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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풍경과의 만남. 어느 순간에 멈추어 서더라도 특별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기를.
한 걸음씩 낮아지는 풍경이 있다. 내딛는 다음 걸음이 망설여지는,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 들어갔다. 무너지는 것도 잊은 채 언제까지고 그곳에 있을 것만 같다.
언제부터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을까. 나무들과 울타리,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까지.
빛 바랜 네게서 시선을 앗아간 세월이 무심하다. 갈라진 틈새가 파고든 상처가 너를 더욱 값지게 만드는데도.
가지 끝, 빨간 봉우리가 맺혔다. 금방이라도 피어날 줄 알았는데 길어지기만 하는 봉우리.
목을 축이던 이의 수만큼 젖은 것은 아니다. 마시 전 한 번, 마시고 난 후 한 번 의식처럼 행해지는 행위 때문.
언제부터 이렇게 고운 가을 물이 들었을까. 아직도 햇살에 바싹 말라가고 있는, 가을 물이 든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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