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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안에 봄

    겨울 안에 봄

    지역경상북도 상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겨울 안에 봄

    • 프롤로그
    • 1.하늘이 스스로 내린 절경
    • 2.충의공, 우리를 반기다
    • 3.걷고 또 걷다 보면
    • 4.파란 하늘 아래 산수화
    • 5.강, 아름답다
    • 6.기백과 기상을 닮아
    • 7.금빛 모래의 향연
    • 8.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
    • 에필로그

    겨울 안에 봄

    - 경상북도 상주시 -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찾는 겨울 강. 낙동강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고 알려진 국민관광지 경천대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당일치기든 며칠이든 이곳에서 즐기는 겨울 강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수선한 마음까지 눈처럼 녹입니다. 주변 볼거리도 강변을 따라가며 줄지어 있어 발품이 별로 섭섭지가 않습니다. 예부터 슬기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고 했으니 도심을 벗어나 잠시 물과 친하게 지내는 건 심란한 마음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어수선한 마음, 경천대 겨울 강에 모두 담궈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경천대라 불리기 전 ‘자천대(自天臺)’라는 이름 역시 예사롭지가 않다. 하지만 ‘경천대’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된 걸까?

    “여기는 천혜의 절경 때문에 과거 자천대라 불린 적도 있었지. 하지만 우담 선생이 이곳에 은거생활을 하면서부터 하늘을 떠받든다는 뜻으로 경천대(擎天臺)라 부르게 됐지.”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 심양으로 볼모로 잡혀갈 때 따랐다던 채득기 선생 말이지? 우담 선생이 경천대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노래한 <봉산곡>을 알고 있니?”

    가파르다 느껴져 숨을 몰아쉴 때면 코끝에 번져가는 소나무 향내가 심신의 피곤을 비워낸다. 그렇게 다다른 경천대관광지에서 가장 먼저 정기룡 장군 동상이 눈길을 끈다.

    “임진왜란 때 명장 정기룡 장군이 젊었을 때 이곳에서 용마와 더불어 수련을 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어.” “맞아. 그때 장군이 만들었다고 하는 바위로 된 말먹이통이 이곳에 아직 남아 있지.”

    “바위에 홈을 내어 만들었구나. 그의 용마와 경천대를 사랑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

    경천대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는 황톳길과 300m의 돌탑,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선계로 빠져드는 듯 착각이 들 무렵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경천대를 돌아가는 U자형의 낙동강이 굽이치는구나. 폭넓은 푸른 비단의 띠를 두른 것처럼 반원을 그린 낙동강물이 정말 웅장해.”

    “맞아. 안동 하회나 예천 회룡포의 물길이 산하를 부드럽게 감싼다면 이곳은 힘이 넘쳐흐른다고 해야 할까?”

    전망대에서 10여 분 숲길을 내려가면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경천대를 만날 수 있다. 바위를 뚫고 나온 노송을 발견했다면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전망대보다는 멀리 보이지 않지만 눈앞 절벽에서 휘감겨 흐르는 강물이 장엄해 낙동강의 절경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어.”

    “맞아. 기암절벽은 쳐다만 봐도 아찔해. 하지만 절벽 위로 소나무 숲이 우거진 이곳 경천대는 푸른 물과 금빛 백사장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아.”

    경천대는 깎아지른 절벽과 노송으로 이뤄진 빼어난 절경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면 아름다움이 밀려올 것이다.

    “자연은 아름다움의 가치가 있어. 경천대에서 바라보는 강은 특히나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순수해지지.”

    “맞아. 아름다움은 영혼을 맑게 하고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 주지. 아름다운 낙동강의 신비를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활력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버리는 듯해.”

    경천대 옆에 자리한 정자 무우정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자. 여기서 수백 년 풍상에도 고결한 기상을 잃지 않은 강물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이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저기 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대화하는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까?”

    “모르긴 몰라도, 우담 선생이 바로 이곳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북벌의 때를 기렸지. 아찔한 절벽은 게으름을 경계함이요, 푸른 솔잎은 충군의 마음, 깊은 강물은 우국의 애끓음이리라 했어. 저들도 우리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강은 흐르다 오른편에 수풀이 우거진 구릉을 만나고 그 건너편으로는 희디흰 모래톱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곳으로 가면 자연은 또 우리에게 어떤 작품을 보여줄까?

    “날씨가 조금 더 따뜻했다면 신발을 벗고 이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었을 텐데. 지금은 물길을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고운 모래를 한 줌 쥐어보는 걸로 만족해야겠어.”

    “하지만, 예전에 찾았던 모래톱과는 사뭇 느낌이 달라. 이 금빛모래 사장이 푸른 강물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냈었는데, 옛 정취가 그만 못한 듯해 조금은 안타까워.”

    이곳 대자연 속에서 모든 감각은 더욱 명민해진다. 바람 속에 하나가 되고 안갯속에서 자연의 정기를 받는다.

    “이곳에서 난 정말 행복감을 느껴. 하지만 저녁이면 밤하늘의 별을 보고 아침이면 지붕 기와에 앉아 쉬며 노래하는 새 소리에 잠이 깬다면 더없이 좋겠는데….”

    “이 긴 강은 수백 년을 흘러 바닥을 다지고 지금처럼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를 그려냈어. 그리고 현재는 수천 년 이어온 자연의 작품 앞에서 우린 모든 시름을 풀어놓게 되는구나.”

    강물은 범람하고 흐린다 한들 잠시뿐입니다. 사계절 본디 푸른 탓에 흐린다 하더라도 곧 제 색깔을 되찾습니다. 날마다 세상 돌아가는 일이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린 강물이 본래의 모습을 찾듯 잠잠해집니다. 서로 욕심을 내어 끝장을 낼 것처럼 살벌하게 다투어도 사필귀정은 불변의 교훈입니다. 낙동강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고 알려진 국민관광지 경천대는 푸른 강물이 골치 아픈 세사를 달래주며 마음을 푸르게 합니다. 당신은 지금 경천대에서 푸른 강물에 어수선한 마음 모두 담가두고 돌아오는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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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황금을 따라서

    검은 황금을 따라서

    지역강원도 태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검은 황금을 따라서

    • 프롤로그
    • 1.불을 품은 돌은 그야말로 검은 황금
    • 2.막장으로 간다
    • 3.꺼져버린 불씨가 되어버린 폐광마을, 철암
    • 4.희망을 불씨를 피우다
    • 5.태백석탄박물관
    • 6.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 7.광부의 황금밥상
    • 8.노다지의 꿈
    • 에필로그

    검은 황금을 따라서

    - 강원도 태백시 -

    산업발달의 상징이었던 시대의 석탄은 그야말로 노다지가 따로 없었다. 검은 황금을 캐던 광부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더 깊고 어두운 막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마치 꺼지지 않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불이 꺼지고 식어버리자 타다 남은 재처럼 남겨진 곳이 탄광촌이 되어버렸다. 광부의 흔적은 검은 재로 덮여버리고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버렸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꺼져버린 탄광촌에서 살아남은 불씨를 찾고 돌아오라’입니다.

    인류에게 불은 기적과도 같았다. 1960년 경제개발 5개년의 산업발전으로 황금기를 이룬 태백은 검은 황금을 캐기 위한 사람들의 꿈으로 탄광도시를 이루었다.

    “급속도로 발전했던 산업의 중심에는 불을 품은 돌, 석탄이 있었단다. 할아버지가 청년이던 시절이었지. 할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은 모두 석탄을 캐기 위해 태백으로 몰려들었단다.”

    “그때는 석탄이 정말 보물선의 보물처럼 귀한 것이었었나 보네요.”

    검은 황금을 캐기 위해 부풀었던 꿈은 목숨을 내 맡길 만큼 간절했던가. 검은 기침 내 뿜으며 일하던 그들의 막장이 무너지며 그들의 억장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비속어로 흔히 쓰이는 말인데, 이곳에서도 ‘막장’이란 단어가 쓰였나 봐요! 신기하죠?”

    “시쳇말로 황당한 결말을 가진 드라마나 이야기를 그렇게 잘 못 쓰고 있지만, 원래 ‘막장’의 뜻은 이야기의 끝이나 이렇게 광부들이 일하는 일터를 막장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더 깊은 어두운 막장으로 간다는 뜻에서 잘못 파생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워.”

    시커멓게 쌓여버린 세월의 흔적이 ‘후’ 하고 불면 털어나가는 탄가루와 같을까? 마을 곳곳 검게 그을린 건물들이 화려했던 시절을 대신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건물들이네요. 사람이 전혀 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여기 탄광촌은 석탄과 함께 마을의 흥망성쇠가 함께 했던 곳이란다. 1970~1980년대 까지는 어느 마을보다 사람이 북적였고 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것을 보면 마을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 있었는지 알겠지?”

    수고 많았심더, 내일 보입시더. 그래, 자네도 살아 있느라 수고 많았네. - 퇴갱2 中

    “광부들의 삶이 한 눈에 그려지는 듯해요. 여기 꽤 감동적인 구절이 있어요. 할아버지 생각이 나는데요?”

    “그러니? 어디보자. 살아서 나왔다는 안도감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다. 광부들이 하루하루 얼마나 위험하고 고된 삶을 살았는지 느껴지는 구절이구나.”

    탄광갱도가 무너지고 아침에 본 햇살을 다시 볼 수 없다고 느낀 순간. 토끼 같은 자식들을 더 많이 안아줄걸, 혼자 아이를 키울 아내의 손을 한번만 잡아줄걸, 생각해본다.

    “이곳에서는 아까 우리가 지나온 광부들의 삶을 좀 더 실감나게 볼 수 있는 곳이란다. 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꽤 생생하지?”

    “네, 아까 굉음을 내며 탄광이 무너지고 연기가 나는데 실제로 무너지는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어요. 실제 그 속에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쌓여있는 연탄만 보아도 추위가 싹 달아나며 마음까지 따뜻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시뻘겋게 타고나면 하얗게 식어버리고 마는 연탄재, 그 타오르던 불씨를 기억하자.

    “지금은 연탄을 쓰는 곳이 많지 않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연탄을 쌓아두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단다. 연탄재가 다 타고남아 하얗게 재가 되고나면 한쪽에 쌓아두는데 동네 아이들과 그것을 차고 다니며 놀았지. "

    "그러면 할아버지는 연탄재를 함부로 차지 못하게 했단다. 광부들이 목숨 걸고 캔 피와 땀이자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으니까.”

    목에 낀 검은 탄가루를 씻어내는 데는 그저 돼지비계가 제일이다. 연탄재에 올린 돼지고기로 광부들은 검은 눈물과 시름을 남몰래 씻어 보낸다.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 뭐였는지 기억나니?”

    “그럼요. 돼지비계찌개잖아요.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광부들은 목에 탄가루를 벗겨내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어주어야 한다고요. 그러면 기침도 덜 나고 목도 한결 부드러워 진다고요. 돼지고기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 할아버지를 닮아서 인가 봐요.”

    ‘한 밑천’챙기기 위해 혹은 그저 가족들과 굶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들은 어둡고 깜깜한 막장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채.

    “탄광촌 사람들에게 석탄은 희망이었단다. 막장에서 나와 내리쬐는 햇빛을 보고 안도하는 것. 임금 받으면 그길로 자식들 입에 넣어줄 돼지고기 사들고 가는 것."

    "그야말로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았지. 어둡고 깜깜한 곳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무릅쓰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희망 그거 하나만 보고 말이야.”

    자신의 삶을 하얗게 불태우는 연탄재와 같은 삶을 살았던 광부들의 생생한 생활상에 가슴 한편이 저릿하게 아려옵니다. 검게 변해버린 동네를 두고 떠나버린 사람들과 깊고 깊은 막장에서 탄을 캐던 광부들은 검은 기침을 내뱉다 결국엔 폐병에 걸러 사르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잿더미의 흔적만 남은 탄광촌을 둘러보며 광부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삶에 잠시 고개를 숙이는 것, 그것이 꺼져가는 탄광촌에 다시금 자그마한 불씨가 피어오르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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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지역전라남도 여수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hotmark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 프롤로그
    • 1.침묵의 시간을 지나
    • 2.너나 할 것 없이
    • 3.가장 빛나는 순간
    • 4.몸이 먼저 안다
    • 5.가만히 들여다보면
    • 6.검은 모래가 눈을 뜨다
    • 7.뜻밖의 즐거움
    • 8.힐링을 더해주는 풍경
    • 에필로그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 전라남도 여수시 -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에 위치한 ‘만성리검은모래해변’은 독특하게도 검은 모래가 해안가를 뒤덮고 있어 이색적인 멋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이곳이 흥미를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검은 모래가 신경통과 혈액순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검은 모래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그런 효자노릇을 한다는 걸까요? 어떻게 검은 빛을 띠게 됐는지 이곳 모래의 출처 역시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성리 해변 모래의 비밀을 밝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만성리 해변의 검은 모래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명소이다. 복원공사를 거쳐 풍부한 모래를 간직한 옛 모습을 되찾은 해변을 처음 마주한 느낌은 어떨까?

    “이 해안의 모습은 남해의 해변들처럼 아름답고도 정말 특별해. 1㎞에 달하는 해변을 이루고 있는 모래 덕분에 다른 곳보다 이른 시기에 ‘모래 찜질철’이 시작되는 거겠지.”

    “하지만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류와 재해 등으로 이 모래도 상당량 유실돼 그 명성을 잃어 왔어. 생각하면 이런 풍경과 마주하는 것도 어떤 특혜가 아닐까?”

    해변에서 더위도 피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남도 여행. 하지만 만성리 해변은 물속보다도 후텁지근한 모래 속 찜질에 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진풍경을 이룬다.

    “이곳 모래가 각종 신경계통 질환에 좋다지?” “그래서 저렇게 모래찜질에 열을 올리는 건가? 그러면 내 질환에는 해당사항은 없겠군.”

    “아니. 이곳 모래는 부인병 치료에도 신통방통하다고 입소문이 났는데, 아직 모르는 거야?” “거기까지는 잘 몰랐지. 히야~ 고것 참 기특한 놈일세.”

    모래가 온몸으로 열을 발산하는 시간대는 따로 있다. 강한 햇볕을 받은 모래가 멈춰 있던 동화작용을 시작하면 모래찜질을 시작하자.

    “이 모래가 신경통,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다지?” “그런데 말이지, 나는 검은 모래가 몸에 주는 좋은 기운을 잘 느끼지 못하겠어.”

    “아직 태양이 중천을 지나온 것도 아니니 그럴 수밖에! 태양이 이글이글 타올라야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봐.”

    원적외선으로 불리는 모래열이 발산되기 시작하면 다량의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이때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내어주는 모래의 원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지금이야. 지글지글, 검은 모래가 열을 뿜기 시작했어!”

    “이때 모래가 발산하는 건 단지 열뿐만이 아니지. 원적외선이 함께 나오면서 모래가 함유한 철 성분을 우리 몸에 전해주는 거야.” “아~ 그렇구나! 정말이지, 이거 천연 찜질방이 따로 없는데!”

    단지 맨발로 뜨거운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이 드는 만성리 해변. 검은 모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색깔 외에도 특별한 뭔가를 찾게 된다.

    “이 알갱이를 자세히 봐봐. 검은 데다 일반 모래보다 4~5배 가량 굵어. 모래찜질은 가능해도 모래성 쌓기는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겠다.”

    “바로 그게 이 모래가 명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인 거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굵은 모래 덕분에 햇볕 전도율도 높을 수 있다고.”

    만성리 해변에서는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을 맞아 혈액순환을 돕는 검은모래 찜질 행사가 열리는 날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다.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모래에 눈이 있어서 이르는 말은 아닐 텐데?” “모래 속 깊이 쌓였던 뜨거운 지열이 모래 위로 올라오는 때를 말하는 거지.”

    “와~ 그때가 언제인데?” “바로 매년 음력 4월 20일이야. 오늘을 음력으로 치면 얼마나 남은 걸까?”

    만성리해수욕장이 목적지라면, 1926년 일제가 호남의 미곡을 군량미로 비축하기 위해 뚫은 마래터널도 눈여겨볼 거리다.

    “여기가 바로 마곡터널이야.” “벽면의 낡은 흔적들을 좀 봐. 쇠망치와 정으로 쪼아 급하게 만든 모습이 역력해.”

    “맞아. 그런데, 여기는 1차로인데도 막힘이 거의 없는 것 또한 특징이라면 특징이야. 차량이 왕복 운행는 중에 터널 중간중간 대기소에서 양보하며 가기 때문인가?”

    마래터널을 지나 검은모래만성리해변~모사금해변~신덕해변~한구미터널을 오가는 길은 아름다운 해안을 바라보며 달리는 명품 드라이브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마래터널을 지나면서 줄곧 드넓게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가고 있어. 화양면을 지나 끝자락 백야도까지 가는 여정도 탁월한 풍경을 선사했는데, 여기도 그 못지않은걸?”

    “정말 그래. 개통되고부터 여수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변은 죄다 이 도로 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더군.”

    만성리해변을 지나는 해안도로는 수려한 경관으로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특히 해변에 서서 오동도와 여수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곳이지만, 여러 질환에 효험을 보인다는 검은 모래 덕에 모래찜질은 필수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백사장은 꽤 아담하지만, 바닷물마저 따뜻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올해는 어디로 바캉스를 떠나야 하나, 피서철 많은 인파로 고생깨나 하지 않을까 고민된다면, 만성리 해변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그러면서도 조금은 더 특별한 바캉스를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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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을 파는 시장

    건강을 파는 시장

    지역충청남도 서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건강을 파는 시장

    • 프롤로그
    • 1.북적북적
    • 2.미스 뻘낙지와 미스터 굴
    • 3.영양도 맛도 일등!
    • 4.덤으로 줄 테니 또 와유~
    • 5.먹고, 먹고 또 먹고
    • 6.찾았다, 그 집!
    • 7.봄향기가 물씬~
    • 8.건강을 담은 맛
    • 에필로그

    건강을 파는 시장

    - 충청남도 서산시 -

    비릿한 바다내음이 진동하는 충남 서산시 동부시장은 언제나 북적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 서산동부시장에 뭘 사러 오는 걸까 궁금증이 폭발한다면, 장내를 한 바퀴만 둘러보면 궁금증도 이내 가십니다. 동부시장에 온 사람들은 서해안의 신선하고 다양한 농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믿고 구입할 수 있는 맛에, 이와 더불어 서민들의 삶과 넉넉한 서산 인심과 같은 독특한 재래시장의 정취를 보려 들릅니다. 그럼에도 뭔가 여운이 남는다면 싱싱한 서산의 맛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 정답 아닐까요?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이죠!’

    상설시장이라 장날인 2일, 7일을 포함해 365일 내내 많은 인파로 넘쳐나는 동부재래시장은 보기만 해도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함이 느껴진다.

    “계절마다 꽃게, 대하, 낙지, 풍성한 물건 많이 나오고 값도 싸고… 뭐하나 싱싱하지 않은 것들이 없네요!”

    “이중에서도 인기 상품은 따로 있지유.” “아, 그래요? 그게 뭐죠?”

    1월에서 2월, 딱 요맘때가 제철인 서산 대표 특산물, 잘 빠진 낙지와 탱글탱글한 미스터 굴. 이곳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단연 인기 만점이다.

    “굴 1킬로그램에 만원! 연한 뻘 낙지 마리당 5000원~. 이 보다 더 싱싱하고 쌀 수는 없지유.”

    “그냥 먹어도 되겠어요. 짭조름하니 정말 맛 좋은데요.” “우리 시장 낙지랑 굴은 알아줘유!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갯벌에 있지유!”

    썰물과 밀물덕분에 일조량이 많고 미네랄도 풍부해 영양도 만점, 맛도 만점이다. 이쯤 되면 굴 자랑 한 번 들어봐야 되지 않을까?

    “이 굴 먹으면 피부 미용에 좋다죠?” “아, 어디 그뿐이겠시유? 남자는 정력에 좋고, 애들 성장 발육에도 좋고, 우리 같은 노인들 치매 예방도 되고….”

    “이야~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800여 개의 상설 점포와 좌판까지 합치면 1천여 개가 넘으니 역시 충남 서부권 최대 재래시장답다.

    “갯벌 낙지도 쫀득쫀득하고 맛있어. 어디 이뿐이겄어? 우리 시장은 새우, 꼴뚜기, 대하, 조개 셀 수도 없이 종류가 많아유. 근데, 어디서 오셨시유?”

    “경기도에서 나들이 겸 싱싱한 새우 맛보러 우리 가족이 총출동했죠. 오늘 처음 왔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이 주시고 인심도 좋네요. 다음에 또 들를게요.”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따로 없고. 어른들은 흥정하기 바쁘다. 물건값 깎일 대로 깎여 놓고, 그래도 인심 좋은 서산 아주머니는 한 움큼 더 주신다.

    “싱싱하고 덤도 많이 주고 가격도 저렴하니, 어찌 다시 찾지 않을 쏘냐. 단골손님도 해마다 늘겠구냐.”

    “맞아. 하지만 동부시장 인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먹고, 먹고 또 먹고~ 백화점 시식코너가 부럽지 않은 데가 바로 이 시장이지!”

    이 시장에는 장구경 또는 장보러 오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40년 된 달짝지근한 호떡 맛보러 이 시장을 찾는다고.

    “맛있어요. 인천에서 솥뚜껑 호떡 맛있다고 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어요. 우리 식구들도 꼭 한번 맛보고 싶다고 해서 우르르~ 이렇게 왔네요.”

    “이렇게 맛있는 집은 서산에서 우리 집밖에 없시유.” “맞아요. 할아버지의 반죽 실력에 할머니의 손맛이 더해지니 과연 동부시장 별미 맞네요.”

    시장에는 아주까리잎, 고구마, 개똥쑥, 더덕, 깻잎, 토란줄 등 가지각색의 나물들이 주부들의 손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건 말린 아주까리인가요?” “맞구먼. 생잎 삶아서 햇볕에 바짝 건조시킨 거유. 우리는 진공포장이니 방부제니 농약이니 하는 것들은 몰러~."

    "전부 자연 그대로구먼. 다음 주에 냉이, 달래, 씀바귀 같은 봄나물도 잔뜩 들여오니께 꼭 다시 들러.”

    서산 동부시장 맛을 제대로 보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으니 이름하야 개똥쑥칼국수 집. 초록색 면발을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우리 부부가 직접 반죽하고 손으로 밀어서 만든 손칼국수구먼. 이 이파리 파란 거 좀 봐유. 개똥쑥 이파리가 들어가서 요렇게 파랗잖아유. 다들 드셔 보시고 맛있다고 하고 가. 향도 좋고 또 건강에도 좋으니까… 우리 집 칼국수가 이 동네 알아주는 별미유.”

    “쓰지 않고 맛이 좋네요. 근데, 여기 단골손님 중 개똥쑥 효과 톡톡히 본 사람도 있다죠?”

    힘없는 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보양식품 낙지부터 뜰채에 건져 바로 먹어도 꿀맛인 싱싱한 굴까지! 겨울의 끝자락, 서산 동부시장에 가면 건강이 저절로 따라옵니다. 물론 이곳에 해산물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해군이 있으면 당연히 육군도 있으니까요. 해풍 맞고 자란 다양한 농산물에 누가 먹어도 만병통치약이라는 개똥쑥 칼국수 등등 동부시장 하나하나 모두 서산의 자랑거리입니다. 고향의 맛과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동부재래시장, 이번 주말 바쁜 도시생활은 잠시 접고 동부시장에서 인간미 넘치는 그 싱싱한 맛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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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절터 그 역사를 걷다

    거대한 절터 그 역사를 걷다

    지역경기도 양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10 호감도

    거대한 절터 그 역사를 걷다

    • 프롤로그
    • 1.상상 이상의 절
    • 2.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는데?
    • 3.유래와 발굴현황
    • 4.절터에서 건물배치 엿보기
    • 5.회암사지와 세 고승
    • 6.현존하는 회암사
    • 7.귀중한 유물을 만나다
    • 8.귀중한 역사를 걷다
    • 에필로그

    거대한 절터 그 역사를 걷다

    - 경기도 양주시 -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에는 조선전기 최대의 사찰이었던 회암사지 절터가 남아있습니다. 그 규모와 중요도를 인정받아 국가사적 제128호로 지정된 회암사지는 그 터를 발굴하고 유물을 발견하는 과정을 시행하면서, 양주시에서는 회암사지와 관련한 정보와 가치를 더 많은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박물관을 건립하였습니다. 찬란했던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의 시선이 필요한 요즘,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 거대한 절터의 찬란했던 순간을 마주하라’입니다.

    260여 칸의 규모에 3,000여 명의 승려가 머물렀다던 대규모의 절은 아름답고 장엄하기가 동방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는데?

    “회암사지면 과거 회암사가 있던 터를 말하는 거지요? 그 흔적만 남았는데도 그 규모가 상당해요. 그래서 당대 최대의 사찰로 찬사를 받았던 것 같아요.”

    “회암사는 목은 이색이 보고 찬사를 보낼 정도로 그 규모와 역할이 상당했다고 해. 지금 이렇게 드넓은 터만 보고도 알 수 있지.”

    무학대사가 머무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회암사는 배치가 고려시대 궁궐건축 건물구조와 비슷한 특징을 보이고 있어 왕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데, 더 깊은 이야기는?

    “회암사지는 조선 최대 왕실사찰로 일반적인 사찰건축과는 달리 궁궐건축 구조를 보이고 있어. 무엇보다 당시 왕실과 관련된 불교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되고 있지.

    종교적 공간과 정치적 공간의 구분이 잘 되어있던 회암사는 가람배치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왕실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구조라고 해.”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토수와 용두, 금탁과 청기와 등의 유물들은 당시의 조선전기 회암사의 격과 입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기와류와 왕실 도자기류, 토수와 용두 등이 있는데 이도 왕실문화와 불교문화가 접목되어 살펴볼 수 있는 중요 자료야."

    "토수는 처마 끝에 사래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장식으로 용의 모습을 하고 있어. 그 모양은 이따 박물관에서 확인하도록 하자.”

    회암사의 건물배치는 일반적인 사찰과 마찬가지라 가람 배치를 원칙으로 하나 종교적인 공간과 정치적인 공간의 결합이 눈에 띈다. 찬란했던 회암사의 과거가 그려진다.

    “아까 잠깐 가람배치에 대해서 말했지만 회암사 건물은 남쪽에 보광전이나 설법전과 같은 주요 불전을 배치하고 그 주변으로는 위계가 낮은 종교적인 공간을 마련하였고 남북측에는 정치적인 공간을 마련하여 일반적인 사찰과는 다른 구조배치를 볼 수 있단다.”

    “와아, 절터만 보고도 당시의 규모나 위엄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해요.”

    회암사에서 지공선사와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삼대화상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자.

    “회암사지는 세 고승과 연관이 깊은 곳인데 이 세 고승과 관련된 유물들도 볼 수 있단다."

    "회암사는 1328년(고려)에 승려 지공선사와 나옹선사에 의해 크게 중창되었는데 무학대사 때 이르러 전성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어. 현재 삼대화상의 초상화와 부도탑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단다.”

    천보산 중턱에는 현재의 회암사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의 회암사의 거대규모는 아니지만 과거 회암사지와 연관이 깊은 문화재들이 보존되어 있어 눈을 사로잡는다.

    “회암사지에서 약 600m만 이동하면 현재 회암사가 자리하고 있단다. 과거의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그대로 귀중한 유물들이 많고 많은 승려들이 하안거를 하러 오기도 하여 옛날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지.”

    “그럼 얼른 아까 세 고승과 관련된 유물을 만나러가요!”

    삼대화상과 관련된 유형문화재를 비롯하여 각종 보물들이 보존되고 있는 회암사의 뒤편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가늠하기 힘든 세월의 흐름이라 마음이 경건해진다.

    “세 고승의 부도와 석등 부도탑이 나란히 위치해 있었구나. 아빠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란다. 부도는 승려의 사리를 안치한 것이고 석등은 불성을 밝혀주는 법등이란다.

    그밖에도 지공선사 부도비와 무학대사탑, 양주회암사지공선사부도비 등도 볼 수 있지. 가슴 아프게도 양주 회암사지 선각왕사비는 불에 타 파손되었다 현재는 복원된 상태란다.”

    귀중한 역사의 현장을 두 눈에 담았다면 정보를 좀 더 심오하게 접하고자 하는 욕심이 슬쩍 올라온다. 그렇다면 주저 말고 회암사지박물관으로 가자!

    “이렇게 실제 눈으로 그 터와 유물을 보니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요?”

    “있단다. 양주문화원에서도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회암사지를 테마로 한 전문 박물관이 있으니 그곳에서 자세한 이야기와 정보, 모형 등을 만나보자꾸나.”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걷는다는 것은 소중하고 뜻깊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남아있는 절터에서 당시의 규모와 구조를 엿볼 수 있고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어주기에 더 없이 좋은 문화지가 되고 있는데요. 보물 제387호로 지정된 회암사지 선각왕사비의 원형은 등산객의 부주의로 몸돌이 파손되었답니다. 이에 문화재 보존가치에 대한 의식을 높이며 귀중한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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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지역부산광역시 사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 프롤로그
    • 1.두 사람의 마음에도 화살표가 향하길
    • 2.함께 걷는 길
    • 3.루드베키아의 꽃말은?
    • 4.열띤 축제의 장으로
    • 5.낙조를 바라보며
    • 6.시간 다 됐다~
    • 7.운명의 순간
    • 8.내 사랑을 받아줘!
    • 에필로그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 부산광역시 사상구 -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행길은 언제든 어디든 행복하기만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새겼다는 이유만으로도 입가에 번진 미소는 쉽게 지워지지 않지요. 서로의 손을 잡고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해질녘 노을을 바라보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요? 사상팔경으로 유명한 사상구의 강변과 생태공원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사랑하는 사람과 특별한 하루 보내기’를 기억하세요!

    삼락생태공원 곳곳에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목적지가 나온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에도 이정표가 있으면 어떨까?

    “이게 얼마만이야? 오랜만에 데이트하니까 정말 좋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그러게. 그런데 부지가 생각보다 넓다. 여기 화살표 보니까 연꽃마을이랑 생태습지랑 나뉘어져 있네. 어디부터 가볼까?”

    야생화, 유채꽃, 코스모스 등 여러 꽃들의 향기를 느긋한 걸음으로 즐겨본다. 두 손을 꼭 마주잡는 것이 포인트!

    “와, 마치 꽃밭에 와 있는 것 같아.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는 구나. 좀 더 천천히 걷고 싶어. 아주 천천히.”

    “매일 일만하다 이렇게 걸으니까 정말 좋은 것 같아. 가끔씩 삶속에 이런 여유가 있는 것도 필요한데 말이야.”

    넓은 벌판에 어여쁜 꽃이 만발했다. 이름은 루드베키아. 어여쁜 생김새만큼 꽃말도 아름답다. 루드베키아의 꽃말처럼 영원을 약속해본다.

    “이 꽃은 이름이 루드베키아라는데 마치 해바라기처럼 생겼다. 꽃말은 뭘까?” “이 꽃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래. 우리도 영원히 행복하자!”

    “꽃말도 참 아름답네. 어! 그런데 자세히 봐봐, 꽃이 다 똑같아보여도 조금씩 다르게 생겼어, 정말 신기해.”

    삼락생태공원이 늘 조용하고 느린 것만은 아니란다. 8월이면 뜨거운 열정을 품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는데?

    “그런데 갑자기 여기에 오자고 한 이유가 뭐야? 늘 데이트 코스라면 카페, 영화관, 맛집이던 사람이.”

    “아, 친구가 작년 8월에 와봤는데 좋다고 해서. 8월이면 록페스티벌이 열린다더라고.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던데, 우리도 내년 8월에 다시 한 번 올까?”

    사상의 아름다운 비경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친다는 낙동강변의 낙조를 바라보면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어깨를 감쌀 뿐.

    “어, 벌써 해가 지려고 하네. 해가 이렇게 짧았나.” “그래도 낙동강 낙조를 보게 돼서 다행이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 마치 시간이 잠깐 멈춘 것 같아.”

    “잠깐 여기에서 쉬었다 가자. 낙조를 좀 더 느긋하게 보고 싶어.”

    시간이 얼마 없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낮에는 아름다운 꽃향기로 가득한 이 다리가 밤이면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으로 촉촉이 젖는다.

    “벌써 해가 쏙 들어갔네. 아쉽다. 정말 멋있었는데.” “아쉬움은 잠시 뒤로하고 갈 데가 있어.”

    “여긴 강변 나들교잖아. 여기 밤에 불 들어오면 정말 멋있다는데, 역시나 연인들이 많긴 많네. 여기에서 프러포즈도 그렇게 많이 한다는데, 정말 낭만적이지?”

    캄캄한 다리 위가 어느새 환한 불빛을 밝힌다. 다리가 환해지는 만큼 사랑하는 이의 얼굴도 환해진다. 운명의 순간, 시간이 멈출 때 고백을 한다.

    “팟,” “와, 누가 프러포즈 하려나봐. 불이 들어왔어!”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야.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오늘 그 주인공이라고? 너 지금 나한테 프러포즈 하는 거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민 꽃다발을 받아드는 이의 얼굴엔 환희로 가득 찬다.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그 마음이 기특해 감동은 두 배다.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하루하루 더 행복한 시간들이 될 거야. 이제는 당당히 말할게, 나와 결혼해줄래?”

    “정말이지 아니라고 할 수 없게 만드는 구나! 이런 준비는 언제부터 한 거야. 정말 고마워, 그러니까 내 대답은 그래!”

    사상구는 천혜의 비경으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때마다 철새들이 날아드는 갈대숲과 광활한 억새밭,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황금들녘, 붉은 석양이 온 마을을 물들이는 낙조 등 예로부터 사상구의 아름다운 비경은 손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이 사라진 ‘사상8경’을 비롯하여 언제 봐도 아름다운 낙동강변 낙조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 때 행복감이 배가 됩니다. 낙동강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절경을 사랑하는 이와 나누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보는 건 어떨까요? 아주 특별한 하루로 기억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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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곡매괴성당에 새겨진 또 다른 기억

    감곡매괴성당에 새겨진 또 다른 기억

    지역충청북도 음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감곡매괴성당에 새겨진 또 다른 기억

    • 프롤로그
    • 1.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매괴성당
    • 2.진짜 이름은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 3.100여 년의 긴긴 역사
    • 4.어느 프랑스 신부의 간청
    • 5.무염시태의 기적
    • 6.매괴박물관에 들어서면
    • 7.나라와 종교를 뛰어넘은 독립운동가
    • 8.그가 성당에 남겨둔 말
    • 에필로그

    감곡매괴성당에 새겨진 또 다른 기억

    - 충청북도 음성군 -

    이 땅에 오랫동안 뿌리를 내린 유서 깊은 성당을 가보면, 그 곳엔 헌신적인 신부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매괴’라는 이름마저 낯설게 느껴지는 감곡의 옛 성당에도 그런 분이 있으니 바로 임 가밀로(Camille Bouillon, 1869~1947)라는 프랑스 신부입니다. 100년도 훨씬 전인 1986년도에 세워진 감곡 매괴성당의 초대신부인 임 신부에게는 전형적인 신부 모습 외에도 남다른 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를 알면 뼈아픈 역사와 슬픈 희생의 정신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매괴성당의 숨겨진 발자취를 만나라!

    논과 밭, 산으로 둘러싸인 한적하고 평온한 마을 감곡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만난다. 바로 매괴성당이다.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시계를 보니 서울에서 감곡터미널까지 버스로 1시간반 가량 걸렸구나. 감곡마을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온 것 같은데? 이즈음에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매괴성당이 보인다고 했어.”

    “저쪽을 봐! 야트막한 동산 위에 붉은 벽돌과 첨탑이 있는 웅장한 건물이 바로 매괴성당일 거야!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위풍당당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있는데?”

    성당 내부 앞마당에 세워져 있는 이국적인 모습의 성모 마리아상은 ‘매괴의 어머니’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내적 치유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매괴’라 할까?

    “수녀님, 그런데 ‘매괴’라는 이름이 너무 낯설어요.”

    “지금은 잘 사용하지는 않는 용어죠. 천주교에서 하는 때문에 묵주기도는 장미꽃다발을 뜻하는 ‘로사리오(Rosario)’ 기도라고 불리는데 이 로사리오의 중국식 번역 한자어가 바로 ‘매괴’에요. 이곳은 ‘성모’를 수호성인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매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1896년 임 신부에 의해 설립된 이 성당은 충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민족의 아픈 역사,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함께한 셈이다. 차근차근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천주교를 받아들일 당시였으면 정말 이 성당은 긴긴 역사를 갖고 있군요.

    일제강점기엔 청년들과 학생들에게 한글교육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민족의 맥을 이어주었고,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 때엔 성모상이 수난을 당하기도 했었어요.

    초대 신부였던 임가밀로는 1896년 여주 장호원에 본당을 세우고 이후 1930년에 다시 지 었다. 그 험한 시대에 성당과 이곳 성모광장 건립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새로운 사목지를 찾던 중 장호원에서 멋지고 큰 집 하나를 발견한 임가밀로 신부는 “이 집을 성당으로 삼을 수 있게 해달라고, 그러면 성모님을 마리아의 주보(수호성인)로 모시겠다”며 매일같이 성모께 간청을 했지요.“

    “그의 신념이 현실로 이루어진 거군요.”

    1943년 이곳에 또 한번 이곳에 성당이 지어진 연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은 본명 일본군이 신사를 지으려고 터를 닦던 곳이었는데?

    “당시 임 가밀로 신부가 무염시태 기적의 패를 묻어두고 “이 공사를 중단하게 해주시면 이곳을 성모님께 봉헌하겠습니다"라고 기도하셨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공사 중 여러 가지 기상이변으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의 뜻이 간절했기에 신사터가 될 뻔한 이곳이 성모광장으로 봉헌될 수 있었군요!”

    이곳 매괴박물관 또한 1930년대 지어진 오래된 건축물. 충북 최초의 석조물인지라 회색빛을 띠기 때문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런 멋이 느껴진다. 그 안으로 들어가 보자.

    “전시실에는 1930년대에 사용됐던 신구약성서 한지 필사본 등 다양한 천주교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군요. 앗! 이건 임가밀로 신부의 태극기를 소개하는 글 아닌가요?”

    “맞아요. 국 직후 임 신부는 고종 황제로부터 태극기 하나를 받았는데, 일제강점기 때 이 태극기를 제의장 밑에 깔고 미사를 돕던 사람들에게 몰래 보여줬다고 해요.”

    일제의 감시로 사람들은 태극기를 만들지도, 마음대로 꺼내기도 어려웠던 시기였다. 이에 임 신부는 우리 민족에게 태극기를 보여줌으로써 민족의식을 일깨우고자 했던 걸까?

    “정말로 마음 깊숙이 한국을 사랑했고, 한국의 신자들을 사랑했던 마음이 느껴져요.”

    “박물관 옆으로는 산을 따라 묵주기도길과 십자가의 길 14처가 이어져 있어요. 이 성지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아름다운 풍경과 100여 년 전 이곳에 살았던 외국인 신부의 마음이 전해져 마음이 더욱 따스해질 거예요.”

    51년 동안 본당에서 사목 생활을 하던 임 신부는 194년 10월 "성모여 저를 구원하소서"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평소 하던 말은 더욱 뜻깊다는데?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임 목사가 평소에 자주 했던 말이었습니다. 매괴 성모성지 ‘영성의 집’ 앞에는 임가밀로 신부의 동상과 그 발아래 이 한 줄의 글이 새겨져 있죠.”

    “이제는 성지 곳곳에 그의 향기와 그를 기억하려는 이들의 사랑이 자욱하게 남아 있어요”

    종교적 의미는 말할 것도 없는 감곡매괴성당. 이와 더불어 이곳은 일제강점기의 혹독한 감시 하에서도 성당을 방문하고 미사를 보던 신자들에게 몰래 숨겨둔 태극기를 보여주곤 했던 임가일로 신부의 투철한 독립운동정신이 깊이 서린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 신부가 꺼내든 태극기는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였기에 여기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우리 민족의 가슴에 새겨두라는 의미였을 겁니다. 진정 나라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요? 여러분은 이곳 성지에서 어떠한 진정성을 느끼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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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지역경상남도 사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 프롤로그
    • 1.전어의 주산지 사천만
    • 2.전어떼 사천만에 논다~
    • 3.갈방아소리는 요맘때 제맛!
    • 4.가자! 3대 어항으로
    • 5.마도갈방아공연 제대로 보려면!
    • 6.가을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
    • 7.전어구이 맛있게 먹으려면
    • 8.내년을 기약하는 삼천포대교
    • 에필로그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 경상남도 사천시 -

    전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는데, 이때 지방량이 많아지면 꼬리가 황금색으로 변해 ‘황금전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방이 많아질수록 전어의 맛은 더욱 고소해집니다. 이 황금전어 떼가 남해안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가을이 무르익으면 사천바다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섬 마도의 어부들은 ‘갈방아소리’를 불러 재낍니다. ‘갈’을 갈아 그물에 먹이는 전통어업방식을 이어오며 이곳 주민들은 만선을 염원하는 노래를 합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갈방아소리 정겨운 마도에서 황금전어를 맛보라!’

    가을전어를 놓고 고소함과 풍미를 표현하는 재미진 말들도 참 많다. 하지만 예로부터 전어의 주산지로 알려진 곳이 사천만이라는데, 그 유래를 알 수 있을까?

    “고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한 며느리가 가을 전어의 맛 때문에 돌아왔을까마는 그래도 돌아오는 핑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그만큼 가을 전어가 고소하다는 이야기니까.”

    “전어 하면 섬 마도를 빼놓으면 섭하다 안했능교. 혹시 여기 섬 주민들 노동요 갈방아소리 압니꺼? 그거 알모 전어 맛도 더 맛나다카이!”

    선장은 비슷한 또래의 선원과 함께 자망을 내리기 시작했다. 사천바다에서 그물을 내리는 지점은 어떻게 정해질까?

    “한 수십 군데 될라나. 물때를 봐서 그때그때 (그물) 던지는 데는 따로 안 정한다 안허나!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 멸치떼 독안(사천만)에 논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란 갈방아소리 가사도 니는 몬들어본기가?”

    “정말이지 사천바다가 다 전어의 주 어장이라고 봐야 할까요?”

    면사어망은 풋감을 찧어 그 즙으로 갈칠을 했으나 전어잡이 그물은 대형이어서 마도에서는 장날 소나무껍질을 사 갈을 만들었다. 이때 노래가 절로 나오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 번 갈을 멕이는 데 필요한 3~4가마니를 요 가루로 맹글어야제. 여염집 아낙들이 찧어내기 참 너무 쌔가 만발이 빠진다카이. 힘센 장정들이 메방아로 작업을 안했나. 큰 절구통 하나에 메를 든 4~6명이 몇 시간을 찧어쌌는디 엄청 대지.”

    “참 그 고단함이란… 얼마나 잊고 싶었겠어요.”

    전어를 만나러 사천시 삼천포항으로 가면 전어잡이가 한창이다. 이곳 삼천포수산시장은 먹는 재미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크다는데?

    “삼천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어전문 상설전통시장어서 그런가, 항구를 중심으로 활어와 회를 판매하고, 농산물, 건어물, 조개류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노점이 정말 즐비하구나!”

    “여긴 40년 전만 해도 인근 어촌과 도서지방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사고팔던 포구 물양장이었지. 진주, 남해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된 거라고.”

    전어가 제철을 맞으면 경남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전어축제도 삼천포항 일대로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멸치떼 독안에 논다~ 배마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 이 노래 구절에서 뭘 알 수 있니?”

    “독안이 사천만을 가리킨다고 보면 이 일대가 전어의 주 어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맞아 삼천포항수산물축제에 가면 마도갈방아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있다지?”

    밤새 조업해 오전 9시30분에 맞춰 위판장에 내놓는 전어. 갓 손질한 전어를 얼음물에 잠시 담근 후 먹으면 살이 단단해져 더욱 맛이 좋다는데.

    “이놈은 뼈째로 자르고 큰 놈은 반을 갈라 뼈를 제거한 거라요. 도마 위에 가지런히 썰어놓고 된장에 찍어 먹어보이소.”

    “갓 잡아선지 살이 참 탱탱하지? 거기다 고소하기까지 해.” “맞아. 야들야들하니 고놈 참 맛이 제대로 올랐네!”

    전어요리의 최고는 단연 구이다. 서서히 익어갈수록 고소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진짜 제대로 된 구이를 맛보기 위한 조리 법은 따로 있다는데?

    “전어를 오데 꾸워? 뭐라캐쌌노! 요래요래 칼집 쪼매 내고 굵은 소금 뿌려서 바로 여기 놓고 꾸워야 제 맛 나제!”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더니, 진짜 전어 머리부터 먹어야 한다는 말이 맞네요! 이 머리에 고소한 맛이 아주 몰려 있어요. 굽는 과정에서 어떤 노하우가 있었던 건가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대상에 빛나는 한려수도의 중심 삼천포대교에서는 매년 ‘삼천포대교 해맞이 축제’를 연다.

    “해맞이는 대부분이 동해안으로 몰려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곳 사천의 경우는 차별화된 장소와 내실 있는 행사들로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는다지.”

    “맞아. 이렇게 아름다운 대교 위에서 다양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방파제에서는 신년 축포로 새해 새롭게 마음을 다질 수 있으니. 연말에 다시 들르지 않으면 안 되겠어!”

    배를 돌려 돌아오는 길, 사천바다 지척에 보이는 마도를 지날 때 어디선가 흥겨우면서도 애절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마도 갈방아소리는 이 섬사람들의 주된 생계수단인 전어잡이와 함께 오래전부터 전승되어온 특색 있는 노동요입니다. 그 발생연대는 알 수 없으나 소리의 가락이나 노랫말에 자신들의 삶의 애환이 잘 깃들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배 위에서 먹는 전어회부터 전어구이는 물론 꾸득꾸득 말려 쪄먹던 전어찜까지 섬사람들의 삶이 담긴 음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갈방아소리 애잔한 이곳에서 황금전어를 두루 맛보는 여행,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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