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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위를 자세히 보면 그 아래 돌들이 녹이 슬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철이 지나가는 동안 부대끼며 물들어가기 때문이리라.
바람에 스며든 녹차향이 코끝에서 진하게 퍼진다. 따뜻한 물이 없어도 저 태양만 있으면 녹차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녹차가 씁쓸하면서도 싱그러운 이유는 안개를 머금었기 때문일까.
과유불급. 많다 하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제 키만큼만 올라서면 높고도 낮은 시야가 열린다.
높은 곳에 오르면 한눈에 내려다보일 줄 알았더니 높을수록 아래의 경치는 희미해지는구나.
텅 빈 평상을 보았다. 사람도 동물도, 심지어 낙엽 하나 쉬어가지 않는 평상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들어오기 위한 구멍일까 나가기 위한 구멍일까. 짙어지는 그림자가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햇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대숲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보자 잎사귀 하나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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