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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벽, 그리고 송전탑. 금방이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처럼 두근거리는 풍경이다.
모양새는 달라도 뿌리가 같은 이들. 굳게 다문 입들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늘에 걸렸을까, 땅을 디뎠을까. 누각 위에 걸린 구름에 더욱 더 아리송해진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비석 홀로 외로이 선 이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무거운 마음을 잠시 잊고 웃어 볼 때. 우리는 모두 한 꽃, 한 가지로 피어나는 꽃이란다.
육지와 육지 사이를 떠돌고 있다. 어릿속이 세어버리듯, 쓸쓸하고 멍해지는 풍경.
시간을 건너 온 풍경이 이곳에 내려앉았다. 춘향이나 심청이 같은 옛 이름을 가진 소녀들을 상상하게 되는 이유.
바지런한 손끝이 만들어낸 가지런한 풍경. 어찌 쉬이 흐트러뜨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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