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막 끝난 10월경의 간척지 논. 천수만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가을이 되면 엄청난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추수 후에 논에 떨어져 있는 낱알로 배를 채운 기러기들이 이리저리 날아오르며 대열을 정비하고 이내 ‘V’자 편대를 이루며 수평선 끝 태양을 향해 훨훨 날갯짓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예술로 나올 것 같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국의 사진사들이 서산으로 모여든다. 이곳은 새와 바다의 조화가 진풍경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충남 서산의 천수만이다.
철새들의 파라다이스, 천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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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淺水灣)의 이름은 얕은 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서해에서도 수심이 얕은 편에 속한다. 수초와 암초가 많아 배가 지나다니기에 좋지 않지만, 물고기들의 산란장으로는 아주 좋은 장소이다. 1984년에 방조제가 완공되고 간척공사가 끝나면서, 바다였던 이곳은 대규모의 농경지가 조성되었다. 뒤이어 기계화 영농이 본격화되었고 이에 따라 떨어진 낟알이 많아졌다. 이러한 환경은 비행에 지친 철새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적합한 장소가 되었다.
천수만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답게,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총 300여 종 40여만 마리의 새들이 머물기도 한다. 이곳은 기러기와 청둥오리, 가창오리 등이 많이 방문한다. 간혹 천연기념물인 황새와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가 방문하기도 한다. 이 새들은 천수만의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을 몸소 알리고 있다.
천수만, 아는 만큼 즐긴다!
10월 중순쯤부터 천수만에는 혹한의 시베리아를 떠나온 겨울 철새들이 날아들기 시작한다. 덩치 큰 백로와 왜가리, 가창오리가 따뜻한 날씨에 신이 난 듯 물고기들을 쫓아다닌다. 신데렐라처럼 뒤늦게 등장한 흑두루미는 TV에서 보는 모습과 똑같이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유영을 즐기고 있는 가창오리와 청둥오리의 모습도 귀여워 보인다. 이곳의 진짜 장관은 주위가 어둑해질 때 볼 수 있다. 발갛게 변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지상 최대의 그림자놀이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사진가들이 셔터를 막 누르기 시작하는 때도 바로 이쯤이다. V자 편대의 기러기들이 해나 달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할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러기들이 떠나고 나면 가창오리가 환상적인 군무를 선보인다. 천수만에서는 세계의 가창오리 무리의 대부분을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간월호를 뒤덮은 가창오리가 어두워진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추수가 끝나고 황량했던 평야를 메우는 것은 뜨겁게 날아오르는 새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천수만에서 어디를 봐야 하지?
천수만은 충남의 태안반도 전반에 걸쳐있어 해안선의 길이만 무려 200km에 달한다. 그러므로 일반인이 그 모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철새들을 만나러 천수만에 왔다면 홍성에서 서산으로 넘어가는 천수만로를 건너는 서산A지구 방조제와 간월 교차로에서 좌회전으로 넘어가는 간월도를 추천한다. 특히 가창오리 무리는 서산A지구 방조제에서 보는 것이 좋다. 간월도 입구에는 무논탐조대가 설치되어 있어 더욱 가까이에서 가창오리를 만날 수 있다. 천수만까지 왔는데 이 정도로 철새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간월호와 부남호 주변 농로를 따라 탐조에 나서거나, 매년 10월~11월 말에 열리는 환경축제인 [서산천수만 세계철새기행전]에 참여해도 좋다.
새들은 낮보다 새벽이나 해 질 무렵부터 먹이를 찾아 이동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활동이 더욱 활발하다. 따라서 더 자세한 관찰을 원한다면 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눈에 잘 띄는 색의 옷(빨강, 노랑 등)과 큰 소리를 내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인위적으로 새들을 놀라게 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새들뿐 아니라 탐조에 나선 다른 관람객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철새와 노을의 아름다운 조화. 사진 찍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서 천수만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멋진 작품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20년 01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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