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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돌보아지지 않은 적이 없는 귀한 집. 그 안에 대를 이어 차오른 빼곡한 삶이 경이롭다.
이처럼 정교하고 빽빽한 풍경을 누가 이리 정갈하게 닦아 두었을까. 내려오다 괜히 한 번 더 뒤를 돌아본다.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놀라운 일들은 계속되고 있다. 저 어린 뿌리 위로 잎사귀들이 핀다.
보기만 해도 입안에서 흙이 맴도는 기분이다. 한 입 물면 푸근한 향이 퍼질 것만 같다.
가파른 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은 본디 낮은 절벽이었을 것이다. 거친 바위와 모난 자갈이 뒹구는 그곳은 어디로 떠내려 가버렸나.
지저귐이 사라져 모두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 곳에 모여 있었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하는 거라고 했다. 마음의 수만큼 생겨나는 거라고 했다.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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