급하니 이용객들의 폭도 넓다. 영상열람실의 경우, 당일 방문 예약제라니 미리 전시를 보기 전에 예약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돌이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가족들과 손잡고 만화박물관을 찾기를 권한다. 저 멀리 추억 속에 두고 온 만화를 다시 만나면 그때의 말랑말랑한 기분이 다시금 살아날 것이다.
부천시 최고의 명소 중 한 곳인 한국만화박물관!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마음속 가득 동심을 채워가게 된 다는 이곳, 궁금하지 않으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도훈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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