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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하늘도, 땅도 아닌 곳에 물고기 한 마리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전히 퍼덕이는 꼬리가 곧 여행을 떠날 듯 생생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항상 벽의 너머를 상상한다.
사자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입을 크게 벌리고 섰지만 어째서인지 송곳니가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드니 지평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곡선 섞인 직선이 기특하리만치 가지런하다.
붉게 타는 가을, 이라는 눈에 익은 수식어. 하지만 그런 말이 곱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상상력. 모르는 체 속아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자그마한 소원들이 저만큼이나 쌓였다.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
하늘의 구름이 부러운 듯 바다는 계속해서 하얀 포말을 만들어낸다. 제 몸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하얀 구름을 품고 말겠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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