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관장했던 광주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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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지의 입지와 잘 정비된 안내판. 현재 광주향교의 가치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광주향교는 가히 조선시대 수도권 교육의 중심이었다 할 수 있는 곳이다. 서당에서의 공부를 마친 15세 이상의 양반 자제들만을 가르치던 이곳, 현재에 비추어 본다면 ‘명문 기숙학교’ 즈음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 텐데, 광주향교가 관장하던 지역은 지금의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 송파구와 함께 경기도의 수원과 화성, 의왕, 성남, 광주에 이른다. 한양을 중심으로 한양의 근교 지역까지를 광범위하게 아우르고 있던 곳이 바로 광주향교이니 조선시대 광주향교의 위용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지금은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 13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니 이 돌아볼 가치가 충분하다. 

공자를 비롯하여 4성 20현의 위패를 모두 봉안하고 있는 이 광주향교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원래는 이성산성 아래에 있던 것을 숙종 29년(1703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온 것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광주향교는 수도권에 위치한 향교들 중 유일하게 평지에 위치해 있는 향교이기도 한데, 조선시대에는 물론 지금까지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광주향교의 경내, 천천히 둘러볼까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은 총 여섯 개의 동. 유생들이 공부하던 장소인 명륜당과 기숙사의 역할을 담당했던 동재와 서재, 이름난 학자들에 대한 제향 의식을 행하던 대성전과 동무, 서무이다. 명륜당과 대성전은 다른 향교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건물이나. 동재와 서재, 동무와 서무를 모두 갖추고 있는 규모의 향교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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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륜당, 그리고 동재의 모습. 두 건물 모두 깔끔하게 보존, 관리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향교 입구에서는 ‘하마비(下馬碑)’를 볼 수 있기도 하다. 하마비란 조선시대의 종묘나 궐문 앞에 세우는 석비로, 말을 타고 지나던 이들에게 말에서 내릴 것을 알리는 비석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 광주향교를 방문할 때의 마음가짐을 더욱 가지런히 할 수 있을 것. 현재의 경내 또한 흙길과 잔디 등이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으니 유생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천천히 걸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관리사무소에 문화해설사가 상주하고 있다는 점 또한 다른 향교에 비한 광주향교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겠다. 주중, 오후 한 시부터 오후 다섯 시 사이에 광주향교를 방문한다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주중에 광주향교를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하남시의 문화유산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하남 위례길’ 중 ‘위례 역사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니, 이성산성과 동사지, 선법사로 이어지는 위례 역사길을 완주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되겠다. 광주향교에서 사뭇 진지해진 마음가짐과 함께라면 나머지 세 곳의 역사 여행지 또한 제법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