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춤이 절로 나네
- 경기도 평택시 -
북쪽에 화성시, 동쪽에 용인시와 안성시, 남쪽으로는 충청남도와 접하는 경기도 남서부에 있는 도시, 평택. 평택 국제 중앙 시장, 삼봉집 목판, 팽성읍 객사 등 평택에서 보아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평택 농악을 꼽아야 할 것입니다. 귀를 때리는 꽹과리 소리와 흥겨운 소고 소리, 구성진 태평소 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나오는 농악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입니다. 평택 농악은 지방 농악 중에서도 특별한 것이라고 하니, 한 번 들어봐야겠지요?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평택 농악을 즐겨라!’
소샛들을 끼고 있는 평택은 농경문화가 발전한 곳. 평택 농악은 평택시 팽성읍 평궁리를 중심으로 웃다리 농악과 평궁리 두레농악이 결합된 형태다.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야. 흥겨운 농악을 통해 의욕을 북돋웠기 때문에 농사를 더 잘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예로부터 농사를 많이 지어 왔던 고장이기 때문에 농악이 발전할 수 있었군요? 그야말로 땅과 함께 숨 쉬며 발전해 온 놀이네요.”
평택 농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간단한 상식을 먼저 알아두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두 가지의 순서는 바로 판굿과 고사. 알기 쉬운 말로 배워 볼까?
“판굿은 기예를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풍물놀이야. 여러 가지 놀이와 함께 농악대가 진을 짜서 움직이는 진풀이가 펼쳐지지. 평택 농악에서는 무동놀이가 유명해."
"고사소리는 비나리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복이 오기를 비는 소리라는 뜻이야. 현재 평택 농악의 기능 보유자인 최은창은 현존하는 최고의 비나리꾼이란다.”
평택 농악은 꽹과리, 북, 징, 장구, 소고, 태평소 등을 중심으로 하여 10여 가지의 가락이 빠르고 변화무쌍하게 변주하는 것이 특징. 그 소리를 한 번 들어볼까?
“자, 귀를 잘 기울여 보렴. 평택 농악의 가락은 맺음이 분명한 겹가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아주 경쾌한 편이지. 평택 농악의 자랑 중 한 가지로 이 빠른 가락에 맞춰진 화려한 진풀이와 고사소리도 꼽아 볼 수 있단다.”
“저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여지는데요?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춰야 할 것 같아요!”
‘버나’는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체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만든 것. 버나놀이는 농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평택 농악의 버나놀이는 한층 더 아슬아슬하다?
“마치 접시돌리기 같은데요? 어휴, 버나가 떨어질 까봐 심장이 두근두근해요. 어라? 잠깐만! 버나를 공중에 띄운 채로 뛰고, 돌고, 재주까지 넘고 있어요!”
“하하, 눈을 가리면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잖니. 피나는 연습을 거친 공연이니 안심해도 좋아. 평택 농악은 언제 만나도 볼거리가 정말 풍부하구나!”
평택 농악에는 가장한 인물들이 재담을 주고받는 ‘잡색놀이’는 존재하지 않으나, 무동과 사미, 양반, 농부 등의 잡색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차림새를 살펴볼까?
“양반과 농부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염을 붙이고 갓을 쓴 인물이 양반, 흰 바지저고리에 삿갓을 들고 있는 인물이 농부지요?”
“맞아. 무동은 노랑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남색 쾌자를 걸친 아이들로 총 일곱 명이 등장해. 흰 옷을 입고 고깔을 쓴 것이 사미인데, 어린 중을 의미하는 말이지.”
평택 농악은 우리나라 풍물의 맥을 이어오는 중요 무형문화재이다. 그 중에서도 무동과 사미가 등장하여 펼치는 무동놀이는 단연 뛰어난 볼거리.
“어른의 어깨 위에 아이들이 올라섰어요!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정말 대단해요.”
“저것을 동니라고 부른단다. 어른들이 원형 대열을 맞추어 달리고 있는데도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지? 하지만 동니는 시작일 뿐이야. 동니받기에 동거리까지 보면 아마 기절할 걸?” “동니받기? 동거리? 동니가 끝나기 전에 어서 알려주세요!”
동니받기는 동니를 하고 있는 무동에게 사미를 더 안기게 하는 것, 던질사위는 동니를 하고 있는 사람이 무동을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다른 동니에게 무동을 던져주는 것.
“세상에, 저게 정말 제 키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꼬마들이 펼치는 묘기가 맞나요?”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겠니. 판 위에 알록달록한 꽃이 핀 것 같지? 앞뒤곤두는 어른의 어깨 위에 어른 한 사람이 더 올라서고, 그 위에 다시 사미나 무동을 세우는 것을 말하고, 동거리는 이 3무동을 세운 상태에서 무동 두 명을 양 어깨 위에 하나씩 더 세우는 거야.”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평택 농악이지만, 기억에 가장 많이 남게 되는 것은 상모 끝자락에서 돌아가는 한지의 유려한 곡선.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자.
“넘실넘실, 모자 끝에서 한지가 춤을 추는 것 같아요. 마치 하얀 학 한 마리가 우아하게 날아가는 것 같은 모양새인걸요?”
“아주 좋은 표현이야. 상모돌리기를 주제로 글을 한 편 써 봐도 좋겠는 걸? 징소리와 북소리가 더해지니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구나.”
화려함 속에 소박함이 공존하고 있는 평택 농악. 어느 농악에서나 그러하듯이, 관중들과 함께 어우러져 한 바탕 신명나게 노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즐겁게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 전통을 지키기 위하여 수 년 간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수 십 년도, 그리고 수 백 년도 더 이런 아름다운 공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평택 농악의 아름다움에 반하셨다면, 우리 전통 놀이 문화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 경기도 하남시 -
경기 중동부에 위치한 도시, 하남시.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지점이 있는 하남은 그 이름에도 물(河)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강이 이 도시를 감싸고 흐르고 있기에 아름다운 위례길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물의 도시 하남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로 미사리 일대입니다. 미사리는 원래 한강에 있는 섬이었으나, 이곳에 조정경기장이 만들어지며 육지와 연결되었지요. 물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일상에서의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들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트래블아이> 오늘의 미션, ‘미사리에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라!’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은 순간순간 지나치기가 쉽다. 하지만 마음에 한 스푼의 여유만 있다면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미사리를 가자고? 대낮부터 무슨 카페촌 갈 일 있어?”
“미사리 카페촌도 좋지만 오늘은 그냥 물길 따라 걷고 자전거도 타려고 해. 물길을 따라 걸으면 어쩐지 스트레스도 풀리고 멀리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괜스레 마음에 여유도 좀 생기는 것 같잖아.”
1988년도 서울 올림픽 때 만들어진 미사리 조정경기장은 아주 특별한 경관을 자랑한다.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2km가 넘는 직사각형의 인공 호수를 감상해 보자.
“인공 호수에 가 본 적은 많지만, 이런 인공 호수는 처음이야! 반듯한 호수가 마치 물이 닦아놓은 길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 호숫가를 거니는 사람들도 많은데?”
“본래의 목적은 경기장이지만, 조정 경기라는 것이 그렇게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양지로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이야. 바람도 시원하고, 경치도 아주 좋지?”
조정경기장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5km 구간의 하이킹 코스는 조정경기장의 큰 자랑거리다. 하이킹을 위해 조정경기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가 준비되어 있었어. 일반적인 이륜자전거에서부터 6인용 자전거까지! 가족 휴양지로서의 면모를 잘 갖추었네.”
“이렇게 2인용 자전거를 타는 것도 처음인 것 같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지 않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낭만적이기도 해.”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으면 다양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뛰어노는 아이들, 아름다운 호수와 조경수, 꽃들, 그리고 조형물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 호수의 풍경이 한층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것이, 나도 이 호수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
“곳곳에 설치 미술 조형물들이 서 있으니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작품들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면서 생각도 점점 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니?”
소소한 일상이 피어나는 곳이라면 재래시장이 빠질 수 없다. 삶의 한 가운데에서 고된지 모르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들에게서 행복을 찾아본다.
“바로 집에 가는 것 아니었어?” “아니, 오랜만에 재래시장에 좀 들리려고. 어렸을 때 엄마랑 종종 와본 적이 있는데 근래에는 한 번도 와 본적이 없어서.”
“마트가 자리 잡은 이후로 재래시장에 와 본적이 없는 것 같긴 하다. 어떻게 변했을까?”
문득 엄마에게 오늘 저녁 찬거리로 무슨 재료가 필요하냐고 물어본다. 뜬금없어 하지만 어쩐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어렸을 때랑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아. 음, 오랜만에 엄마 대신 장을 좀 봐가야겠다. 어렸을 때 이후로 심부름은 안 해봤는데, 어쩐지 오늘은 심부름도 기분이 좋은걸?”
“그럼 나도 심부름 좀 해야겠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어쩐지 뿌듯한 마음이 드는 데? 이것이야 말로 소소한 행복인가?”
자전거를 끌고 돌아가는 길목에 머무는 석양이 아름답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해가 저물고 있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응, 좀 걸으며 가는 게 어때? 노을이 머무는 이 시간을 좀 더 바라보고 싶어. 호숫가에도 지금처럼 노을이 내려앉았겠다. 시간의 변화도 이렇게 자세히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구나. 난 왜 이제야 알았을까.”
노을과 함께 보는 호수는 낮에 보는 호수보다 훨씬 더 잔잔하고도 강렬하다. 잠시 노을 지는 호수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물결이 황금빛에서 붉은빛으로 바뀌어가고 있어. 멀리서 보는 호수와 가까이서 보는 호수의 모습도 정말 다른 것 같아. 하늘의 빛깔로 반짝이는 잔물결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물에 함께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호수 가에 앉아 말없이 수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트래블아이>와 함께 미사리 한 바퀴를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졌을 것 같습니다. 한 때 하남을 대표하는 이색 명소였던 미사리 카페촌은 이제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외식 명소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넓은 조정경기장과 생태공원을 둘러보며 지쳤다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과 낭만이 서려 있는 곳,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 미사리.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보고 싶은 날에는 미사리를 찾아 힐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마음까지 내어주는 편백나무 숲길 따라
- 전라남도 장성군 -
체력 소비가 많은 가파른 산행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다 보면 심신의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습니다. 거기다 숲이 좋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우거진 침엽수림 속에서 명상하며 걸을 수 있는 전남 장성군 서삼면의 축령산휴양림은 산기슭을 가득 채운 편백나무가 치유를 돕고 있어 요즘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더욱 잦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미션패밀리>의 이번 미션, ‘축령산 숲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정화하라!’
임종국 선생은 벌거숭이였던 축령산 산자락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의 인공조림을 만들며 그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무들만 생각한 것일까?
“자기 소유의 땅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이곳에서 나무를 심고 또 심었어. 나무를 심는 일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 그는 생을 마치며 "나무를 계속 심어 달라"는 말을 남겼다지?”
“그래서 이 편백나무 숲을 ‘집념의 숲’이라고도 하나 봐.”
출발점은 추암마을 주차장. 걷다 보면 임종국 선생 공덕비를 지나 오르막 등산로를 치고 올라간다. 등산로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
“길이 이렇게 가파를 줄이야!”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의외로 가까우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저기 2층 정자가 보이는데, 잠깐 쉬었다 갈까?” “출발한 지 20분도 안 됐지만 우린 저기서 한 템포 쉬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지!”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인 정자에 오르지 않고는 조망의 즐거움을 모두 알 수가 없다. 정자에 서면 장성을 둘러친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는데?
“의외로 금방이라고 내가 말했잖아! 가파른 길이지만 이렇게 오르니 휘휘 두른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거라고.”
“정말이야. 내장산, 백암산이 멀리서 실루엣처럼 보이고 옥녀봉, 장군봉, 병풍봉이 순서대로 펼쳐져 있군. 반대편에도 또 다른 장관이 연출되고 있는걸?!”
정상에서 정자 옆으로 난 등산길을 따라 하산하는 길, 건강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 낯이 익다. 어디서 본 걸까?
“이쪽 방면이 바로 영화에 꽤 많이 등장했던 금곡영화마을이로구먼. 옳거니! <태백산맥> 촬영지가 바로 여기였군!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었는데 생각 안 나네.”
“아무튼 이 축령산은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림으로 이름났지만 정작 이 건강숲길은 산죽,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
축령산 일대에는 40~50년생 편백과 삼나무 등 침엽수 250여 만 그루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무려 1천148㏊에 달하는 숲 전체를 품어보자!
“홍길동의 고장으로 유명한 장성군의 나무 하면 백양사 애기단풍이 떠오를 테지만, 지금 이 숲을 좀 봐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이 단풍에서 편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알겠어.”
“이제 ‘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삼림욕의 명소로 주목받는 덕도 크지. 임도를 따라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편백들, 보여? 정말 장관이다!”
버섯 모양의 명상쉼터와 전망대를 지나쳐 하늘쉼터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특별한 무언가와 마주할 수 있다는데?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그것을 만날 수 있다지?” “도대체 아까부터 뭘 보겠다고 이렇게 잰걸음인가?”
“바로 여기라네! 이 아름드리 편백나무들. 하늘을 향해 쭉쭉 솟았어! 정말 시원스럽지?” “글쎄. 계속 지나친 편백나무들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군. 우람하고 씩씩해보이네만.”
편백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걷다 보면 ‘치유필드’가 보인다. 아토피나 천식 환자는 물론 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짙은 솔향기를 만끽해보자.
“저기 놓인 평상에서 잠시 쉬어가자고. 이 피톤치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니까.” “침엽수는 기본적으로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백의 피톤치드는 그중에서도 최고래.”
“맞아.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경감시키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한다지.”
여기서 10여분 내리 걸으면 산소숲길로 접어들고, 이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는 길이 넓지만 오른쪽 오솔길로 방향을 잡으면 임종국 선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임종국 선생 수목장 장소로 가는 길이구나. 산 사면을 따라 난 오솔길은 편백나무들을 피해 요리조리 굽었어.”
“숲 때문인지 비 때문인지 갑자기 어두워지고 있어. “길 위로 편백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는 거야. 이 역시 선생의 집념의 흔적일까?”
장성군과 고창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축령산 동쪽자락의 드넓은 휴양림. 그곳에는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 있습니다. 구름이 지나간 푸른 하늘에서 아침햇살이 쏟아지면 상큼한 피톤치드는 온몸을 감쌉니다. 여기에는 죽어서도 나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임종국 선생의 피와 땀도 서려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숲 그늘이 그리운 이즈음,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산세 곱고 야트막한 축령산 초록세상에서 참살이를 누려보는 건 어떠세요?
수려한 산천에 시서(詩書)를 펴고
- 경상남도 함양군 -
두루두루 볕이 드는 땅 함양(咸陽)은 전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특히 ‘좌안동 우함양’으로 불릴 만큼 일찍부터 묵향의 꽃이 핀 선비의 고장으로 통했던 만큼 유서 깊은 향교와 서원, 누각, 정자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특히 누각과 정자는 <함양군지>에 소개된 것만 해도 150개가 넘습니다. 고색창연한 흔적들이 옛사람의 풍류를 전하고 있으니 누각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트래블아이>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함양 정자 문화의 진면목을 맛보려면 안의면 화림동계곡으로 가야 한다. 계곡의 시점이자 이 계곡에서 한때 화림동계곡을 대표하던 정자는 다름아닌 농월정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진주대첩 때 장렬히 전사한 지족당 박명부 선생이 머물면서 여기서 시회를 열기도 하고 세월을 낚기도 했다지?”
“‘달빛을 희롱한다’는 이름 그대로, 시원하고 호쾌한 주변 풍광을 거느리고 있구나. 주변에 수많은 반석들하며 쉴 새 없이 흐르는 명경지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농월정 에서 3km 정도를 올라가면 담록의 담 가운데, 바위섬으로 넓게 펼쳐진 암반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동호정이 우뚝 서있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장만리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동호정을 좀 봐. 예전엔 이 화림동계곡에 여덟 개의 못과 여덟 개의 정자가 있다 해서 ‘팔담팔정’으로 불리기도 했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기암괴석 사이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곳곳에 크고 작은 못이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구나.”
누에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을 밟는데, 그 생김새가 이채롭다. 통나무 2개를 잇대어 비스듬히 세운 뒤 도끼로 내리쳐 홈을 파 만들어낸 것이 자연미가 한껏 살아 있다.
“저 나무계단처럼 정자를 지탱하고 있는 통나무 기둥도 선을 고르지 않았고 길이도 제각각이야.”
“울퉁불퉁한 바위를 깎아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바위의 모양새에 맞춰 건물을 지으려고 이같이 나무를 다듬지 않았을 거야.”
동호정과 군자정을 지나 조금만 더 오르면 거연정을 볼 수 있다. 누정 자체의 아름다움은 동호정이 앞서지만, 주변 경치가 수려하기로는 으뜸으로 친다.
“구름다리를 건너니 거연정이 놓인 자리부터 눈길이 가. 바닥이 고르지 않고 들쭉날쭉한 바위로 되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야.”
“연정은 계곡 가장자리가 아닌 계곡 중간 바위 위에 걸쳐져 있네. 듣던 대로 정자가 마치 자연의 일부인 양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정말 최고로구나.”
화림풍류에 젖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계관산을 돌아 빼빼재를 넘어서며 남덕유산과 힘차게 뻗어나가는 은백의 백두대간길을 감상할 수 있다.
“계곡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위에 떠가는 꽃잎을 좇다 보면, 내가 곧 자연이 되고, 자연이 곧 내가 되는구나.”
“실제 정자 앞을 흐르는 물을 옛 선비들은 ‘방화수류천(訪花隋柳川)’이라고 불렀어.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간다’는 뜻이야.”
백두대간길을 지나오면 수려한 모습의 상림사계와 마주할 수 있다. 인공으로 만든 숲인데도 그 긴긴 역사만큼이나 아름드리 수목이 많다.
“위천을 끼고 있어 물안개가 은은히 피어오르는구나. 여름이면 저 산책로에서 연꽃이 햇살에 흥건하게 젖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상림사계는 어느 때가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혹적인 빛깔을 다양하게 갖고 있어. 봄이면 연둣빛 신록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붉고 노랗게 물들고….”
마천면으로 가는 길은 지리산 칠선계곡과 백무동계곡을 오르는 길이다. 이 길로 가는 과정에서 넘어야 하는 오도재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명소답다. 옛날 내륙지방 사람들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서 이 고개를 반드시 넘어야 했다?”
“맞아. 그런데, 가루지기전의 주인공인 변강쇠와 옹녀의 전설이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는 거 알고 있니?”
함양에는 이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서원이나 누정뿐만 아니라 고택들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두 정여창 고택이다.
“지곡면 개평리의 한옥마을은 집집이 돌담으로 어깨를 맞대고 작은 집 몇 채를 지나니 번듯하게 생긴 큰 집이 나왔어.”
“일두고택이야. 이 외에도 구한말 바둑 최고수였던 노사초의 생가나 노참판택 고가, 하동 정씨 고가 등 100가구가 넘지.”
예전에 영남 유생들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했던 길목인 화림동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수려한 계곡의 풍광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정자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본디 ‘팔정팔담’이라 해서 이 길목에 여덟 개의 정자가 있었다지만 지금은 절반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변 바위 위로 정자들이 이어지고. 정자는 주위는 숲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내고 있기에 아쉬움은 크지 않습니다. 거기에 지리산까지 품어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선비의 풍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나요?
전통의 맛, 현대의 멋
- 대구광역시 북구 -
전통시장은 우리나라의 화폐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에 위치한 칠성시장은 그 이름만큼이나 별들의 천국 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전통적인 시장의 분위기와 더불어진 현대적인 운영과 깨끗한 환경은 대형마트 시장에 익숙해진 젊은 사람들의 발길마저도 돌려놓습니다. 하지만 더욱 특별한 것은, 칠성시장 속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별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의 미션! ‘대구 칠성시장 속 최고의 별미를 찾아라!’입니다.
제철 먹거리가 즐비하게 늘어선 시장. 뿐만 아니라 도자기, 꽃 등등. 전통시장의 활기참이 가득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대구 말투가 정겹게 느껴진다.
“저, 칠성시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칠성시장이요? 여기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이 한 구역이 다 시장이라고 보시면 되요. 골목별로 구분도 잘 되어있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찾으시는 곳도 쉽게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해가 중천에 떴다. 상가 앞의 판매대에 덮여있던 천막들이 걷히고 시장의 활기가 살아난 것이다. 편안한 대형마트를 마다하게하는 칠성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지매, 이거 한 개 사 들고 가이소. 제철에는 제철 과일을 먹어야제. 하우스 이런데서 나오는 거는 맛이 없다카이.”
“그래요? 그런데 너무 비싼데, 조금만 깎아주세요. 저쪽 가게가 더 싼 것 같은데요? 에이, 그러면 조금만 더 주세요. 네?”
칠성 시장의 밤은 화려하다. 식당들은 저마다 가게 앞 길거리에 테이블을 내어놓았다.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웃음소리가 더욱 활기차게 느껴진다.
“아주머니, 이 앞에 앉아도 되나요? 가게마다 테이블이 나와 있으니, 식당 안에 앉기 보다는 밖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 맞고 싶네요.”
“편한데 앉으이소. 가게 안에서 먹는 것 보다, 이래 밤바람을 맞으면서 먹으면 뭐든지 더 맛있게 느껴질겁니더.”
구수한 냄새가 풍겨온다. 간이 잘 배있는 나물 몇 종류와 김치 등 차림새는 소박하지만, 칠성시장의 별미 곰탕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아지매, 국물 더 줄까요? “아, 감사합니다. 나물들도 참 맛깔나요!”
“밥이 적으면 더 말하소.” “네! 오기 전까진 몰랐는데, 여기 맛집들이 참 많아서 칠성시장 들어서니 엄청 시장하네요.”
최근에는 잘 볼 수 없었던 포장마차가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하지만 상반되게도 그 속에 앉은 사람들은 정장을 입은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원들이 많네요? 좋은 식당도 많고, 가격도 더 비싼 장어를 먹을 수도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시장에 있는 골목까지 찾아오는 걸까요?”
“우리 장어가 맛나제. 뭐 딴데 가서 먹어봐야 양도 적고, 비싸기만 하다 아입니까. 맛도 좋고, 양도 많고, 싸고! 카니까 여기까지 와서 먹는 것 아니겠습니꺼.”
입구에 들어서자 구수하고 짭짤한 족발냄새가 침샘부터 자극한다. 장갑을 낀 손으로 족발을 써는 주인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사장님, 여기 족발 2인분만 주세요.”
“예, 지금 썰어 드릴게요. 족발은 미리 썰어 놓는 것 보다 이래 바로 썰어서 먹어야 맛있다 아입니까. 그래야 촉촉하고 더 고소하다 아입니까. 먹고 갈꺼라예?”“아, 포장해주세요!”
알싸한 연기가 코끝에 닿는다. 점포 앞 화덕에서 불에 직접 구워지고 있는 석쇠 불고기는 타닥타닥, 불에 익어가며 점점 그 맛의 궁금증을 유발해낸다.
“와, 고기에서 정말 ‘불 맛’이 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군요! 얇은 고기가 직접 연탄불 위에서 구워져서 그런지 색도 독특하고 향도 너무 좋아요. 특히 맛은 더욱!”
“밖에 화덕에 보면 알지예. 세월의 흔적이 쌓여가지고, 주변에 재도 널려있고 화덕에는 기름때도 묻어있고. 저 흔적들이 고스란히 이 맛의 비결 아니겠습니까.”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골목을 형성해 저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칠성시장.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너무 많이 먹었나봐! 배가 너무 부르다. 그래도 여기서 먹은 음식들은 다 맛있었던 것 같아. 시장 구경을 하면서 먹었던 주전부리들도 너무 좋았고, 낮에도 밤에도 먹고싶은 별미들이 가득 한 칠성시장은 정말 최고인 것 같아!
"다음에 또 와서는 무엇을 먹어야할까? 음, 나는 다 먹을테야!”
생각보다 칠성시장의 규모는 거대합니다. 조그만 시장을 생각하고 들렸다가는 이 맛난 별미를 모두 맛보기도 전에 지쳐버릴지도 모르니 미리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 좋겠네요. 여러분은 어떤 별미가 가장 맛있어 보이나요? 칠성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차곡차곡 쌓여온 음식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별미와 함께 시장의 분위기, 전통시장 특유의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은 여러분의 배고픔을 가득 채워 줄 것입니다. 가장 맛있는 별미를 고르기위해, 칠성시장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요?
오감으로 맡는 향기
- 경기도 가평군 -
우리나라 전국 수목원 중 가장 유명한 곳,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라는 예쁜 이름에서 벌써 진한 꽃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가족 단위로도 연인 단위로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십만 평의 부지에 가득 펼쳐져 있으니, 감성을 충전하고 싶다면, 아침고요수목원만 한 곳을 찾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많이들 찾는 곳인 만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아침고요수목원을 오감으로 느껴보라!’입니다.
가평군 상면에는 그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정원과 화단, 산책로로 꾸며진 고요한 이곳. 하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라는데?
“이왕 아침고요수목원에 왔으니, 사진도 많이 찍고, 예쁜 꽃과 나무들도 부지런히 보고, 또 필기도 해야겠어요. 수목원이 아주 넓으니, 하루 종일 걸리겠는걸요?”
“진정하고 저것 좀 보렴! ‘그저 편히 쉬어가세요.’라고 적혀 있잖니? 이곳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곳이니, 그냥 산책하듯 걷는 것이 수목원 감상에 제일 좋은 방법일거야.”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붙어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 들어섰으니, 일단은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은 이름을 찾아 가서 코로 향기를 맡아볼까?
“음, 전 허브정원에 먼저 가 볼래요! 허브는 차에도 쓰이고, 향수에도 쓰이니 여기에 있는 식물들 중에서도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허브정원에 온 김에 가장 마음에 드는 허브 이름 한 가지를 외워 보지 않을래? 집에 돌아가서 찬장을 열면, 네가 기억하는 그 허브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코로 진한 허브 향기를 느껴보았다면, 이제 상상력을 발휘해 볼 때가 왔다. 꽃에 대한 주옥같은 시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가 있는 산책로’로 가 보자.
“휴, 한참을 걸은 것 같구나. 그런데 나는 도무지 향기를 들어 볼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걸?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니?”
“방금 제가 찾았어요. 저기, ‘시가 있는 산책로’가 보이세요? 저 곳에 가서 눈을 감아보세요. 제가 멋지게 시를 읽어 드릴게요. 그러면 분명히 귀로도 향기가 들릴 거예요!”
아침광장의 잔디밭 위쪽으로 굽은 길이 하나 보인다. 겨울에는 오색별빛정원전이 열리는 이곳.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기분이 있다는데?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은 하나같이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늘길을 따라 걸으니 하늘정원이 나오네요? 와, 이것 좀 보세요! 사방에 온통 수국화와 구절초,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이에요!”
“마치 하늘로 올라온 것만 같은 기분이구나. 숲속 천국에 온 것 같기도 한데?”
하늘정원에서 눈길을 조금만 돌려보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 하여 선녀탕이라고 이름붙인 작은 폭포가 있다.
“저 아름다운 풍경을 좀 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주 시원해 보이는구나. 물도 정말 맑은데? 밤이면 몰래 선녀가 내려올 것 같구나.”
“여기서 목욕을 하면 저도 선녀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저 맑은 물에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고 갈래요!”
하늘길은 하늘정원과 선녀탕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진다. 하얀 달빛이 땅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정원, 달빛정원의 향기를 마음으로 맡아볼까?
“와! 정원은 모두 아름답지만, 이 정원은 정말 특별해요. 하얀 교회 주변에 피어 있는 하얀 꽃들이 마치 눈송이들 같아요!”
“정말 그렇구나. 엄숙하기도 하고, 또 신비롭기도 한 정원이네. 이곳이 요새 프러포즈 장소로 그렇게 각광받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
아침고요수목원에 왔다면, 체험 코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천연미스트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피리 목걸이 만들기 등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 하나를 골라볼까?
“토피어리를 만들어 봐요! 학교 특별활동에도 토피어리 반이 있는데, 거기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이끼를 직접 심어볼 수 있다니, 의미 있기까지 한 활동 같아요!”
“집에 가서도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믿을게. 아기 곰과 마찬가지로, 네가 만든 아기 곰 모양 토피어리도 엄연히 살아있는 생물이니까 말이야!”
아직 뭔가 더 남은 것 같은데? 수목원 입구에는 허브샵 정원가게가 있다. 처음에 말했던 허브 이름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성공!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먹는 게 빠졌네요!” “하하! 그래, 그래. 어떤 허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니?”
“저는 로즈마리요! 이름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외딴 성에 사는 공주님이 생각나는 것 같지 않아요? 로즈마리 차를 마시면, 공주님이 된 기분이 들 것만 같아요.”
지금까지 <트래블아이>와 함께 둘러본 곳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계절마다 새로운 꽃과 축제가 피어나는 곳인 만큼, 아침고요수목원에 가고자 할 때에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 들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천여 년 동안이나 살아온 나무인 아침고요수목원의 상징, 천년향에 소원 한 가지를 빌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감으로 느껴본 아침고요수목원은 어떠셨나요? 한동안 진한 꽃향기가 몸에 배어있을 것만 같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분 하나를 장만해보는 건 어떠세요?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 전라북도 군산시 -
낭만적인 포토존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된 빈티지한 느낌의 철길이나 간이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군산의 숨은 명소로 빼곡한 집들 사이로 지나있는 철길은 녹슨 철길의 흔적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철길마을을 카메라로 담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군산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으로 일제의 수탈과 해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근대문화의 향기를 찾아라!’입니다.
지도를 들고 한참을 헤맸다는 친구의 말에 철길마을에 대한 시간적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어디에 있는 곳이기에 시간과 공간이 멈춰있는 곳이라 할까?
“네비게이션에 뭐라고 쳐야하지? 철길마을이라고 하면 나오나?” “저기, 아저씨~ 철길마을 가려고 하는데, 주소를 잘 몰라서요.”
“경암동으로 가요. 경암동 철길마을.” “철길마을이 경암동에 있었구나!”
빽빽이 들어선 집체 사이로 언제 달렸을지 모르는 옛 철길이 가지런히 나 있다. 근대문화가 떠오르기 전에 아기자기하기만 한 공간을 먼저 느껴본다.
“철길 양 옆으로 난 컨테이너 박스와 집들이 잘 어울리네. 집들도 철길만큼이나 많이 늙어있는 모습이야.”
“바로 옆에는 높다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래도 여기는 아직 그대로라 더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빨래를 널어놓은 풍경이 잘 어울리는 것처럼.”
좁은 철길 사이로 쌓인 눈을 쓸고 계시는 할머니, 이불 터는 아주머니. 마을주민들은 이 철길에 묻은 기억을 알고 있지 않을까?
“아주머니, 여기 열차가 마지막으로 달렸던 때가 언제에요?”
“그때가 아마 2008년 6월이었지? 장항선을 지나 군산역까지 달리던 기차가 멈췄던 게. 여기 이 집들도 다 낡았지? 이 집이 60년도 넘은 집이라니까. 열차가 멈추니까 여기 판잣집들도 다 허물어가고 여기만 이렇게 남았어.”
원래 바다였던 경암동.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철길마을의 이야기를 더듬어 내려올 수 있다는데, 그 속에서 근대의 향기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원래는 여기가 바다였던 건 알고 있나 모르겠네. 그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방직공장을 만들려고 여기를 육지로 만든 거야. "
"해방 후 땅 주인이 없으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았던 거지. 그러다 군산역에서 페이퍼코리아라는 회사 자재를 실어 나르기 위해 화물열차가 다녔었지. 지금은 다 멈췄지만…….”
어쩐지 아주머니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신다. 변화와 개발이라는 단어가 그렇듯 무언가를 또 허물고 지나간 시간들을 묻어버린다는 느낌이 드셨을까?
“그럼요. 그런데 여기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대형마트도 보이네요. 조금씩 여기도 허물어지고 있는 건가요?”
“원래는 50채 정도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열다섯 가구정도밖에 안 남았지. 다들 떠나고 지금 이렇게 여기만 남았어. 그래도 여기를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많이들 노력하더라고.”
철길에는 서툰 글씨로 써놓은 문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공백. 무슨 말들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
“여기 철길 위에 무슨 글씨가 적혀있어! 시간은 흘러 다시…. 그리고 없네?” “그러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고 싶은 곳?”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왠지 이 철길마을과 참 어울리는 문구야. 저렇게 다음 사람을 위한 여운도 남겨두고.”
아쉬움에 돌아서려는데 아주머니께서도 못내 아쉬우신지 자꾸만 손을 흔드신다. 그리고 시간의 공백을 메워줄 무언가를 말씀하시는데!
“이제 가려고? 왠지 아쉽네. 다음엔 친구 말고 애인이랑 와!” “네, 오늘 말씀 참 감사했습니다. 다음엔 꼭 애인이랑 올게요!!”
“그래. 잘 가고. 아참, 호떡은 먹어 봤어? 안 먹어봤으면 호떡 하나 먹고 가. 군산까지 왔으면 호떡은 먹고 가야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낯설고 더 희미한 풍경이겠지만 그만큼 더 정겹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낭만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근현대사의 향기가 얼마나 향기로웠을까?
“뜻밖의 이야기를 많이들은 것 같아. 그냥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인 줄만 알았는데 역사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녹은 더 깊게 슬겠지만 그 모습 그대로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다음이 더 기대되는 곳임에 분명해.”
시간이 멈춘 듯한 경암동 철길마을. 위태롭게 늘어선 판잣집 사이로 언제부터 외로이 놓여있는지 모를 철길만이 놓여있습니다. 기차의 경적소리가 끊긴 자리에 남겨진 녹슨 기억은 한 송이의 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곤 합니다. 근대문화의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철길마을에서 이제는 어엿한 군산의 명소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철길마을. 그 희미하지만 분명한 향기에 취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 낯선 풍경으로 떠나보시기를.
오래된 새로움
- 부산광역시 서구 -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 하는 부산 서구. 이곳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닷소리가 울창한 소나무에 쓸리는 듯한 묘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조금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둥글게 바다를 감싼 해변이 보입니다. 바로 ‘송도해수욕장’입니다. 그 해변을 중심으로 바다와 울창한 건물 숲이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새로움을 느끼며, 오늘은 부산의 첫 명물로 불리었던 곳들 둘러볼까 합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오래된 것에 대한 새로움과 조화로움에 대해 느껴라!’입니다.
송도 해수욕장의 전경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린단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바다를 둘러 싼 이 해변의 정취가 불만 없이 그 말을 이해하게 만든다.
“올해 100살이 된 송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해수욕장이라고 해. 여름에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이곳은 이제 사계절 해수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해.”
“바다에 떠 있는 고래가 참 재미있지 않아? 늘 그 자리에서 송도를 지키며 송도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저 고래는 왜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일까?”
해변에서부터 시작된 연륙교가 바다를 가로지르더니 한 섬의 등에 닿았다. 본래는 구름다리가 있던 자리로, 부산의 명물로 불린 적도 있단다.
“연륙교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동그라미 조형물과, 그로부터 이어진 연륙교에는 밤이 되면 더 아름다운 경치를 뽐낸다고 해.”
“거북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터널 같은 것이 있어! 자연 터널은 아닌 것 같은데, 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폭은 겨우 1m, 그 길이는 20분을 걸어야 벅차게 다 닿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절경을 따라 걷다가 들리는 바닷소리가 쾌감을 더해준다.
“이 길을 따라가니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야! 좁을 길을 걸어가다 만나는 전경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특이하고 아름다워!”
“바다의 빛깔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기암절벽들이 가진 모습도 정말 독특하지 않아? 바위들에 쌓인 겹겹의 색을 모두 세다보면 날이 가는지도 모르겠어!”
이곳은 말 그대로 기암절벽 전시장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기암절벽과 그가 키워 낸 소나무 숲이 이루어낸 공원이란다.
“절벽을 향해있는 벤치가 정말 특이해. 바다 풍경이 아니라 아름다운 역사와 자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정벽을 향해 두다니, 정말 대단해.”
“아무리 절벽이 마음에 든다고 해도,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빼먹으면 안 된다!”
안남공원의 산길을 걷다보며 잠시 쉬어 갈만한 그늘을 만나게 된다. 그 옆에는 옛 바다사람들의 생명수이었을 법한 작은 샘물이 하나 흐르고 있다.
“나무가 자아낸 나무 그늘이 참 포근해. 이렇게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내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또 이 자연의 소리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지금은 이 그늘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이곳이 간절함의 상징이었다고 해. 바다에 나간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니?”
앞서가던 등산객 아저씨가 장난스럽게 뒤를 돌아본다. 이런, 산 계곡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흔들다리를 흔들며 장난을 시작한다. 얼른 지나가야 하는데!
“흔들다리가 잇고 있는 바위와 바위 사이의 높이가 정말 아찔해! 이런 풍경을 지날 수 있다는 생각은 누가 했을까?”
“이 송도해수욕장과 안남공원을 처음 개발한 일본인들도 이런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 했을 거야. 이제는 재정비되어 안정하고, 경관도 더 잘 볼 수 있어!”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안남공원. 산과 바다, 기암절벽을 구경하기에도 많은데, 이것들까지 언제 다 둘러보지!
“말 머리처럼 생긴 재미있는 바위네. 저 조각 위에 올라앉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어!”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은 아니지만, 오히려 투박한 모습이 더 재미있어. 자연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바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암적벽과 어울려서 재미있는 조각상들이 이어져있으니 볼거리가 정말 많구나!”
송도해수욕장에서 이어진 산책로와 안남공원까지. 재미있는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한 쪽으로는 끝없는 부산바다, 다른 쪽으로는 치솟은 빌딩들까지. 이런 조화가 또 있을까!
“해녀가 물질을 하고 있어! 아직도 해녀가 있구나.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지만, 바다에 잘 어우러진 모습이야.”
“빨간 등대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워. 온통 푸르거나 흰색의 방파제의 모습만 보다가 선명한 색의 등대를 보니, 그 강렬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이, 아직도 굳건하게 그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요? 언제나 아름다웠을 것만 같은 이 부산 서구의 ‘송도 해수욕장’은 자연재해를 겪기를 여러 번. 그 결과 잘 정비된 안전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 들려 오래된 아름다움에 대한 정취를 느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제는 슬프지 않은 모습과 역사를 가진 송도 해수욕장. 그리고 그 해변의 길은 아름다움과 조화에 대한 답을 들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