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을 위해 도심에 펼쳐진 숲

높게 뻗은 빌딩과 혼잡한 거리, 어딜 봐도 편히 쉴 곳이 없다면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라. 그러면 하늘이라는 대자연이 당신의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려 서울숲으로 가보라. 서울숲은 ‘숲’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자연을 접할 수 있는 탁 트인 공원임이 틀림없다. 서울숲은 영국 하이드파크와 뉴욕 센트럴파크를 본떠 만들어진 시민들의 휴식처이다. 그 면적도 자그마치 1,156,498㎡ (약 35만 평)에 달한다. 넓은 잔디밭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끼리 나들이 오기도 좋으며, 친구나 연인이 함께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다양한 식물과 곤충, 동물들이 모여 사는 곳

서울숲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곤충식물원’이다. 서울숲은 폐쇄되는 정수장을 재활용하여 갤러리 정원, 지킴이 숲, 나비정원 등의 자연체험학습장을 마련하였는데 그 중 으뜸이 곤충식물원이다. 곤충식물원의 생물들은 언제나 생기 넘친다. 급속여과지 건물에 세운 넓은 골조 위에 유리를 덧씌워 온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식물원에 들어가면 봄에만 볼 수 있는 철쭉이 가득 피어있다. 관엽식물, 열대식물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가득한 식물원을 거닐면 아직은 앙상한 창밖의 나무들이 도리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곤충류와 함께 몇몇 동물들도 살고 있다. 철갑상어, 거북이, 카멜레온, 이구아나 등 작은 동물들뿐 아니라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미니수족관과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곤충박제실도 있다. 물고기가 있는 작은 연못에는 달팽이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어느 애니메이션에 ‘우파’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도롱뇽 우파루파의 귀여운 얼굴도 구경할 수 있다. 삐쭉삐쭉 털을 세우는 고슴도치, 도망가는 귀여운 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흔히 작은 규모이지만 일상에서 만날 수 없었던 숲속나라 친구들을 만나기에는 부족함 없는 곳이다. 심지어 입장료도 무료이다. 

 

나비체험관에서 만나는 나비의 날갯짓

서울숲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비들이 서식하는 나비정원이 있다. 하지만 겨울부터 날씨가 완연히 풀리는 늦봄까지는 휴관하는데, 그 대신에 곤충체험관 2층에 나비를 체험할 수 있는 나비체험관을 마련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나비정원에서처럼 다양한 나비들의 날갯짓을 보기는 어려우나, 몇몇 나비들과 함께 나비 표본들이 있어서 아쉬움을 달래준다. 나비와 애벌레, 번데기 등을 관람하고 체험해 보거나, 나비 애벌레와 나비의 부화 모습 등도 관찰할 수 있다. 배추나비, 노랑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등 나비를 살펴보며 왜 그런 이름이 지어졌는지 생각해봐도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