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산수화를 노래하다. 농암종택(聾巖宗宅),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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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안동시 지역호감도

한 폭의 산수화를 노래하다. 농암종택(聾巖宗宅)


안동 하면 지나가던 구름도 한시름 놓고 쉬어가듯이 느림의 미학을 가진 곳이다. 옛것에 대한 소중함과 문화적 가치를 가진 우리의 것들이 머물러 있는 안동은 순수하고 청렴한 고집만큼이나 오래된 고택들이 모여 있다. 양반의 고장이자 수려한 산세로 시간이 머물러 있는 여러 고택들 중에서도 안동의 북쪽 끝 솔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가송리에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는 농암종택을 만날 수 있다. 자욱한 물안개와 청명한 공기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한 폭의 옛 풍경과 어울려 은은한 멋을 자랑하지 않으나 숨기지도 않듯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농암종택은 <어부가>로 강호지락을 노래한 농암 이현보 선생의 고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 농암종택은 안동의 멋에 매료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 옛 풍경을 노래하는 농암종택

달과 강, 배와 술이면 강호와 어울리며 시를 읊기 충분하다던 농암의 강호문학처럼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하는 농암종택은 조선시대 대표 문인이었던 농암이 강호문학의 전성기를 보냈던 곳으로 1504년 사간원 정언으로 있다 안동으로 유배되어 벼슬을 버리고 시를 짓고 물욕을 버린 채 유유자적 하는 삶을 살던 곳이다. 1542년 종2품 영감(참판)신분에서 물러나며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어부가는 이후 퇴계의 '도산 12곡'과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 영향을 주었으며 언제나 바위나 뱃머리에서 청풍을 노래하며 산수를 온몸으로 품었다. 

2,000여 평의 대지에 사당과 안채, 사랑채와 대문채를 비롯한 종택과 분강서원, 애일당, 강각을 합쳐 분강촌을 이루고 있는 농암종택은 사랑채 마루에 걸려있는 적선이라는 어필이 눈에 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아버지를 위해 색동옷을 입은 채 재롱을 부렸다는 농암의 지극한 효성을 치하하기 위해 선조 임금이 내린 목판으로 650여 년의 농암종택의 숨어있는 보물이라 하겠다. 1555년 농암의 효와 절개의 정신을 기리는 '효절공'이란 시호를 하사받은 농암은 드높은 명예와 탐욕보다 절제와 기본을 근간으로 한 삶의 행복과 참된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다. 효에 대한 단순한 의무마저도 흐릿해지는 현대인들에게 따가운 일침과 교훈까지 전하는 농암종택은 보고 느끼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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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종택에는 손때가 잔뜩 묻은 정겨움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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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담겨 있는 종택의 처마께가 아름답다.

자연과 벗 삼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랑채를 지나 종택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긍구당이 자리하고 있다. 긍구당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2호로 지정된 곳으로 조상의 유업을 길이 이어가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현재 종택을 지키며 관리하고 있는 17대 종손 이성원 씨와 종부 이원정 씨 부부 또한 긍구당을 가장 소중한 공간으로 보존하고 있다. 그 밖에도 농암종택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적과 유물은 상당하다. 농암신도비와 긍구당, 애일당을 비롯한 농암의 숨결과 흔적이 묻어있는 여러 공간과 유품들 17개를 찾으며 농암종택에서의 보물찾기를 하는 것도 특별한 배움이 된다. 

긍구당 가까이에 위치한 명농당은 농암의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이 새겨진 곳으로 1542년 정계를 뒤로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효빈가>를 읊던 공간이다. 벼슬을 하면서도 권력을 탐하지 않고 세속적인 삶보다는 귀향에 뜻을 더한 농암의 정서가 가장 많이 깃들어 있는 긍구의 현판 기문은 농암의 친필로 귀향의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후 강각에서 강호지락의 꽃이라 불리는 <어부가>를 지으며 여러 명현들과 문학을 이야기하던 강각을 만날 수 있다. 농암종택 어느 곳에서도 농암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며 고고한 멋이 무겁지 않고 그의 문학만큼이나 즐겁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4호로 지정된 애일당에서는 농암의 특별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데 영지산기슭의 바위 위에 위치한 애일당은 1512년 연로한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하루하루를 아끼며 부모에게 효도를 하겠다는 노암의 마음이 담겨 더욱 특별하다. 명절마다 때때옷을 입고 부모를 기쁘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 이곳에서야말로 강호지락의 꿈이 피어난다

현재 안채는 17대 종선 이성원 씨 부부가 살고 있는 곳으로 숙박체험이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객을 맞이하는 부부의 넉살 좋은 웃음만큼 깔끔하고 정갈한 아침 밥상을 맛볼 수는 있다. 호젓하고 넉넉한 농암종택의 멋과 대대의 유업을 이어받아 효와 예를 행하고 있는 종부의 차진 손맛까지 맛보고 가니 강호지락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할 수 있다. 농암종택의 밤은 참으로 밝다. 현대적인 불빛이나 매체의 시끄러움과 화려함이 없는 고택의 밤이 밝은 이유는 청명한 달빛과 별빛 때문이다. 어둠이 빨리 내려앉는 고택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대청마루에 앉아 별을 헤는 것일 것이다. 도심에서는 밤이라 느끼기 어려운 초저녁에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나마 농암을 떠올려본다.
 
교과서에서만 듣던 풍류와 강호지락을 꿈꿀 수 있는 곳, 농암종택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맞닿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완성한다. 자연과 어우러진 고택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넉넉함이 차오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안락하다. 지친 나그네들에게 잠시 쉬었다 가라고 대청마루를 내어주고 지친 어깨를 쓸어내려 주기에 사람들이 농암종택을 찾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고택에서 크고 맑은 강과 밝은 달, 반짝이는 별빛을 담을 넉넉한 마음과 편안한 마음만 준비할 뿐 더 무엇이 필요할까.

 

*주변관광지
 
도산서원
퇴계 이황선생을 향사하는 도산서원은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위치하였으며 퇴계의 검소하던 품격과 선비들의 학문적 자세를 엿볼 수 있으며 퇴계선생이 직접 기거하여 후진양성에 힘을 쏟던 건물인 도산서당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다.
 
퇴계녀던길
퇴계 녀던길을 솔향기 가득한 오솔길로 청량산을 오르내리시던 퇴계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퇴계 이황이 즐겨 찾던 곳이라 많은 이들이 길에서 퇴계를 만나고자 발길을 찾는 곳으로 <도산9곡>에 나타난 청량산의 절경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다.
 
고산정
청량산 암벽 앞에 위치한 고산정은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74호로 지정된 곳으로 이황과 금난수의 시가 현판으로 걸려있는 곳이다.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선비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안동의 아름다운 비경을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세상 시름 절로 잊히는 그림같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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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시름 절로 잊히는 그림같은 풍경
  • 어찌 아니 편할 수 있을까
  • 단정한 반가의 기품이 속속들이 새어나온다
  • 하늘 그리고 땅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인다
  • 농암 이현보의 강호지락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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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계종택

    [트래블스테이] 온계종택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갓집, 온계종택! 이곳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리의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이 곳곳에 깃들어 있습니다. 퇴계 이황의 형인 온계 이해 선생이 살던 종택으로 온계 12대손이였던 이인화의 의병활동 당시 이곳을 의병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1896년 소실, 2005년 복원된 곳이기도 합니다. 아주 옛스러운 멋은 덜하지만 온계종택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방문한 이에게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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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1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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