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 저동, 경포호수와 경포대가 만나는 지점에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이 나란히 자리해있다. 세월이 고스란히 묻은 이 박물관의 전시품들은 고풍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살아있는 물건들. 수백 년간 살아온 축음기들도 형용할 수 없는 소리를 뿜어낸다. 에디슨의 삶을 대변하는 발명품과 그의 축음기들이 살고 있는 곳, 참소리가 나는 박물관으로 강릉 경포의 호젓한 바람을 따라가 보자.
박물관 알고가기
사이좋게 이웃한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입장권 하나로 둘 다 관람이 가능하다.
강릉시의 대표적인 관광단지 경포대 지구의 경포호를 마주 보고 있는 참소리축음기박물관과 에디슨과학박물관. 두 박물관은 구름다리로 사이좋게 연결돼있다. 이는 지난 50여 년에 걸쳐 세계 각국을 누벼온 수집의 집념이 돋보이는 곳으로, 규모와 전시품의 가치 면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오디오 및 에디슨 관련 박물관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에디슨박물관보다 더 많은 에디슨의 축음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그 정도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에디슨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현주소는 강원도 강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2007년 지금의 자리로 건물을 확장해 이전했지만, 그 시작은 1982년 소규모 전시관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진귀한 전시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강릉시의 명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참소리는 어디서 날까? 참소리축음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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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소리축음기박물관 전시실을 가득 메운 육중한 축음기들. 금방이라도 중후한 소리가 날 것 같다.2
박물관 2층에는 음악감상실이 있어 생생하고 깊은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참소리축음기박물관은 소리에 특화한 박물관으로 희귀 전시품,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소장품 등을 체계적으로 전시한다. 대표적인 전시품을 들면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인 ‘베어드 30라인’, 축음기가 발명되기도 전 음악을 듣기 위해 쓰였던 뮤직박스(오르골) 등이 그것이다. 그중 축음기 ‘콜롬비아 G241’은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의 모태가 된 것으로 관장인 손성목 씨가 여섯 살 때 부친으로부터 이것을 선물 받으면서 축음기에 대한 그의 애착이 시작됐다고 한다. 박물관은 3개의 전시실로 나뉘는데 통틀어 약 2,500여 점의 전시품이 있다. 그 옛날 아날로그 음악에서부터 현대 최상의 디지털 음악기술도 살펴볼 수 있다.
축음기 한 대 한 대가 모두 정교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어 눈을 뗄 수 없는 수준인데, 그 모든 물건이 전시실 전체에 빼곡히 들어차 있으니 시간을 여유롭게 잡는 게 좋겠다. 전시된 축음기 중에 ‘아메리칸 포노그래프’라는 명칭을 발견하면 눈여겨볼 것. 이는 전 세계에 한 대 남은 기종으로, 생산된 6대 중 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다. 전시품들을 관람객에게서 멀리 두고 제한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가능하면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게 해두어 그 점 역시 특징이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2층 음악감상실에 있다. 동시에 200여 명이 함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팔 스피커와 진공관 라디오의 소리를 들으며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또 최신 음향장비를 설치해, 깊은 음악의 울림과 감명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경포호 일대를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조성돼있다.
발명가 에디슨의 삶이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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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과학박물관에는 에디슨의 대표적인 발명품인 전구의 변천사가 전시돼있다.2
에디슨이 발명한 것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영사기들. 실제로 영상을 볼 수도 있다.참소리축음기박물관에서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에디슨과학박물관에는 세계적인 발명가 에디슨의 발명품과 유품 등이 전시돼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3,500여 점의 발명품 중 가장 대표적인 축음기, 전구, 영사기를 비롯해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가득한 곳. 전구 사용 전에 만들어진 가스 등부터, 최초의 전구와 발전기, 그 이후 다양한 종류의 전구들을 소장해 오늘날 전기와 전구를 당연시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사고를 펼쳐줄 수 있을 것이다. 에디슨은 대표적인 발명품들 말고도 수없이 많은 발명품을 남겼는데, 그중 850여 점이 에디슨과학박물관에 있어, 과연 그가 ‘발명왕’이라는 수식을 얻을만한 사람이었음을 실감케 한다. 또, 에디슨이 발명한 영사기로 영상을 재생하는 곳도 마련돼 있으니, 아담한 공간에서 에디슨이 남긴 기술로 무성영화와 흑백영화를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 수많은 전시품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다녀 온 것처럼 느끼게 하는 실내를 모두 둘러본 후엔 옥외 전시관으로 향할 차례. 바깥에는 오래된 자동차들을 전시한다. 에디슨이 발명한 최초의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포드’사의 창업자 헨리 포드가 만든 ‘T카(T-car)’ 등을 볼 수 있다. 포드는 에디슨과 막역한 친구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T카는 상당부분 에디슨의 조언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면 경포대의 시원한 바람이 현재의 것임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오랜 시간을 견디며 보존돼 온 고귀한 전시품이 적잖은 세월의 이야기를 건넸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천천히 경포호 둘레를 따라 걸으며 귓가를 맴도는 참소리를 되새겨보자.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감동만큼 여운이 오래가는 소리와 그 소리를 듣게 해준 과학의 힘을 체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박물관에는 공간의 제약으로 전시하지 못한 물건도 3,500여 점이나 있다고 합니다. 일정 시기마다 전시를 교체한다고 하니, 또 한 번 들러 새로운 소리를 찾아봐도 좋겠죠?
글 트래블투데이 박주리 취재기자
발행2019년 05월 1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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