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유교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곳 중 하나다. 대표적인 하회마을을 비롯한 고택, 종택, 향교, 서원 등 다양한 문화재가 도시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안동시를 좀 다녀 본 사람이라면 으레 물안개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안동호와 임하호, 낙동강과 반변천이 흐르는 도시에는 아침, 저녁으로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 안동시의 물안개 풍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안동댐 일대다. 짙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그중에서도 안동댐 아래 두 번째 다리인 월영교에서 보는 물안개의 모습은 유독 서글픈 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
월영교는 안동댐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안동물문화관이 있는 상아동과 안동민속촌이 있는 성곡동을 잇는다. 지난 2003년 세워진 다리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길이 387m, 너비는 3.6m에 이른다. 비교적 최근에 세운 다리라지만 어딘지 모르게 옛 향기가 느껴진다. 다리의 모양도 특이하다. 교각 위로 아치형의 트러스를 올린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지만, 그 위의 나무 상판과 좌우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세운 나무 난간은 좀 색다르다. 현대적인 다리 위에 한국적 전통미를 입힌 다리라고나 할까.
다리의 한가운데는 팔각정의 모습을 한 월영정(月映亭)이 자리 잡고 있다. 새것이나 다름없는 월영교를 오래된 문화재처럼 느끼게 하는 데에는 이 월영정도 한몫을 했으리라. 월영교라는 명칭은 다리 개통 당시 안동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정한 것이다.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오게 된 사연, 그리고 ‘월곡면’과 ‘음달골’이라는 옛 지명을 고려하였다. 낙동강을 감싸는 듯한 수려한 산세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물안개, 월영정의 위로 휘황찬란하게 떠오른 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바로 별천지인가 싶다.
부부의 숭고한 사랑이 깃든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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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제법 이름난 명소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 영원히 사랑이 이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 데에는 ‘원이 엄마의 편지’가 한몫을 했다. 월영교가 세워진 사연이기도 하다. ‘원이 엄마의 편지’는 지난 1998년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1556~1586)의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관에는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도 함께 있었다. 당시 이 편지와 유품들은 무려 400여 년 만에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이응태의 부인이었던 원이 엄마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한 켤레 만든다. 그러나 아내의 지극적성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서른한 살의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작고하고 만다. 이에 슬퍼하며 원이 엄마가 쓴 편지가 바로 ‘원이 엄마의 편지’다. ‘원이 아버지에게’로 시작하는 이 편지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애절한 마음이 절절히 녹아 있어 발견 당시 숱한 이들을 눈물 흘리게 했다. 현재 이 편지는 국립안동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월영교의 밤
애틋한 사연을 품고 있는 월영교는 밤 풍경이 특히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월영교에서는 매일 분수 쇼가 펼쳐지는데, 기상 상황에 따라 그 일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하자. 이중 오색 빛 조명과 달빛이 어우러진 밤의 분수 쇼가 가장 볼 만하다. 다리 건너편에서 봐도, 다리 위에서 바라봐도 좋다. 물빛과 불빛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한밤중 월영교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한다.
한편, 월영교의 주변에는 볼거리 또한 가득하다. 안동민속박물관부터 드라마 촬영장, 선성현객사, 전통문화체험장, 안동물문화관 등이 모두 지척이다. 낮 동안 주변의 볼거리를 돌아본 뒤, 저녁놀 질 무렵 월영교로 향하면 딱 좋다. 오래전 어느 부부의 숭고한 사랑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붙잡고 영원한 사랑을 서약해 보자.
[트래블스테이] 온계종택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갓집, 온계종택! 이곳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리의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이 곳곳에 깃들어 있습니다. 퇴계 이황의 형인 온계 이해 선생이 살던 종택으로 온계 12대손이였던 이인화의 의병활동 당시 이곳을 의병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1896년 소실, 2005년 복원된 곳이기도 합니다. 아주 옛스러운 멋은 덜하지만 온계종택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방문한 이에게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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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0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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