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실천하는 절

운수사는 ‘구름 운(雲)’ 자에 ‘물 수(水)’ 자를 쓴다. 산이 높고 물이 깊다는 뜻인지, 산과 물이 맑다는 뜻인지 그 의미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금정산이 만드는 수려한 산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운수사의 창건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가야국 때 창건되었다고 하나 이를 증명할 만한 사료나 유적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몇몇 지도서 등에 기록이 남아 있어 범어사, 선암사와 같은 시대에 창건되었으리라 추정할 뿐이다.
 
운수사에 관한 대표적인 기록은 조선 정조 때 쓰인 <여지도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운수사는 범어사와 함께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에 비하면 비교적 단출한 규모로 남아 있다. 특히, 운수사의 ‘운수모종(雲水暮鐘)’은 한때 사상 8경에 꼽힐 정도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지역의 명물이었다고 한다. 운수사에서 저녁마다 울린 종소리는 15리 밖까지 퍼져 사람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한편, 운수사는 부처의 가르침인 ‘자비’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절로도 알려져 있다. 종합사회복지관과 후원회를 건립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와 문화사업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불교 대학을 건립하기도 하고 불교 대중화 운동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나눔 활동으로 맺어진 인연들은 더욱 특별하기만 하다. 

 

정제된 건축미를 보여주다, 운수사 대웅전

운수사의 중심에는 대웅전이 세워져 있다.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 규모의 전각으로, 규모로만 보면 그리 크지 않다. 조선 중기 이후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부산 지역에 남아 있는 불전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오래된 불전에 속한다. 언뜻 보기에는 여느 사찰에서나 볼 법한 전각처럼 생겼지만, 사실 운수사 대웅전은 조금 더 특별하다.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목조 건물이기 때문이다.
 
운수사 대웅전은 조선 중기의 건축기법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정제된 목조 건축기법 때문에 건축사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내부에는 17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가모니 삼존불이 봉안돼 있는데, 이는 부산, 경남 지역에 남아 있는 불상 중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문화재로 꼽힌다. 한편, 지난 2006년에는 대웅전 인근에 대웅보전이 새롭게 지어졌다. 정면 7칸, 측면 4칸 규모로 본래의 대웅전보다 큰 규모다. 새롭게 지어진 대웅보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상, 약사불상, 아미타불상 등이 봉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