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경북 예천은 예로부터 단(醴) 샘물(泉)이 솟아나는 곳이라는 지명에서 보듯 깨끗한 물로 이름난 곳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정자를 향하고,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며 정자 밑으로는 제법 깊은 금곡천(金谷川)이 흘러가는 곳, 그곳에 우뚝 선 누정 초간정이 있다.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 속 애신 애기씨는 영어알파벳 S에 대해 알아가던 중 마음으로 들어온 한 남자 ”미스터 션샤인“을 떠올린다. 극중 고애신이 글을 읽은 장소가 바로 예천군 용문면 용문경천로 874 에 위치한 초간정이다.

신기하리만큼 수십 그루의 소나무는 정자를 향해 허리를 굽히며 예를 구하고, 사시사철 푸른 기상을 뽐내며 솔숲은 트래블피플을 위해 솔향을 내어주며 맞이하는 곳에 날아갈 듯이 자리한 누정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이다.
 

초간정의 주인

초간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보물 제878호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한 조선 중기 학자 초간 권문해 선생이 1582년 (선조15) 49세에 지은 정자로 지금의 건물은 1870년 초간의 현손이 중창한 것으로 현재 경북 유형문화제 475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자 안마당 본채 처마에는 초간정사(草澗精舍), 원림 솔숲에서 바라보이는 처마에는 초간정(草澗亭), 개울에서 보이는 처마에는 석조헌(夕釣軒)이라 쓴 각기 다른 현판이 걸린 것이 특징인 곳으로, 석조헌이란 한자를 풀이해보면 저녁 무렵 툇마루에 앉아 낚시를 즐긴다는 뜻이니 서로가 시기하고 모함하는 벼슬의 곁을 떠나 안빈낙도의 삶을 추구한 선비의 속뜻을 알듯도 하다. 바위에도 초간정이란 글씨가 암각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자 입구 안마당에는 야트막한 언덕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넉넉한 선비의 품으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발걸음을 돌려 인접한 터에도 소나무를 심어 솔숲을 조성한 것을 볼 수 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평면에 사각기둥을 세우고 기와를 얹은 겹처마 팔작지붕 집으로, 안마루에 걸린 ”초간정 술회“란 현판에서 벼슬을 마다하고 작은 집을 지어 선조가 남긴 책을 펼치니 의기로운 마음은 정녕 시들지 않으리라 적었다. 마루에 올라 바라보는 계곡과 원림 숲은 선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 멋을 찾을 수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초간정은 민박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작은방 50,000원, 큰방 100,000원, 아침 식사는 주문 시 인당 7,000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초간정 정자를 지나 설치된 출렁다리는 금곡천의 아름다움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이니 잊지 말고 건너가 보아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