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서 홍대 주변으로!

2호선 홍대입구역, 홍익대 정문부터 속속 생겨난 가게들이 좁은 골목골목으로 빽빽하게 들어차더니 주변의 합정동과 상수동도 모자라 최근에는 연남동까지 확장됐다. 상권이 커지면서 예전보다 유명 체인점들이 쉽게 눈에 띄지만, 아직도 그곳에는 가늠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다채로운 놀 거리가 가득하다. 홍대는 단순히 서울의 한 지역, 한 대학가로 분류하기에는 아쉬운 곳이다. 사람들은 홍대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취하러 그곳에 간다. 

 

합정동을 메운 '그 식당 그 카페' 

책 읽는 놀이터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합정동 놀이 키워드에 최근 급부상하는 것을 하나 더 추가하려고 한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을 단어, 바로 ‘독서’다. 전부터 합정동에 자리해 온 작은 출판사들이 책과 커피를 함께 팔면서 생겨난 개념이 바로 ‘북카페’이고, 이는 시끌벅적한 외국다방들과 달리 조용하고 유익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파주에 본사를 둔 대형 출판사들도 앞다투어 합정동에 책 읽는 카페를 마련하는 추세.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관련된 소규모 강연과 라디오 공개녹음에도 참여할 수 있다. 노는 일과 독서는 도통 거리가 멀다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관심사에 맞춰 읽을거리를 찾고,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독서에 재미를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별 다양한 카페를 두루 즐겨보고 나에게 잘 맞는 장소를 고르는 것도 좋다.

일찍이 미술 하면 홍대, 음악 하면 홍대였다. 한 대학가가 젊은 예술가들이 마음껏 예술혼을 펼칠 수 있는 터전인 동시에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하나의 명물로 자리 잡은 것은 대단한 가능성을 포함한 하모니가 분명하다. 팍팍한 어른들의 머릿속도 반짝반짝해지는 곳, 이제는 책도 읽고 함께 삶을 고민할 장소들도 많으니 얼마나 든든한가. 언제까지고 당당히 놀러 갈 수 있는, 제대로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