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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또 다시 틔울 준비를 하는 것들. 아주 가끔 눈을 맞추어서는 이해하지 못할 그 언저리, 어딘가.
발자국은 그 자체로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호흡을 하는 그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다.
미끄러져 내려갈까, 솟구쳐 올라올까. 틈새에서 만났음에도 막막한 마음.
자연이 내어준 길이 넓지 않을 때, 함께 허리를 꼿꼿이 하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들어 걷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하늘을 향한 십자가는 신에게 전하는 하나의 표식. 희미하게 들려오는 찬송가가 오늘도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
그래야만 했을까. 그렇게 했기에 지금 저 곳에 있는 거겠지. 뿌리가 바위로 변할 때까지 그래야만 했던 거겠지.
그 옛날 용왕이 점지해준 곳이라 그런지 넘실대는 파도 속에 용이 헤엄치고 있을 것만 같다.
다리 하나 올리면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넘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그것이 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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